썬데이포스트
[유흥 24시] 태국의 밤문화, 유흥을 즐길 준비는 됐는가?
동남아시아에 위치한 태국은 대한민국 국민이면 비자 없이도 최대 90일 무비자 체류가 가능하다. 태국에 와서 처음에는 모든 게 좋다. 맛있는 조식 먹고 풀장에서 수영도 즐기고, 낮에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면 행복감이 차오른다. 따스한 열대 지방 특유의 기온 속에 저렴한 물가와 현지인의 친절한 미소도 마음에 든다. 그런데 이렇게 며칠 지내고 나면 아쉬움이 든다. 아침과 낮에는 좋은데 어두워지면 그냥 잠만 자? 아쉽다. 즉, 밤에는 뭐 하지? 라는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태국에는 밤에도 즐길 수 있는 많은 것들이 있다. 오히려 한낮의 뜨거운 햇빛이 사라지고 나면 더욱 화려하고 재미있는 '밤문화'를 만날 수 있다. 태국 여행을 하면서 직접 보고 들은 밤문화를 쉽게 소개해 본다.
선데이마켓, 정말 넓고 다양한 물건을 파는 야시장
태국은 밤에 열리는 시장이 많다. 이런 야시장은 지정된 상설 시장 형태도 있지만, 평상시 큰길이던 곳을 특정 날짜에만 막아서 큰 시장으로 쓰는 경우도 있다. 태국 북부 도시 치앙마이에서는 중심가인 올드타운에 열리는 '선데이 마켓'이 가장 유명하다. 일요일 저녁때 직접 이곳에 찾아가 보았다.

저녁 5시 30분인데 벌써 차도 일부를 차단한 상태로 시장이 열려 있다. 유명한 휴양도시답게 외국인들이 많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온 백인도 많지만, 중국인과 한국인도 상당히 많이 보인다. 특히 이번에 한시적으로 비자가 면제된 러시아와 인도에서 온 관광객도 많이 눈에 띈다. 아이를 이끌고 온 부부 단위의 관광객이 유모차를 끌거나 아이 손을 잡고 평화롭게 시장을 돌아다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가장 많이 보이는 물건은 옷이다. 간단한 천막을 쳐놓고 옷걸이를 준비한 가게에서 저렴하고도 다양한 옷이 손님을 유혹한다. 대부분은 관광객이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셔츠와 면바지 등이며, 가격대 역시 100바트(약 3,700원)~300바트(약 11,400원) 정도로 즉석에서 구입하기에 별 부담이 없다.

야시장에서 취급하는 품목은 상당히 다양하다. 여권 케이스, 기념품, 토속 디자인의 생활용품, 장식용 미술품에 장난감까지 있다. 얼핏 생각하면 이런 것도 관광객이 살까 싶은 것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보고 가격을 묻는 걸 보면 수요가 있는 모양이다.

태국 야시장의 특징이라 생각되는 부분도 재미있었다. 우선 곳곳에서 공연이 이뤄지는 점이다. 서구권이 좋아할 컨트리송부터 시작해 애수에 젖은 태국 음악 등이 곳곳에서 울려 퍼진다. 스피커로 듣는 음악과 생음악은 그 느낌이 확 다르다. 공연자 앞에도 도네이션(기부)을 요청하는 상자가 있어 기분 좋으면 20바트(약 740원) 정도 줄 수도 있지만, 부담 가질 필요 없이 음악을 들으며 시장 구경을 즐기면 된다.

이렇게 돌아다니다 보면 자연스럽게 배가 고프다. 그럴 때 자연스럽게 풍기는 냄새와 함께 야시장의 각종 음식이 식욕을 돋운다.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국수 종류는 40바트(약 1,500원), 오징어나 새우 같은 해산물은 100바트(약 3,700원)면 사 먹을 수 있다. 이 밖에도 치킨, 다코야키, 군만두, 꼬치구이, 초밥 등 다양한 메뉴가 있으며, 한국인의 입맛에도 제법 맞는다.

대형 야시장 규모는 상당히 크다. 어두워진 후에 두 시간 가까이 둘러보았지만 구석구석까지 보지는 못했다. 마음에 드는 물건이 있으면 될 수 있도록 바로 구입하는 게 좋다. 워낙 넓어서 다시 그 가게를 찾기도 어렵고, 피곤해져서 그곳에 가기도 힘들다. 그런데 이렇게 넓은 시장을 다니다가 힘들면 어디서 쉴 수 있을까?

