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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획
애즈락 특정 모델에는 후면 I/O에 노란색으로 구분한 USB Type-A 포트 두 개가 존재한다. 포트 주변에는 ‘Lightning Gaming’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으며, 애즈락은 이곳에 게이밍 키보드와 마우스를 각각 연결하도록 안내한다. 굳이 포트에 색상을 넣은 것은 이곳의 용도가 여타 포트 대비 다름을 알리기 위한 일종의 표식이다. 참고로 라이트닝 게이밍 포트 규격은 메인보드에 따라 차이는 있다. X570S PG Riptide는 USB 3.2 Gen1과 USB 3.2 Gen2 포트를 조합했고, B650E Taichi와 X870E Taichi는 USB 3.2 Gen2 Type-A 포트로 구성됐다. 라이트닝 게이밍 포트는 키보드와 마우스라는 서로 다른 성격의 입력기기가 동일한 USB 경로를 공유하지 않도록 USB 토폴로지를 분리해 고폴링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입력 지연과 지터를 줄이려는 목적이 핵심이다. 연결 가능한 입력기기는 제약을 두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반적인 키보드와 마우스를 연결하는 건 지양해야 한다. 대략 4,000Hz와 8,000Hz 리포트레이트를 지원하는 게이밍 입력기기를 함께 연결했을 때 효과가 발휘된다. 1. 같은 USB 포트, 다른 연결 경로 메인보드 후면에 위치한 USB 포트는 겉으로 각각 분리돼 있지만 하나의 USB 호스트 컨트롤러나 루트 허브에 묶이는 구성이 일반적이다. 메인보드 칩세트에서 제공하는 USB 포트와 CPU에 직접 연결된 포트, 별도의 USB 컨트롤러가 담당하는 포트도 제품 설계에 따라 나뉜다. USB 장치가 생성한 데이터는 포트에서 루트 허브와 xHCI 호스트 컨트롤러를 거쳐 Windows의 USB 및 HID 입력 스택으로 전달된다. 같은 경로(하나의 컨트롤러)에 여러 장치가 연결되면 호스트 컨트롤러가 각 장치(엔드포인트)의 전송(스케쥴)을 함께 관리하게 된다. 키보드와 마우스는 USB HID 장치로 분류하며, 주로 인터럽트 전송 방식을 사용한다. 여기서 말하는 인터럽트 전송은 USB 통신을 관리하는 호스트 컨트롤러가 정해진 간격에 맞춰 마우스와 키보드의 입력 정보를 가져오는 방식이다. 즉, 호스트 컨트롤러는 일정한 간격으로 장치의 정보를 체크하고, 이동 좌표와 버튼 상태, 키 입력 정보를 운영체제에 전달한다. 이때 사용자가 알아야 할 점은 마우스와 키보드 사양에 표시된 리포트레이트는 해당 과정이 1초에 몇 차례 반복되는지를 의미한다. 하지만, 일반적인 환경에서는 여러 USB 장치가 같은 컨트롤러 경로를 공유해도 문제가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키보드 입력량은 많지 않고, 1,000Hz 이하 마우스가 생성하는 데이터도 USB 대역폭과 비교하면 매우 작기 때문이다. 2. 1,000Hz와 8,000Hz는 무엇이 다른가 게이밍 마우스에 표기된 1,000Hz, 4,000Hz, 8,000Hz는 리포트레이트를 뜻한다. 마우스가 이동 거리와 방향, 버튼 입력 등의 정보를 PC에 전달하는 빈도다. DPI는 센서가 인식하는 이동 해상도, 리포트레이트는 인식한 결과를 PC에 전달하는 빈도를 나타낸다. 일반적인 1,000Hz 게이밍 마우스는 입력 정보를 초당 최대 1,000번, 1ms 간격으로 전달한다. 4,000Hz에서는 초당 최대 4,000번, 0.25ms 간격으로 줄어든다. 8,000Hz 지원 마우스는 같은 정보를 초당 최대 8,000번, 0.125ms 간격으로 전달한다. PC가 새 입력 정보를 받아들이는 시간 간격만 놓고 보면 1,000Hz의 1ms에서 8,000Hz의 0.125ms로 줄어드는 셈이다. 리포트레이트가 높을수록 마우스 움직임의 빈도가 더 디테일해진다. 240Hz와 360Hz, 500Hz급 고주사율 모니터에서 높은 프레임으로 게임을 실행할 때 커서와 시점 이동이 화면 갱신 사이에 더 세밀하게 반영된다. 빠르게 시점을 돌리는 FPS 게임이나 조준 정확도가 중요한 경쟁 게임에서 고폴링 마우스를 사용하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참고로 8,000Hz 마우스가 전송하는 데이터의 총량은 USB 5Gbps와 10Gbps 대역폭에 비해 매우 작다. 한 번에 전송하는 HID 리포트의 크기가 작기 때문이다.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은 짧은 주기로 반복하는 USB 트랜잭션과 입력 리포트 처리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하느냐에서 발생한다. 이론상 리포트레이트를 1,000Hz에서 8,000Hz로 올리면 호스트 컨트롤러와 운영체제가 처리하는 마우스 입력도 최대 8배로 늘어난다. 여기에 고폴링 키보드까지 함께 사용하면 키보드와 마우스에서 생성되는 입력 리포트가 같은 USB 경로에 집중되기에 USB 호스트 컨트롤러와 Windows 입력 계층이 관리해야 할 작업이 더 많아진다. 만약 같은 경로에 웹캠과 USB 오디오 인터페이스, 외장 SSD, 캡처 장치처럼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장치가 연결되면 컨트롤러는 성격이 다른 데이터 전송을 동시에 처리해야 한다. 평균 입력 지연이 크게 늘어나지 않더라도 입력 리포트가 처리되는 시간 간격에 변화가 발생한다. 이때 발생하는 변화, 즉 입력이 도착하는 시간의 편차를 지터라고 부른다. 3. 굳이 게이밍 포트를 분리한 이유? 애즈락 라이트닝 게이밍 포트는 지정된 두 개의 USB 포트를 서로 다른 컨트롤러 인터페이스에 나누어 배치했다. 한 곳에 마우스, 다른 곳에 키보드를 연결하면 두 장치의 입력 리포트가 각기 다른 경로를 거친다. 컨트롤러 한쪽에 고폴링 입력이 집중되는 상황을 피하고, 다른 USB 장치가 발생시키는 트래픽의 영향도 줄일 수 있다. 애즈락은 라이트닝 게이밍 포트의 설계를 특허 I768785에 기반한 독립 컨트롤러 아키텍처로 설명하고 있다. 즉 ‘Lightning Gaming Ports’라는 명칭은 애즈락만 사용 가능한 표기법이된다. 사실상 USB-IF 표준과는 별개로 메인보드 제조사가 USB 토폴로지를 조정해 구현한 부가 기능으로 보면 된다. 물론, 여타 메인보드 제조사도 비슷한 기능을 구현했다. 게이밍 입력기기나 USB 오디오 장치를 위해 특정 포트의 신호 품질과 전원, 연결 경로를 조정하는 기본 원리는 비슷하다. 라이트닝 게이밍 포트는 Z590 PG Velocita와 X570S PG Riptide 등 2021년 전후에 출시한 제품 부터 적용했으며, 이후 Taichi와 Nova, Riptide, Steel Legend, LiveMixer 등 여러 제품군으로 확대됐다. 생산 시기에 따라 전송 속도속도는 다를 수 있어도, 기본 원리인 키보드와 마우스의 연결 경로를 분리한다는 성격은 같다. 4. 아무 키보드와 마우스? 게이밍 권장 라이트닝 게이밍 포트는 표준 USB Type-A 규격을 사용한다. 일반 키보드와 마우스, 유선 게이밍 기어, 2.4GHz 무선 리시버를 연결하면 별도의 애즈락 드라이버 없이 작동한다. 제품은 가리지 않지만 효과는 입력기기의 리포트레이트와 시스템 구성에 따라 달라진다. 125Hz나 500Hz로 동작하는 사무용 마우스는 초당 처리하는 입력 리포트가 적다. 1,000Hz 키보드와 마우스만 사용하고 USB 장치를 몇 개 사용하지 않는 PC에서도 일반 포트와의 차이를 확인하기 어렵다. 라이트닝 게이밍 포트가 겨냥하는 환경은 4,000Hz 또는 8,000Hz 마우스와 고폴링 키보드를 동시에 사용하는 PC다. 단, 2.4GHz 무선 제품은 전용 리시버를 USB 장치로 인식하므로 라이트닝 게이밍 포트를 활용할 수 있다. 키보드와 마우스가 각각 리시버를 사용한다면 두 포트에 하나씩 연결한다. 하지만 블루투스 제품은 메인보드의 Bluetooth 컨트롤러와 무선 입력 경로를 사용하므로 대상이 아니다. ▲ 일반적인 메인보드에 게이밍 마우스를 연결하면 폴링레이트는 최대가 1000Hz다. 그렇다고 8,000Hz 지원 마우스를 라이트닝 게이밍 포트에 연결해도 리포트레이트가 자동으로 올라가지는 않는다. 마우스 제조사가 제공하는 전용 소프트웨어에서 2,000Hz와 4,000Hz, 8,000Hz 가운데 원하는 값을 직접 선택해야 한다. 일부 무선 마우스는 4,000Hz나 8,000Hz를 사용하기 위해 고폴링 전용 리시버를 별도로 요구한다. 키보드도 마찬가지다. 제품이 4,000Hz 또는 8,000Hz USB 리포트레이트를 지원하는지 확인하고, 제조사 프로그램이나 키보드 자체 설정에서 해당 기능을 활성화해야 한다. 포트는 입력 데이터가 이동하는 경로를 제공할 뿐, 연결한 장치가 지원하지 않는 리포트레이트를 만들어내지 않는다. 리포트레이트를 높인 뒤에는 게임을 실행하고 마우스를 빠르게 움직였을 때 화면이 끊기지 않는지 확인한다. 1,000Hz에서 8,000Hz로 올리면 CPU가 처리해야 하는 마우스 입력 리포트가 최대 8배로 늘어난다. 따라서 CPU 점유율이 높은 게임에서는 마우스를 빠르게 움직일 때 화면이 순간적으로 끊기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게임이 초당 200프레임으로 일정하게 실행되다가 마우스를 움직일 때만 화면이 미세하게 끊기거나 프레임이 불규칙해진다면 8,000Hz 입력 처리가 시스템에 부담을 주고 있는 것. 평균 프레임 수치가 크게 떨어지지 않아도 화면이 순간적으로 툭툭 끊기는 형태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고폴링 마우스가 원인인지 확인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게임을 실행한 상태에서 마우스를 빠르게 좌우로 움직여 보고, 같은 구간을 8,000Hz와 4,000Hz, 2,000Hz로 각각 비교한다. 8,000Hz에서만 끊김이 나타나고 리포트레이트를 낮췄을 때 사라진다면 해당 게임이나 CPU가 초당 8,000회의 입력 처리를 못하는 상황이다. 이 경우 4,000Hz 또는 2,000Hz를 사용하는 편이 안정적이다. 리포트레이트를 한 단계 낮춰도 1,000Hz보다 짧은 입력 간격을 유지할 수 있다. 4,000Hz의 입력 간격은 0.25ms, 2,000Hz는 0.5ms다. 게임의 프레임 유지 능력과 CPU 여유에 맞춰 값을 정하면 된다. 즉, 라이트닝 게이밍 포트가 CPU의 입력 처리 성능까지 높여주지는 않는다. 5. 어떤 환경에서 사용할 때 효과가 있나? 재차 강조하지만 라이트닝 게이밍 포트를 사용한다고 모든 게임에서 마우스 반응이 눈에 띄게 빨라지는 것은 아니다. 1,000Hz 입력기기와 소수의 USB 장치만 사용하는 환경에서는 일반 USB 포트와의 차이가 없다. 어디까지나 4,000Hz와 8,000Hz 입력기기, 고주사율 모니터, 높은 게임 프레임을 선호하는 환경을 상정하고 있다. 물론 고폴링 입력기기를 사용하더라도 시스템 성능이 낮다면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 애즈락 메인보드 사용자라면 지금 당장 후면 I/O에 노란색 USB 포트가 있는지 확인하시라! 그 곳은 높은 프레임과 주사율로 게임을 실행하는 사용자를 위해 마련해둔 4,000Hz나 8,000Hz 대응 고폴링 키보드와 게이밍 마우스 연결 전용 라인이다. @asrock
2026.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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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즈락은 시장에 이미 자리 잡은 공식을 그대로 따르기보다 새로운 가능성을 제품으로 증명해 온 회사다. 대형 소켓을 작은 메인보드에 집어넣고, 장식에 머물던 톱니바퀴를 실제로 움직이게 했다. 메인보드와 주변기기 브랜드의 빈틈을 협업으로 메웠고, 화려한 장식을 덜어 가격을 낮추는 선택도 주저하지 않았다. 그런 애즈락의 성격을 가장 잘 보여주는 브랜드가 Taichi다. Taichi는 음과 양이 맞물린 태극에서 이름을 가져왔다. 어느 하나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과 안정성, 그 안에서 만들어지는 가능성이 브랜드의 출발점이었다. 성능과 기능, 가격의 균형을 고민하며 태동한 메인보드 라인업은 10년이 흐른 지금 고성능 PC를 구성하는 주요 제품군을 아우르는 플래그십 브랜드로 성장했다. 애즈락이 지난 10년 동안 내놓은 제품은 셀 수 없이 많다. 그중에서도 시장에 굵직한 한 획을 남기거나 브랜드의 방향을 바꾼 제품을 따라가 보면 Taichi의 변화가 곧 애즈락의 도전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2016년 7월 | X99 Taichi, 균형에서 시작하다 Taichi의 출발점은 2016년 7월 등장한 X99 Taichi다. 당시 고급형 메인보드는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었다. 제품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실제 사용 빈도가 낮은 기능까지 추가됐고, 높아진 사양은 고스란히 가격에 반영됐다. 애즈락은 반대 방향에서 해답을 찾았다. 불필요한 과잉 설계는 덜어내되 고성능 시스템에 필요한 기능은 놓치지 않는 방식이었다. 성능과 기능, 가격이 한쪽으로 기울지 않도록 균형을 맞추겠다는 철학을 태극에서 가져온 Taichi라는 이름에 담았다. 현재 Taichi는 애즈락의 최고급 제품군으로 인식되지만, 처음부터 무조건 비싸고 화려한 제품을 목표로 한 것은 아니었다. X99 Taichi가 세운 기준은 ‘모든 것을 넣은 메인보드’가 아니라 ‘필요한 것을 제대로 갖춘 메인보드’였다. 10년 뒤 Taichi Lite로 다시 이어지는 이 원칙이 Taichi의 긴 역사를 지탱한 뿌리가 됐다. 2017년 2월 | X370 Taichi, 시간을 견딘 메인보드 Taichi는 이듬해 AMD 플랫폼으로 영역을 넓혔다. 2017년 2월 출시한 X370 Taichi는 AMD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첫 Taichi 메인보드다. 1세대 라이젠과 함께 출발한 제품이지만 수명은 한 세대에서 끝나지 않았다. AMD가 AM4 플랫폼을 장기간 유지한 데다 애즈락도 바이오스 업데이트를 이어가면서 X370 Taichi는 AM4 기반 라이젠 5000X3D 프로세서까지 지원하게 됐다. 최신 프로세서에 맞춰 메인보드를 여러 차례 교체하던 시장에서 2017년산 제품이 1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사용 범위를 넓혀온 셈이다. 이 같은 결과를 애즈락의 설계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AMD의 장기적인 AM4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럼에도 새 프로세서를 사용할 수 있도록 바이오스를 내놓고 오래된 제품의 수명을 연장한 것은 제조사의 몫이었다. X370 Taichi는 제품의 가치가 출시 당시 사양표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지원 역시 하드웨어 설계의 일부였다. 2017년 7월 | X299 Taichi, 부품에서 시스템을 보다 초기 Taichi는 검은색과 흰색을 강하게 대비한 톱니바퀴 문양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개성은 분명했지만 PC 안에 넣었을 때 다른 부품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디자인은 아니었다. 검은색이나 흰색이 대부분인 케이스 안에서 메인보드만 지나치게 튈 수 있었다. X299 Taichi부터 변화가 시작됐다. 