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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코어 울트라7
GLP-1 주사제 들고 해외여행 갈 때 위고비·마운자로·젭바운드는 ‘짐’이 아니라 ‘온도 관리’ 필수 요즘 여행 짐을 싸는 풍경이 조금 달라졌다. 예전에는 여권, 보조배터리, 상비약, 멀티어댑터만 챙기면 됐다. 그런데 최근에는 여기에 하나가 더 들어간다. 위고비, 마운자로, 젭바운드 같은 GLP-1 계열 주사제. 체중 관리나 혈당 관리를 위해 매주 사용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해외여행이나 출장 때 요주의 주사제를 어떻게 들고 가야 하는지 고민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문제는 이들 주사제가 일반 알약처럼 아무 데나 넣어두면 되는 물건이 아니라는 점이다. 하지만 알아야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비행기에는 들고 탈 수 있다. 하지만 온도 관리는 생각보다 중요하다. 위고비는 냉장 보관 기준이 2~8℃이고, 필요할 경우 개봉 전 원래 상자에 둔 상태로 8~30℃에서 최대 28일까지 보관할 수 있다. 단, 얼리면 안 되고 빛과 고온 노출도 피해야 한다. 마운자로와 젭바운드도 기본 보관 온도는 2~8℃다. 단회용 펜이나 바이알은 필요 시 30℃ 이하에서 최대 21일까지 냉장 없이 보관할 수 있지만, 얼었거나 30℃를 넘는 환경에 노출됐다면 사용을 피해야 한다. 그러니까 무조건 “냉장고에 못 넣으면 큰일”까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대충 가방에 넣어도 되겠지”라는 생각은 경계해야 한다. 결정적으로 이들 약들은 눈으로 상했는지 바로 알기 어렵다. 여간해서는 상하지 않고, 안의 공기방울 여부에 따라 구분도 가능하다. 공기방울이 없다면 그건 상한거다. 하지만 음식처럼 냄새가 나거나 색이 확 변하는 게 아니며, 보관 실패가 약효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찝찝한 부분이다. 왜 위탁수하물이 아니라 기내 반입이어야 하나 GLP-1 주사제를 여행 가방에 넣을 때 가장 먼저 기억할 원칙은 하나다. 수화물로 부치는 짐이 아니라, 손에 들고 타는 짐. 무엇보다 위탁수하물은 변수가 많다. 짐이 늦게 나오거나 분실될 수도 있고, 온도 관리도 내가 확인할 수 없다. 특히 약품은 “잠깐 얼었다가 녹으면 괜찮겠지”가 통하지 않는다. 위고비·마운자로·젭바운드 모두 얼리지 말라고 명시되어 있고, 얼었던 제품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공항 보안검색도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다. 미국 TSA 기준으로 의료상 필요한 액체·젤·에어로졸은 일반 액체류 100mL 제한과 별도로 합리적인 양의 반입이 허용되며, 검색대에서 따로 신고하면 된다. 냉각용 아이스팩이나 젤팩도 의료 목적이면 함께 검색을 받을 수 있다. 물론 나라마다 공항 보안 분위기는 다르다. 그래서 가장 좋은 방식은 약을 원래 포장 그대로 가져가고, 영문 처방전이나 진단서, 약품명이 적힌 서류를 함께 챙기는 것이다. 꼭 요구받지 않더라도, 설명해야 할 일이 생겼을 때 말보다 서류가 빠르다. 짧은 여행과 긴 여행은 준비가 다르다 2~3시간짜리 가까운 여행이라면 너무 과한 장비까지는 필요 없을 수 있다. 원래 박스에 넣은 주사제를 작은 보냉 파우치에 담고, 아이스팩이 직접 닿지 않게 천이나 완충재로 분리하면 된다. 중요한 건 “차갑게 만들기”가 아니라 “얼지 않게, 과열되지 않게 유지하기”다. 하지만 장거리 비행은 이야기가 달라진다. 공항 도착 전 이동 시간, 체크인과 보안검색, 탑승 대기, 비행시간, 입국심사, 숙소 이동까지 합치면 실제로 약이 냉장고 밖에 있는 시간은 생각보다 길다. 비행시간만 7시간이라고 해도 전체 이동 시간은 12시간을 넘기기 쉽다. 이럴 때는 보냉 파우치, 젤 아이스팩, 작은 디지털 온도계를 같이 준비하는 편이 낫다. 온도계는 별것 아닌 것 같지만 꽤 유용하다. 실제 온도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아이스팩을 쓴다면 약과 직접 맞닿게 두지 않는 게 좋다. 냉기를 오래 유지하려다 오히려 약이 얼어버리면 최악이다. 약은 지퍼백이나 원래 박스에 넣고, 아이스팩과는 수건·파우치·칸막이로 한 번 분리해두는 식이 안전하다. 호텔 냉장고는 믿되, 맹신하지 말자 여행지에 도착하면 또 다른 변수가 나온다. 바로 숙소 냉장고다. 호텔 객실 냉장고는 우리가 생각하는 “약품 보관용 냉장고”가 아니다. 어떤 곳은 음료를 살짝 시원하게 만드는 정도고, 어떤 곳은 문을 열어보면 사실상 미지근하다. 반대로 냉각판 근처에 두면 일부 구역이 너무 차가워져 약이 얼 위험도 있다. 그래서 숙소에 도착하면 먼저 냉장고 상태를 확인하는 게 좋다. 가능하면 약을 냉장고 문쪽이나 냉각판 바로 앞에 두지 말고, 원래 상자에 넣은 채 중앙부에 보관한다. 카드키를 빼면 객실 전원이 꺼지는 구조인지도 확인해야 한다. 일부 숙소는 외출 중 냉장고 전원이 꺼지거나 약해질 수 있다. 불안하면 프런트에 요청하는 방법도 있다. “의료용 주사제를 냉장 보관해야 한다”고 말하면 호텔 전용 냉장고에 보관해주거나, 얼음 버킷을 제공해주는 경우가 있다. 다만 얼음에 직접 약을 넣는 것은 피해야 한다. 물이 새거나, 국소적으로 얼어버릴 수 있다. 약은 방수 지퍼백에 넣고, 얼음은 별도 공간에 둔 뒤 보냉 구조를 만드는 정도가 현실적이다. 여행 전 체크리스트 첫째, 약은 원래 포장 그대로. 박스에 약품명과 성분, 용량이 적혀 있으면 검색대나 현지에서 설명하기 훨씬 쉽다. 위고비와 마운자로·젭바운드 모두 빛을 피하기 위해 원래 상자 보관이 권장된다. 둘째, 영문 처방전 또는 영문 복약 확인서. 공항에서 반드시 확인한다는 뜻은 아니지만, 한개 정도는 신경도 안쓰지만, 여러개를 챙겨갈 경우엔 든든한 보험이다. 셋째, 기내 반입. 분실과 온도 변수를 줄이려면 위탁수하물은 피하는 게 맞다. TSA도 당뇨 관련 약품과 의료용 액체·젤팩은 보안검색 후 기내 반입이 가능하다고 안내한다. 