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5:00 KST - SLATE - 미 온라인 매체 슬레이트는 한국의 K-POP이 미국의 팝을 바꾸고 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1969년 늦여름, 한 팝송이 빌보드 HOT 100에 차트인한다. 누구도 신경쓰지 않았다. 60년대 말의 미국 대중음악은 슬라이 스톤, 롤링 스톤스, 마빈 게이, 5th Dimension, Tommy James and the shondells, 그리고 비틀즈가 차트 상위권을 마치 러시모어 산의 바위처럼 굳건하게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곡은 차트인 하자마자 곧바로 정상을 향해 질주했다. 그리고 빌보드 HOT100 1위에 오르더니 4주 연속 1위, 영국 UK 오피셜 8주 연속 1위를 기록했으며 1969년 한해 최고 빌보드 HOT100 음악 1위로도 선정되었다.
그 곡은 아치 코믹스의 TV 애니메이션 디 아치쇼(The Archie Show)의 아치스 밴드가 부른다는 설정으로 발표된 이 Sugar, Sugar는 작곡가 제프 배리와 앤디 킴이 공동 작곡했으며 1969년 300만장의 레코드 판매량을 기록했다. 오늘날까지 팝 평론가들은 여전히 Sugar, Sugar 를 60년대 미국 버블검 팝송의 최고 작품으로 평가한다.
50년 반세기가 지난 미국의 여름 오늘날, 미국 팝음악은 다시한번 애니메이션과 주제곡의 환성적인 콤비로 탄생한 화려한 팝음악 - KPOP으로 활기를 되찾았다. 2025년 여름까지 빌보드 차트가 얼마나 지루하고 식상했는지 굳이 설명한 필요도 못느낀다. 미국 팝계는 구원이 필요했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문자 그대로 "슈퍼히어로"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을 우리에게 보내주었다. 넷플릭스의 케데헌 주인공들은 파워 보컬과 몬스터들을 압살하는 파워 액션을 겸비한 케이팝 걸그룹 헌트릭스 이다.
영화 시나리오를 이렇게 쓰라고 해도 못쓸 것이다. 1969년 디 아치스의 Sugar, Sugar와 똑같은 판박이처럼, 한국의 K-POP 걸그룹 헌트릭스와 주제곡 "골든"은 거침없이 빌보드 HOT100 정상을 항해 질주했다. 디 아치스 쇼 TV 애니메이션처럼, 넷플릭스의 케데헌 애니메이션은 영혼을 흥분시키는 경쾌한 K-POP으로 무장한채 미국 관객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Golden"이 "Sugar, Sugar"와 동일선상에 놓기위한 식상한 소개글을 늘어놓을 의도는 없다. 심지어 필자는 케데헌 사운드트랙에서 "골든"이 최애 곡도 아니다. 필자의 최애는 "Free"이다. 이 곡의 가사내용은 바로 올 한해 미국을 강타한 케데헌의 흥행돌풍을 설명해 줄수 있기 때문이다. "골든"보다도 말이다.
케이팝의 무서우리만큼 충성스러운 팬덤들의 화력을 알기에 미리 "골든" 팬들에게 실드를 쳐둘 평가부터 해야겠다. "골든"은 매우 잘 만들어진 감동적인 팝 음악이다. 팝 음악 작곡가/작사가들이 흔히 사용하는 클리셰 중 하나인 "날아오르는"이라는 표현은 팝에서는 흔한 표현이지만 "골든"은 음악구조와 가사 모두 문자 그대로 날아오르게 만든다. 미국 아이돌 어워즈, 디즈니의 "I Want..." 곡을 마치 한국의 K-POP 녹음 스튜디오 기계에 갈아넣어 탄생시킨 곡처럼, "골든"은 모든 면에서 청중의 마음을 훔칠 수 있게 맞춤설계된 곡이다. 이는 케데헌의 주요 테마중의 하나인 팝 스타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그들의 팬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케데헌과 K-POP 사운드트랙의 흥행 돌풍은 넷플릭스 OTT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오직 팬들이 생성한 바이럴로 인기몰이를 시작한 케데헌은 아직까지도 넷플릭스에서 관람수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넷플릭스 관람은 케데헌 사운드트랙의 소비를 촉진하며 젊은 넷플릭스 가입자들이 다시 영화 재관람, 음악 소비를 촉진하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했다.