애즈락은 검은색과 회색을 중심으로 전체 색상을 어둡게 조정했다. Taichi의 상징은 남겨두면서도 완성된 PC 안에서 그래픽카드와 메모리, 냉각장치가 함께 어우러지도록 디자인을 정돈했다. 메인보드를 독립된 제품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시스템 전체의 일부로 보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Taichi가 화이트 시스템과 RGB 생태계, 주변기기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확장될 수 있었던 배경에도 이러한 시각의 변화가 자리한다. 2018년 2월 | X399M Taichi, 작은 기판에 담은 스레드리퍼 X399M Taichi는 애즈락 특유의 과감한 제품 기획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다. AMD의 TR4 소켓은 데스크톱용 CPU 소켓보다 훨씬 크다. 여기에 고성능 프로세서를 감당할 전원부와 메모리 슬롯, 확장 슬롯까지 배치하려면 넓은 기판이 필요했다. X399 메인보드가 대부분 ATX 이상의 크기로 출시된 이유다. 애즈락은 대형 TR4 소켓을 마이크로 ATX 기판에 넣었다. X399M Taichi는 Taichi 최초의 마이크로 ATX 모델이자 출시 당시 시장에서 유일한 마이크로 ATX 규격 X399 메인보드였다. 작은 규격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었다. 고성능 워크스테이션을 더 작은 시스템으로 구성할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판매량이 큰 시장만 좇았다면 나오기 어려운 제품이기도 하다. X399M Taichi는 틈새 수요를 실제 제품으로 완성하는 애즈락의 설계 역량을 시장에 각인했다. 2019년 | RX 5700 XT Taichi X 8G OC+, 메인보드 밖으로 나온 Taichi 메인보드에서 이름을 알린 Taichi는 2019년 그래픽카드로 무대를 넓혔다. RX 5700 XT Taichi X 8G OC+는 AMD 라데온 RX 5700 XT GPU와 8GB GDDR6 메모리를 탑재하고 팩토리 오버클럭을 적용한 제품이다. Taichi를 상징하는 톱니바퀴 문양은 금속 백플레이트와 슈라우드로 옮겨졌다. 외관만 바꾼 모델에 머물지도 않았다. 6개의 디스플레이 출력 단자를 마련해 게임은 물론 여러 대의 모니터를 사용하는 환경까지 고려했다. 이 제품을 기점으로 Taichi는 메인보드에 붙는 등급명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하나의 디자인과 철학을 서로 다른 부품에 적용할 수 있는 독립적인 브랜드로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이후 그래픽카드는 Taichi의 성능과 디자인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또 하나의 축으로 자리 잡았다. 2020년 | RX 6800 XT Taichi X 16G OC, 그래픽카드에서도 완성한 정체성 RX 6800 XT Taichi X 16G OC는 Taichi 그래픽카드의 방향을 한층 분명하게 만든 제품이다. AMD 라데온 RX 6800 XT GPU와 16GB GDDR6 메모리를 기반으로 출시 당시 4K 게임을 겨냥했다. 애즈락은 대형 그래픽카드에 필요한 냉각 성능을 확보하기 위해 트리플 팬 기반의 Taichi 3X 냉각 시스템을 적용했다. 금속 프레임과 백플레이트로 구조를 보강하고, 톱니바퀴 문양과 ARGB 조명을 결합해 시각적인 정체성도 강조했다. RX 5700 XT Taichi가 그래픽카드로의 확장을 알린 제품이었다면 RX 6800 XT Taichi는 그 방향을 고급형 시장에 안착시킨 모델이었다. Taichi의 상징을 유지하면서 냉각장치와 구조, 조명을 하나의 디자인으로 묶어 메인보드와는 다른 방식으로 브랜드를 표현했다. 2020년 11월·2022년 1월 | Taichi Razer Edition, 서로의 빈자리를 채우다 브랜드의 영역을 넓히는 방법이 반드시 자체 제품을 늘리는 것만은 아니다. 애즈락은 2020년 게이밍 주변기기 브랜드 레이저와 손잡고 X570 Taichi Razer Edition을 내놨다. 2022년 1월에는 인텔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Z690 Taichi Razer Edition으로 협업을 이어갔다. 두 회사의 강점과 빈자리는 뚜렷했다. 애즈락은 메인보드를 갖고 있었지만 키보드와 마우스 등 주변기기 생태계는 상대적으로 약했다. 레이저는 강력한 주변기기와 RGB 생태계를 보유했지만 이를 PC 내부까지 연결할 메인보드가 필요했다. 외관은 레이저가 주도했다. 여러 차례 시제품 제작과 협의를 거쳐 검은색 중심의 디자인과 레이저 제품군에 어울리는 RGB 조명을 완성했다. 애즈락의 메인보드 설계와 레이저의 디자인·조명 생태계가 맞물리면서 사용자는 PC 내부와 주변기기를 하나의 콘셉트로 구성할 수 있게 됐다. 두 브랜드가 로고만 나눠 붙인 협업과 달리 각자 부족했던 제품 영역을 연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2021년 1월 | Z590 Taichi, 톱니바퀴가 실제로 움직이다 Taichi를 상징하는 톱니바퀴는 오랫동안 인쇄된 문양이나 금속 장식으로 존재했다. Z590 Taichi는 그 톱니바퀴를 실제로 움직이게 했다. 후면 입출력 단자 덮개에 작은 기계식 기어를 넣어 시계 장치처럼 단계적으로 움직이도록 설계했다. 성능 수치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장치지만, 그래서 더 Taichi다운 시도였다. 수많은 메인보드가 비슷한 전원부와 확장 기능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에서 제품을 기억하게 만드는 것은 사양표 바깥의 요소이기도 했다. Z590 Taichi는 브랜드를 상징하던 평면 문양을 물리적인 움직임으로 바꿨다. 메인보드 디자인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웠던 기계 장치를 적용하며 Taichi의 정체성을 가장 직접적인 형태로 보여줬다. 2022년 | Taichi Carrara, 애즈락 20년을 대표하다 2022년 창립 20주년을 맞은 애즈락은 기념 모델의 이름으로 Taichi를 선택했다. 5월 X670E Taichi Carrara를 공개한 데 이어 9월에는 Z790 Taichi Carrara를 선보였다. Carrara라는 이름은 흰색 바탕에 회색 결이 흐르는 이탈리아 카라라 대리석에서 가져왔다. 시간과 압력을 견디며 단단하고 아름다운 대리석으로 완성되는 과정에 애즈락이 제품을 만들며 쌓아온 20년을 빗댔다. Taichi는 그동안 검은색과 회색을 중심으로 디자인을 다듬어 왔다. Carrara는 그 공식을 과감히 벗어나 흰색 대리석이라는 새로운 소재의 이미지를 입혔다. 회사의 20주년을 기념하는 제품에 Taichi가 사용됐다는 사실도 중요하다. 2016년 시작한 하나의 메인보드 제품군이 6년 만에 애즈락의 역사와 기술력을 대표하는 얼굴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2023년 | RX 7900 XTX Taichi White와 Taichi Lite, 화려함과 절제 사이 2023년의 Taichi는 서로 반대처럼 보이는 두 방향으로 움직였다. 한쪽에서는 디자인을 극대화했고, 다른 쪽에서는 장식을 걷어냈다. RX 7900 XTX Taichi White 24GB OC는 AMD의 고급형 라데온 RX 7900 XTX GPU와 24GB GDDR6 메모리를 탑재했다. 제품 외장과 금속 프레임, 백플레이트를 펄 화이트로 마감해 화이트 시스템 안에서 색상이 어긋나지 않도록 했다. Carrara 메인보드로 보여준 흰색 디자인을 그래픽카드까지 확장하면서 고성능 화이트 PC를 구성할 기반도 갖췄다. 같은 해 7월에는 Z790 Taichi Lite와 B650E Taichi Lite가 등장했다. 일반 Taichi의 핵심 사양은 유지하면서 RGB 조명과 장식용 플레이트를 덜어 가격을 낮춘 제품이다. ‘Lite’라는 이름과 달리 성능을 크게 낮춘 하위 모델이 아니라, 외관을 간결하게 다듬어 가격 접근성을 높인 Taichi였다. 화려한 화이트 그래픽카드와 장식을 줄인 메인보드는 서로 모순되지 않는다. 원하는 사람에게는 시각적인 만족감을 극대화한 제품을 제공하고, 성능과 기능을 우선하는 사용자에게는 장식 비용을 덜어낸 제품을 내놓은 것이다. 음과 양의 균형에서 출발한 Taichi라는 이름에 가장 어울리는 선택이기도 했다. 특히 Taichi Lite는 2016년 X99 Taichi가 제기했던 질문으로 되돌아갔다. 가격이 치솟는 시장에서 소비자에게 필요한 기능과 그렇지 않은 장식을 다시 구분했다. 2024년 | TC-1650T, 시스템의 전원까지 확장 메인보드와 그래픽카드에 이어 애즈락은 2024년 전원공급장치 시장에 진출했다. Taichi 제품군은 1650W급 TC-1650T와 1300W 모델로 구성해 플래그십 위치를 맡았다. 80 PLUS와 사이베네틱스의 티타늄 효율 인증을 획득하고 ATX 3.1 규격과 네이티브 12V-2x6 연결을 지원했다. 소비전력이 높은 CPU와 그래픽카드를 사용하는 시스템에서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데 초점을 맞춘 구성이다. 전원공급장치는 외부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 화려한 톱니바퀴 문양만으로 선택하는 부품도 아니다. 효율과 출력, 규격 대응이 제품의 가치를 결정한다. Taichi가 전원공급장치까지 확장됐다는 것은 디자인 브랜드를 넘어 고성능 시스템의 기반을 책임지는 하드웨어 브랜드로 범위가 넓어졌음을 뜻했다. 2026년 | Taichi 360 HOLO와 TCO27USA, PC 안팎을 연결하다 10주년을 맞은 2026년, Taichi는 냉각장치와 디스플레이로 다시 영역을 넓혔다. CES 2026에서 선보인 Taichi 360 HOLO는 애즈락의 첫 일체형 수랭 쿨러 제품군을 대표한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잔상 효과를 이용한 POV 디스플레이다. 빠르게 움직이는 발광 소자를 이용해 이미지가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실제 홀로그램은 아니지만 기존 수랭 쿨러의 LCD와는 다른 입체적인 시각 효과를 구현했다. 애즈락은 일체형 수랭 쿨러에 POV 기술을 적용한 업계 최초 사례라고 설명한다. 같은 해 Taichi는 게이밍 모니터로 PC 바깥까지 나왔다. TCO27USA를 비롯한 첫 Taichi 게이밍 모니터 제품군은 OLED 패널을 기반으로 모델에 따라 4K 해상도와 최대 540Hz 주사율을 제공한다. 고해상도 영상의 몰입감과 경쟁형 게임에 필요한 빠른 화면 전환을 각각 겨냥한 구성이다. 메인보드에서 출발한 Taichi가 그래픽카드와 전원공급장치로 PC 내부를 채우고, 냉각장치와 모니터까지 더하면서 하나의 시스템을 아우르는 브랜드로 성장한 셈이다. Taichi의 톱니바퀴를 돌린 힘 Taichi의 10년은 사양을 계속 높여온 기록만은 아니다. 큰 소켓을 작은 기판에 배치했고, 그래픽카드에 6개의 화면 출력을 넣었다. 주변기기 브랜드와 손잡아 RGB 생태계를 연결했으며, 장식이던 톱니바퀴를 실제 기계 장치로 만들었다. 대리석 무늬의 흰색 메인보드를 내놓는가 하면 RGB와 장식을 덜어낸 Lite도 선보였다. 2026년에는 POV 디스플레이를 수랭 쿨러에 적용하고 OLED 모니터까지 영역을 넓혔다. 모든 시도가 시장의 표준이 된 것은 아니다. 움직이는 기어처럼 실용성보다 상징성이 앞선 기능도 있었고, X399M Taichi처럼 제한된 사용자를 위한 제품도 있었다. 그럼에도 남들이 선택하지 않은 방향을 실제 판매 제품으로 완성했다는 데 애즈락의 가치가 있다. 시장을 선도한다는 말은 판매량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기존 제품에서 볼 수 없었던 선택지를 내놓고, 다음 제품이 나아갈 방향을 먼저 보여주는 것도 시장을 이끄는 방법이다. Taichi의 톱니바퀴는 처음에는 문양이었고, Z590에서는 실제로 움직였다. 10년이 지난 지금은 여러 제품군을 맞물리게 하는 브랜드의 상징이 됐다. 아이덴티티로 통하던 톱니바퀴를 돌린 동력은 화려한 장식이나 최고 사양만이 아니었다. 필요 이상의 것은 덜어내고 필요한 것에는 과감하게 투자하는 판단, 그리고 성능과 기능, 가격 사이에서 시대에 맞는 균형을 다시 찾으려는 결정과 결단이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10년 전인 지난 2016년 X99 Taichi가 던진 질문은 2026년에도 유효하다. 고성능 제품은 무엇을 갖춰야 하며, 소비자는 그 가운데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 Taichi가 지난 10년 동안 내놓은 답은 매번 달랐다. 분명한 건 매번 제시한 답은 익숙한 관성으로 결코 반복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asrock
2026.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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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테마는 ‘TURN ON’이다. 영어권에서 ‘turn on’은 전원을 켠다는 뜻과 함께 성적으로 흥분시키거나 욕망을 깨운다는 의미로 사용한다. 주최 측은 그 중의적인 표현을 행사장 곳곳에 걸었다. 제품의 스위치를 켜고, 관람객의 호기심도 함께 켜겠다는 속내다. 무대에 오른 퍼포먼스는 그 의미를 한층 노골적으로 풀어냈다. 로프를 이용한 SM 공연이 시작되자 주변 통로가 빠르게 막혔다. 여성 모델의 가슴 아래와 허리, 허벅지를 따라 굵은 로프가 감겼다. 매듭이 하나씩 늘어날 때마다 피부가 안쪽으로 눌렸고 밀려난 살은 로프 위로 도드라졌다. 진행자가 줄을 당기자 모델의 허리가 꺾이고 다리의 각도도 달라졌다. 관객들은 휴대전화를 꺼내 녹화 버튼부터 눌렀다. 공연 자체가 촬영을 전제로 진행되니 카메라를 숨길 이유도 없었다. 앞사람의 어깨 사이로 렌즈를 밀어 넣고 화면을 확대하는 모습도 보였다. 진행자는 로프를 거는 순서와 모델의 상태를 확인하는 신호를 설명했다. 힘을 받아도 되는 부위와 피해야 할 지점, 손발의 감각이 둔해질 때 보내는 신호도 함께 안내했다. 묶는 행위만 보여주는 무대가 아니라 얼마나 조이고 언제 풀어야 하는지까지 설명하는 시연에 가까웠다. 잠시 뒤 채찍이 등장했다. 처음에는 허공을 갈라 소리만 내거나 엉덩이 위를 가볍게 훑었다. 몇 차례 오가던 채찍은 점점 속도를 높였다. ‘착.’ 짧고 날카로운 소리가 무대 밖까지 튀었다. 채찍 끝이 엉덩이와 허벅지에 닿을 때마다 모델의 몸이 움찔했고 맞은 자리에는 붉은 기운이 올라왔다. 몇몇 관객은 웃었고, 몇몇은 휴대전화 화면을 더 크게 벌렸다. 렌즈 안에는 로프에 눌린 살과 채찍이 닿는 순간이 고스란히 들어왔다. 필자가 현장에서 목격한 장면은 여기까지다. 묶고, 때리고, 고통에 반응하는 몸을 바라보며 쾌감을 얻는 광경이 솔직히 조금 역겨웠다. SM이 취향이 아닌 탓도 있을 것이다. 서로 합의한 연출이고 숙련된 퍼포머가 진행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그 사실이 눈앞에서 들리는 채찍 소리까지 무디게 만들지는 못했다. 가학과 외설의 경계는 어디쯤일까? 소리가 거칠어질수록 속이 메스꺼워졌고 카메라 셔터를 누르던 손도 멈췄다. 호기심으로 다가갔다가 강한 거부감을 안고 적나라한 현장을 이탈했다. AAE가 현장에서 성을 상품화 하는 방식은 보통 이런 식이다. 욕망으로 사람을 불러 모은 자리에 신제품을 나열했다. 브랜드별 판매 수완도 제법 능숙했다. 흡입과 진동을 동시에 구현한 여성용 제품 옆에는 세정제와 윤활제가 놓였고, 남성용 기구 뒤에는 교체용 슬리브와 전용 건조기가 따라붙었다. 제품을 사용하는 순간부터 씻고 말리는 과정까지 한 묶음으로 팔았다. 강한 자극을 내세운 제품은 수면과 스트레스 완화, 커플 관계, 셀프케어라는 문구를 둘러 안심을 유도했다. ‘더 세게’와 ‘더 건강하게’가 같은 진열대에서 맞이했다. 몇 시간을 돌아다니자 카메라 메모리에는 한국의 일반 기사에서 다루기 힘든 사진이 가득 찼다. 성기 모양을 그대로 본뜬 진동기, 질과 항문의 단면을 드러낸 남성용 기구, 다리를 벌린 리얼돌, 로프에 묶인 모델, 채찍이 피부에 닿는 순간. 평소라면 모자이크부터 고민했을 장면이 AAE 현장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부러져서 바이어를 맞는다. 전시장을 나서기 전, 처음 들렀던 부스를 다시 지나쳤다. 직원은 여전히 관람객을 상대로 같은 말을 건넸다. “한번 만져보세요.” 버튼을 누르자 작은 모터가 다시 울렸다. 진동의 세기를 보여주려고 수조 안에 넣어둔 제품 주변으로 동심원이 빠르게 번졌다. 단계를 높이자 잔잔하던 물결이 수조 벽에 부딪힐 정도로 거칠어졌다. 옆 부스의 시연 장치에서는 물이 분수처럼 솟았다. 성기 주변에 바르면 수시간 동안 발열감이 이어진다는 크림도 있었다. 직원이 손등에 쌀알만큼 덜어 문질러줬다. 처음에는 끈적한 젤이 묻은 느낌뿐이었지만 몇 분이 지나자 피부 안쪽에서 열이 올라왔다. 전시장을 벗어날 때까지 화끈거림이 가시지 않았다. 손바닥에는 진동이, 손등에는 열감이 남았다. 카메라에는 쉽게 꺼내놓기 어려운 사진이 수백 장 쌓였다. AAE는 나름의 방식으로 제품을 확인시키고, 민망함을 호기심으로 바꾸고, 호기심에 가격표를 붙였다. 성을 숨기지 않으니 욕망은 훨씬 구체적인 산업이 됐다. 한국에서는 이름조차 민망하다는 이유로 제품을 숨기고 택배 송장의 표기까지 숨긴다. 분명한 건 성적 욕구는 국경을 가리지 않고, 시장이 커질수록 취향도 세분화된다. 맨 정신에는 낯뜨거운 물건이지만 술이 들어가면 돈을 내고 사는 취향의 물건이 된다. 성인용품 산업이 계속 커지는 이유도 그 이상으로 복잡하지 않다. 숨긴다고 해서 없어지는 게 아님을 더 늦기 전에 인정해야 한다. 그래야만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관리할 수 있다. 사실 지금도 늦긴 했다. 이미 관리 사각지대에서 규모의 산업으로 성장했기에! @happyzon