넷째, 보냉 파우치와 온도계. 특히 더운 나라, 장거리 비행, 환승 일정이라면 체감상 필수에 가깝다. 다섯째, 목적지 규정 확인. 개인 사용 목적의 처방약이라도 국가별 반입 기준은 다를 수 있다. 여행 전 항공사와 목적지 세관·보건당국 안내를 확인하는 습관이 좋다. 많은 사람들이 주사제를 들고 여행할 때 “무조건 차갑게”만 생각한다. 그런데 실제로 중요한 건 일정한 온도 범위 안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너무 뜨거워도 문제고, 얼어도 문제다. 햇볕 드는 차 안에 두는 것도 안 되고, 아이스팩에 직접 붙여 얼리는 것도 피해야 한다. 냉장 보관이 기본이지만, 제품별로 허용되는 실온 보관 기간이 있으니 여행 일정에 맞춰 현실적으로 준비하면 된다. 위고비는 8~30℃에서 최대 28일, 마운자로와 젭바운드 단회용 제품은 30℃ 이하에서 최대 21일이라는 여유가 있다. 하지만 이건 “아무렇게나 보관해도 된다”는 뜻이 아니라, 온도와 빛, 동결을 피했을 때의 기준으로 이해하는 게 맞다. 해외여행은 설레는 일이지만, 약을 쓰는 사람에게는 작은 관리가 필요하다. 그래도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다. 원래 포장, 영문 처방전, 기내 반입, 보냉 파우치, 숙소 냉장고 확인. 이 다섯 가지만 기억해도 대부분의 상황은 꽤 안전하게 넘길 수 있다. GLP-1 주사제는 짐처럼 다루면 안 되는 약이다. 여권 챙기듯, 보조배터리 챙기듯, 이제는 온도까지 챙기는 준비가 필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2026.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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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17길 15 솔직한우 용산점 솔직한우 Pick 세트(450g) 고민 없이 즐기는 2~3인용 추천 한우 450g, 지금 20% 할인 가격으로 만나보세요! 140,000원 솔직한우 Pick 세트(900g) 고민 없이 즐기는 5~6인용 추천 한우 900g, 지금 20% 할인 가격으로 만나보세요! 280,000원 솔직한우 구이 메뉴 한 상 차림 1+등급부터 1++(9)등급까지 39가지 부위를 직접 골라 즐기는 특별한 한 상 차림 ! 3,000원 (런치메뉴) 한우 고기 곰탕 뽀얗게 우려낸 한우 사골 육수와 큼직한 고기의 만남! 10,900원 (런치 메뉴) 한우 육회 비빔밥 한번만 먹어 본 사람은 없다는 솔직한우 best 식사메뉴 생육회와 신선한 야채의 조화 12,800원 (런치 메뉴) 한우 소 한마리탕 소 한마리의 다양하고 맛있는 부위만 골라 담은 소 뼈를 우려낸 깊고 진한 국물의 보양식 15,800원 오랜만에 동기를 만나 그간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시기가 시기인만큼 다들 어려운 환경에서 생존을 걱정하는 건 매한가지 였습니다. 저는 오래전 권고사직으로 먼저 조직에서 나왔고, 그 덕에 홀로 서는 방법을 체득했기에 그 암담함이 느껴졌습니다. 모임 장소는 용산 솔직한우 입니다. 룸으로 된 한우 집이구요. 가격은 단가가 낮지는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퀄리티는 최상급이구요. 귀한 손님을 모셔야 하거나 조용히 이야기 하며 식사가 필요하다면 추천합니다.
2026.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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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루룩 짭짭, 한국인의 소울푸드 라면 이야기 배고픈 한 끼에서 세계가 찾는 K-푸드가 되기까지 어릴 적 만화 아기공룡 둘리를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자동으로 흥얼거리게 되는 노래가 있다. “후루룩 짭짭, 후루룩 짭짭, 맛 좋은 라면.” 이 짧은 가사가 참 묘하다. 라면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안다. 라면은 그렇게 먹는 음식이다. 젓가락으로 꼬불꼬불한 면발을 들어 올리고, 뜨거운 김을 후 불어가며 후루룩 들이키고, 마지막엔 얼큰한 국물 한 숟가락으로 입안을 정리한다. 그런데 라면의 진짜 마지막은 따로 있다. 면을 다 먹은 뒤 남은 국물에 찬밥을 말아 넣는 순간이다. 그때 라면은 인스턴트 음식이 아닌 한 끼 식사가 된다. 김치 한 조각만 있으면 된다. 거창한 반찬도 필요 없다. 뜨거운 국물, 불그스름하게 물든 밥알, 젓가락 끝에 걸리는 김치 한 점. 그 조합 앞에서는 산해진미도 잠시 밀린다. 라면은 그렇게 한국인의 부엌 한구석에 늘 대기하고 있는 음식이다. 돈이 없을 때, 시간이 없을 때, 속이 허할 때, 술 마신 다음 날, 비 오는 밤, 야근 끝난 새벽, 시험공부 하던 날, 군대에서 PX 다녀온 날, 한강에서 바람 맞던 날까지. 라면은 음식이면서 동시에 기억이다. 라면은 어디서 시작됐을까 한국인이 라면을 워낙 자연스럽게 먹다 보니 가끔 착각하게 된다. “라면은 원래 한국 음식 아닌가?” 지금의 인스턴트 라면은 일본에서 시작됐다고 보는 게 일반적이다. 1958년 일본 닛신식품의 안도 모모후쿠가 만든 ‘치킨라멘’이 현대식 인스턴트 라면의 출발점으로 꼽힌다. 전쟁 이후 식량난을 겪던 시절, 뜨거운 물만 있으면 간단히 먹을 수 있는 면 요리를 만든 것이다. 한국 라면은 그보다 조금 늦게 등장했다. 1963년 9월 15일, 삼양식품이 국내 최초의 라면인 삼양라면을 출시하면서 한국 라면의 역사가 시작됐다. 하지만 처음부터 잘 팔린 건 아니었다. 지금이야 라면 봉지를 보면 당연히 먹는 음식이라고 생각하지만, 당시 사람들에게 꼬불꼬불하게 튀겨진 면은 꽤 낯선 물건이었다. 쌀밥을 먹어야 제대로 한 끼를 먹었다고 생각하던 시절이었으니, 밀가루로 만든 인스턴트 면이 곧바로 환영받기는 어려웠다. 라면이 본격적으로 자리 잡은 배경에는 시대 상황이 있었다. 