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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인포
글들을 보다 예전에 어떤 CPU가 대세였는데, 문득 궁금해져서 찾아봤습니다. 지금이야 라이젠이니 코어 울트라니 하는 CPU들이 당연하게 느껴지지만, 20여 년 전에는 과연 어떤 CPU가 가장 많이 쓰였을까요? 저도 PC를 꽤 오래 사용하다 보니 이름만 들어도 그 시절이 떠오르는 CPU가 몇 개 있습니다. 펜티엄 3, 펜티엄 4, 애슬론 64, 코어 2 듀오 같은 이름들입니다. 특히 당시에는 지금보다 CPU 이름이나 작동 속도에 민감했던 것 같습니다. 친구 PC가 몇MHz인지, 펜티엄인지 셀러론인지가 은근히 중요한 자랑거리이기도 했으니까요. 그래서 2000년부터 2015년까지 어떤 CPU들이 인기를 끌었는지 한번 찾아봤습니다. 워낙 오래전이라 연도별 정확한 국내 판매량을 모두 확인하기는 어려웠습니다. 2015년 이후는 너무 가까운(?) 과거라 생략했습니다. ㅎ 2000년 - 인텔 펜티엄 3 2000년 무렵 PC를 사용했던 분이라면 펜티엄 3를 기억하실 겁니다. 당시만 해도 CPU의 작동 속도가 지금처럼 몇GHz가 아니라 몇백MHz였습니다. 그래서 600MHz냐 800MHz냐 하는 숫자에도 꽤 민감했습니다. 그러다 2000년 인텔이 마침내 1GHz 펜티엄 3를 내놓습니다. 지금 보면 별것 아닌 숫자 같지만 당시에는 '드디어 1GHz 시대가 왔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뉴스였습니다. 물론 초기 1GHz 제품은 워낙 비싸서 일반적인 가정용 PC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물건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기억에 남는 건 700~800MHz 전후의 펜티엄 3입니다. 당시 PC방이나 가정용 PC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스타크래프트나 디아블로 2를 즐기던 분들이라면 펜티엄 3라는 이름을 보면 그 시절 누렇게 변색된 키보드와 볼마우스까지 함께 떠오르실지도 모르겠습니다. 2001~2003년 - 인텔 펜티엄 4 노스우드 펜티엄 3 다음에는 역시 펜티엄 4입니다. 특히 노스우드 시절의 펜티엄 4는 지금도 기억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CPU의 작동 속도가 성능을 보여주는 가장 쉬운 숫자로 받아들여졌습니다. 1.8GHz, 2GHz, 2.4GHz처럼 숫자가 빠르게 올라갔고 컴퓨터 판매점에서도 "이 컴퓨터는 펜티엄 4 2.4기가입니다"라는 식으로 홍보하곤 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유명했던 제품이 펜티엄 4 2.4C였습니다. 800MHz 시스템 버스와 하이퍼스레딩을 지원했고 오버클럭도 잘 되는 편이라 PC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상당한 인기를 얻었습니다. 당시에는 CPU를 오버클럭해서 3GHz를 넘겼다는 것만으로도 친구들에게 자랑할 만한 일이었습니다. 지금처럼 클릭 몇 번으로 자동 오버클럭하는 시대가 아니었기 때문에 바이오스에서 전압과 시스템 버스를 만지다가 부팅이 안 돼 식은땀을 흘렸던 분들도 적지 않을 겁니다. 2004~2005년 - AMD 애슬론 64 3000+ 펜티엄 4가 잘나가던 시절 인텔을 제대로 긴장시킨 CPU가 등장합니다. AMD 애슬론 64입니다. 그중 애슬론 64 3000+는 가격과 성능의 균형이 괜찮아 상당한 인기를 얻었습니다. 이름에 붙어 있는 '3000+' 때문에 처음 접한 분들은 작동 속도가 3GHz인 줄 알기도 했습니다. 실제 작동 속도와 모델명이 달랐기 때문에 당시 PC 커뮤니티에서도 종종 이야깃거리가 됐습니다. 애슬론 64의 장점은 게임에서 특히 잘 드러났습니다. 당시에는 "게임하려면 애슬론"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인기가 있었고, 소켓 939 기반 시스템은 PC 마니아들이 선호하는 구성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인텔 CPU를 사용해야 좋은 PC라는 인식이 지금보다 강했던 시절이었는데, 애슬론 64가 등장하면서 분위기가 상당히 달라졌습니다. AMD가 인텔과 정면으로 붙어도 전혀 밀리지 않았던 시절을 기억하는 분들에게는 꽤 특별한 CPU일 겁니다. 2006~2007년 - 인텔 코어 2 듀오 E6300 그러다 2006년 인텔이 제대로 칼을 갈고 등장합니다. 바로 코어 2 듀오입니다. 처음 코어 2 듀오가 나왔을 때는 이름부터 조금 낯설었습니다. 오랫동안 고성능 PC의 상징처럼 사용됐던 '펜티엄'이라는 이름 대신 '코어'라는 새로운 브랜드가 전면에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그중 E6300은 비교적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던 초기 코어 2 듀오였습니다. 1.86GHz라는 작동 속도만 보면 당시 3GHz를 훌쩍 넘겼던 펜티엄 4보다 느려 보였지만 실제 성능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때부터 "CPU는 GHz만 보고 고르는 게 아니다"라는 사실을 체감한 분들도 많았을 겁니다. 게다가 오버클럭까지 잘 됐습니다. E6300을 구입해서 상위 모델 못지않은 성능으로 사용하는 것이 당시 PC 마니아들에게는 꽤 재미있는 놀이였습니다. 