2026.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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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은 “만져보세요”였다. 홍콩컨벤션센터 5층, AAE 2026 접수대에서 QR코드와 명함을 제시하고 출입증을 받았다. 성인 산업 관계자만 드나드는 B2B 전시회이기에 사전에 승인을 받았다. 목에 출입증을 걸고 경비원을 거쳐 행사장 안쪽으로 진입하자 성기 모양을 본뜬 제품 수십 개가 진열대 위에 꼿꼿하게 서 있는 낮뜨거운 장면이 펼쳐졌다. 검은색, 분홍색, 보라색, 살색, 무지개색~ 기형적인 것까지 다양한 취향을 충족코자 했던지 굵기와 길이가 제각각인 그 것들의 향연이 시작된다. 옆에는 손바닥에 숨길 만큼 작은 진동기와 두 손으로 들어야 할 여성의 성기를 본뜬 제품도 진열됐다. 부스 앞으로 가까워질 수록 부스 직원은 눈이 빛난다. 재빨리 제품 하나를 집어 버튼을 누르는 액션을 취한다. 마치 우리 제품 보라는 듯 한 뤼앙스다. 관심을 보이자 좀 더 적극적이다. 귀로는 낮게 웅웅거리던 모터가 단계를 올릴 때마다 진동이 강해지는 소리가 전해진다. 한쪽에는 물에 담겨진 제품이 있고, 방수 등급과 충전 시간, 진동 패턴에 관한 설명도 이어졌다. 여러 국가에서 온 바이어는 진동의 세기를 감지하기 위해 제품을 손 위에 올려 쥐락펴락 하며 확인했다. 사람의 체온을 흉내내기 위해 온도가 올라가는 기능과 인터넷을 통해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게 한 기능도 있었다. 그리고 요즘 트랜드는 원격이란다. BJ가 착용하고 있으면 원격으로 반응할 수 있게 조절하는 기능인데, 코인 액수를 늘릴 수록 진동이 가능해지는 기능? 으로 이해하면 된다. 다들 남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다. 굳이 에둘러 말할 이유도 없는 현장. 여성의 몸속에 삽입하는 제품을 여러 사람이 돌려가며 만졌고, 그 모습을 보던 여직원은 끝부분과 몸통에서 발생하는 진동이 어떻게 다른지 설명을 이어갔다. 삽입과 동시에 클리토리스를 자극하도록 두 갈래로 벌어진 제품, 끝부분이 좌우로 움직이며 안쪽을 두드리는 제품, 공기 압력으로 빨아들이는 감각을 만든다는 흡입식 제품도 있었다. 크기와 생김새는 노골적이었고 설명은 더 자극적으로 이어졌다. 여성을 타깃으로 한 제품이 있다면 남성을 타깃으로 한 제품도 당연히 있다. 여성의 입과 가슴, 엉덩이와 성기를 본뜬 실리콘 제품이 크기별로 놓였다. 입술만 구현한 소형 제품부터 가슴과 골반을 통째로 잘라 옮긴 듯한 제품까지 다양했다. 질과 항문을 각각 재현한 제품은 입구의 모양과 내부 조임 정도를 따로 강조했다. 원통형 기구를 반으로 잘라 내부를 보여주는 샘플도 보였다. 안쪽에는 돌기와 주름, 나선형 통로가 빽빽했다. 어느 부분에서 조이고 어디서 빨아들이는지 단면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 전원을 연결하자 내부 슬리브가 수축과 회전을 반복했다. 피스톤처럼 앞뒤로 움직이는 기구도 있었다. 한쪽에서는 스마트폰 앱으로 속도와 깊이를 조절했고, 맞은편 기기와 움직임을 주고받는 원격 연동 기능도 시연했다. 미국 성인 채널에서 화면 속 배우의 움직임에 맞춰 시청자가 쥔 기구가 같은 박자로 반응하던 바로 그 방식이다. 한국에서 이런 물건을 거래하는 방식은 뻔하다. 대개 검은 비닐과 무지 택배 상자로 밀종한다. 그리고 송장에는 ‘성인용품’ 대신 ‘의류’나 ‘생활잡화’ 같은 표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홍콩 AAE 현장은 그럴 필요가 없다. 본능을 억제한다면 그게 될리가 없음을 이곳 사람들은 인정하고 시작한다. 숨길수록 잘 팔리는 시장과 더 보여줘야 거래가 되는 전시장의 차이는 이렇게 구분됐다. 노골적인 제품 사이를 걷다 보면 초기의 낮뜨겁던 기분도 금세 무뎌진다. 처음에는 카메라를 어디에 들이대야 할지 망설였지만 몇 부스 지나지 않아 절로 초점을 맞춘다. 성기 형태의 제품을 정면에서 찍고, 내부 돌기가 잘 보이도록 몸을 낮췄다. 촬영 화면을 확인하는 사이 옆에서는 최소 주문 수량, 로고 인쇄, 포장 방식, 실리콘 경도, 모터 수명 등 거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손에 든 물건이 민망할 만큼 적나라 할 뿐, 거래 현장은 용산 전자상가에서 부품을 고를 때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사람의 몸 전체를 상품으로 만든 구역으로 진입하자 침대와 의자에 앉혀놓은 리얼돌이 등장한다. 멀리서 보면 부스 직원이낙 싶을 정도의 디테일이다. 가까이 다가가자 매끈한 피부와 한곳에 고정된 눈동자가 먼저 보였다. 얼굴과 가슴, 허리, 엉덩이, 성기까지 실제 신체의 굴곡을 집요하게 옮겨놓았다. 그리고 원한다면 유두의 크기와 색, 음순의 모양, 질과 항문의 깊이, 체모의 범위까지 주문에 맞춰 바꿀 수 있다는 설명이 붙었다. 목과 팔, 손가락 관절은 자세를 바꿀 수 있고 피부 아래에는 몸을 지탱하는 금속 골격이 들어갔다. 머리만 따로 진열한 곳, 가슴과 골반만 잘라놓은 곳도 있었다. 부스 직원은 입과 성기에 손가락을 넣어 실리콘 두께와 내부 구조를 보여줬다. @happyzon
2026.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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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성인 엑스포(Asia Adult Expo, AAE) 2026 현장 홍콩 컨벤션 앤드 전시 센터(HKCEC) 8월 25일 ~ 8월 27일 올해 테마는 ‘TURN ON’ ··· 330여개 성인용품 브랜드 참가 음.... 앞전 상하이에서 열린 성인 박람회에 이어 두 번째로 홍콩을 향했다. 홍콩에서 AAE 2026 행사가 8월 25일부터 27일 까지 약 2박 3일 일정으로 진행됐다. 행사 주제는 다름아닌 '성(性)' 재차 강조하지만 한국에서의 性은 문제가 좀 많다. 공식적인 의미에서의 성은 음지에서 '행여 누가볼까봐' 은밀하게 다뤄야 할 음란한 것 수준에서 분류한다. 술자리에서는 누구하나 내빼지 않지만, 맨정신에서의 성은 근엄하도록 암묵적으로 약속된 주제다. 교육도 없었고, 강요 받은 적도 없지만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대다수 성인에게 '성'은 본능이지만, 대놓고 관심을 보여서도 안되고, 드러내면 발칙하다는 말 나오는 것에 불과하다. 문제는 비공식적인 의미에서의 성은 그게 아니라는 데 있다. 그러는 사이 성은 음지에서 더욱 음지로 파고 들었다. 26년의 지금은 난장판이다. 공중파보다 노출 수위는 이미 몇갑절 넘은 영상과 이미지가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의 채널을 통해 쏟아진다. 이들 채널을 통해 청소년도 스마트폰 화면을 마주하고 관음증을 채운다. 법이 시대상을 반영하지 못하는 사이 비롯된 부작용이라 할 수 있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그리고 법의 재단을 피해 태동한 다양한 채널에서 '성'이라는 분야를 두고 견고한 편견을 깨고 빠져나오려는 몸부림이 한창이다. 물론 그들 채널에 나오는 이들은 하나 같이 공통점을 강조하고 있으니 "우리 채널은 노란 딱지를 받았기에 수익과 무관함"만을 주장한다. 또 하나의 특이점은 덧글 미사용 원칙이다. 비난은 여전하고 수위는 노골적이며 모욕은 선을 넘기 때문. 그러니 아예 닫고 시작하는 것이 속 편하다. 이러한 모습이 다수 대중의 눈 높이를 충족하는 저열한 '성' 산업의 섭리 아닐까 싶다. 하지만 외국은 분위기는 '성'은 곳 성스러운 산업이다. 홍콩에서 열린 AAE 2026는 논란의 성을 정면으로 다룬다. 한국 같았으면 꿈도 못 주제를 대놓고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소개한다. 시선을 어디에 두냐에 따라 예술이 될 수 있고 누구에겐 외설이 될 수 있는 현장이다. 낯뜨거운 성기를 본뜬 다양한 기구가 전시장을 가득채운다. SM의 소재가 되는 채찍 같은 도구도 물론 있고, 다른 한 쪽에서는 러브젤 같은 재료도 판다. 물론 모든 것을 허용하는 건 아니다. 금기시 하는 건 단 한가지다. '미성년' 미성년에 관한 것은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 하지 말아야 할 것과 해도 되는 것의 구분이 명확한 현장. 그래서 오히려 건전하지만 전혀 건전하지 않다고 여기는 사회 잣대를 들이 내미는 대한민국은 허용치 않는 것. 바로 홍콩에서 열리는 성산업 박람회 현장이다. 현장에서 다루는 카테고리는 성인용품: 진동기, 마사지기, 남성용 제품, 가죽 제품, BDSM 용품 등 속옷 & 패션: 란제리, 슬립웨어, 파티 의상, 남성 속옷, 코스튬 등 건강 & 웰니스: 윤활제, 세정제, 건강보조식품, 피임제품 등 감각 제품: 향기 오일, 마사지 오일, 인테리어 소품, 러브 퍼니처 등 기프트 & 게임: 성인 보드게임, VR 콘텐츠, 리얼돌, 코스튬 세트 등 영상 및 판권: 주요 테마, 게이/레즈비언 콘텐츠 등 엔터테인먼트 및 설비: 클럽, 사우나, 피트니스 장비, 촬영 장비 등 비즈니스 서비스: 무역 지원, 법률/검사 서비스, 마케팅, 포장 서비스 등 생식 건강 존: 생식의학, 보조생식기술, 의료 솔루션 등 프라이빗 케어: 여성‧남성 전용 케어 제품, 산후 관리, 뷰티 및 위생 용품 등 총 10개 부문으로, ‘란제리존’, ‘웰니스존’, ‘인티메이트 스트리트’ 등 3개 존으로 구성됐다. @happyzon
2026.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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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AI 서버로 알려진 'Private Cloud Compute(PCC)' 내부 사진이 공개됐다. 유출된 사진에는 M5 칩 여러 개를 하나의 서버 섀시에 집적한 구조가 확인됐으며, 애플이 고성능 단일 프로세서보다 저전력 칩을 대규모로 묶어 AI 인프라를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X(구 트위터) 사용자 'hsuchingpo'가 공개했다. 이미지에는 여러 개의 M5 모듈이 하나의 서버 내부에 촘촘하게 배치된 모습이 담겨 있다. 각 모듈 사이에는 대형 방열판이 설치돼 있으며, M5 전용으로 설계된 맞춤형 PCB도 확인된다. 기판에는 M5 SoC와 함께 통합 메모리(Unified Memory), NAND 플래시가 함께 실장된 것도 보인다. 애플은 그동안 PCC에 M2 Ultra와 M4 Ultra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최근에는 M5 Pro와 M5 Max가 서버용으로 사용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유출된 사진을 보면 일반 M5 기반 시스템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애플이 전력 효율을 우선 고려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M5는 M5 Pro나 M5 Max보다 절대적인 연산 성능은 낮지만 소비전력이 훨씬 낮다. 여러 개의 칩을 하나의 섀시에 고밀도로 배치해도 발열과 전력 소비를 상대적으로 쉽게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M5 자체의 성능도 서버용으로 부족하지 않다. 16코어 뉴럴 엔진(Neural Engine)과 153.6GB/s 메모리 대역폭을 갖추고 있으며, CPU와 GPU, AI 연산 성능도 이전 세대보다 크게 향상됐다. 여기에 여러 개의 M5를 병렬로 구성하면 AI 추론과 같은 클라우드 워크로드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무엇보다 애플의 접근 방식은 일반적인 AI 서버와는 차이가 있다. 엔비디아와 AMD가 GPU 여러 개를 연결해 하나의 AI 서버를 구성하는 반면, 애플은 저전력 SoC를 다수 배치하는 구조를 선택했다. 발열과 전력 밀도를 낮추면서도 서버 한 대당 높은 AI 처리량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Private Cloud Compute는 애플 인텔리전스의 핵심 인프라다. 사용자 기기에서 처리하기 어려운 AI 작업만 클라우드에서 수행하고,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별도로 설계된 서버에서 연산을 처리한다. 애플은 서버에도 아이폰과 맥에 사용하는 애플 실리콘을 적용해 하드웨어와 운영체제, 보안까지 동일한 아키텍처로 통합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사진만 보고 실제 서버 사양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사진 속 제품이 개발용 시제품인지, 양산형 장비인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또한 애플은 Private Cloud Compute 서버 구성에 대해 공식적으로 세부 하드웨어 사양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M5 기반 서버의 실제 역할과 배치 규모는 향후 추가 정보가 공개되어야 명확한 확인이 가능하다.