쌀이 부족하던 시절, 정부는 밀가루 음식을 장려했고, 라면은 값싸고 빠르게 배를 채울 수 있는 음식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여기에 국물 음식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입맛이 더해졌다. 일본에서 들어온 인스턴트 면은 한국에 와서 전혀 다른 음식이 됐다. 더 맵고, 더 얼큰하고, 더 국물 중심적인 음식으로 변했다. 여기에 김치, 계란, 파, 고춧가루, 찬밥이 붙으면서 한국식 라면 문화가 만들어졌다. 발명은 일본이 했을지 몰라도, 라면을 인생 음식으로 만든 건 한국인에 가깝다. 배고픔의 음식에서 추억의 음식으로 라면은 처음부터 별미가 아니었다. 출발은 배고픔이었다. 먹을 것이 넉넉하지 않던 시절, 라면은 값싸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고마운 음식이었다. 뜨거운 물과 냄비만 있으면 됐다. 시간이 오래 걸리지도 않았다. 김치찌개나 된장찌개를 끓일 여유가 없을 때, 쌀이 부족할 때, 라면 한 봉지는 꽤 든든한 해결책이었다. 그래서 라면에는 묘한 애환이 있다. 누군가에게 라면은 가난의 기억이다. 누군가에게는 자취방의 첫 끼다. 누군가에게는 군대에서 몰래 먹던 야식이다. 누군가에게는 엄마가 늦게 오던 저녁, 형제끼리 나눠 먹던 냄비다. 누군가에게는 월급 전날 버티게 해준 마지막 식량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라면은 슬프기만 한 음식이 아니다. 힘들 때 먹었던 음식인데, 시간이 지나면 그리워진다. 돈이 없어서 먹던 음식인데, 돈이 생긴 뒤에도 가끔 일부러 끓인다. 이게 라면의 이상한 힘이다. 가난했던 기억마저 따뜻하게 만들어버린다. 왜 분식집 라면은 집 라면보다 맛있을까 라면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왜 집에서 끓이면 그 맛이 안 나지?” 분식집 라면이 맛있는 이유는 대체로 단순하다. 강한 화력, 얇은 냄비, 빠른 조리, 그리고 망설임 없는 손맛. 라면은 오래 끓일수록 맛있어지는 음식이 아니다. 오히려 타이밍이 생명이다. 물이 팔팔 끓을 때 면과 스프가 들어가고, 면이 풀리기 시작할 때 적당히 뒤집어주고, 너무 익기 전에 불을 꺼야 한다. 그런데 집에서는 이게 은근히 어렵다. 계란을 넣을까 말까 고민하고, 파를 찾고, 김치를 꺼내고, 그 사이 면은 조금씩 불어간다. 분식집 라면은 그런 고민이 없다. 그냥 빠르게 끓이고 빠르게 낸다. 그래서 맛있다. 둘리 노래에는 “라면은 구공탄에 끓여야 맛있다”는 감성이 담겨 있지만, 실제로는 구공탄보다 중요한 건 화력이다. 뜨거운 불에서 짧고 강하게 끓인 라면이 확실히 맛있다. 라면 조리법에도 각자의 공식이 있다. 스프 먼저 넣는 사람. 면 먼저 넣는 사람. 계란을 풀어야 한다는 사람. 계란은 절대 풀면 안 된다는 사람. 면을 들었다 놨다 해야 한다는 사람. 찬물을 조금 넣어야 한다는 사람. 고춧가루를 추가해야 진짜라는 사람. 라면 하나 끓이는 데도 파벌이 갈린다. 하지만 라면 맛의 핵심은 결국 하나다. 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끓였을 때 가장 맛있다. 남이 보기엔 대충 끓인 라면이어도, 내 입에 맞으면 그게 정답이다. 한국 라면은 왜 이렇게 매워졌을까 한국 라면의 정체성은 국물에 있다. 일본 라멘이 육수와 생면의 조합이라면, 한국 라면은 봉지 안에 들어 있는 분말스프 하나로 세계관이 완성된다. 그 작은 스프 봉지 안에 짠맛, 매운맛, 감칠맛, 향이 다 들어 있다. 초기 라면은 지금처럼 맵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한국 라면은 점점 얼큰하고 자극적인 방향으로 발전했다. 신라면, 안성탕면, 진라면, 열라면, 불닭볶음면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보면 한국 라면의 역사는 결국 매운맛의 진화라고 봐도 된다. 한국 사람들은 라면을 단순히 면으로만 먹지 않는다. 김치와 먹고, 계란을 풀고, 파를 넣고, 청양고추를 넣고, 콩나물을 넣고, 치즈를 올리고, 떡을 넣고, 만두를 넣고, 마지막엔 밥을 만다. 라면은 완성품이면서 동시에 미완성품이다. 그 자체로도 먹을 수 있지만, 뭘 넣느냐에 따라 계속 다른 음식이 된다. 그래서 라면은 한국인에게 유난히 사랑받는다. 각자 자기만의 라면이 있기 때문이다. 컵라면, 자취방, 편의점, 한강 라면 문화에서 컵라면을 빼놓을 수 없다. 컵라면은 라면을 냄비에서 해방시켰다. 뜨거운 물만 있으면 어디서든 먹을 수 있다. 학교 매점, 편의점, PC방, 고속도로 휴게소, 군대 PX, 등산 후 정상 근처, 야근 중 사무실. 컵라면은 한국인의 이동식 부엌이다. 특히 편의점 컵라면 문화는 거의 하나의 장르가 됐다. 컵라면 하나, 삼각김밥 하나, 바나나우유 하나. 이 조합으로 버틴 청춘들이 꽤 많을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한강라면도 빼놓을 수 없다. 편의점에서 은박 용기를 꺼내 즉석 조리기에 올려놓고, 물이 끓기 시작하면 면이 서서히 풀린다. 바람은 살짝 차고, 강 건너 불빛은 반짝이고, 돗자리 위에서는 누군가 웃고 있다. 사실 맛만 놓고 보면 집에서 끓인 라면이 더 나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한강의 공기와 야경이 들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라면은 장소를 먹는 음식이기도 하다. 집에서 먹는 라면, 편의점에서 먹는 라면, 산에서 먹는 라면, 바닷가에서 먹는 라면, 술 마신 다음 날 먹는 라면은 전부 다른 음식이다. 같은 봉지라도 상황이 바뀌면 맛이 바뀐다. 라면은 그래서 오래 살아남았다. 라면은 건강에 나쁠까 라면 이야기를 하면 반드시 따라오는 질문이 있다. “라면, 몸에 안 좋은 거 아니야?” 솔직히 말하면 라면은 완벽한 건강식은 아니다. 나트륨이 많고, 튀긴 면은 지방도 있다. 국물까지 전부 마시면 염분 섭취가 꽤 높아질 수 있다. 