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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감성’보다 ‘갬성’이란 말을 더 많이 쓴다. 표준어의 질서 밖에 있는 비틀린 발음에는, 묘한 온기가 있다. 감성이란 말이 어딘가 정제되고 계산된 느낌이라면, 갬성은 조금 더 솔직하고, 덜 다듬어졌으며, 때로는 불편할 만큼 날것의 감정을 품고 있다. 나는 그 갬성 속에서 쉰다. 세월에 찌든 마음을 덥히고, 지친 하루를 녹인다. 누군가에겐 불편하고 낡은 냄새일지 모르지만, 내겐 그것이 삶의 냄새다. 격동의 세월을 지나온 40‧50대, 이른바 ‘봉급생활 20년차’쯤 되는 이들에게 공통점이 있다. 쉬고 싶다. 단 하루라도 퇴근 후에 아무 생각 없이 숨을 고르고 싶다.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가족의 생계를 짊어진 어깨 위에 무겁게 내려앉는다. 사무실의 불빛 아래에서 오늘도 스스로를 다독인다. “딱 한 달만 더 버티자.” 자존심을 접어두고, 퇴근길의 바람을 맞으며 그렇게 또 하루를 산다. 우린 그렇게 버티며 나이 들었다. 그리고 그 버팀 끝에 남은 건 따뜻함에 대한 갈망이다. 나는 늘 아날로그를 좋아했다. LP의 미세한 바늘 소리, 오래된 스피커의 나무 냄새, 손끝으로 직접 돌리는 다이얼의 ‘딸깍’ 소리까지 — 그 모든 것이 내게는 위로다. 세상은 “빨리빨리”를 외쳤지만, 나는 여전히 3G 속도로 하루를 산다. 최신형 스마트폰 대신 낡은 모델을 고집하고, 누군가 내게 ‘진상’이라 부를 때마다 웃으며 말한다. “진상이 아니라 원로야.” 느림을 견디는 사람, 세월을 기억하는 사람. 그게 내 정체성이다. 사무실 한켠에서 먼지를 털어내며 쭈그리고 한 참을 정비한다. 손때 묻은 손잡이, 녹이 살짝 슨 청동 기름통, 그리고 세월의 냄새가 스며든 철제 몸통. 그건 바로 영국제 알라딘 난로 H42202, 1960년대 후반에 태어난 진짜 클래식이다. 요즘 나오는 난로들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이 녀석은 기다림을 요구하는 난로다. 백등유를 가득 채우고, 심지가 기름을 머금기를 기다린다. 심지 위에 생긴 카본 찌꺼기를 칼로 살짝 다듬으며, ‘불’이라는 생명을 다시 살려내는 순간. 갬성에 생명이 실린다. 불이 붙는 순간, 붉은 빛이던 심지가 희미하게 파란 불꽃으로 변한다. 그건 완전연소의 색이자, 내게는 삶이 아직 타오르고 있다는 증거다. 요즘 비싼 전기난로나 펠릿난로가 내뿜는 붉은 불빛과는 전혀 다르다. 해마다 11월의 초입이면 나는 난로의 첫 시화를 한다 조용한 사무실에 등유 냄새가 스며들고, 불빛이 파랗게 흔들린다. 불빛을 바라보면, 오래전 기억이 찾아온다. 연탄가스 냄새가 나던 어린 시절, 우지로 튀겨낸 삼양라면을 끓여먹으며 느꼈던 배부름, 크리스마스 캐롤의 멜로디에 뭣도 모르고 흥얼거리던 그때. 가난했지만 따뜻했고, 불편했지만 정이 있었다. 그 시절의 온기가, 알라딘 난로의 불빛 속에서 다시 아련해진다. 파란 불빛에는 시간이 만든 온도가 있다. 요즘 클래식 버전의 알라딘 난로는 시장에서 백만 원을 호가한다. 누군가는 “그 돈이면 최신식 온풍기를 사지”라 말하지만, 그건 모른다. 기름 냄새와 불빛, 손끝으로 느끼는 따뜻함이 얼마나 깊은 위로가 되는지를. 이 청동 기름통을 손바닥으로 문지르면, 차가웠던 금속이 서서히 따뜻해진다. 그 온기는 난로에서 시작되어 내 손끝으로, 그리고 마음으로 번져온다.
2025.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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