2026.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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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턴디지털(WD)이 보증기간이 끝난 SSD의 보증을 연장한 뒤 무상 교체를 진행하고, 기존 480GB 제품 대신 2TB SSD를 제공한 사례가 공개됐다. 보증이 종료된 저장장치를 무상으로 교체한 데 이어 상위 용량 제품으로 교체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이례적인 고객 지원 사례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레딧에 공개된 사연으로, 'halfbakedredhead'는 오래전 사용하던 노트북을 정리하던 중 WD Green 480GB SSD가 정상적으로 인식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SSD를 다른 PC에 연결해 봤지만 운영체제는 물론 저장장치 자체도 인식하지 못했다. 주변 전문가의 견해 또한 공통적으로 복구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고, 사용자에게 WD 고객지원센터에 문의해 볼 것을 권했다. 하지만 WD 고객지원센터는 기대 이상으로 친절했다. 문제의 SSD 보증기간이 한 달 전에 종료됐다고 안내하면서도 예외적으로 보증기간을 연장해 무상 RMA를 진행하겠다고 배려했다. 물론 사용자는 기존 제품과 같은 480GB SSD가 돌아올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교체된 제품은 WD Blue SA510 2TB SSD로 확인됐다. 특히 용량은 기존의 4배 이상으로 증가했고, 제품군도 보급형 WD Green에서 캐시 메모리를 내장한 WD Blue SA510으로 상향됐다. 사용자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업그레이드였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교체받은 제품 가격은 기존 제품 대비 두 배 이상에 달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WD Blue SA510 2TB 용량의 판매 가격은 200달러를 가볍게 넘긴 상황. 반면 기존 480GB SATA SSD는 100달러 이하에서 구매할 수 있다. 최근 SSD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는 상황까지 감안하면 체감 혜택은 더욱 크다는 평가다. 해당 사례는 최근 저장장치 시장 분위기와도 대비된다. 메모리와 SSD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일부 제조사는 보증기간이 남아 있는 제품의 RMA 과정에서도 소비자와 갈등을 빚고 있다. 반면 WD는 보증이 종료된 제품까지 지원 범위를 확대하며 고객 만족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일반적인 RMA 정책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공통된 중론이다. 보증이 종료된 제품의 무상 교체나 상위 모델 업그레이드는 제조사의 재량으로 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모든 사용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정책은 아니다. 그럼에도 보증기간 연장과 용량 업그레이드까지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사연을 접한 이들은 적극적인 사후지원이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신뢰와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계기로 이어질 있다고 평가했다. @wd @sandisk @dwcts
2026.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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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바이트 RTX 4090 그래픽카드 사용자가 VRAM 열화 증상을 이유로 교환을 요청한데 반해, 제조사는 "제품은 정상 동작한다"며 RMA를 거부했다는 상반된 주장이 공개됐다. 사용자는 엔비디아 진단 결과와 수백만 건의 메모리 오류 로그를 근거로 VRAM 불량을 주장했지만, 기가바이트는 자체 테스트에서 이상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사연은 레딧에 등장했다. 작성자 'Ok-Dimension-741'에 따르면 문제의 제품은 2023년 11월 루마니아 공식 판매처에서 구매한 기가바이트 지포스 RTX 4090 WINDFORCE V2 그래픽카드 제품이다. 사용자는 그래픽카드 VRAM 용량이 기존 24GB에서 약 22.5GB 수준으로 줄어든 것을 확인하고 메모리 열화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근거로는 엔비디아 진단 도구에서 복구가 불가능한 메모리 오류(Uncorrectable Error)가 발생한 메모리 영역 33개가 리매핑(Row Remapping)된 것을 언급했다. 이 과정에서 약 1.5GB의 VRAM을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전체 메모리 용량도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OS 단에서도 이상 징후가 목격됐다. 윈도우 이벤트 뷰어에는 GDDR 메모리에서 복구 불가능한 오류가 여러 차례 기록됐으며, OCCT VRAM 테스트에서는 단 15초 만에 약 470만 건의 오류가 발생했다. 사용자는 이러한 결과를 근거로 VRAM 자체가 지속적으로 열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심지의 문제의 그래픽카드는 이미 세 차례 RMA를 거쳤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기가바이트는 문제의 제품에서 GPU 서멀 그리스만 다시 작업한 후 제품을 돌려보냈다. 이 과정에서 메모리 교체나 제품 교환은 이뤄지지 않았다. 사용자는 제조사가 VRAM 진단 결과보다 FurMark와 같은 일반적인 GPU 부하 테스트만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GPU가 부팅되고 그래픽 출력도 정상적으로 이뤄진다는 이유로 메모리 불량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용자는 현재 소비자 보호기관에 민원을 제기한 상태다. 제품 교환도 필요하지만 그 이전에 RMA 과정에서 엔비디아의 Row Remapper 데이터를 공식 진단 항목으로 인정해 달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기를 희망하고 있다. VRAM은 시스템 메모리와 달리 사용자가 직접 교체할 수 없는 항목으로 메모리 칩이 GPU 기판에 직접 실장돼 있어 불량이 발생하면 그래픽카드 자체를 교환하거나 메모리를 리볼팅 하는 방식으로 수리가 필요하다. 이번 사연 처럼 드물게 VRAM 불량이 발생하더라도 초기에는 그래픽카드가 정상적으로 부팅되는 제품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오류가 누적되면서 게임이나 AI 연산, 렌더링 작업에서 점차 문제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메모리 리매핑이 계속 증가하면 사용할 수 있는 VRAM 용량도 함께 줄어들 수 있다. 해당 지역 기가바이트는 논란이 된 제품의 VRAM 결함 여부나 RMA 처리 과정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해당 이슈는 레딧 사용자가 공개한 자료에 근거한 일방적인 주장으로, 실제 메모리 불량 여부와 RMA 적정성은 제조사의 상세 진단 결과가 공개되지 않은 만큼 불량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상태다. @gigabyte
2026.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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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0년, 강수지는 ‘보랏빛 향기’를 불렀다. “그대 모습은 보랏빛처럼 살며시 다가왔지.”라는 가사가 인상적인 노래였다. 당시를 떠올려 보자. 거리는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색으로 찬란했다. 간판도, 옷도, 자동차도 저마다 다른 색을 거리낌 없이 드러냈다. 그 시절의 보랏빛은 우아하면서도 신비로웠고, 노래 속에서는 누군가를 향한 설렘을 대신했다. 그러나 2026년의 풍경은 다르다. 세상을 지배하는 색은 화이트 아니면 블랙이다. 복잡한 세상을 사는 현대인의 취향이 단순해진 것인지, 실패하지 않는 색만 남은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자동차도, 가전도, 가구도 화이트와 블랙 사이에서 선택을 요구한다. PC 시장도 마찬가지다. 한동안 검은색 일색이던 부품 시장에서 화이트는 이제 별도의 제품군을 형성할 만큼 인기 있는 색상이 됐다. 심지어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자동차 색상도 화이트라고 한다. 차체가 넓고 깨끗해 보이는 데다 관리도 비교적 수월하다는 이유다. 그러나 PC에서 화이트가 사랑받는 이유는 조금 다르다. 하얀색은 무엇이든 더할 수 있는 바탕이 된다. RGB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고, 부품을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사용자의 취향도 드러난다. 깨끗한 도화지 위에 나만의 시스템을 그려 넣기에 이보다 나은 색도 드물다. 소개하는 이엠텍 지포스 RTX 5080 MIRACLE WHITE D7 16GB는 개성없는 현대인의 도화지의 한가운데 놓일 그래픽카드다. 화이트 깔맞춤을 선호하는 사용자라면 제품명만으로도 일단 호감 제품이다. 여기에 그래픽카드 시장에서 오랫동안 신뢰를 쌓아온 이엠텍이라는 이름이 붙었고, GPU는 엔비디아의 지포스 RTX 5080을 장착했다. 게이밍 그래픽카드는 AMD 라데온과 엔비디아 지포스라는 두 갈래로 나뉜다. 그중에서도 지포스는 고성능 게이밍과 레이 트레이싱, DLSS를 중시하는 시장에서 사실상 기준점으로 통한다. 성능만으로도 존재감이 충분한 RTX 5080에 화이트라는 옷을 입히고, MIRACLE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화려함까지 더했다. 검은색 기판과 투박한 방열판으로 성능만 말하던 과거 세대의 그래픽카드에서 진일보한 제품이다. 이제 그래픽카드는 빠르기만 해서는 부족하다. 시스템 안에서 어떻게 보이는가까지 성능의 일부가 됐다. ◆ 이엠텍 지포스 RTX 5080 MIRACLE WHITE D7 16GB 아키텍처/공정 : Blackwell / TSMC 4nm GPU : 베이스 2295MHz · 부스트 2617MHz / CUDA 10,752개 성능 : AI 1,801TOPS(FP4) · FP32 56.28TFLOPS 메모리 : GDDR7 16GB / 256-bit / 30,000MHz / 대역폭 960GB/s 인터페이스 : PCIe 5.0 x16 출력 : DisplayPort 2.1 ×3 · HDMI 2.1 ×1 / 최대 모니터 4대 기능 : DLSS · 레이트레이싱 · G-Sync · DirectX 12 Ultimate / DrMOS · 백플레이트 · 팬 LED 냉각 : 100mm 팬 ×3 / 6mm 히트파이프 ×8 / 제로팬 전원 : 16핀(12V-2x6) ×1 / 사용전력 360W / 권장 파워 850W 이상 크기 : 348 × 137 × 62mm (L × H × T) 구성품 : VGA 지지대 · 3×8핀→16핀 변환 커넥터 보증 : A/S 3년 유통 : 이엠텍 1. 크고 화려하고, 필요할 때는 조용한 RTX 5080 요즘 그래픽카드는 대체로 크다. RTX 5080쯤 되면 더 말할 것도 없다. 이엠텍 지포스 RTX 5080 MIRACLE WHITE D7 16GB도 길이 348mm, 두께 62mm에 달한다. 무려 세 개나 되는데 그것도 100mm 구경의 팬이 전면을 장식하고, 뒷면은 알루미늄 백플레이트가 견고하게 방어한다. 그런데 크기에 비해 인상은 둥글둥글하다. 슈라우드와 백플레이트를 화이트와 실버 계열로 마감한 덕분이다. 게다가 전면 통풍구에 각을 없앤 디자인 때문이다. 화이트 그래픽카드라고 해도 슈라우드만 흰색으로 바꾸고 기판과 측면, 백플레이트는 검은색 그대로 두는 제품이 적지 않다. MIRACLE WHITE는 밖에서 보이는 주요 부분의 색을 완전히 통일했다. 그래픽카드가 수평으로 장착되는 일반적인 케이스에서는 측면과 백플레이트가 시야에 잡히는데, 해당 부분까지 화이트 시스템의 색조를 해치지 않게 했다. 전원을 넣으면 전면 세 개 쿨링팬과 측면 MIRACLE 로고에 ARGB 조명이 발광한다. 팬 날개 전체에 빛이 스며드는 방식이라 조명 효과가 제법 화려하다. 화이트 슈라우드에도 조명 색이 반사돼 실제 발광 면적보다 넓어 보인다. 파란색이나 보라색처럼 밝은 색을 사용하면 화려함이 두드러지고, 한 가지 색으로 고정하면 메모리와 쿨링팬, 수랭쿨러 조명에 맞춰 시스템 색상을 통일하기 쉽다. 참고로 RGB는 Windows 11의 ‘동적 조명(Dynamic Lighting)’ 기능을 이용한다. 구성품에 포함된 USB Type-C D-Lighting 케이블로 그래픽카드와 메인보드를 연결하면 윈도우 설정에서 색상과 밝기, 효과를 바꿀 수 있다. 별도의 RGB 프로그램을 여러 개 설치하지 않아도 되고, 동적 조명을 지원하는 다른 장치와 효과를 맞추는 것도 가능하다. 해당 기능을 사용하려면 Windows 11 23H2 이상이 필요하다. 전용 Y형 케이블의 USB Type-C 단자는 그래픽카드에, USB 2.0 단자는 메인보드의 내부 헤더에 연결한다. 5V ARGB 헤더를 이용한 연결도 지원한다. 케이블 하나가 추가되는 만큼 조립할 때 선을 뒤쪽으로 넘겨야 하지만, 조명이 화려한 제품일수록 제어 방법이 간단하다는 점은 반갑다. 앞서 언급했지만 쿨링은 100mm 팬 세 개가 담당한다. RTX 5080의 소비전력이 360W에 달하는 만큼 팬 크기와 방열판도 그에 맞춰 키웠다. 넓은 팬 세 개로 필요한 풍량을 확보하고 GPU와 메모리, 전원부에서 발생한 열을 히트싱크 전체로 분산하는 방식이다. 물론 PC가 항상 그래픽카드 성능을 항시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이나 문서 작업처럼 GPU 사용량이 적을 때는 팬이 멈춘다. 온도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다시 회전하는 0-dB 제로 팬 기능이다. 게임을 실행하지 않는 동안에는 세 개의 대형 팬이 불필요하게 돌아가지 않으니 소음과 먼지 유입을 함께 줄일 수 있다. 팬 뒤에는 알루미늄 핀으로 구성한 대형 히트싱크가 자리한다. GPU와 메모리를 함께 냉각하는 통합 쿨링 플레이트에 6mm 히트파이프 8개를 연결했다. GPU에서 발생한 열을 여러 갈래로 나눠 방열판 전체에 전달하고, 세 개의 팬이 흡수한 열을 밖으로 밀어내는 방식이다. 후면은 풀 커버리지 알루미늄 백플레이트를 장착. 기판을 완벽하게 덮었다. 간혹 백플레이트의 효용성에 대해 대수롭지 않기는 이도 있는데, 매우 중요하다. 길이 348mm에 달하는 그래픽카드가 휘어지는 것을 막고, 기판 후면의 열을 분산하는 역할도 해낸다. 백플레이트 끝부분에는 큼직한 통풍구가 있다. 마지막 팬을 통과한 공기가 백플레이트 바깥으로 빠져나갈 수 있게 한 설계다. 크기는 348×137×62mm다. 일반적인 미들타워라면 장착할 수 있지만, 전면에 두꺼운 라디에이터를 달았거나 내부 공간이 짧은 케이스라면 확인이 필요하다. 그래픽카드 아래에 확장카드를 함께 사용하는 시스템도 62mm 두께를 고려해야 한다. 제품 무게로 PCIe 슬롯에 부담이 가지 않도록 전용 그래픽카드 지지대도 기본 제공하기에 장착 후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 보조전원은 12V-2×6 16핀 단자로 공급받는다. 또한, 전원부에는 효율이 우수한 DrMOS를 적용 안정성도 챙겼다. 참고로 권장 파워서플라이는 850W 이상이다. ATX 3.0이나 ATX 3.1 파워라면 전용 케이블을 직접 연결하면 되고, 기존 파워서플라이를 위한 8핀 3개→16핀 변환 케이블도 들어 있기에 설치에 불편은 없다. 어느 방식을 사용하든 주의할 부분이라면 다음과 같다. 전력공급이 중요하다는 것을 감안해 전원 커넥터를 견고하게 체결하고, 케이블이 꺾이지 않도록 정리도 필요하다. 출력 단자는 DisplayPort 2.1b 3개와 HDMI 2.1b 1개다. 모니터는 최대 4대까지 동시에 연결할 수 있다. DSC를 이용하면 4K 480Hz와 8K 120Hz 출력도 지원한다. 한 대의 4K 고주사율 모니터를 사용하는 게이밍 환경은 물론이고, 여러 화면을 펼쳐 놓는 영상 편집이나 콘텐츠 제작 환경에도 대응한다. 2. 엔비디아 지포스 RTX 5080, 체급부터 다르다 지포스 RTX 5080은 데스크톱용 Blackwell 아키텍처 기반 GPU를 장착했다. CUDA 코어는 10,752개이며 베이스 클럭 2295MHz, 부스트 클럭 2617MHz로 동작한다. 4세대 RT 코어와 5세대 Tensor 코어를 갖췄고 AI 연산 성능은 최대 1801 TOPS다. 메모리는 GDDR7 16GB다. 256비트 메모리 인터페이스에 30Gbps 속도를 조합해 대역폭은 960GB/s에 달한다. 이전 세대와 메모리 용량은 같지만 규격이 GDDR7으로 바뀌면서 GPU와 메모리 사이에서 오가는 데이터의 양은 크게 늘었다. 고해상도 텍스처와 레이 트레이싱 효과를 함께 사용하는 4K 게임에서 대역폭의 차이가 성능으로 연계된다. RTX 50 시리즈에서 가장 주목할 기술은 DLSS 4다. 멀티 프레임 생성은 GPU가 렌더링한 두 프레임 사이에 AI로 생성한 프레임을 추가한다. 레이 트레이싱처럼 그래픽 부하가 큰 효과를 적용하면서 높은 프레임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여기에 지연 시간을 줄이는 NVIDIA Reflex 2를 함께 사용해 프레임 생성에 따라 늘어날 수 있는 조작 지연을 보완한다. RTX 5080이 겨냥하는 환경이라면 4K 해상도에서 높은 그래픽 옵션을 유지하거나, QHD에서 240Hz 이상의 고주사율을 활용하려는 사용자다. 