늦은 밤에 먹고 바로 자면 다음 날 얼굴이 붓는 것도 괜한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라면을 무조건 독극물처럼 볼 필요도 없다. 라면 한 봉지의 열량은 대략 400~500kcal 정도다. 라면 하나만 먹으면 오히려 한 끼 식사로는 조금 부족할 수도 있다. 문제는 여기에 밥을 말고, 김치를 많이 먹고, 국물을 다 마시고, 야식으로 자주 먹을 때다. 라면을 조금 더 건강하게 먹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스프를 조금 덜 넣고, 국물을 다 마시지 않고, 계란이나 두부로 단백질을 보충하고, 파·콩나물·버섯 같은 채소를 넣고, 가능하면 너무 늦은 시간에는 자주 먹지 않는 것. 맛은 조금 양보해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라면을 오래 사랑하려면 이 정도 타협은 필요하다. 요즘 라면도 많이 변했다. 예전에는 대부분 튀긴 면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건면, 저염 제품, 비건 라면, 프리미엄 라면, 지역 맛을 살린 라면까지 종류가 다양해졌다. 라면은 여전히 인스턴트 음식이지만, 더 이상 “싸고 빠른 음식” 하나로만 설명하기 어려워졌다. 우지파동, 라면이 겪은 가장 큰 상처 한국 라면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이 있다. 1989년의 우지파동이다. 당시 일부 라면업체가 공업용 우지를 사용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라면업계 전체가 큰 충격을 받았다. 이후 긴 법적 공방과 안전성 논란이 이어졌고, 결과적으로 업체들이 승소하며 사건은 마무리됐지만 이미 소비자들의 인식에는 큰 상처가 남았다. 이 사건은 단순한 식품 논란이 아니었다. 라면은 국민 음식이었다. 서민들이 가장 자주 먹는 음식이었다. 그만큼 신뢰가 흔들렸을 때 충격도 컸다. 하지만 라면은 살아남았다. 제조 방식은 바뀌었고, 업체들은 더 신중해졌고, 소비자들의 눈도 더 까다로워졌다. 그리고 라면은 다시 한국인의 식탁으로 돌아왔다. 어떻게 보면 라면의 생명력은 참 라면답다. 한 번 눌리고 식어도, 뜨거운 물을 만나면 다시 살아난다. 한국 라면은 이제 세계가 먹는다 예전의 라면은 한국 안에서 먹는 음식이었다. 이제는 아니다. 신라면은 오래전부터 한국 매운맛의 대표 선수였고, 불닭볶음면은 유튜브 챌린지와 K-콘텐츠 열풍을 타고 세계적인 히트 상품이 됐다. 해외 마트에 가면 한국 라면 코너가 따로 있는 곳도 많아졌다. 한국 드라마 속 주인공이 냄비째 라면을 먹는 장면은 외국인에게도 익숙한 풍경이 됐다. 라면은 이제 K-푸드의 중요한 축이다. 김치, 불고기, 비빔밥처럼 전통 음식은 아니지만, 오히려 현대 한국인의 생활을 더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음식일지도 모른다. 한국인의 빠른 일상, 야근 문화, 편의점 문화, 매운맛 취향, 혼밥 문화, 가성비 감각이 라면 한 봉지 안에 들어 있다. 예전에는 일본에서 기술을 들여와 라면을 만들었다. 이제는 세계가 한국 라면을 사 간다. 역사가 이렇게 돌아왔다. 라면은 왜 소울푸드인가 라면이 소울푸드인 이유는 고급스러워서가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너무 평범해서다. 라면은 대단한 요리가 아니다. 냄비 하나, 물, 봉지 하나면 된다. 그런데 이상하게 사람을 위로한다. 돈 없던 자취방에서 먹던 라면. 친구들과 밤새 놀고 끓여 먹던 라면. 엄마 몰래 야식으로 끓여 먹던 라면. 비 오는 날 창문 열어놓고 먹던 라면. 아픈 날 입맛 없는데도 겨우 먹던 라면. 월급 전날 버티게 해준 라면. 라면은 늘 화려한 날보다 애매한 날에 더 가까이 있었다. 뭔가 부족한 날, 조금 외로운 날, 지갑이 가벼운 날, 몸이 피곤한 날. 그래서 라면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이 아니라, 사람의 빈틈을 채워주는 음식이다. 결정적으로 라면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비싼 레스토랑 예약도 필요 없고, 조리 기술도 필요 없다. 대학생도, 직장인도, 군인도, 아빠도, 엄마도, 혼자 사는 사람도, 야근하는 사람도 똑같은 냄비 앞에 선다. 물이 끓고, 스프를 넣고, 면을 넣고, 3~4분을 기다린다. 그 짧은 시간 동안 사람은 이상하게 마음이 놓인다.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 사실 라면은 배고픔에서 출발했다. 당시에는 모두가 가난했다. 값싸게 배를 채우기 위한 음식이 필요했다. 물론 초기의 그러한 라면 조차도 먹기 힘들 정도로 가난했다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라면은 한국인의 추억, 취향, 야식, 해장, 자취, 캠핑, 편의점, 한강, 세계화까지 모두 품은 음식이 됐다. 라면은 완벽한 음식은 아니다. 나트륨도 많고, 자주 먹으면 건강 걱정도 된다. 하지만 완벽하지 않아서 더 사람 같다. 가끔은 대충 끓여도 맛있고, 가끔은 계란 하나로 사치가 되고, 가끔은 찬밥 한 덩이로 한 끼가 완성된다. 그리고 어느 밤, 문득 배가 출출해질 때 우리는 또다시 부엌으로 간다. 냄비를 꺼내고, 물을 붓고, 봉지를 뜯는다. 라면은 그렇게 오늘도 끓는다. 후루룩. 짭짭. 별것 아닌데, 이상하게 맛있는 음식. 가난한 한 끼였고, 청춘의 야식이었고, 이제는 세계가 먹는 K-푸드가 된 음식. 라면은 한국인의 가장 뜨거운 소울푸드다.