이런 경우는 노천 마사지를 이용하면 좋다. 태국은 오래전부터 마사지가 발달해서 좋은 기술을 가진 안마사가 많다. 피곤한 몸을 눕히고 간단한 발 마사지를 받는 데는 30분 100바트, 1시간에 160바트(약 6,000원)면 충분하다.

선데이 마켓의 흥미로운 부분은 올드타운 안에 있는 사찰 건물과 야시장의 조화다. 문화재이자 현재 스님들이 머물며 수행하는 절이 개방되고, 그 안에서 갖가지 물건을 판다.

불교 관련 기념품도 있지만 액세서리도 있고, 심지어 환전상도 위치한다. 너무 세속적인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찰이 대중과 분리되지 않고 생활 속에서 융합되어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이라 본다면 보기 좋은 광경이다.
현지 친구를 만들고 싶다면, 커플댄스에 도전하자!
해외여행에서 가장 즐거운 이벤트는 현지에서 친구를 만들고 교류하는 것이다. 특히 이성 친구라면 더욱 좋을 것 같다. 그렇지만 단순히 관광지를 둘러보고 물건을 사는 것으로는 현지 친구를 만들 수는 없다. 이럴 때 상당히 좋은 방법이 바로 춤이다. 특히 커플댄스는 반드시 상대가 있어야 출 수 있는 춤이다 보니 쉽게 친밀해진다.

태국의 주요 도시인 방콕, 파타야, 치앙마이 등에는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의 커플댄스 이벤트가 펼쳐진다. 치앙마이에는 중심가인 올드타운에서 북서쪽 지역에 있는 님만해민의 대형 쇼핑몰 공간 '원님만'에서 많은 커플댄스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다. 살사, 바차타, 키좀바를 비롯해 탱고, 스윙 등 많은 소셜댄스 행사 일정이 있는데, 이 가운데 살사, 바차타 댄스를 위해 수요일 프라비다 바에 갔다.

저녁 8시부터는 초보자를 위한 유료 강습이 있는데, 350바트(약 1만 5천 원) 정도에 1시간 강습을 받을 수 있다. 소셜댄스만 참여하기 위해서는 100바트를 내고 입장할 수 있으며, 맥주 혹은 소프트드링크가 제공된다. 강습이 끝난 밤 9시에 간 그곳에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세련된 음악에 맞춰 커플댄스를 추고 있었다. 국제도시인 치앙마이답게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 한국 등 각지에서 온 여행자들이 있었다.

이렇게 손을 잡고 밀착해 춤추는 커플 가운데는 오늘 처음 본 사이도 많다. 하지만 음악과 춤이라는 특성이 모두를 자연스럽게 가깝게 만든다. 소셜댄스는 보통 저녁 9시에 시작해 12시 정도에 끝난다. 클럽처럼 떠들썩한 분위기는 아니지만, 적당히 분위기 있는 가운데 춤을 추고 싶은 여행자에게 가장 알맞은 곳이다. 커플댄스를 이미 배웠거나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도전해 볼 만하다.
워킹 스트리트, 걷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유흥의 거리
어른의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유흥이다. 태국은 일반 상점에서 주류를 구매할 수 있는 시간이 법으로 정해져 있다. 하루 중에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오후 5시부터 밤 12시까지만 주류 구매가 가능하다. 다만 술집 등 유흥 업소에서는 이런 시간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런 곳에서 편하게 술 한잔하며 여행의 피로를 씻는 것도 나쁘지 않다.

파타야와 푸켓에는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워킹 스트리트'라는 곳이 있다. 이곳에는 각종 유흥 시설들이 밀집해 있어 많은 구경거리를 제공한다.

재미있는 길거리 공연도 많이 벌어진다. 초창기 마이클 잭슨의 퍼포먼스를 흉내 내는 공연이 특히 많은 관람객을 모았다.

대표적인 밤의 유흥으로는 젊은 층이 좋아하는 클럽이 있다. 워킹 스트리트에도 여러 종류의 클럽들이 화려한 입구와 신나는 음악으로 손님을 끌어들인다. 특히 인도 사람 취향으로 꾸민 클럽 하나가 특히 눈길을 끌었다. 최근 태국에 인도인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를 반영했다. 태국의 주요 클럽은 법에 의해 보통 새벽 1시 정도면 문을 닫는 경우가 많다. 이후로는 소위 '2차 클럽'이라는 곳으로 갈 수 있지만, 장소를 옮겨야 한다는 점이 좀 불편하다.