게임뿐 아니라 16GB GDDR7 메모리와 듀얼 인코더를 활용하는 영상 편집, 3D 렌더링, AI 기반 콘텐츠 제작에도 어울린다. 단, RTX 5090과 성능 경쟁을 벌이는 체급이 아님은 인정해야 한다. 한 단계 아래에서 소비전력과 시스템 구성 비용을 낮추면서 4K 게이밍에 필요한 성능을 확보한 모델이 바로 RTX 5080이다. 이엠텍 MIRACLE WHITE는 여기에 100mm 트리플 팬과 8개의 히트파이프, 풀 커버리지 알루미늄 백플레이트로 상품성을 높였다. 만약 화이트 시스템을 꾸미면서 RTX 5080급 성능까지 기대한다면 구매 후보 1순위로 올려도 좋다. 3. 현실 포지션 RTX 5080, 게이밍의 합리적 선택지! 사양 RTX 5070 RTX 5080 RTX 5090 아키텍처 Blackwell Blackwell Blackwell CUDA 코어 수 6,144개 10,752개 21,760개 베이스 클럭 2.16GHz 2.30GHz 2.01GHz 부스트 클럭 2.51GHz 2.62GHz 2.41GHz 메모리 용량 12GB GDDR7 16GB GDDR7 32GB GDDR7 메모리 인터페이스 192비트 256비트 512비트 메모리 대역폭 672GB/s 960GB/s 1,792GB/s 전력 소모(TDP) 250W 360W 575W 그렇다면 사용자가 RTX 5080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구매 단계에서는 자연스럽게 RTX 5070과 RTX 5080, RTX 5090을 함께 놓고 고민하게 된다. 같은 Blackwell 아키텍처를 사용하지만 사양과 소비전력, 실제 겨냥하는 용도는 제법 다르다. RTX 5070은 CUDA 코어 6,144개와 GDDR7 12GB 메모리를 갖춘다. QHD 게이밍에서는 충분한 성능을 기대할 수 있지만, 4K 해상도에서 높은 그래픽 옵션과 레이 트레이싱을 함께 사용하면 12GB 메모리와 672GB/s의 대역폭이 아쉬울 수 있다. RTX 5080으로 올라가면 CUDA 코어는 10,752개로 75% 늘어나고 메모리는 16GB, 대역폭은 960GB/s로 증가한다. 전력 소모가 250W에서 360W로 높아지는 대신 4K 게이밍에 필요한 성능 여유를 확보한다. 그렇다고 RTX 5090으로? 애초에 성격부터 다르다. CUDA 코어 21,760개와 GDDR7 32GB 메모리, 512비트 인터페이스를 갖췄고 메모리 대역폭도 1,792GB/s에 달한다. 게임 성능만 놓고 보면 가장 앞서지만 전력 소모가 575W에 이르고 그래픽카드 가격뿐만 아니라 파워서플라이도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러한 이유로 대용량 32GB 메모리가 요긴한 AI 개발이나 대규모 렌더링 작업이라면 RTX 5090을 추천. 하지만 게임을 중심이라면 과한 투자가 될 수 있다. 그 점에서 RTX 5080은 현실적인 답이 된다. RTX 5070보다 코어 수와 메모리 대역폭에서 확실한 차이를 두면서도 RTX 5090처럼 575W의 소비전력과 32GB 메모리까지 요구하지 않는다. QHD 게이밍에 머물지 않고 4K로 넘어가고 싶지만, RTX 5090을 위해 시스템 전체를 다시 세팅할 생각까지는 없는 사용자를 겨냥한 제품이다. ◆ 테스트 환경 ① CPU - INTEL Core Ultra 7 265K ② M/B - ASRock B860 스틸레전드 WiFi ③ RAM - 에센코어 클레브 DDR5-6000 CL30 BOLT V WHITE 32GB 패키지 서린 ④ SSD - Crucial P510 Gen5 NVMe 2TB SSD ⑤ VGA - option ⑥ 쿨러 - option ⑦ PSU - 맥스엘리트 STARS CYGNUS 1200W 게이밍 환경이 주가 된다면 RTX 5080은 10,752개의 CUDA 코어와 4세대 RT 코어를 기반으로 높은 그래픽 옵션과 레이 트레이싱을 함께 사용하는 환경에서 최적의 성능을 발휘한다. QHD에서는 고주사율 모니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4K에서는 DLSS 4와 멀티 프레임 생성을 이용해 화질을 크게 낮추지 않고도 프레임을 높일 수 있다. NVIDIA Reflex 2를 지원하는 게임에서는 프레임 생성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입력 지연도 줄여준다. 메모리는 256비트 인터페이스 기반의 GDDR7 16GB다. 동작 속도는 30Gbps, 대역폭은 960GB/s로 RTX 4080의 716.8GB/s보다 약 34% 높다. 고해상도 텍스처와 레이 트레이싱 데이터를 계속 불러와야 하는 최신 게임에서는 메모리 대역폭이 프레임 유지에 영향을 준다. 16GB 용량도 4K 게이밍과 고해상도 영상 편집, 3D 렌더링을 함께 사용하는 데 현실적인 수준이다. 그렇다고 활용 범위가 게임에 한정되지 않는다. 5세대 Tensor 코어는 AI 연산을 가속하고, CUDA를 활용하는 영상 편집과 렌더링 프로그램에서는 작업 시간을 줄여준다. 9세대 NVENC와 AV1 인코딩도 게임 방송과 고해상도 영상 제작에 유용하다. RTX 5070보다 여유 있는 4K 성능이 필요하고, RTX 5090의 가격과 전력 소모까지 감당할 이유는 없다면 RTX 5080이 합리적인 선택지다. ** 편집자 주 = 게다가 LLM에서도 RTX 5080이 현실적이다. 로컬에서 LLM을 구동하려면 GPU 성능만큼 VRAM 용량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Qwen이 배포한 Qwen2.5 14B GGUF 모델은 Q4_K_M 양자화 버전이 8.99GB, Q6_K는 12.1GB다. 12GB 그래픽카드는 Q6_K 모델 가중치부터 VRAM에 온전히 담기 어렵지만, 16GB에서는 모델을 올린 뒤 실행에 필요한 공간을 어느 정도 남길 수 있다. 여기에 대화가 길어질수록 늘어나는 KV 캐시도 VRAM을 차지한다. 허깅페이스 역시 긴 문맥을 처리할 때 KV 캐시가 상당한 메모리를 사용하며 병목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같은 양자화 모델을 돌려도 16GB에서는 더 긴 컨텍스트를 사용하거나 CPU로 넘기는 데이터의 양을 줄일 수 있다. 12GB와 16GB의 차이는 숫자로는 4GB지만, 로컬 LLM에서는 실행 가능한 모델과 설정을 가르는 차이가 되기도 한다. RTX 5080의 16GB 용량이 본격적인 대규모 AI 학습까지 대응 가능한 용량은 아니다. 그래도 로컬 LLM 추론과 이미지 생성, 영상 편집, 3D 렌더링을 한 대의 PC에서 처리하려는 사용자에게는 12GB보다 활용 범위가 넓다. CUDA 생태계와 5세대 Tensor 코어까지 감안하면 게임을 하지 않는 시간에도 그래픽카드를 써먹을 곳이 많다. 이엠텍 지포스 RTX 5080 MIRACLE WHITE D7 16GB는 여기에 화이트 디자인과 ARGB 조명, 100mm 쿨링팬 3개, 6mm 히트파이프 8개를 더했다. 평소에는 제로 팬으로 조용하고, 부하가 걸리면 360W급 GPU의 열을 처리할 준비도 갖췄다. 화이트 시스템을 꾸미기 위해 성능이나 냉각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 만약 4K 게임을 높은 옵션으로 즐기고, 남는 시간에는 영상과 3D 작업, 로컬 AI까지 돌릴 계획이라면 16GB 메모리는 오래 두고 써먹을 수 있다. AI 작업까지 포함해 단 한장의 그래픽카드가 필요하다면 RTX 5080으로 가는 편이 낫다. @emtek
2026.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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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롬톤 로우 라커 M6L-X 티타늄을 타고 있다. 언제 샀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자전거는 필요했지만 사이클이나 MTB는 곧 죽어도 타기 싫었다. 게다가 서울살이 남의 집 월세, 1인 가정이다. 2년 주기로 이사할 때마다 짐을 싸야 했으니 자전거도 기왕이면 작아야 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었다. 빠르게 달리는 것보다 잘 접히는 것이 중요했다. 그렇게 선택지는 차례로 접혔고, 그 끝에 영국제 브롬톤 한 대가 남았다. 색상은 로우 라커. 모델명은 M6L-X였다. 알파벳에 담긴 브롬톤의 세계 당시 브롬톤의 모델명은 암호 같았지만 한번 풀어보면 단순했다. M은 클래식한 형태의 미드 핸들바, 6은 6단 변속, L은 머드가드가 달리고 리어 랙은 없는 구성을 뜻했다. 여기에 X가 붙으면 슈퍼라이트 모델이었다. 메인 프레임은 스틸이지만 앞 포크와 뒤쪽 리어 프레임을 티타늄으로 제작하고 일부 부품을 경량화해 일반 모델보다 무게를 덜어낸 버전이다. S 타입은 핸들바가 낮아 상체를 조금 더 숙이는 스포츠 주행에 가까웠고, M 타입은 몸을 세운 채 주변을 둘러보며 달리는 이른바 샤방 라이딩에 어울렸다. 나에게 필요한 것은 기록을 줄이는 자전거가 아니라 서울을 느긋하게 흘러다닐 자전거였으니 M 타입을 골랐다. 로우 라커는 색이라기보다 마감에 가깝다. 프레임 위에 불투명한 도료를 덮지 않고 투명한 래커를 입혀 금속 표면과 접합 흔적을 그대로 드러낸다. 당시에도 별도의 추가 비용을 내야 했고 티타늄 사양까지 더하면 가격표에서 자연스럽게 위쪽으로 올라갔다. 작고 단순하게 생긴 자전거가 가격만큼은 전혀 작고 단순하지 않았다. 지금은 C 라인과 P 라인, T 라인 등으로 제품군이 다시 나뉘었다. 브롬톤은 그사이 몇 번의 색깔놀이를 거쳤고, 멀쩡하던 라인업도 더 잘게 쪼갰다. 한정판과 협업 모델도 부지런히 내놨다. 예전 같았으면 새로운 색상이 나올 때마다 사진을 확대해봤겠지만 이제는 나도 나이를 먹었다. 색깔놀이에는 흥미가 사라졌고, 잘 팔리던 자전거에 새로운 이름표를 붙여 등급을 늘어놓는 모습은 솔직히 눈꼴사납다. 그럼에도 초창기에 구입한 나의 브롬톤 티타늄은 지금도 사무실 한켠에 있다. 감추지 않았기에 드러나는 것 브롬톤은 런던 공장에서 프레임을 만들고 자전거를 조립한다. 프레임의 접합 방식은 흔히 떠올리는 전기용접이 아니라 브레이징이다. 스틸 튜브 자체를 녹여 붙이는 대신 황동 계열의 용가재를 흘려 넣어 각 부위를 결합한다. 로우 라커 프레임 곳곳에 남은 금빛 흔적은 용접 비드가 아니라 이 과정에서 스며든 브레이징의 자국이다. 불투명한 도장이라면 얼마든지 가릴 수 있는 흔적을 로우 라커는 굳이 밖으로 꺼내놓는다. 회색과 녹갈색 사이를 오가는 프레임 위로 금빛 접합부가 번지고, 투명한 마감 아래에는 작업자의 손길이 그대로 남는다. 반듯하게 찍어낸 공산품이라기보다 누군가 불과 금속을 다뤄 완성한 물건이라는 사실을 숨기지 않는다. 같은 로우 라커라도 프레임마다 표정이 조금씩 다른 이유다. 브롬톤이 브레이징을 고집하는 이유도 있다. 복잡한 접이 구조에 필요한 수많은 접합부를 안정적으로 연결할 수 있고, 오랜 기간 사용했을 때 수리와 부품 교체에도 유리하다. 브롬톤을 두고 대를 이어 타는 자전거라고 말하는 배경에는 튼튼한 프레임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공급되는 부품과 수리가 가능한 구조가 함께 자리한다. 영국에서는 브롬톤을 빌려 타는 전용 대여 도크도 운영한다. 한국의 따릉이처럼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공공자전거와 완전히 같은 개념은 아니지만, 역 주변 보관함에서 접이식 브롬톤을 빌려 이동하는 풍경은 충분히 인상적이다. 한국에서는 값비싼 취미용 자전거로 취급받는 브롬톤이 영국에서는 일상적인 이동 수단으로 굴러다닌다. 누군가에게는 애지중지 닦아야 하는 수집품이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기차에서 내려 목적지까지 타고 가는 발이다. 몇 그램을 줄이기 위한 개미지옥 브롬톤은 순정 상태로 끝내기 어려운 자전거다. 접는 방식과 프레임 규격이 오랫동안 유지된 덕분에 전용 튜닝 파츠가 넘쳐난다. 경량화를 앞세운 부품부터 성능과는 별 상관없이 멋짐만을 책임지는 부품까지 종류도 기가 막히게 다양하다. 문제는 대부분 가격까지 기가 막힌다는 데 있다. 처음에는 그립이나 안장 정도만 바꾼다. 그다음에는 페달과 체인링이 눈에 들어오고, 힌지 클램프와 이지휠을 거쳐 어느 순간 티타늄 볼트의 무게까지 재고 있다. 몇 그램을 덜어내기 위해 지갑에서는 몇십만 원이 빠져나간다. 계산은 아무리 해도 맞지 않지만 만족감만큼은 이상하리만큼 정확하다. 작고 별것 없어 보이는 자전거에 부품 몇 개를 바꾸다 보면 배보다 배꼽이 커지는 일도 흔하다. 일반적인 상식이라면 낭비에 가깝지만 브롬톤 사용자 사이에서는 그것마저 멋짐으로 통한다. 완성품을 구입해놓고 다시 자기 방식으로 해체하고 조립하는 과정까지 브롬톤을 타는 재미로 받아들인다. 지금의 내 브롬톤도 순정이라는 말을 붙이기 민망할 정도로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리디아 싱글 체인링을 장착했고 구형 텐셔너 대신 H&H 브롬톤 2~7단 텐셔너 드레일러를 이식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너트까지 티타늄 파츠로 바꿨다. 티타늄 모델을 샀다는 이유로 시작한 경량화가 결국 볼트와 너트까지 번진 셈이다. 물론 모든 부분이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다. 림 브레이크는 구조가 단순하고 오랫동안 검증된 방식이지만 제동력에서는 늘 아쉬움이 남는다. 평지에서 느긋하게 달릴 때는 별문제가 없지만 노면이 젖거나 내리막에서 속도가 붙으면 레버를 쥔 손에 힘부터 들어간다. 브롬톤이 샤방 주행을 위한 자전거라고 해도 도로의 돌발 상황까지 샤방하게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가 갑자기 끼어들고 보행자가 자전거도로로 방향을 틀면 그 순간 필요한 것은 감성도 전통도 아닌 확실한 제동력이다. 오래 검증됐다는 말과 마음 놓인다는 말이 언제나 같은 뜻은 아니다. 다시, 행주산성 방향으로 곧 가을이다.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폐까지 뜨거워지는 계절이 지나면 브롬톤을 다시 꺼낼 때가 온다. 사무실에서 자전거를 펼치고 한강으로 내려가 행주산성 방향으로 달릴 생각이다. 서울은 자전거를 타기에 불친절한 도시처럼 보이면서도 한강에 내려서면 표정이 완전히 달라진다. 강을 따라 길게 뻗은 자전거도로와 다리 아래의 그늘, 편의점 앞에 아무렇게나 세워둔 자전거와 늦은 밤까지 이어지는 불빛을 보고 있으면 자전거 타는 사람이 왜 서울에 살아야 하는지를 냉소적인 도시가 스스로 역설한다. 월세집을 옮겨 다니기 편하겠다는 이유로 작은 자전거를 골랐다. 그사이 집은 몇 번이나 바뀌었고 브롬톤의 제품명과 등급도 달라졌다. 프레임에 달린 부품 역시 대부분 바뀌었다. 그런데 정작 가장 오래 곁에 남은 물건은 영감님 마실용을 연상케 하는 작은 자전거다. 접히는 작은 자전거, 그래서 서울살이에 더없이 잘 어울린다. @trifold
2026.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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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메모리 업체 CXMT가 DDR5 성능을 또 한 번 끌어올렸다. AMD AM5 플랫폼에서 DDR5-9000 동작에 성공한 데 이어, 17나노 DDR5 공정 수율도 90% 수준까지 향상되면서 글로벌 메모리 시장에서 존재감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해당 기록은 COLORFUL iGame X870E VULCAN W OC 메인보드에서 세워졌다. 테스트 시스템은 24GB 모듈 2개를 구성한 총 48GB 용량 CXMT DDR5 메모리를 사용했으며, DDR5-9000(9000MT/s)으로 세팅햇다. 현재 시판되는 고성능 DDR5 메모리 대비 월등히 빠른 속도다. 이는 CMXT의 기술 향상을 의미한다. 앞서 CXMT는 동일한 AMD 플랫폼에서 DDR5-8600을 구현한 데 이어 이번에는 DDR5-9000까지 도달하며 메모리 오버클러킹 한계를 계속 끌어올리고 있다. 속도뿐 아니라 메모리 타이밍도 개선되고 있다. CXMT는 DDR5-6000 환경에서 CL30은 물론 CL28까지 동작하는 데 성공했다. CL28 기록은 ASUS ROG 메인보드에서 확인됐으며, 동작 속도뿐 아니라 실사용 성능을 좌우하는 지연시간(Latency)까지 빠르게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메모리 성능은 전송속도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동일한 데이터 전송속도에서도 타이밍이 짧을수록 실제 응답 속도는 더욱 빨라진다. 때문에 DDR5-9000과 같은 고클록뿐 아니라 CL28과 같은 낮은 레이턴시 구현 역시 중요한 기술 지표로 평가된다. 생산 경쟁력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CXMT의 17나노 DDR5 공정 수율이 약 90% 수준까지 향상됐다. 관련 업계는 이를 통해 생산 안정성과 제조 품질이 글로벌 메모리 업체 수준에 점차 근접하고 있음을 추정했다. 현재 글로벌 DDR5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AI 반도체 수요 확대로 메모리 공급 부족이 장기화되면서 DDR5 가격도 크게 상승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CXMT는 생산능력 확대와 성능 개선을 동시에 추진하며 새로운 공급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다만 CXMT 메모리는 아직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는 공급량이 많지 않다. 현재는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공급이 확대되고 있으며, 해외 시장에서는 제한적으로 유통되고 있다. 업계는 CXMT를 기존 '빅3'를 위협하는 기업이라기보다 글로벌 메모리 공급 부족을 완화할 새로운 공급자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특히 성능과 수율이 빠르게 향상되면서 DDR5 시장에서 선택지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소비자와 시스템 제조사 모두에게 긍정적인 변화로 평가받고 있다.