2026.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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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아빠차, 기아 카니발 이야기 어쩌다 고속도로 위의 과학이 되었나 대한민국에서 “아빠차”라는 말을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차가 있다. 제네시스? 팰리세이드? 쏘렌토? 물론 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진짜 원조급 아빠차를 꼽으라면 결국 이 차를 빼기 어렵다. 기아 카니발. 카니발은 참 묘한 차다. 누군가에게는 아이 셋 키우는 집의 구원투수이고, 누군가에게는 캠핑 장비를 실어 나르는 이동식 창고다. 또 누군가에게는 부모님 병원 모시고 가는 효도차이고, 누군가에게는 연예인·기업 의전용으로 쓰이는 움직이는 대기실이다. 한 차가 이렇게 여러 얼굴을 갖는 경우도 드물다. 그런데 더 재미있는 건, 카니발이 단순히 “좋은 패밀리카”로만 기억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족을 위해 태어난 차인데, 어느 순간 고속도로와 커뮤니티에서 욕도 꽤 먹는 차가 됐다. 아빠들의 현실 드림카이자, 도로 위 여론의 샌드백. 그게 지금 카니발의 이상한 위치다. IMF 시절에 등장한 가족용 드림카 카니발의 시작은 1998년이다. 시점이 꽤 상징적이다. 대한민국이 IMF 외환위기를 지나던 시절이었다. 금 모으기 운동, 구조조정, 실직, 맞벌이, 가족 부양의 압박이 한꺼번에 몰려오던 때였다. 그 시절의 아버지와 어머니들은 지금보다 훨씬 직접적으로 “가족을 먹여 살린다”는 무게를 짊어지고 살았다. 낮에는 회사, 밤에는 부업, 주말에는 가족 챙기기. 자기 취미나 여유보다 가족이 먼저였던 시대다. 그런 시기에 등장한 카니발은 단순한 신차가 아니었다. 승합차처럼 사람을 많이 태울 수 있는데, 스타렉스처럼 일하는 차 느낌만 있는 것도 아니었다. 세단보다 넓고, SUV보다 실용적이고, 승합차보다 승용차에 가까웠다. 쉽게 말해, 한국 가족 구조에 너무 잘 맞았다. 부모님 모시고, 아이들 태우고, 명절에 이동하고, 주말에 근교 나들이 가고, 트렁크에 유모차와 장바구니와 아이들 짐을 때려 넣는 차. 카니발은 그 모든 상황에 꽤 현실적인 답이었다. 이름도 절묘했다. 카니발, 즉 축제. 엄청나게 빠른 차도 아니고, 폼 나는 스포츠카도 아니지만, 가족이 함께 이동하는 순간만큼은 그 자체가 작은 축제라는 의미로 읽을 수 있다. 그래서 카니발은 자동차라기보다 “가족 행사 장비”에 가까웠다. 어쩌다 카니발은 아빠차가 됐나 카니발이 국민 아빠차가 된 이유는 감성보다 현실에 가깝다. 첫째, 공간이다. 아이 하나일 때는 세단도 괜찮다. 아이 둘까지는 SUV로도 버틴다. 그런데 아이 셋이 되거나, 부모님까지 함께 타거나, 카시트와 유모차와 여행 짐이 동시에 들어가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때부터 차는 디자인보다 공간이 먼저다. 그 순간 카니발은 잔인할 정도로 설득력이 있다. 둘째, 슬라이딩 도어다. 이건 아이 키우는 집에서는 거의 치트키다. 좁은 주차장에서 아이가 문을 확 열어 옆 차를 찍을 걱정이 줄어든다. 아이를 안고 태우기도 편하다. 어르신들이 오르내리기도 쉽다. 일반 SUV의 여닫이문과 비교하면 생활 체감이 확실히 크다. 옵션표에서는 그저 전동 슬라이딩 도어지만, 부모 입장에서는 평화 유지 장치에 가깝다. 셋째, 9인승의 특권이다. 카니발 9인승은 조건만 맞으면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할 수 있다. 정확히는 9인승 이상 차량에 6명 이상이 탑승해야 한다. 그러니까 7인승 카니발은 6명이 타도 안 되고, 9인승이라도 5명만 타면 안 된다. 이 조건은 카니발의 이미지를 크게 키웠다. 명절 고속도로에서 옆 차선이 꽉 막혀 있는데, 우리 가족은 합법적으로 버스전용차로를 달릴 수 있다? 아이 셋 있는 집 입장에서는 이보다 현실적인 유혹이 없다. 넷째, 대안이 마땅치 않았다. 한국 시장에서 카니발과 정면으로 붙을 만한 국산 미니밴은 사실상 많지 않았다. 스타렉스나 스타리아는 상용차 이미지가 강했고, 수입 미니밴은 가격과 유지비에서 부담이 있었다. 결국 패밀리카를 고민하던 사람들은 돌고 돌아 같은 결론에 도착했다. “그냥 카니발 가자.” 이건 자동차의 우월함이라기보다 포지션의 승리다. 카니발은 잘 만든 차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빈자리를 너무 잘 차지한 차였다. 세대가 바뀌며 아빠차에서 현실 드림카로 초기 카니발은 실용차 이미지가 강했다. 크고, 넓고, 사람 많이 태우는 차. 그 정도였다. 하지만 세대가 바뀌면서 카니발은 점점 고급스러워졌다. 2세대 그랜드 카니발을 거치며 차체는 더 커졌고, 3세대 올 뉴 카니발부터는 디자인이 확 달라졌다. 이전의 둥글고 생활형 미니밴 느낌에서 벗어나 더 당당하고 세련된 패밀리카가 됐다. 이 시기부터 카니발은 단순히 “어쩔 수 없이 사는 차”가 아니라 “아빠들이 은근히 갖고 싶어 하는 차”가 됐다. 아이 때문에 산다고 하지만, 막상 옵션표를 보면 아빠가 더 신난다. 어라운드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전동 슬라이딩 도어, 프리미엄 사운드, 릴렉션 시트, 하이리무진. 가족을 핑계로 살 수 있는 합법적 대형 장난감이 된 것이다. 특히 하이리무진은 카니발의 이미지를 한 단계 더 밀어 올렸다. 연예인 밴, 기업 의전차, 골프장 이동차, 장거리 출장용 차량으로 쓰이면서 “카니발 = 가족차”에 “카니발 = 이동식 VIP룸”이라는 이미지까지 붙었다. 이쯤 되면 카니발은 그냥 미니밴이 아니다. 대한민국식 생활형 럭셔리다. 카니발 하이브리드, 마지막 약점을 건드리다 카니발의 오랜 약점은 연비와 소음이었다. 덩치가 크고 무거우니 연비가 좋기 어렵고, 디젤 모델은 특유의 진동과 소음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가족차로는 좋은데, 도심 주행이 많으면 기름값과 정숙성이 늘 아쉬웠다. 그래서 하이브리드 모델의 등장은 꽤 큰 사건이었다. 1.6 터보 하이브리드는 카니발의 약점을 정확히 찔렀다. 도심 주행에서 연비 부담을 줄이고, 디젤 특유의 소음과 진동에서도 한결 자유로워졌다. 아이 등하원, 출퇴근, 주말 나들이를 모두 한 차로 해결해야 하는 집이라면 하이브리드의 매력은 꽤 크다. 물론 아쉬움도 있다. 덩치 생각하면 연비는 제법 잘 나오는 편이지만, 친환경차 세제 혜택 기준에는 아슬아슬하게 못 미친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말이 많았다. 