2008년 - 인텔 코어 2 듀오 E8400 코어 2 듀오 가운데 하나만 고르라고 한다면 E8400을 떠올리는 분들이 상당히 많을 것 같습니다. 3GHz라는 높은 작동 속도에 당시 게임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여줬고 가격도 상위 쿼드코어보다 부담이 적었습니다. 무엇보다 오버클럭이 잘 됐습니다. 당시 PC 커뮤니티에서는 E8400을 4GHz까지 오버클럭했다는 인증글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좋은 수율의 CPU를 뽑는 것도 하나의 재미였습니다. 같은 E8400이라도 어느 정도까지 올라가는지를 비교하면서 CPU의 '뿔딱' 여부를 따지기도 했습니다. 게임용 PC에서도 인기가 상당했습니다. 당시 게임들은 여러 개의 코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높은 작동 속도를 가진 E8400이 상당히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2009~2010년 - 인텔 코어 i5-750 코어 2 듀오 이후에는 지금도 익숙한 이름이 등장합니다. 바로 코어 i5입니다. 린필드 기반 코어 i5-750은 4개의 코어를 갖춘 CPU였습니다. 기본 작동 속도는 2.66GHz였지만 터보 부스트를 통해 최대 3.2GHz까지 올라갔습니다. 당시만 해도 쿼드코어라는 말 자체가 꽤 고급스럽게 들렸습니다. 듀얼코어 PC를 사용하다 작업 관리자에서 네 개의 그래프가 움직이는 모습을 처음 봤을 때 괜히 뿌듯했던 기억이 있는 분도 계실 겁니다. 코어 i5-750과 이후 등장한 i5-760은 게임용 조립PC에서도 정말 많이 사용됐습니다.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게임용 PC라면 코어 i5 정도'라는 인식이 자리 잡는 데 큰 역할을 했던 제품이기도 합니다. 2011년 - 인텔 코어 i5-2500K 그리고 드디어 등장합니다. 아마 이 글에서 가장 많은 분이 기억하실 CPU가 아닐까 싶습니다. 인텔 코어 i5-2500K입니다. 제가 무려 10년 가까이 사용한 제품이기도 합니다. 4개의 코어와 4개의 스레드, 3.3GHz의 기본 작동 속도를 갖춘 샌디브리지 CPU였는데 무엇보다 오버클럭이 정말 잘 됐습니다. 4GHz를 넘겨 사용하는 경우가 흔했고 세팅에 따라 그보다 훨씬 높은 작동 속도로 사용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2500K를 구입한 뒤 몇 년이고 바꾸지 않는 사용자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그래픽카드는 몇 번이나 바꿨는데 CPU와 메인보드는 그대로인 시스템도 흔했습니다. 심지어 후속 CPU가 몇 세대나 나온 뒤에도 "아직 2500K면 충분합니다"라는 이야기가 커뮤니티에서 계속 나왔습니다. 너무 오래 버텨서 인텔 입장에서는 오히려 곤란했을 것이라는 농담까지 나올 정도였습니다. 판매량만 놓고 2011년 무조건 1위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국민 CPU'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제품 가운데 하나라는 점에는 많은 분이 공감하실 것 같습니다. 2012~2013년 - 인텔 코어 i5-3570 샌디브리지의 뒤를 이은 아이비브리지에서도 인기 CPU가 등장했습니다. 코어 i5-3570입니다. 이 제품은 단순히 기억에 의존할 필요도 없습니다. 2012년 하반기 다나와 리서치 자료를 보면 i5-3570은 당시 전체 CPU 시장에서 약 32%의 점유율을 기록했습니다. CPU 세 대 가운데 거의 한 대꼴이었던 셈이니 인기가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할 만합니다. 특별히 오버클럭을 하지 않아도 게임용 PC로 쓰기에 충분했고 가격과 성능의 균형도 좋았습니다. 오버클럭을 좋아하는 분들은 별도로 i5-3570K를 선택할 수도 있었습니다. 2500K가 워낙 강렬해서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약해 보이기도 하지만 실제 판매량을 놓고 보면 3570 역시 국민 CPU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었던 제품입니다. 2014~2015년 - 인텔 코어 i5-4690 마지막은 하스웰 리프레시 기반의 코어 i5-4690입니다. 이 시절 PC 견적을 맞춰본 분이라면 꽤 익숙한 이름일 겁니다. 게임용 PC 견적을 요청하면 i5-4690에 지포스 그래픽카드를 조합한 구성이 단골처럼 등장했습니다. 4개의 코어와 4개의 스레드, 3.5GHz의 기본 작동 속도에 최대 3.9GHz까지 올라가는 터보 부스트를 지원했습니다. 오버클럭에 관심이 있다면 이른바 '데빌스 캐니언'으로 불렸던 i5-4690K라는 선택지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하스웰 시스템 자체가 상당히 오래 사용됐습니다. 이후 스카이레이크와 DDR4 시대가 시작됐음에도 "게임 잘 돌아가는데 굳이 바꿀 필요 있나요?"라며 계속 사용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2026.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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