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잘 안보이는 동그란 박하사탕을 보면 가끔 어릴때 일어난 일들이 생각나곤 합니다.
어릴 적 추석 때 어르신들 심부름으로 막거리를 받으러 가게에 주전자 하나 달랑 들고 어린 동생과 함게 투덜거리며 가고 있었는데 바닥에 초록색 빛을 띈 무언가가 바람에 조금씩 흔들리며 있는게 보였죠.
가까이 가보니 접혀있던 만원짜리 지폐였습니다.
그 당시 선물상자가 3천원 하던 시대이니 만원이면 과자 파티를 할 수 있는 큰 돈이였죠.
동생과 저는 크게 환호를 하며 얼른 심부름을 마치고 먹고 싶은걸 사러 가자 신나하며 막걸리를 받아 어르신들께 드리니 무슨 좋은일이 있기에 그리 웃고 있냐며 웃으시며 용돈으로 천원씩을 더 주셨습니다.
처음엔 가기 싫던 심부름이 어느새 과자파티를 여러번 할 수 있는 돈이 수중에 생긴것이였죠.
동생과 저는 마을에 하나 있는 슈퍼마켓에 가서 평소에 잘 먹지 못한 과자와 탄산음료를 사들고 함박 웃음을 지으며 집에 오게 되었습니다.
저와 제 동생은 과자 먹을 생각에 즐거워만 했지 다른건 생각하지 못한 어린 시절…
그 모습을 보시던 할아버지께선 우리를 불러 “명절에 온갖 맛잇는 음식이 다 있는데 이 귀한 돈으로 과자를 많이 샀냐!”며 호통을 치셨죠.
그저 우연히 얻은 돈으로 먹고싶은걸 샀을 뿐인데 우리는 왜 혼나는지 몰랐고 억울해 하고 있을 때
할머니께서 작은 방에 무언가를 숨기듯이 들고 들어가시는 걸 보게 되었습니다.
전 할아버지께 혼나 슬프다는걸 말씀드리러 작은방에 따라 갔을 때 할머니가 숨기시려는 물건이 무엇인지를 보게 되었고, 그게 동그란 박하사탕이였던걸 알게 되었죠.
그 박하사탕은 손주들 오면 주기위해 밭 일을 도우시며 힘들게 모은 돈으로 사게 되셨고, 그걸 먹고 즐거워할 손주들 모습을 생각하셨을텐데 손주들은 그 사탕보단 다른 과자에 더 관심을 보이고 좋아했으니 얼마나 마음이 아프셨을지….
추석만 되면 제사상에 오르는 그 동그란 박하사탕을 보면 가끔씩 떠오르는 추억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