2026.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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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가 새로운 OLED 제조 기술 'FLiPP(FMM-Less Innovative Pixel Patterning)'를 공개했다. 기존 FMM(Fine Metal Mask) 공정을 대체하는 포토리소그래피 기반 기술로, 패널 밝기와 수명, 전력 효율을 동시에 개선하면서 대형 OLED 생산성까지 높인 것이 핵심이다. LG디스플레이는 부산에서 열린 IMID 2026에서 차세대 OLED 제조 기술 FLiPP를 처음 공개했다. FLiPP는 기존 RGB OLED 생산에 사용되는 FMM 대신 포토리소그래피(Photo Lithography)를 이용해 화소를 형성하는 새로운 공정이다. 기존 OLED는 초미세 금속 마스크(FMM)를 이용해 적색(R), 녹색(G), 청색(B) 유기발광 재료를 각각 증착하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하지만 패널 크기가 커질수록 금속 마스크가 자체 무게로 처지거나 변형되면서 정렬 오차가 발생하고, 색 번짐(Color Mixing)과 수율 저하를 유발하는 문제가 있었다. 또한 패널 크기와 해상도마다 별도의 FMM을 제작해야 해 제조 비용도 함께 증가했다. FLiPP는 이러한 한계를 개선할 수 있는 기술이다. RGB 유기발광 재료를 순차적으로 도포한 뒤 포토리소그래피 공정을 이용해 필요한 영역만 남기고 나머지를 제거해 제조한다. 금속 마스크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대형 기판에서도 정밀한 화소 형성이 가능하며, 패널 크기에 따른 제조 제약도 크게 줄일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동일한 조건에서 FLiPP가 기존 FMM 대비 화소 개구율(Aperture Ratio)을 약 55% 높였다고 설명했다. 개구율이 높아지면 더 많은 빛이 패널 밖으로 방출되기 때문에 동일한 소비전력으로 더 높은 밝기를 구현할 수 있다. 이에 따라 FLiPP는 기존 FMM OLED보다 최대 1.6배 높은 밝기와 2.4배 긴 패널 수명, 13% 낮은 소비전력을 달성했다. 생산성 향상도 기대된다. FMM은 대형 마더글라스(Mother Glass) 적용에 구조적인 한계가 있었지만, FLiPP는 금속 마스크 없이 대형 기판 전체에 RGB OLED를 직접 패터닝할 수 있다. 대형 OLED 생산 공정의 유연성이 높아지고 제조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되는 이유다. 이번 기술은 대형 OLED 시장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최근 OLED 업계는 FMM을 대체하기 위해 잉크젯 프린팅과 포토리소그래피 등 다양한 제조 방식을 연구하고 있다. 특히 대형 OLED에서는 FMM의 처짐과 정렬 오차가 생산성과 수율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돼 왔다. LG디스플레이는 FLiPP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면서 차세대 OLED 제조 기술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상용화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2026.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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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바이트(GIGABYTE) 그래픽카드에서 출고 당시 제거돼야 할 보호필름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는 사용자의 주장이 제기됐다. 이로 인해 VRM 방열 성능이 장기간 저하됐고, 그래픽카드의 발열과 안정성 문제가 발생했다는 내용이다. 다만 기가바이트는 보증기간이 종료된 제품이라는 이유로 교환 요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레딧 'buczi94'는 기가바이트 지포스 RTX 3070 Gaming OC Rev.2.0(LHR)을 약 5년 동안 사용하던 중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상 증상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사용자가 경험한 주요 증상은 블랙스크린과 불규칙한 팬 동작이다. 그래픽카드는 별도로 설정한 MSI 애프터버너의 팬 곡선을 무시한 채 순간적으로 약 3500RPM까지 회전하는 현상을 반복했으며, 시스템 안정성도 저하됐다. 각종 소프트웨어 점검과 드라이버 재설치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사용자는 자포자기 심경으로 그래픽카드를 분해한다. 그리고 VRM 전원부 써멀패드에 부착된 보호필름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는 것. 보호필름은 생산 과정에서 써멀패드를 보호하기 위한 부품으로, 조립 단계에서 반드시 제거돼야 한다. 그대로 사용할 경우 써멀패드가 전원부와 히트싱크에 밀착되지 못해 열 전달 효율은 낮아진다. 뒤늦게 사용자는 보호필름을 제거한 뒤 써멀 그리스를 새로 도포하고 다시 조립했다. 이후 그래픽카드 온도와 동작 안정성이 크게 개선됐으며, 스트레스 테스트에서도 문제가 재현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를 근거로 사용자는 처음부터 보호필름이 제거되지 않은 상태로 출고됐다고 판단하고 기가바이트 고객지원센터에 문의했다. 사용자는 해당 문제가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품질관리(QC) 문제인 만큼 제품 교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기가바이트는 제품 보증기간이 이미 종료됐다는 이유로 교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지역 서비스센터를 통한 점검과 수리를 안내하는 답변을 전달했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이메일을 주고받았지만 동일한 답변만 반복됐다고 사용자는 주장했다. VRM은 GPU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핵심 전원 회로다. 발열이 제대로 해소되지 않으면 전원부 온도가 상승하면서 팬 속도가 급격히 증가하거나 시스템 안정성이 저하될 수 있다. 장기간 높은 온도에 노출될 경우 부품 열화(Thermal Degradation)가 가속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번 사례에서 실제 부품 열화가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그래픽카드 수명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또한, 제조 공정에서 제거돼야 할 보호필름이 남아 있는 것은 품질관리 문제에 해당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아직까지 기가바이트는 보호필름이 출고 당시부터 남아 있었다는 주장이나 제조 공정상의 문제 여부에 대해서는 별도의 공식 입장을 취하지 않고 있다. @gigabyte
2026.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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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0p 게임도 60FPS 이상 밸브(Valve) 스팀 머신(Steam Machine)이 높은 가격으로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동일한 예산으로 구성한 ASRock DeskMeet X300 기반 조립 PC가 더 높은 게임 성능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모리와 그래픽카드 가격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도 베어본 플랫폼을 활용하면 비용을 줄이면서 고성능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드웨어 언박스드(Hardware Unboxed)는 약 1050달러 예산으로 ASRock DeskMeet X300 기반 시스템을 구성해 스팀 머신과 성능을 비교했다. 애즈락 DeskMeet X300은 약 190달러에 판매되는 베어본 플랫폼이다. 8리터(8L) 크기의 섀시에 전용 메인보드와 500W 파워서플라이를 기본 제공하며, 라이젠 2000·3000·4000G·5000 시리즈 프로세서를 지원한다. 또한 DDR4 메모리 슬롯 4개와 외장 그래픽카드 장착 공간도 제공한다. 테스트 시스템은 라이젠 5 5600과 DDR4 메모리 16GB, 1TB M.2 SSD, 라데온 RX 9060 XT 16GB 그래픽카드로 구성됐다. 전체 시스템 가격은 약 1050달러로, 512GB 스토리지를 탑재한 스팀 머신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성능 차이는 상당했다. DeskMeet X300 시스템은 대부분의 AAA 게임에서 1440p 해상도와 울트라 옵션, FSR 품질(Quality) 설정 기준으로 평균 70~90FPS를 기록했다. 스팀 머신은 동일한 가격대임에도 이와 같은 성능을 보여주지 못했다. 문제는 발열이다. 하지만 해결책은 있다. 기본 설정에서는 CPU와 GPU 모두 높은 온도를 기록했지만, 언더볼팅(Undervolting) 이후에는 성능 저하 없이 온도가 크게 낮아졌다. 전력 효율과 소음까지 함께 개선되는 효과도 확인됐다. 운영체제를 스팀OS(SteamOS)로 변경한 이후에도 성능은 대부분 비슷하게 유지됐다. 일부 게임인 '포르자 호라이즌 6(Forza Horizon 6)'에서는 차이가 있었지만, 전반적인 게임 성능은 스팀 머신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공급부족의 PC 시장에서도 충분한 가능성을 입증했다. 메모리와 그래픽카드 가격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개별 부품을 모두 구매하는 것보다 베어본이나 번들 제품을 활용하는 편이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DeskMeet X300처럼 메인보드와 전원공급장치, 섀시를 하나로 통합한 플랫폼은 전체 시스템 구축 비용을 낮추는 대안으로 효과적이다. AI 반도체 수요 확대 영향으로 메모리와 GPU 가격이 계속 상승하면서 조립 PC 시장이 녹록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베어본 플랫폼은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그래픽카드 선택의 자유를 유지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DeskMeet X300은 출시된 지 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라이젠 5000 시리즈와 최신 메인스트림 그래픽카드를 조합해 고해상도 게임을 충분히 구동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뒤늦게 조명받고 있다. @asrock @dwcts
2026.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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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부터 골라야 할 이유가 생겼다 요즘 시장에서 잘 나가는 케이스 열에 아홉은 흔히 어항 케이스라 불리는 제품이다. 문제는 콘셉트가 비슷해진 까닭에 전면과 측면을 강화유리로 도배하는 방식으로는 더 이상 새로움을 말하기 어려울 정도다. 게다가 비슷해 보이는 제품이라도 실제로 사용해 보면 품질 또는 편의 측면에서의 격차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따져볼 건 다양하지만 그중 강화유리 면적이 커지는 만큼 부족해진 흡기 면적을 어떻게 보완했는지, 훤히 드러나는 내부에서 거슬리는 케이블은 어떻게 숨길지에서 보통 문제가 불거진다. 물론 조립하는 과정에서 체득하는 내용 일색이다. 잘 샀다 혹은 에바인데~라는 견해가 나올 때 즈음은 이미 제품을 구매한 직후라 선택을 없던 것으로 하기에는 이미 늦었다. 제품에 따른 케바케라곤 하지만 어쨌건 냉각팬과 라디에이터를 장착하면 공간은 무조건 빠듯해지고 메인보드 전원과 그래픽카드 케이블을 적당히 둬도 보여지는 측면에서 마음은 심란해진다. 흔히 쇼핑몰이나 커뮤니티에서 내세우는 완성된 모습만 떠올리고 '그래 저거야~'라는 심경으로 구매했다가 '영 아닌데~'라고 실망하는 경우가 솜씨 때문이라면 높은 확률로 옳다. 즉, 파노라믹 케이스의 완성도는 조립 마지막 단계인 마감 과정이 좌우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마지막은 보통 '케이블 정리'에 비중이 높다. 다크플래쉬가 시장에서 주목받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시장의 요구를 비교적 현실적인 가격대에서 풀어낸 브랜드. 새로운 트렌드를 발 빠르게 수용하면서도 범용 부품과의 호환성, 조립 편의성, 냉각이라는 기본을 놓치지 않은 브랜드. 결정적으로 공식 수입사 투웨이를 통한 유통과 사후 지원 덕분에 안심하고 선택할 수 있는 브랜드. 그런데, 여기에 한 가지가 더 붙는다. 바로 조립하기 편한 제품을 선보여온 브랜드. 사실 비슷한 체급의 제품을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찾으면 가격부터가 부담스러워진다. 이러한 부분까지 감안하면 다크플래쉬만의 대중성을 대체할 대적 상대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 점에서 주목할 다크플래쉬 FLOATRON F1 ARGB 케이스는 좀 더 특별하다. 출발점은 M-ATX 규격으로 먼저 선보인 FLOATRON F1이다. 해당 제품은 지난 2026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와 iF 디자인 어워드, CES 혁신상을 차례로 수상하며 플로팅 디자인의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회사는 수상작의 외형을 그대로 키우는 데 머물지 않고, ATX 메인보드와 대형 하드웨어를 수용할 수 있도록 내부 공간을 넓혀 FLOATRON F1 ARGB 케이스로 진화시킨다. 전면과 측면을 잇는 270° 파노라믹 강화유리는 메인보드와 그래픽카드, 냉각장치가 설치되는 공간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여기에 본체와 하단 베이스를 분리한 플로팅 디자인을 적용해 일반적인 어항형 케이스와 전혀 다른 비례를 완성했다. 베이스를 따라 이어지는 ARGB 조명은 본체 아래 간격을 강조하면서 섀시가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인상을 만든다. 내부 냉각팬의 조명에만 의존하던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난 색다른 시도다. 내부는 메인 시스템과 파워서플라이, 저장장치 및 배선 공간을 분리한 듀얼 챔버 방식이다. 전면과 측면에서 바라보이는 공간에는 메인보드와 그래픽카드가 자리하고, 복잡한 케이블은 뒤쪽 챔버로 깔끔하게 가려진다. BTF 규격까지 대응하기에 조립자가 케이블을 억지로 숨기는 수고로움까지 현저하게 줄어든다. 즉, 보기 좋은 PC를 구성하기 위한 마지막 단계의 필수 조건 '솜씨'가 없는 사용자라면 주목해야 할 제품이 되겠다. ◆ 다크플래쉬 FLOATRON F1 케이스 규격 : 미들타워 색상 : 블랙, 화이트(상단) + 블랙(하단) 보드 : ATX · BTF · M-ATX · ITX 호환 : VGA 415mm / 파워 200mm(표준-ATX, 하단 후면) 패널 : 전면 강화유리 · 측면 강화유리 · 먼지필터(상단, 하단) 쿨링 ㄴ 공랭 : CPU 쿨러 180mm ㄴ 수랭 : 상단 360mm (최대 3열 지원) 확장 : 최대 2개(8.9cm 2개) · PCI 슬롯 7개 포트 : USB 3.x(5Gbps) · USB-C(10Gbps) 옵션 : ARGB LED 크기 : 240 × 452 × 464mm (W × D × H) 유통 : (주)투웨이 / 다크플래쉬 # 필로티를 연상케 한 플로팅 베이스, 흡사 공중부양! 다크플래쉬 FLOATRON F1 ARGB 케이스는 전통적인 ATX 케이스의 윤곽을 답습하면서도 어딘가 다른 느낌이다. 정면에서 보면 크게 상단과 하단으로 나뉘어 있다. 먼저 상단은 메인보드와 그래픽카드를 수용하는 익숙한 직사각형 프레임을 갖추고 있으나, 시선을 하단으로 옮기면 본체가 바닥에서 일정한 간격을 두고 떠 있다. 굳이 비슷한 건축물을 찾자면 1층을 주차장으로 비우고 2층부터 거주 공간으로 만든 필로티형 빌라다. PC 케이스와 필로티라는 조합이 생뚱맞게 들릴 수 있지만, 아래를 비우고 주요 공간을 위로 올렸다는 점에서는 제법 닮았다. 색상은 올 블랙 또는 화이트&블랙 두 가지다. 블랙은 본체와 베이스가 한 가지 색으로 이어져 플로팅 구조의 경계를 조명으로 드러내는 데 유리하다. 화이트&블랙은 밝은 외부 프레임과 검은색 내부 섀시가 대비되면서 본체와 베이스의 구분이 한층 또렷하다. 같은 형태라도 블랙은 내부 하드웨어와 RGB 효과에 시선을 집중시키고, 화이트&블랙은 케이스 자체의 선과 면을 더욱 선명하게 보여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전체적인 레이아웃은 전면과 좌측면을 강화유리로 감싼 듀얼 챔버 스타일의 쇼케이스다. 두 방향으로 연결된 270° 파노라믹 와이드뷰를 통해 그래픽카드의 측면과 메인보드, 메모리와 CPU 쿨러가 하나의 프레임에 시원하게 담긴다. ATX 메인보드가 배치되는 전면은 충분히 여유 있는 공간인지라 필요하다면 대형 그래픽카드와 3열 수랭 쿨러 장착도 어떠한 간섭 없이 이뤄진다. 