일 년 내내 춥지 않은 열대 지방 특성상 태국은 개방된 형태의 비어바(길거리 맥주집)가 많다. 음악이나 축구 중계 같은 걸 틀어놓고 맥주와 간단한 안주 정도를 판다. 이런 곳에는 현지에서 'PR걸'이라고 부르는 여종업원들이 제법 노출이 있는 옷을 입고 서빙을 한다. 이들을 자리로 불러서 '레이디 드링크'라 부르는 술을 한두 잔 사주면 말상대도 해주고 게임도 같이 즐길 수 있다. 길을 걷다가 이런 술집에서 백인이 술을 마시며 여종업원과 느긋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아예 인테리어가 잘된 큰 가게에 외모가 뛰어난 여종업원을 다수 보유한 큰 술집도 있다. 이런 곳을 태국어로 '총라오'라고 한다. 기본 술값이 더 비싸고, 여종업원을 몇 명이나 불러 몇 시간 동안 놀았느냐 등에 따라 요금을 청구한다. 어쨌든 대화를 하며 노는 곳이기에 영어거나 태국어가 어느 정도 가능해야 즐길 수 있다. 기본 물가가 저렴한 태국이지만 여기서 제대로 놀면 4천 바트(약 14만 8천 원) 정도 나오는 등 제법 부담이 커진다. 아예 한국의 룸살롱처럼 여종업원을 처음부터 지정해서 노는 곳도 있는데, 당연히 더욱 비싸다.
전신 마사지를 제공하는 가게도 많은데, 일부는 가게 앞에 안마사들이 서서 호객 행위를 한다. 요즘은 서툰 한국어로 '오빠', '안녕하세요'라는 말도 들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오일 마사지, 태국 전통 마사지를 제공한다. 그렇지만 호객 행위를 하는 곳 가운데 많은 곳은 은밀한 유혹(?)을 통해 섹스, 혹은 유사 섹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본 마사지 요금은 300~500바트 정도지만, 그런 추가 서비스를 받으려면 최저 1천 바트(3만 7천 원) 이상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는 점을 유의하자.

적당히 구경만 하고 싶은 사람이 비교적 부담 없이 들어갈 만한 곳이라면 '아고고'라는 업소도 있다. 이곳은 비어바와 약간 다른 시스템이다. 안쪽에는 번호를 붙인 여자들이 중앙에 있는 높은 스테이지에서 춤을 추고 있다. 들어가게 되면 기본으로 맥주 등 주류를 하나 주문한다. 보통 맥주 한 병이 180바트(약 6,700원)다.
이후 스테이지에서 춤추는 여자를 구경하다가 마음에 드는 여자가 있으면서 빙하는 사람에게 번호를 대며 불러 달라고 하면 된다. 방콕에서는 담백하게 맥주 한 병 값이면 간단히 구경할 수 있지만, 파타야나 푸켓 같은 곳은 4병 값에 5병 준다는 패키지식으로 파는 곳도 있으니 주의하자.

지정된 여자는 레이디 드링크를 시키는데, 보통 200바트(7,400원) 정도다. 그렇게 여자와 이야기하다가 혹시 그 여자와 둘이 놀고 싶다면 데리고 나갈 수 있다. 이때 업소 측에 '바파인'이라고 해서 일종의 영업 보상액을 800바트(약 3만 원) 정도 주어야 하며, 해당 여자에게도 협의된 서비스 비용(?)을 줘야 한다. 업소에서는 바파인까지만 받을 뿐 나머지는 사적인 문제라고 해서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다만 여자에게 줘야 하는 금액이 최저 3천 바트(약 12만 원) 이상으로 상당히 비싼 편이라는 점은 알아두자.

태국은 동남아시아 여행자 사이에서 가장 편안하고 즐거운 여행지로 손꼽힌다. 따뜻한 날씨에 길에서 들려오는 음악 속에서 맛있는 열대 과일을 먹으며 전 세계에서 몰려온 사람들과 함께 밤거리를 걷는 경험은 그 자체로 흥미로운 경험이다. 이렇게 여행 온 곳에서 적당한 유흥을 통해 생활의 활력소를 얻으면 보다 나은 삶을 시작하는 동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