좋긴 좋은데, 딱 한 끗이 모자란 느낌. 이 부분도 참 카니발답다. 그래도 시장의 반응은 확실했다. 카니발 하이브리드는 기존 카니발의 가장 현실적인 단점을 보완한 모델이다. 조용하고, 넓고, 기름 덜 먹는 아빠차. 이 조합은 한국 시장에서 안 팔리기가 어렵다. 그래서 카니발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차가 됐다. 패밀리카 고민하다가 마지막에 다들 하는 말. “이럴 거면 그냥 카니발이지.” 하지만 카니발의 그림자도 짙어졌다 카니발은 가족을 위해 태어난 차다. 그런데 어느 순간 도로 위에서는 전혀 다른 이미지도 갖게 됐다. 큰 차체로 바짝 붙는 운전, 방향지시등 없이 밀고 들어오는 차선 변경, 버스전용차로 얌체 주행, 과한 튜닝, 위협적으로 느껴지는 주행 습관. 이런 장면들이 쌓이면서 일부 카니발 운전자는 커뮤니티에서 조롱의 대상이 됐다. 물론 카니발 차주 전체의 문제는 아니다. 차가 많이 팔리면 좋은 운전자도 많고, 이상한 운전자도 많다. 도로에 많이 보이는 차일수록 나쁜 사례도 더 쉽게 눈에 띈다. 그런데 카니발은 덩치가 크다. 큰 차가 난폭하게 움직이면 위협감이 훨씬 크다. 같은 끼어들기라도 작은 차가 하면 “왜 저러지” 정도인데, 카니발이 하면 “밀고 들어오네”가 된다. 여기에 버스전용차로 이슈가 더해졌다. 규정대로 9인승 이상 차량에 6명 이상이 타면 합법이다. 하지만 혼자 타거나 인원이 부족한데도 전용차로를 타는 얌체 사례가 생기면서 이미지가 나빠졌다. 카니발은 원래 가족을 편하게 태우라고 만든 차다. 그런데 그 넓은 차체와 혜택이 일부 운전자에게는 도로 위 권력처럼 쓰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 불쾌해한다. 스포츠카가 시끄러우면 “원래 저런 차인가 보다” 하고 넘기기도 한다. 그런데 카니발이 난폭하게 움직이면 반응이 다르다. “애들 태우고 저러나?” 이 한마디가 카니발의 불명예를 설명한다. 차는 죄가 없다, 문제는 운전대다 사실 차가 무슨 죄가 있겠나. 카니발 자체는 한국 시장에 정말 잘 맞는 차다. 공간, 실용성, 옵션, 가격 경쟁력, 유지 접근성까지 생각하면 이만한 패밀리카가 흔치 않다. 문제는 운전대 잡은 사람이다. 카니발이 나쁜 차가 된 게 아니라, 일부 운전자가 카니발의 이미지를 그렇게 만들었다. 가족을 위해 만든 넓은 실내가 때로는 과시용 덩치가 되고, 합법적으로 쓰라고 준 버스전용차로 혜택이 얌체 운전의 핑계가 되고, 편하게 타라고 만든 큰 차체가 도로 위 압박감으로 쓰일 때가 있다. 일부 운전자가 만든 난폭운전 이미지, 버스전용차로 얌체 논란, 거대한 차체에서 오는 위압감은 이제 카니발이 감당해야 할 그림자가 됐다. 그래서 카니발은 억울한 차다. 좋은 아빠 만나면 최고의 가족차고, 이상한 아빠 만나면 고속도로 빌런이 된다. 그래도 카니발은 계속 팔릴 것이다 욕을 먹어도 카니발은 팔린다. 왜냐하면 대안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아이 셋 있는 집에 “그냥 세단 타세요”라고 할 수 없다. 부모님 모시고 다니는 집에 “작은 SUV도 충분해요”라고 말하기 어렵다. 캠핑 짐, 유모차, 카시트, 장거리 여행, 명절 이동을 한 번이라도 겪어본 사람은 안다. 카니발은 허세가 아니라 필요인 경우가 많다. 게다가 지금의 카니발은 예전처럼 투박한 미니밴이 아니다. 디자인은 SUV처럼 단단해졌고, 실내는 훨씬 고급스러워졌고, 하이브리드까지 들어오며 약점도 줄었다. 7인승은 편하고, 9인승은 실속 있고, 하이리무진은 의전까지 가능하다. 한 차종 안에 너무 많은 욕망을 담고 있다. 가족차, 캠핑차, 회사차, 의전차, 장거리차, 버스전용차로 욕망까지. 이 정도면 차라기보다 대한민국 생활 양식의 압축판이다. 아빠의 자부심이자, 아빠의 숙제 카니발은 대한민국 아빠들의 현실을 많이 닮았다. 멋있고 싶지만 실용적이어야 하고, 혼자 타고 싶지만 가족을 태워야 하고, 빠르게 가고 싶지만 안전해야 하고, 가끔은 폼도 잡고 싶지만 결국 짐을 실어야 한다. 즉, 좋은 아빠가 타면 대한민국 최고의 가족차. 이상한 아빠가 타면 도로 위 거대한 민폐 상자. 6명 태우고 규정 지키면 버스전용차로의 합법적 승자. 혼자 타고 밀고 들어가면 그냥 움직이는 민폐 덩어리. 그래도 어쩌겠나. 아이 셋, 유모차 하나, 카시트 두 개, 캠핑 박스 세 개, 장모님까지 모셔야 하는 순간이 오면 사람은 결국 현실과 타협한다. 그리고 그 현실의 끝에는 대체로 이 차가 서 있다. 기아 카니발. 대한민국 아빠의 공간이자, 고속도로 여론의 샌드백이며, 좋게 타면 가족의 안식처, 나쁘게 타면 욕먹기 딱 좋은 덩치 큰 미니밴. 웃기지만, 이만큼 한국적인 차도 드물다.
2026.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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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지로버, 진흙탕에서 태어나 호텔 정문으로 간 SUV SUV라는 단어가 이제는 너무 흔해졌다. 요즘은 마트 주차장만 가도 SUV가 넘친다. 소형 SUV, 쿠페형 SUV, 전기 SUV, 패밀리 SUV, 럭셔리 SUV까지 종류도 끝이 없다. 그런데 이 많은 SUV들 사이에서도 유독 따로 노는 차가 하나 있다. 레인지로버. 그냥 비싼 SUV라기보다, 어딘가 이상한 위치에 있다. 오프로드를 잘 달리는 차인데 실내는 고급 세단처럼 꾸며져 있고, 산길을 올라갈 수 있는 차인데 호텔 발렛존에 세워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진흙탕을 빠져나온 뒤 그대로 고급 리조트 입구에 서도 품위가 죽지 않는 차. 레인지로버의 정체성은 딱 그 지점에서 시작된다. 한마디로 말하면, 작업복을 입은 귀족 같은 차다. 시작은 럭셔리가 아니라 ‘불편함에 대한 반항’이었다 레인지로버가 처음부터 지금처럼 조용하고, 넓고, 비싸고, 의전차 같은 SUV였던 것은 아니다. 레인지로버가 등장하기 전 랜드로버의 대표 모델들은 지금의 디펜더 조상쯤 되는 차들이다. 농장, 군대, 공사 현장, 험지에서 쓰기 위한 도구에 가까웠다. 