사실 이러한 편의는 어항형 케이스를 선택하는 사용자가 이상적이라 평가하는 모습이다. 다만 강화유리가 차지하는 면적이 커질수록 통기성은 그만큼 마이너스다. 유리에는 메시 패널처럼 촘촘한 통풍구를 낼 수 없고, 억지로 가공하면 강도와 안전성에 영향을 준다. 따라서 흡기 통로를 어딘가에 마련해야 하는데, 많은 어항형 케이스가 측면에는 냉각팬을 하단에는 흡기라는 목적으로 대책을 마련한다. 하지만 다크플래쉬의 발상은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섀시 전체를 베이스 위로 올려 책상과 본체 사이에 넓은 흡기 공간을 만들었다. 제품 설명에서 ‘플로팅 베이스를 기본 축으로 완성한 에어플로우 레이아웃’에 어울리는 모습이다. FLOATRON이라는 이름 그대로를 외형으로 구현한 동시에 강화유리 때문에 줄어든 공기 통로를 하단부에 만들었다. 참고로 이러한 형태의 원형이 된 FLOATRON F1 M-ATX는 2026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와 iF 디자인 어워드, CES 혁신상을 받은 바 있다. 그런데 회사는 한발 더 나아가 검증된 플로팅 디자인을 ATX 체급으로 확장하면서 넓어진 섀시가 둔하게 보이지 않도록 베이스의 비례도 함께 확장함과 동시에 통기 체적량 또한 대폭 늘린다. 어떻게 늘렸냐고? 단지 본체를 띄웠다고 해서 곧바로 충분한 통기가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베이스 안쪽으로 들어온 공기가 팬을 향해 위로 방향을 바꿔야 한다면 이에 적절한 대책이 필요하다. 바로 8° 에어 슬로프다. 흡기면에 완만한 기울기를 줘 외부에서 들어온 공기가 하단 팬이 있는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향하도록 했다. 급격하게 꺾이지 않아 공기 저항과 와류가 발생하지 않는 효과는 덤이다. 물론 8°라는 각도는 외형과 기능 사이에서 조율한 타협안이다. 경사를 크게 만들면 공기를 위로 보내기에는 유리하지만 베이스가 두꺼워지고 본체가 지나치게 붕 떠 보이는 문제가 발생한다. 반대로 기울기가 거의 없으면 플로팅 공간을 확보한 의미도 줄어든다. 때문에 베이스의 낮고 날렵한 형태를 유지하면서 공기는 하단 흡기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도록 완만한 경사가 바로 8°라는 설명. 전면에서 바라보면 안쪽의 기울기가 부각되지 않을 정도로 절묘한 타협안이다. 해당 내용은 본문 2에서 한 번 다루겠다. 덕분에 바닥에서 유입된 공기가 내부를 지나 자연스럽게 위로 빠져나가는 일련의 공기 흐름이 완성된다. 심지어 강화유리 반대편인 우측면을 넓은 메시 패널로, 후면에도 타공 면적을 충분히 확보해 통기량만 따지면 측면을 개방한 상태에서 사용하는 것과 진배없다. 그런데, 듀얼 챔버의 강점은 안 보이는 곳에서 발현된다. 왼쪽 챔버에는 메인보드와 그래픽카드 같이 보였을 때 멋짐의 역할을 하는 하드웨어가 장착되지만, 보였을 때 심적으로 복잡해지는 파워서플라이와 저장장치, 여러 가닥의 전원 케이블은 우측 챔버로 몰아넣을 수 있다. PC를 구동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지만 쇼케이스 안에서는 시선을 어지럽힐 수 있는 부품이다. 백 커넥터 방식의 BTF 규격 메인보드를 지원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메인보드 전원과 USB, 각종 커넥터가 메인보드 후면부에서 연결하는 방식이다. 기교라 볼 수 있는 효과도 충실하다. 플로팅 베이스에는 ARGB 조명이 선으로 켜진다. 조명은 본체와 받침대 사이의 간격을 따라 은은하게 이어지면서 섀시가 떠 있는 듯한 경계가 된다. 사실 내부 냉각팬과 수랭 쿨러의 조명만으로는 본체 아래의 여백까지 표현하기 어려운데, 베이스에서 빛이 올라오면 케이스의 바깥쪽 선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블랙 색상이라면 유독 빛의 색상이 강하게 느껴질 테고, 화이트&블랙 모델이라면 밝은 베이스 표면을 따라 조명이 부드럽게 퍼지는 효과를 체감할 수 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FLOATRON F1 ARGB 케이스는 책상 위에 두고 사용할 확률이 높다. 때문에 I/O가 상단에 위치하면 앉은 상태의 사용성은 도로아미타불이 된다. 게다가 전면이 모든 것을 투영하는 유리라는 소재 특성상 배선이 몹시도 거슬리게 된다. 이러한 요소를 감안한 결과 I/O가 있어야 할 최적의 위치는 플로팅 베이스와 가까운 하단 측면이다. 앉은 상태에서 손을 뻗었을 때 부담 없는 거리이자 동시에 직관적으로 보여지는 눈높이와 일치한다. I/O에는 전원과 리셋, LED 버튼 그리고 USB-C 타입 1개와 USB-A 타입 2개, HD 오디오 단자가 위치한다. 이러한 완성한 효과는 드라마틱하다. 주변기기를 연결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날 필요가 없고, 연결된 케이블이 파노라믹 시야를 방해할 우려도 기우가 됐다. # 속 보이는 케이스, 디테일부터가 케이스 명가 솜씨 사실 설명이 필요할까? 싶을 정도로 속이 훤히 '다' 보이는 케이스다. 하지만 보고 있노라면 남다른 디테일에서 감탄하게 된다. 그래서 더욱 범상치 않은 케이스가 바로 다크플래쉬 FLOATRON F1 ARGB 케이스가 되겠다. 어항 케이스의 시작은 열에 아홉은 듀얼 챔버를 답습한다. 공간을 두 갈래로 나눠 설계한다. 먼저 강화유리 방향을 메인 챔버로 분류하며, 이곳에는 메인보드와 그래픽카드, CPU 등의 하드웨어가 위치한다. 그렇다면 반대편에는 메인 챔버에 설치되지 않은 부속이 장착된다. 그리고 소개하는 케이스에는 한 가지가 더 위치한다. 바로 통풍과 밀접한 플로팅 레이아웃이다. 일반적으로 팬을 설치하는 이유는 케이스 안에 공기 흐름을 만들기 위해서다. 외부의 차가운 공기를 끌어들여 열 받은 CPU와 그래픽카드를 식히며 이때 열을 머금은 뜨거운 공기가 순조롭게 밖으로 나가는 것이 최적의 순리다. 이때에는 팬의 풍량과 회전수도 중요하지만 바람이 어느 방향으로 어떤 부품을 지나가는지가 냉각 효과를 좌우한다. 다크플래쉬는 여기에서 한 가지 아이디어를 고안한다. 팬 브래킷을 케이스 프레임과 나란히 맞추지 않고 약 8° 기울여 장착한 것이다. 일반적인 케이스는 팬이 프레임에 평행하게 놓이기 때문에 바람도 해당 면에서 직선으로 들어온다. FLOATRON F1 ARGB 케이스는 브래킷에 완만한 각도를 줘 유입된 공기가 메인보드와 그래픽카드가 자리한 메인 챔버 쪽으로 향하게 했다. 그 점에서 8°는 팬의 바람을 필요한 곳으로 유도하기 위한 최적의 각도다. 팬에서 나온 공기가 넓은 내부로 무작정 퍼지는 것을 줄이고, 발열이 집중되는 그래픽카드와 메인보드 주변에 좀 더 직접적으로 닿게 한다. 기울기를 크게 만들면 대형 부품이 사용할 공간을 침범할 수 있으므로 하드웨어 호환성을 유지하면서 공기의 방향을 조절할 수 있는 범위에서 각도를 정했다. 참고로 냉각팬은 상단과 측면, 하단 및 후면을 활용해 최대 10개까지 장착할 수 있다. 플로팅 베이스 주변으로 들어온 차가운 공기를 측면과 하단에서 메인 챔버로 공급하고, 내부에서 데워진 공기는 상단과 후면으로 배출하는 공기 흐름이 만들어진다. 사용자는 이를 감안해서 각각의 팬이 할 역할을 계산해야 한다. 가령 흡기와 배기 효율을 극대화할 공기 흐름이다. 하지만 기본 냉각팬이 없다는 점을 알아둬야 한다. 제품명 FLOATRON F1 ARGB에 표기된 ARGB는 플로팅 베이스의 효과를 의미하며, 사용할 냉각팬은 사용자가 추가로 준비해야 한다. 이때 측면과 하단에 역방향(리버스 팬)을 장착해야 흡기로 활용할 수 있고 동시에 리버스 팬 특성상 팬의 앞면만 보이니 한결 깔끔한 비주얼이 완성된다. 이때에는 상단과 후면에 정방향(일반 팬)을 장착해야 배기 통로가 확보된다. 내부는 고성능 부품을 사용하는 데 더할 나위 없이 여유롭다. 최대 ATX를 지원하니 M-ATX, ITX 메인보드는 당연히 들어간다. 그래픽카드는 최대 길이 415mm까지 공랭 CPU 쿨러는 최대 높이 180mm까지 장착할 수 있다. 길고 두꺼워진 최신 그래픽카드나 대형 듀얼타워 공랭 쿨러도 문제없다. 수랭 쿨러 장착 시에는 최대 3열 360mm 라디에이터도 거뜬하다. 하지만 속이 훤히 보이는 케이스에서 사용자가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다름 아닌 케이블 정리다. 메인보드 전원과 CPU 보조 전원, 그래픽카드 전원, USB와 오디오, 여러 개의 팬 케이블까지 연결할 경우를 가정하면, 조립 경험이 많은 사용자라면 문제없겠지만 일명 ‘똥손’을 자처하거나 처음 PC를 조립하는 사용자에겐 선 정리만큼 골치 아픈 일도 드물다. 그러한 부분이 걱정이라면 BTF 규격 메인보드를 권장한다. 메인보드의 주요 전원과 데이터 커넥터가 기판 뒤쪽으로 나오기에 정리 편의가 우수하다. 그럼에도 파워서플라이는 답이 없다. 유독 굵은 케이블을 사용하지만 나오는 라인도 많기에 애초에 대책이 필요하다. 그런데 회사는 플로팅 방식의 레이아웃을 도입하면서 이미 대책을 마련했다. 파워서플라이와 저장장치는 메인 챔버나 반대편 챔버가 아니라 외부에서 보이지 않게 하단부로 배치된다. 유독 거대한 존재감을 과시하는 파워라는 부품을 아래로 내렸기에 양쪽 챔버에는 오롯이 메인보드와 그래픽카드처럼 비주얼 부품만 신경 써서 장착하면 된다. 이처럼 다크플래쉬 FLOATRON F1 ARGB 케이스의 내부는 공간마다 담당할 역할 배분이 명확하다. 메인 챔버에는 보여줘야 하는 하드웨어를 위한 공간이며, 반대편은 케이블 정리를 위한 공간이다. 그리고 파워서플라이와 저장장치는 하단부로 감췄다. 여기에 8° 기울어진 팬 브래킷과 최대 10개의 냉각팬, 대형 그래픽카드와 360mm 수랭 쿨러를 수용하는 공간까지 보면 볼수록 아이디어가 기가 막히다. ◆ 테스트 환경 ① CPU : Intel Core Ultra 9 285K ② M/B: ASRock B860 Rock WiFi 7 대원씨티에스 ③ RAM : Crucial DDR5-5600 CL46 32GB (16GB x 2ea) ④ SSD - Crucial P510 Gen5 NVMe 2TB SSD ⑤ GPU : option ⑥ 쿨러 : 앱코 포세이돈 P360L LCD ARGB 디스플레이 ⑦ PSU : 맥스엘리트 STARS CYGNUS 1200W 80PLUS골드 풀모듈러 ATX3.1 ** TECH 커뮤니티 '빌런 = https://villain.city/ ' 테스트LAB 팀과 공동 작업하였습니다. ** 편집자 주 = 사용자의 개성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는 케이스 v다크플래쉬 FLOATRON F1 ARGB 케이스를 처음 마주한 곳은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 현장이었다. 회사는 사용자가 어떤 모습을 상상하든 취향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는 메시지를 내세웠다. 조명과 부품, 소품을 더할수록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조립자의 개성을 흡수해 하나의 파츠로 소화하는 모습은 여타 케이스에서는 좀처럼 목격하지 못한 모습이다. 그렇게 현장에서 가능성을 인증했던 제품이 드디어 한국에 상륙했다. 많은 사용자는 PC를 조립할 때 케이스 선택에 상대적으로 적은 시간을 들인다. CPU와 그래픽카드에 꽤나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이후 메인보드와 메모리, SSD와 파워서플라이까지 고른 다음에야 남은 예산을 확인하며 케이스를 찾는다. 그때쯤이면 처음 세웠던 견적은 진즉 한계를 넘어선 경우가 많다. 몇만 원을 줄이기 위해 크기와 디자인이 적당해 보이는 제품으로 타협하기 쉬운 이유다. 생각해 보면 꽤 이상한 순서다. CPU와 그래픽카드는 케이스 안에 들어가 보이지 않고, 메모리와 SSD도 전원을 켜기 전에는 존재감을 느끼기 어렵다. 반면 케이스는 PC를 사용하는 내내 눈앞에 놓인다. 사실상 얼굴 마감이다. 결정적으로 CPU와 그래픽카드를 몇 차례 교체한 뒤에도 케이스는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케이스에 조금 더 신경 써야 하는 이유다. 처음에 적당히 구매한 케이스는 업그레이드할 때마다 내부 공간이 부족하거나 선 정리가 불편해 케이스 교체를 채근한다. 그러면 아꼈던 비용보다 더 큰 지출이 발생한다. 전체 PC 견적에서 케이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시스템을 사용하는 경험에는 오랫동안 관여한다. 그리고 뒤늦게 학습 비용을 태운다. 굳이 이럴 필요가 있을까? 다크플래쉬는 천대받는 케이스를 현실적인 가격으로 접하게 만든 브랜드다. 최신 디자인을 빠르게 반영하면서도 대중적인 규격과 사용성을 놓치지 않았고, 높은 가격을 감수해야 했던 형태의 제품도 비교적 부담을 낮춰 선보였다. 사용자는 디자인과 공간, 조립 편의성 가운데 하나를 포기하기보다 주어진 예산 안에서 자신이 원하는 방향을 구체적으로 고민할 수 있게 됐다. FLOATRON F1 ARGB 케이스가 그 점에서 인상적이다. 제조사가 정해진 모습을 완성해 나가는 제품 대비 사용자가 무엇을 어떻게 채우느냐에 따라 최종 이미지가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제품이다. 전체적인 주제를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PC가 완성된다. 그만큼 사용자의 관심에도 정직하게 반응한다. 적당한 부품을 넣고 조립을 마쳐도 FLOATRON F1 특유의 인상은 살아나지만, 색상과 배치에 좀 더 공을 들이면 제조사가 보여준 예시보다 훨씬 개성 있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반대로 자신만의 주제가 분명한 사용자라면 생각을 현실로 옮기는 최적의 기반이 된다. 따라서 FLOATRON F1 ARGB 케이스는 PC 견적의 마지막에 남은 예산으로 고르기보다 시스템의 전체 모습을 구상하는 첫 단계에서 먼저 살펴볼 것을 제안한다. 케이스를 먼저 정한 뒤 안에 들어갈 부품과 냉각, 쿨러를 조율하는 편이 완성도 높은 PC를 만들기에도 수월하다. 가장 늦게 고르던 부품을 조금 일찍 고민하는 것만으로 조립의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사용자가 상상하는 것 이상의 수용성과 표현력을 보장한다는 평가도 그래서 가능하다. 컴퓨텍스 현장에서 느꼈던 가능성이 한국 시장에서 어떤 모습으로 채워질지는 이제 제품을 선택한 사용자의 상상력에 달렸다. @darkflash
2026.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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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에서 ‘작다’는 말은 무엇을 뜻할까. 대개는 포기해야 할 것이 많다는 의미다. 물론 여기서 포기는 배추를 셀 때 사용하는 그 포기가 아니다. 평소 눈여겨봤던 그래픽카드와의 조합을 포기하거나, 마음에 둔 CPU 쿨러를 장착하지 못하거나, 머릿속으로 그려온 시스템의 완성된 모습을 접어야 하는 상황이다. 부품을 작은 규격으로 바꾸려니 가격이 예상보다 높아 주어진 예산으로는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경우도 생긴다. 소형 PC를 구성해 본 사용자라면 한 번쯤 마주했을 현실이다. 케이스 크기에 맞춰 부품을 하나씩 바꾸다 보면 처음 계획했던 시스템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그래픽카드 길이에 맞추면 파워서플라이가 걸리고, 파워서플라이를 바꾸면 라디에이터가 들어갈 자리가 부족해진다. 대형 공랭 쿨러를 고집하면 케이스 측면 패널이 닫히지 않고, 간섭을 피하려고 Mini-ITX 메인보드와 SFX 파워서플라이를 선택하면 견적이 훌쩍 올라간다. 여러 PC 케이스 회사가 내부 레이아웃을 두고 치열하게 아이디어 싸움을 벌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렇기에 PC라는 그림을 그릴 때 가장 먼저 마련해야 할 바탕인 동시에, 설계가 부족하면 사용자가 원하는 모습을 가로막는 제약으로 작용한다. 데스크톱 메인보드는 ATX와 M-ATX, Mini-ITX 순으로 크기가 줄어든다. ATX가 일반적인 데스크톱 PC에 널리 사용되는 표준 규격이라면 M-ATX는 확장 슬롯과 기판 크기를 줄인 중간 규격이고, Mini-ITX는 작은 부피를 우선하는 소형 시스템에 주로 사용한다. 미들타워보다 작은 PC를 원할 때 M-ATX부터 눈여겨보게 되는 이유다. 하지만 M-ATX 메인보드를 사용한다고 케이스까지 확실하게 작아지는 것은 아니다. 그래픽카드와 CPU 쿨러, 파워서플라이의 크기는 메인보드 규격과 함께 줄어들지 않기 때문이다. 호환성을 넓게 잡은 M-ATX 케이스는 일반 미들타워와 크기 차이가 크지 않고, 반대로 케이스 부피를 과감하게 줄이면 장착할 수 있는 부품의 종류도 급격히 줄어든다. 미들타워보다 작고 Mini-ITX 시스템보다 부담이 적은 그 중간을 찾는 일이 의외로 쉽지 않았다. 리안리 B4-mATX는 바로 그 애매한 사이를 겨냥했다. 소형 케이스 설계로 이름을 알린 DAN Cases와 금속 가공 및 모듈형 섀시에 강점을 지닌 리안리가 함께 불과 21.3리터에 M-ATX 시스템을 담을 수 있게 했다. 최대 358mm 길이의 그래픽카드와 ATX 파워서플라이를 수용하고, SFX 파워서플라이를 사용하면 최대 360mm 라디에이터까지 무난하게 장착할 수 있다. 케이스 크기를 줄이기 위해 한 번이라도 고성능 부품부터 포기해 봤다면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진 셈이다. 배치 방식도 기존 케이스의 문법에서 벗어났다. 가로로 놓으면 높이가 낮은 콘솔형 PC가 되고, 90도로 돌려 세우면 책상 위에서 차지하는 면적을 최대 30%까지 줄일 수 있다. 사용자가 케이스의 정해진 형태에 책상과 주변기기를 맞춰야 했던 것이 기존 방식이라면, 이제는 설치할 장소에 따라 PC의 방향을 선택할 수 있다. 책상 위 공간이 부족하면 세로로 세우고, 모니터 아래나 선반에 넣고 싶다면 가로로 눕히는 식이다. 전면 패널도 통풍에 초점을 맞춘 메시와 천연 원목을 적용한 우드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별도 판매되는 Vertical AeroDeck을 더하면 세로 배치 상태에서 그래픽카드에 직접 바람을 공급하고 내부 하드웨어를 보여주는 형태로도 바뀐다. 