케데헌 K-POP 사운드트랙의 주요 흥행은 스포티파이, Apple Music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빌보드 HOT100 데이터를 구성하는 3가지 요소중 가장 큰 점수를 얻었다. 스트리밍 지수만으로도 차트 상위에 왔는데 더 큰 허리케인은 아직 도착도 하지 않았다. 바로 라디오 송출점수와 음반 세일즈이다.
8월 2째주 기준 "골든"은 디지털 음원판매 3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디지털 스트리밍은 1위이다. 이 추세는 쉽게 꺾일 기세도 안보이고 있다. 그리고 제일 큰 핵폭탄은 바로 라디오 송출시간이다.
미국의 수천개의 라디오 방송국의 프로그램 디렉터들이 K-POP에 대한 거부감이 높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디지털에서 이때까지 보여온 K-POP의 파괴적인 위력과 영향력을 그들은 코웃음을 치며 애써 외면해 왔다. 그러나 케데헌 사운드트랙 "골든"이 2025년 상반기에 지루하리만큼 따분한 미국 팝계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점을 그들도 점차 인정하는 분위기다. 미국 전체 라디오 방송국 송출 집계에는 아직 잡히지 않고 있지만 "골든"은 미국 상위 TOP 40 라디오 방송국에서 집계하는 라디오 송출 집계에서 TOP 20위권 순위에 진입했다. 앞으로 케데헌 "골든"이 빌보드 HOT100에서 계속 1위를 할수도 있을 것을 조심스럽게 점춰볼수 있는 변화이다. "골든"이 라디오 송출 시간에서 급속도로 상승하고 있는 추세는 라디오 업계 관계자들도 놀라고 있다.
1969년 디 아치스의 Sugar, Sugar가 영화가 아닌, 미국 가정에 TV가 대규모로 보급이 이루어지는 시기에 TV 프로 애니메이션 주제가로 미국 팝계를 변화시키며 정상에 오른 것처럼, 넷플릭스의 케데헌은 전통적인 디즈니 스타일의 가족 애니메이션 주제곡과 미국에 불기 시작한 OTT를 기반으로 한 영화 관람 스타일에 발맞추어 이제 미국 팝계를 변화시키고 있다.
K-POP 최초 여성그룹(헌트릭스)이 부른 "골든"이 빌보드 HOT100 정상에 오른 것은 미국 팝계의 역사상 중요한 기록이다. 더 중요한 것은 더이상 남성 그룹 BTS의 네임벨류를 K-POP을 설명할때 인용할 필요가 없어졌다. 헌트릭스 "골든"의 성공은 K-POP이 이제 보이 그룹의 경쟁력을 넘어 미국 팝차트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음을 확인시켰다. 또한 헌트릭스는 미국 팝차트에서 25년만에 데스티니스 차일드와 동일기록을 만들어내었다는 어찌보면 슬픈 미국 팝의 현실에 경종을 울리는 일이기도 하다. 미국 락과 소울의 역사에서 전설적인 존재였던 여성 그룹 - 데스티니스 차일드 -이 세기들어 외면당한채 비욘세가 솔로로 일어서고 나서도 한동한 여성 그룹의 부재를 이제야 K-POP 케데헌의 헌트릭스가 자리를 메꾸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리고 어찌됬든 헌트릭스 "골든"이 이제 미국 팝계의 역사의 한 부분이 되었으며 그것은 이제 팝의 주류로서 K-POP의 위치과 영향력을 가진 중심 플레이어임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솔직히 말하자면, 우리가 케데헌에게 감사해야 할 일은 우리를 구해주었다는 것이다. 지하세계 귀마와 몬스터들로부터 구해준게 아니라 따분하고 실망스럽기 이를데없는 2025년 상반기 미국 팝계로부터 우리를 구해주었다. 적어도 2025년은 1969년의 상황과 비교해봐도 실망스럽기 이를데 없었다. 최소한 1969년엔 롤링 스톤스, 마빈 게이, 제임스 앤 숀델, 그리고 비틀즈라도 있었다.