튼튼하고 잘 달렸지만 편안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실내는 투박했고, 승차감은 단단했고, 정숙성은 기대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1960년대 후반이 되면서 자동차를 쓰는 방식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고속도로가 늘고, 장거리 이동이 많아지고, 여가와 레저 문화가 커졌다. 사람들은 더 이상 “험지만 잘 가는 차”만 원하지 않았다. 평소에는 편하게 타고, 멀리 갈 때는 안정적이고, 필요하면 산길과 진흙길도 가는 차. 당시 기준으로는 꽤 욕심 많은 요구였다. 고급 세단은 편했지만 험지를 못 갔고, 오프로더는 험지를 잘 갔지만 일상에서는 불편했다. 이 둘을 한 차에 넣겠다는 발상은 지금 보면 당연해 보여도, 당시에는 꽤나 대담한 생각이었다. 레인지로버 개발을 이끈 인물로 알려진 찰스 스펜서 킹의 질문도 여기서 출발한다. “왜 오프로드 차량은 꼭 불편해야 하지?” 그 질문 하나가 훗날 럭셔리 SUV라는 장르의 씨앗이 됐다. 비밀 프로젝트 ‘벨라’, 그리고 1970년의 등장 초기 개발은 조용히 진행됐다. 프로토타입에는 ‘레인지로버’라는 이름도 붙지 않았다. 대신 벨라(Velar)라는 이름을 썼다. ‘숨기다’라는 의미를 담은 이름이었다고 알려져 있다. 지금은 레인지로버 벨라라는 모델명으로 다시 쓰이고 있지만, 원래는 정체를 감추기 위한 암호명에 가까웠다. 그리고 1970년, 마침내 1세대 레인지로버가 등장한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실내가 고급스럽다기보다 실용적이다. 바닥은 고무 매트였고, 물청소가 가능할 정도로 막 쓰는 느낌도 있었다. 하지만 당시 오프로더 기준으로는 굉장히 진보적이었다. 리프 스프링 대신 코일 스프링을 적용해 승차감을 개선했고, 풀타임 4륜구동으로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모두 고려했다. 여기에 V8 엔진까지 얹어 고속 주행 능력도 챙겼다. 즉, 레인지로버는 처음부터 “비싼 차”가 아니라 험지를 달릴 수 있으면서도 일상에서 탈 만한 차로 출발했다. 그런데 세상은 이 차를 조금 다르게 받아들였다. 편하고, 크고, 당당하고, 어디든 갈 수 있는 차. 상류층과 레저 문화가 이 차를 그냥 두지 않았다. 농장과 산길을 위한 실용적인 차는 점점 귀족의 별장, 사냥터, 리조트, 도심 고급가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레인지로버는 단순한 오프로더가 아니라, 험지를 두려워하지 않는 고급 이동 수단으로 이미지가 바뀌어 갔다. 세대를 거치며 ‘왕좌’가 만들어지다 1세대 레인지로버는 무려 26년 가까이 판매됐다. 처음에는 2도어로 시작했지만, 1981년에는 4도어 모델이 등장했고, 1982년에는 자동변속기가 추가됐다. 1986년에는 디젤 엔진 모델도 나왔다. 한 세대 안에서 계속 변신하며 시장을 넓혀간 셈이다. 1994년에 등장한 2세대 P38A는 지금까지 이어지는 레인지로버의 인상을 훨씬 뚜렷하게 만들었다. 플로팅 루프, 클램쉘 보닛, 수평적인 차체 라인, 스플릿 테일게이트 같은 요소들이 이 시기부터 브랜드의 얼굴이 됐다. 실내도 더 고급스러워졌고, 전자식 에어 서스펜션으로 오프로드와 온로드 양쪽에서 더 편안한 주행을 노렸다. 2001년 등장한 3세대 L322는 레인지로버가 본격적으로 현대적인 럭셔리 SUV에 가까워진 시기다. 차체 구조는 더 단단해졌고, 독립식 에어 서스펜션과 지형 반응 시스템 같은 기술이 들어가면서 “험지에 강한 고급차”라는 콘셉트가 더 정교해졌다. 실내는 요트, 고급 가구, 퍼스트 클래스 좌석 같은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끌어왔다. 이제 레인지로버는 단순히 좋은 SUV가 아니라, SUV 형태를 한 응접실에 가까워졌다. 2012년에 나온 4세대 L405는 또 한 번 큰 변화를 맞았다. 알루미늄 바디 구조를 적용하면서 무게를 크게 줄였고, 승차감과 정숙성은 한층 더 좋아졌다. 밖에서는 거대한 SUV인데, 안에서는 고요한 라운지처럼 느껴지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그리고 5세대 L460에 오면 레인지로버는 더 미니멀해진다. 선을 줄이고, 장식을 덜어내고, 차체를 매끈하게 다듬었다. 예전의 레인지로버가 “나 비싼 차야”라고 어느 정도 말하는 차였다면, 최신 세대는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에 가깝다. 퍼팅라인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정제된 디자인은 호불호를 떠나 확실히 존재감이 있다. 사막의 롤스로이스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레인지로버를 두고 흔히 사막의 롤스로이스라고 부른다. 표현이 과장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차의 성격을 생각하면 꽤 잘 맞는 별명이다. 험지를 갈 수 있는 차는 많다. 편한 차도 많다. 비싼 차도 많다. 하지만 험지를 갈 수 있으면서, 그 안에서 운전자를 귀빈처럼 대접하고, 도심 고급 호텔 앞에서도 꿀리지 않는 차는 많지 않다. 레인지로버의 진짜 매력은 분위기에 있다. 높은 시야, 묵직한 차체, 두꺼운 문, 고요한 실내, 푹신한 에어 서스펜션, 광활한 2열 공간. 특히 롱휠베이스 모델의 뒷좌석은 그냥 좌석이라기보다 작은 방에 가깝다. 실제 시승기에서도 5세대 P530 LWB는 최고급 세단 못지않은 안락함과 고요한 실내, 530마력의 성능을 갖춘 럭셔리 SUV로 평가된다. 이 차를 타면 이상한 여유가 생긴다. 급하게 달리기보다 천천히 운전하게 된다. 빠른 차라기보다, 서두르지 않아도 되는 사람의 차처럼. 물론 실제 구매자 중 진흙탕에 집어넣을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은 백화점, 골프장, 고급 아파트 주차장, 호텔, 공항 의전차량으로 더 많이 쓰일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갈 수 있느냐”다. 레인지로버는 마치 이렇게 말하는 차다. “나는 어디든 갈 수 있다. 