작은 PC가 획일적인 형태에 머물렀던 시절과 달리 설치 환경과 냉각 방식, 외형까지 사용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조합 가능한 아이디어는 사용자로 하여금~ 당신이 추구하려던 개성이 이런 건가요? 라는 뉘앙스 같다. M-ATX 메인보드의 경제성과 데스크톱용 부품의 성능을 유지하면서 미들타워보다 확실하게 작은 시스템을 구성하려는 사용자가 주목할 수밖에 없는 리안리 B4-mATX. 소형 PC에서 숙명처럼 따라붙었던 '포기'라는 요소를 어디까지 어떻게 걷어내려 우회했는지, 알면 알수록 '대단한데~'라는 생각에 어깨춤을 절로 추게 된다. ◆ 리안리 B4-mATX 케이스 보드 : M-ATX · M-ITX 호환 : VGA 358mm / 파워 140mm(M-ATX·SFX) 패널 : 전면 메쉬 · 측면 통풍구 (먼지필터 하단) 색상 : 블랙, 화이트 쿨링 : 120mm ×2 기본(상단) ㄴ 공랭 : 최대 168mm ㄴ 수랭 : 측면 360mm (최대 3열 지원) 확장 : 최대 2개(8.9cm 1개 · 6.4cm 1개) · PCI 슬롯 4개 포트 : USB 3.x(5Gbps) · USB-C(20Gbps) 크기 : 191 × 420 × 288mm (W × D × H) 유통 : 서린씨앤아이 # 쿨톤 화이트, 가로와 세로를 오가는 21.3리터 섀시 전체적인 레이아웃을 살펴보기 전에 색상부터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리안리 B4-mATX는 블랙과 화이트 두 가지 색상으로 나뉘며, 전면 패널도 메시와 천연 원목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통풍을 우선한다면 메시 모델이 어울리고, PC를 가구와 자연스럽게 맞추고 싶다면 우드 모델에 눈길이 갈 만하다. 소개하는 제품은 이 가운데 화이트 모델이다. 화이트라고 해서 모두 같은 흰색은 아니다. PC 케이스에는 노란 기운이 살짝 감도는 웜 화이트나 색을 최대한 걷어낸 순백색이 주로 사용되는데, 리안리 B4-mATX 화이트는 조금 더 차가운 방향을 향한다. 밝은 조명 아래에서 바라보면 흰색 바탕에 옅은 파란 기운이 느껴지는 쿨톤 화이트에 가깝다. 화이트 부품의 색감이 제조사마다 달라 조립을 마친 뒤 케이스만 누렇게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B4-mATX는 최근 출시되는 화이트 그래픽카드와 공랭 쿨러, 은색 금속 부품과 잘 어울리는 색을 택했다. 쿨톤 화이트는 자칫 차갑고 저렴한 인상을 줄 수도 있다. 리안리는 표면의 광택을 낮추는 방법으로 분위기를 다듬었다. 투명한 클리어층이 도드라지는 매끈한 유광 도장보다 빛을 부드럽게 흩뜨리는 매트한 질감이 강조된다. 덕분에 밝은 조명 아래에서도 표면이 번들거리지 않고, 스틸 패널의 평평한 면과 모서리가 차분하게 이어진다. 쿨톤의 선명함과 매트한 표면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실물에서는 상당히 고급스러운 인상을 준다. 상식과 조금 다른 접근은 케이스의 비례에서도 목격된다. 리안리 B4-mATX는 총용적 21.3리터의 소형 케이스다. 숫자만으로 감이 오지 않는다면 2리터 생수 열 병을 한데 모은 부피보다 조금 큰 정도로 생각하면 쉽다. 규격은 깊이 420mm, 높이 288mm, 너비 191mm로, 전면은 좁고 측면은 길게 뻗은 직사각형 형태다. 일반적인 M-ATX 미니타워보다 높이를 크게 낮추고 깊이를 확보해 가로로 눕힌 콘솔형 PC에 가까운 모습을 완성했다. 작은 집일수록 같은 면적을 어떻게 나누느냐가 중요하다. 전용면적이 같더라도 복도와 수납공간이 자리를 많이 차지하면 실제 생활공간은 좁아지고, 동선을 잘 정리하면 숫자보다 넓게 느껴진다. PC 케이스도 다르지 않다. 메인보드와 그래픽카드, 파워서플라이가 사용할 자리를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같은 부피에서도 장착할 수 있는 부품과 조립 난도가 달라진다. 리안리 B4-mATX가 21.3리터라는 작은 체급에도 일반적인 데스크톱 부품을 폭넓게 받아들이는 배경에는 소형 케이스의 면적을 다뤄온 DAN Cases와 리안리의 경험이 녹아 있다. 외형만 보면 길고 낮은 가로 배치가 기본처럼 보인다. 모니터 아래나 선반에 놓으면 높이를 많이 차지하지 않고, 책상 위에서도 시야를 가리는 부분이 적다. 그런데 케이스를 그대로 90도 돌려 세우면 일반 타워형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별도의 거치대를 구입하거나 섀시를 분해할 필요 없이 방향만 바꾸면 된다. 가로로 놓았을 때 바닥을 받치는 지지대와 세로로 세웠을 때 사용하는 지지대를 각각 마련해 두었기에 어느 방향에서도 금속 패널이 책상에 직접 닿지 않는다. 그야말로 참신한 발상이다. 세로 배치에서는 높이가 420mm로 바뀌고 바닥에 닿는 면적은 288×191mm로 줄어든다. 가로 상태보다 책상 점유 면적을 최대 30% 아낄 수 있어 모니터와 스피커, 키보드가 이미 자리를 차지한 환경에서 차이가 크게 느껴진다. 가로로 놓으면 낮고 안정적인 콘솔형 PC가 되고, 세로로 세우면 폭이 좁고 높게 뻗은 슬림 타워가 된다. 같은 케이스를 돌려놓게 했을 뿐인데 공간 활용 방식이 완전히 달라진다. 방향 전환을 고려한 흔적은 후면에서도 확인된다. AC 전원 입력부는 설치 방향에 맞춰 돌릴 수 있어 케이블이 책상에 눌리거나 심하게 꺾이는 상황을 줄였다. 세로로 세웠을 때 후면 단자와 책상 사이에는 52mm의 여유가 생기므로 일반적인 HDMI와 디스플레이포트 케이블도 연결할 수 있다. 다만 커넥터가 유난히 길거나 케이블이 두꺼운 제품은 굽힘 반경까지 확인하는 편이 좋다. 세로 배치가 가능하다는 아이디어를 구현한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 케이블 연결까지 고려한 세심한 배려가 엿보인다. 물론 케이스의 전반적인 인상은 전면 패널에서 결정된다. 화이트 메시 모델은 촘촘한 통풍 패턴까지 같은 색으로 처리해 좁은 전면이 한층 단정하게 보인다. 장식적인 프레임이나 RGB 조명은 일절 제공하지 않아 쿨톤 화이트와 매트한 표면이 그대로 도드라진다. 우드 모델은 같은 섀시에 천연 원목 전면이 특징이다. 이때 블랙에는 월넛 계열, 화이트에는 밝은 비치 계열의 원목을 적용된다. 특히 화이트 우드 모델은 차가운 쿨톤 섀시와 따뜻한 원목 색상이 대비되면서 흡사 가구를 연상케 한다. 외부 단자는 가로와 세로 어느 방향에서도 접근하기 쉬운 위치에 적절히 배치했다. USB Type-A 단자 2개와 오디오 단자, 전원 버튼을 제공하며 USB Type-C 단자는 최대 20Gbps 전송 속도를 지원한다. 외장 SSD처럼 빠른 주변기기를 연결할 때 후면 메인보드 단자까지 케이블을 돌릴 필요가 없고, 본체를 세워 사용해도 단자가 책상 아래쪽에 가려지지 않는다. 참고로 별도 옵션인 Vertical AeroDeck을 더하면 분위기를 전환시킬 수 있다. 케이스를 세로로 배치한 뒤 측면에 결합하는 전용 액세서리로, 강화유리 패널을 통해 내부 부품과 냉각팬을 보여줄 수 있다. 최대 120mm 팬 3개 또는 140mm 팬 2개를 장착해 그래픽카드 방향으로 바람을 불어 넣을 수 있다. 내부가 보이는 튜닝 효과를 강조하고 싶을 때 고민할 수 있는 부분이다. # 테트리스처럼 맞춰 넣은 21.3리터의 내부 이 글을 읽는 독자가 테트리스를 한 번쯤 해 봤다고 전제하면 리안리 B4-mATX의 내부를 설명하기가 한결 쉬워진다. 테트리스는 모양이 다른 블록을 빈틈없이 맞추는 게임이지만, 블록을 놓는 순서가 어긋나면 멀쩡하던 공간도 순식간에 막힌다. 21.3리터 안에 M-ATX 메인보드와 그래픽카드, 파워서플라이와 냉각장치를 넣는 과정도 이와 비슷하다. 부품 하나만 놓고 보면 충분히 들어갈 크기라도 다른 부품과 만나는 위치와 장착 순서가 어긋나면 조립 난이도가 심란해진다. 앞서 강조했듯 리안리 B4-mATX는 작은 케이스다. 내부 역시 넉넉할 리 없는데, 엄연히 M-ATX 미니타워다. M-ATX 메인보드와 길이 140mm 이하의 ATX 파워서플라이, 최대 358mm 길이의 4슬롯 그래픽카드, 3열 수랭 쿨러까지 장착할 수 있다. 케이스 외형은 줄였지만 안에 들어가는 부품까지 전용 소형 규격으로 바꾸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외형만 보면 상상이 안 된다. 일반 부품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조립 비용과도 직결된다. Mini-ITX 메인보드는 M-ATX보다 제품 수가 적고 같은 칩셋에서도 가격이 높은 경우가 많다. SFX 파워서플라이 역시 ATX 제품보다 선택할 수 있는 출력과 가격대가 제한적이다. 모든 부품값이 비정상적으로 오른 AI 시대에 소형 PC를 만들기 위해 메인보드와 파워서플라이까지 비싼 규격으로 교체하는 일은 부담스럽다. 기존에 사용하던 M-ATX 메인보드와 ATX 파워서플라이를 그대로 옮길 수 있다면 비용 절감은 얼마든지 가능해진다. 문제는 일반 규격의 부품을 작은 섀시에 어떻게 구겨 넣느냐다. 리안리는 다 생각이 있다. 즉, 필요한 부분을 차례대로 열어 작업할 수 있게 했다. 외부 패널은 공구 없이 분리할 수 있고, 상단 팬 브래킷과 전면 브래킷도 섀시에서 떼어낼 수 있다. 애초에 조립을 방해하는 부분을 빼내면 조립이 훨씬 수월할 거라는 당연한 상식을 적극 반영한 모습이다. 메인보드는 일반 케이스처럼 섀시 측면의 스탠드오프에 장착한다. M-ATX와 Mini-ITX 규격을 지원하며 PCIe 슬롯도 수평으로 배치돼 그래픽카드를 메인보드 슬롯에 직접 연결할 수 있다. 다만 후면 커넥터형 메인보드는 지원하지 않으므로 BTF나 프로젝트 제로 방식의 메인보드를 사용할 계획이라면 철회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이롭다. 상단 팬 브래킷은 메인보드를 장착하기 전에는 분리해 두면 한층 조립이 쉽다. 브래킷이 빠지면 메인보드 위쪽의 CPU 보조 전원 단자에 손이 닿기 쉬워지고, 8핀 케이블을 연결하거나 정리할 공간도 넓어진다. CPU 쿨러를 장착한 뒤 좁은 틈으로 케이블을 밀어 넣는 수고를 줄일 수 있다. 상단 브래킷에는 120×15mm 슬림 팬 2개가 기본 장착돼 있으므로 배선까지 마친 뒤 브래킷을 섀시에 다시 결합하면 된다. 파워서플라이는 메인보드처럼 섀시에 직접 고정하지 않고 별도의 전용 브래킷을 사용한다. ATX와 SFX 규격에 맞는 브래킷에 파워서플라이를 먼저 고정한 뒤 케이스 전면 안쪽에 장착하는 방식이다. 이때 유의할 점은 파워서플라이가 후면에 위치하지 않기 때문에 AC 전원도 내부 연장 케이블을 거쳐 외부로 이어진다. 파워서플라이의 전원 입력 단자에 케이스 내부의 연장 케이블을 연결하고, 외부 전원 케이블은 후면에 마련된 회전식 AC 입력부에 꽂는다. 가로와 세로 배치에 맞춰 후면 입력부의 방향을 바꿀 수 있게 한 이유다. ATX 파워서플라이는 길이 140mm 이하 제품만을 사용해야 한다. 표준 규격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가격과 출력, 케이블 구성에 따라 폭넓게 선택할 수 있지만, 파워서플라이가 차지한 자리만큼 측면 냉각 공간은 줄어든다. 따라서 ATX 파워를 장착하면 측면 수랭 라디에이터는 최대 240mm까지 사용할 수 있다. 기존 파워서플라이를 재활용하거나 비용을 줄이는 데 우선순위를 둔다면 가장 현실적인 조합이다. 하지만 SFX 파워서플라이를 선택하면 내부에 남는 공간이 커지면서 대응 가능한 크기가 한 단계 올라간다. 측면에 240mm뿐 아니라 280mm와 360mm 라디에이터까지 장착할 수 있고 전면 슬림 팬을 추가할 자리도 생긴다. 라디에이터와 팬을 합친 두께는 최대 52mm이며, 내부 폭이 좁기 때문에 수랭 쿨러의 팬은 섀시 바깥쪽을 향하도록 장착해야 한다. 라디에이터와 팬을 측면 장착부에 먼저 결합하고 수랭 튜브의 방향과 파워 케이블이 지나갈 위치를 확인한 뒤 섀시에 고정하면 작업이 수월하다. 공랭 쿨러는 측면 팬 브래킷을 사용하지 않을 때 최대 높이 168mm까지 장착할 수 있다. 대형 듀얼타워 제품도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측면에 냉각팬을 추가하면 허용 높이는 162mm로 줄어드는데, 공랭 쿨러의 크기보다 측면 흡기를 우선할 경우에 시도할 구성이다. 후면 120mm 팬 브래킷도 앞뒤 방향을 바꿀 수 있다. 안쪽으로 장착하면 팬이 CPU 쿨러에 가까워져 뜨거운 공기를 빠르게 끌어낼 수 있고, 바깥쪽으로 돌리면 수랭 튜브와 케이블이 지나갈 여유가 생긴다. 그래픽카드도 장착 순서가 중요하다. 최대 길이 358mm와 두께 4슬롯까지 지원하지만 긴 그래픽카드를 측면에서 기울여 넣기에는 내부가 좁다. 이때 전면 팬 브래킷을 분리하면 그래픽카드를 케이스 앞쪽으로 밀어 넣어 메인보드의 PCIe 슬롯에 장착할 수 있다. 조립이 끝나면 전면 브래킷을 다시 결합하면 된다. 무거운 그래픽카드가 장시간 처지는 것을 막기 위한 전용 지지대도 기본 제공한다. 참고로 그래픽카드 아래쪽 공간은 카드 두께에 따라 사용법이 달라진다. 2.5슬롯 그래픽카드라면 25mm 두께의 일반 팬을 장착할 수 있고, 3슬롯 제품은 15mm 슬림 팬을 사용해야 한다. 3.5슬롯 이상에서는 하단 팬을 장착하기 어렵다. 전면에 15mm 슬림 팬을 추가할 경우 그래픽카드 허용 길이도 358mm에서 343mm로 줄어든다. 기본 냉각은 상단에 장착된 120×15mm 슬림 팬 2개로 이뤄진다. 저장장치는 전면에 2.5인치 SSD 1개, 하단에 2.5인치 SSD 또는 3.5인치 HDD 1개를 설치할 수 있다. M.2 SSD만 사용한다면 남는 하단 공간은 냉각팬 공간이 된다. 반대로 대용량 데이터 보관을 위해 3.5인치 HDD를 장착하면 그래픽카드 두께가 최대 65mm로 제한되고 하단 120mm 팬도 1개만 사용할 수 있다. 저장공간을 늘리면 냉각과 그래픽카드 공간이 줄어드는 만큼 용도를 먼저 정해야 한다. 케이블 정리도 테트리스와 마찬가지로 순서가 중요하다. 파워서플라이와 상단 브래킷 주변에 마련된 타이 고정부를 활용해 CPU 보조 전원과 그래픽카드 전원 케이블을 적절히 배치한다. 부품을 모두 장착한 뒤 남은 틈에 케이블을 밀어 넣기보다 파워서플라이와 메인보드를 설치하는 단계에서 배선 경로를 먼저 잡는 편이 좋다. 물론 다들 아는 상식이겠지만 실제 조립해 보면 이게 안 된다. 최대한 간섭 없게 조립하는 것을 권장한다. 끙끙거리면서 조립을 해 보면 아는 내용이라면 리안리 B4-mATX의 내부는 빈 공간이 많아서 조립이 쉬운 케이스가 아니다. 테트리스에서 다음 블록을 생각하며 자리를 비워 두듯 부품의 크기와 장착 순서를 계획해야 하지만, 그 과정만 지키면 Mini-ITX 전용 케이스를 사용했을 때 감당할 비용과 제약을 상당 부분 피할 수 있다. ◆ 실증 테스트 환경(시스템 구성) ① CPU - AMD R7 7700x3d ② M/B - ASRock B850M 스틸레전드 WiFi 대원씨티에스 ③ RAM - 에센코어 클레브 DDR5-6000 CL30 BOLT V WHITE 32GB 패키지 서린 ④ SSD - 마이크론 Crucial P510 Gen5 NVMe 2TB SSD 대원 ⑤ VGA - ⑥ 쿨러 - darkFlash Ellsworth D21 ARGB (화이트) ⑦ PSU - 마이크로닉스 Classic II 1050W ATX3.1 화이트 # 작아서 당연했던 포기와 작별을 고하다 공간 효율이라는 측면에서 기존의 PC는 참 몹쓸 장비였다. 고성능 시스템을 사용하려면 본체는 거대했고, 거대한 본체를 올려놓으려면 책상도 넓어야 했다. 모니터와 스피커, 키보드와 마우스를 차례대로 배치한 뒤 남은 자리에 케이스까지 올리면 넉넉해 보였던 책상이 금세 비좁아졌다. 그렇다고 바닥으로 내리긴 싫고, 책상 옆에 두면 의자와 다리가 움직일 자리를 침범했다. 우리는 이러한 불편을 너무 오래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고성능 PC는 원래 크고 무거운 물건이며, 책상 한쪽을 통째로 내주는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자위했다. 작은 PC가 필요하면 그래픽카드와 쿨러, 파워서플라이 가운데 몇 가지를 포기하거나 값비싼 Mini-ITX 전용 부품을 구입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여겼다. 성능과 공간 가운데 하나를 고르는 일이 소형 PC의 숙명처럼 따라다녔다. 리안리 B4-mATX는 그동안 당연하다고 여겼던 전제에 의문을 던진다. ITX 케이스 두 대를 길게 이어 붙인 듯한 낮고 좁은 몸체지만, 내부에는 M-ATX 시스템을 구성하는 데 필요한 데스크톱 부품이 들어간다. ATX 메인보드를 M-ATX로 바꾸고 부품별 호환 범위만 맞춘다면 기존에 사용하던 그래픽카드와 쿨러, 파워서플라이도 상당 부분 다시 활용할 수 있다. 작은 PC를 만든다는 이유로 시스템 전체를 전용 부품으로 교체하던 수고를 줄인 것이다. 물론 케이스가 작아진 만큼 조립자의 몫도 남아 있다. 부품이 하나씩 들어갈 때마다 공간이 비좁고, 케이블 하나만 잘못 고정해도 타이를 다시 풀어야 한다. 그래픽카드를 넣고 나서 전원 케이블이 걸리거나, 상단 팬을 체결한 뒤 CPU 보조 전원 단자가 보이지 않는 일도 생길 수 있다. 일반 미들타워처럼 눈에 보이는 자리에 적당히 쑤셔 넣는 방식의 조립은 도통 할 수가 없다. 그러한 이유로 중간에 “에이, 조립하기 힘들어서 못 해 먹겠네”라고 내치면 B4-mATX의 매력을 만나기 어렵다. 브래킷을 분리하고 부품을 넣은 뒤 다시 체결하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처음부터 넓은 케이스를 고를 걸 그랬다는 생각이 잠깐 스칠 수도 있다. 하지만 테트리스의 마지막 블록이 빈자리에 정확히 들어가듯 모든 부품이 제 위치를 찾는 순간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남는 공간 하나 없이 맞물린 내부를 바라보는 재미와 직접 완성했다는 만족감은 평범한 미들타워 조립에서 느끼기 어려운 그것이다. 조립을 마친 뒤 책상 위에 올려놓으면 그동안 들인 수고도 빠르게 잊힌다. 완성된 PC를 바라보면 “작은 PC가 이렇게 멋졌던가?”라는 생각이 들고, 한발 늦게 그 재미를 알아챈 자신이 조금은 우쭐해진다. PC 한 대를 조립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족히 하루는 소요되지만, 완성된 본체를 책상 위에 두고 사용하는 시간은 몇 년에 달한다. 리안리 B4-mATX는 그 긴 시간 동안 더 넓어진 책상과 작지만 제법 당당한 PC를 원 없이 누릴 수 있게 한다. 작은 케이스에는 포기가 따라야 한다는 오랜 상식과 작별을 고할 수 있다면, 의외로 조립자의 인내와 기대보다 큰 만족감에 뿌듯할 수 있다. @seorincni
2026.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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