올해 내내 빌보드 HOT100에서 우리가 들어야 했던 노래는 2024년 차트인한 팁시의 A Bar Song, 루터의 "Die With a Smile" 심지어 2023년 차트인한 핑크 포니 클럽, 루스 컨트롤 같은 오래된 곡들이 차트를 점령하고 있었다. 이 좀비같이 좀처럼 죽지도 않고 스트리밍과 라디오 차트자리에 또아리를 튼채로 비켜주지도 않은 곡들때문에 미국인 대다수는 차안에서 들어야 했던 라디오 소리를 줄이고 스마트폰과 카오디오를 매번 운전할때마다 페어링 해야만 했다. 더 가관인 것은 알렉스 워렌의 Ordinary. 자신이 얼마나 애처가인지가 뭐가 그리 큰 자랑거리인지, 지루하고 교회 찬송가같은 발라드 히트곡 Ordinary는 무려 6월부터 8월까지 9주 연속 HOT100 1위를 차지하며 미국 팝계를 따분하게 만들었다. 미국인들의 문제가 워런의 아내사랑을 주제로 한 얄팍한 가사에 흥분하는 미국인이 있다고 한다면 2025년 빌보드 차트의 문제는 뻔히 보이는 차트의 지루함이었다.
미국과 전세계가 우울하고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시기, 알렉스 워렌의 Ordinary 발라드 곡으로 대표되는 미 팝계는 대중들에게 위로를 제공했다지만, 흥분과 기쁨, 그리고 활력을 주지는 못했다.
흠.... 인정하기는 싫지만 사실은 사실이다. 2025년의 가장 큰 팝음악의 충격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 뿐이다. 심지어 그 창작자들도 이같은 성공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K-POP 문화의 중심에 있는 한국인 아티스트/프로듀서 다수가 참여한 케데헌 사운드트랙의 이같은 성공은, 설사 넷플릭스의 케데헌이 글로벌 OTT 기업이기에 글로벌을 타켓팅했다지만 이처럼 미국 관객들과 청취자들,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것이라고는 기대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BTS가 멤버들의 군복무 이행으로 인해 휴식을 취한 지 2년이 넘은 지금까지, K-POP은 다음 세대의 혁신적인 크로스오버 촉매제를 기다려왔다. 스트레이 키즈부터 뉴진스까지 다른 KPOP 그룹들은 각각의 팬덤에게 CD과 굿즈 판매로 성과를 애써 포장하지만 솔직히 Blackpink의 솔로 아티스트 Rosé 와 Bruno Mars가 협업한 활기찬 음악 “Apt.- 아파트” 싱글로 3위 히트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KPOP은 미국 팝계(라디오 및 미국 팝음악 소비자들)의 관심을 크게 끌지 못해왔다. 그리고 올여름 케데헌과 헌트릭스는 이 모든 것을 바꿔놓으며 이제 미국 팝계의 주류로 등장했다.
그리고... 비록 헌트릭스 루미, 미라, 조이가 우리 상상속의 걸그룹이라 하더라도, 지금 뉴스 사회면과 경제면을 뒤덮고 있는 우울한 현실에서 가상의 걸그룹이라도 우리에게 흥분을 준다면 그것으로 족한 것이 아닐까? 2025년 하반기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복귀로 인해 빌보드 화제가 옮겨갈 것이지만 나는 헌트릭스의 티셔츠를 계속 입으며 응원할 것이다. 넷플릭스는 케데헌을 아카데미 오스카 작품상 및 주제가상 후보로 출품했다. 이제 빌보드 차트에서 점차 헌트릭스의 존재가 하락할 지라도 오스카 캠페인 레이스는 시작되었으며 여전히 케데헌은 넷플릭스가 망하거나 지구의 모든 인터넷 망이 전멸하지 않는 다음에야 여전히 스트리밍 속에서 존재감을 과시할 것이다.
그리고... 내년 3월, LA 돌비 시어터에서 제 98회 아케데미 시상식 무대에 "골든" 상을 노리는 우리의 "골든" 주인공들 EJAE, Rei Ami, 오드리 누나가 등장한다 하더라도 나는 놀라지 않을 것이다. 나의 응원봉은 그들을 위해 힘차게 흔들리고 있을 것이다.
출처: 슬레이트
https://slate.com/culture/2025/08/kpop-demon-hunters-netflix-golden-rumi-billboard-lyrics.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