다만 굳이 안 갈 뿐이다.” 이 묘한 오만함이 바로 레인지로버의 매력이다. 럭셔리 SUV 시장을 만든 원조의 무게 요즘은 벤틀리 벤테이가, 롤스로이스 컬리넌, 메르세데스-마이바흐 GLS, BMW XM 같은 초고가 SUV들이 시장에 잔뜩 들어와 있다. 이제 럭셔리 SUV는 더 이상 레인지로버 혼자만의 놀이터가 아니다. 그럼에도 레인지로버가 특별한 이유는, 이 장르를 오래전부터 파고들어 온 원조의 감각 때문이다. 경쟁자들은 대체로 고급 세단의 세계에서 SUV로 내려왔다. 반면 레인지로버는 진흙탕에서 출발해 고급 호텔로 올라왔다. 출신 성분이 다르다. 그래서 레인지로버에는 묘한 설득력이 있다. 그냥 커다란 고급차가 아니라, 원래부터 길이 없는 곳을 가던 차가 점점 귀족화된 느낌이다. 벤틀리와 롤스로이스가 “우리도 SUV 만들 수 있어”라고 말한다면, 레인지로버는 “나는 원래 이쪽 사람이야”라고 말하는 것 같다. 이게 레인지로버가 가진 브랜드의 힘이다. 차를 잘 만들어서만이 아니라, 오랜 시간 쌓인 서사가 차체 위에 같이 올라타 있다. 여기까지 보면 레인지로버는 거의 완벽한 차처럼 느껴진다. 품위 있고, 조용하고, 넓고, 잘 달리고, 험지도 간다. 운전자는 귀족이 된 것 같고, 동승자는 호텔 라운지에 앉은 것 같다. 하지만 레인지로버 이야기를 하면서 이 대목을 빼면 반칙이다. 문제는 고장이다. 레인지로버는 오래전부터 극악의 고장률로 악명이 높다. 자동차 커뮤니티에서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런 말까지 나온다. “레인지로버는 두 대를 사야 한다. 하나는 타고, 하나는 서비스센터에 넣어두려고.” 물론 모든 차가 다 그런 것은 아니다. 관리 잘하고, 뽑기 잘하고, 보증 기간 안에서 타면 천상의 이동수단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보증이 끝나는 순간부터 이야기는 달라진다. 전자장비, 에어 서스펜션, 냉각 계통, 각종 센서, 잡소리, 경고등. 고급스러운 실내 조명보다 먼저 계기판 경고등이 주인을 반겨주는 경우도 있다. 레인지로버는 누군가에게는 인생 최고의 차다. 한 번 타면 다른 SUV가 심심해지는 차다. 높은 시야와 고요한 실내, 그 말도 안 되는 품위 때문에 계속 생각나는 차다.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다시는 가까이하지 않겠다고 맹세하게 만드는 차다. 차는 분명 천국 같은데, 같은 증세로 서비스센터 예약을 두번 하고나면 필시 또 고장나게 된다. 그래서 레인지로버는 참 이상한 차다. 타는 순간에는 “역시 이 급은 다르다” 싶다가도, 고장이 나면 “역시 이 브랜드는 다르다”는 말이 다른 의미로 나온다. 1억이 훌쩍 넘는 고가 SUV인 만큼 대다수 사람에게는 그저 남이 타는 고급차일 뿐이다. 도로에서 보면 멋있고, 주차장에 세워져 있으면 존재감 있고, 기사로 보면 갖고 싶다. 하지만 실제로 내 통장에서 수리비가 빠져나가기 시작하면 그 낭만은 꽤 빠르게 증발할 수 있다. 결국 레인지로버는 가질 수 있으면 부럽고, 유지할 수 있으면 대단하고, 보증 끝나도 사랑할 수 있으면 진짜 주인이다. 그 외의 사람들에게 레인지로버는 그냥 멀리서 볼 때 가장 아름다운 SUV일지도 모른다. 마치 영국 귀족처럼 우아하게 손을 흔들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조용히 청구서를 내미는 자동차. 천상의 승차감과 지옥의 정비비를 동시에 품은 차. 그게 바로 레인지로버의 가장 솔직한 얼굴이다. “ 커뮤니티 빌런 18+ 에서만 볼 수 있는 브랜드 스토리 레인지로버 편”
2026.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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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마이크로닉스는 가정의 달을 맞아 서울시 금천구에 위치한 아동복지시설 ‘혜명메이빌’을 방문해 후원금을 전달하고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이번에 전달된 후원금은 아동의 성장과 복지 향상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에 사용될 예정이다. 혜명메이빌은 1946년 개원한 아동 양육시설로, 현재 미취학 아동부터 고등학생까지 약 49명의 아동이 생활하고 있다. 마이크로닉스와 혜명메이빌의 인연은 2020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IT 커뮤니티 회원들과 함께 기부금을 마련해 첫 후원을 진행한 이후, 매년 꾸준한 지원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방문에서는 후원금 전달과 함께 봉사활동도 진행됐다. 마이크로닉스 임직원들은 시설 외부 공간을 정비하고 미관 개선을 위한 꽃 심기 작업을 진행하며 생활 환경 개선에 힘을 보탰다. 마이크로닉스 박정수 사장은 “작은 정성이지만 아동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마이크로닉스는 아동복지 향상을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오고 있다. 2015년부터 글로벌 아동권리 NGO ‘굿네이버스’와 협력해 ‘굿바이 캠페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자사 제품 판매와 연계한 기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26.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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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텍 프래그마타 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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