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인포

[기획] 2026 모비젠 미디어데이 - 정보를 ‘지식’으로, 오류는 ‘제로’로

 
쪽지 2026-07-02 18:52
2
0

모비젠, 다이나믹 온톨로지로 ‘믿고 일을 시키는 AI’ 시대를 겨눈다

 

“유튜브를 조금만 넘겨봐도, AI가 찍어낸 값싼 콘텐츠가 넘쳐난다. 업계는 이것을 ‘AI 슬롭(slop)’이라 부른다.”

2일 서울 삼성동에서 열린 ‘2026 모비젠 미디어데이’. 

김태수 모비젠 대표는 화려한 성능 지표 대신 다소 도발적인 단어부터 꺼냈다. 

슬롭은 본래 ‘돼지 여물’을 뜻한다. 사람의 고민 없이 AI가 무분별하게 쏟아낸, 검증되지 않은 정보다. 

김 대표는 “기업에 구축된 AI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사람처럼 그럴듯하게 말하지만, 정작 믿고 일을 맡길 수는 없는 AI. 

이날 공개된 데이터·AI 앱 플랫폼 ‘그래피오(Graphio) 2.0’은 “AI에게 정말로 일을 시킬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

 

기업 AI는 왜 ‘헛똑똑이’가 되는가

김 대표가 진단한 실패의 원인은 세 가지다. 

첫째는 데이터의 파편화다. 

기업의 AI는 사내 데이터를 근거로 답하지만, 그 데이터는 저마다 다른 형식으로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정작 AI가 정확한 데이터에 닿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둘째는 맥락의 단절이다. 

같은 데이터라도 기업마다, 부서마다 해석과 처리 방식이 다른데, AI는 그것을 알려주기 전까지는 알지 못한다. 

김 대표는 이를 “머리 좋은 아이에게 아무런 배경지식도 주지 않은 채 신문 한 장을 던져주고 ‘오늘 주가를 예측해 보라’고 하는 것”에 비유했다. 아이는 영리하니 그럴듯한 답을 내놓겠지만, 정확할 수는 없다. 

셋째는 보안이다. 

조직과 조직, 회사와 회사 사이에 데이터를 주고받기가 쉽지 않아 AI를 통한 협업이 가로막힌다. 

사내에서 챗GPT나 제미나이를 선뜻 쓰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세 문제를 관통하는 열쇠로 모비젠이 제시한 것이 ‘온톨로지(Ontology)’다. 

AI가 데이터를 읽기 전에, 그 데이터를 ‘어떻게 읽고 해석할지’를 미리 가르쳐 주는 기술이다. 

세상 모든 지식을 담을 수는 없지만, 특정 산업·특정 기업의 지식에 한정하면 놀랄 만큼 정확해진다는 것이 모비젠의 설명이다.

 

정보를 지식으로 — 온톨로지라는 ‘읽는 법’

그래피오는 이 온톨로지를 뼈대로 네 개의 계층을 쌓았다. 

맨 아래 데이터 레이어가 정형·비정형 데이터를 모아 메타데이터를 끌어올리면, 

그 위 온톨로지 레이어가 흩어진 데이터에 관계와 맥락을 입힌다. 

다시 그 위 앱 레이어에서 AI 에이전트와 LLM이 실제 일을 하고, 

최상단 프로젝트·스레드 레이어가 ‘누가 어떤 지식에 접근해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를 관장하며 거버넌스와 협업을 책임진다. 

핵심은 온톨로지를 공통 기반으로 삼은 덕에, 아래층 데이터 구조가 바뀌어도 앱을 다시 짤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RAG’가 결합된다. 

그래피오는 데이터베이스 같은 정형 데이터를 다루는 정형 RAG, 문서를 다루는 벡터 RAG, 지식의 관계와 업무 프로세스를 다루는 그래프 RAG를 모두 구현한 뒤, 이 셋을 온톨로지로 통합·조율한다. 

질의가 들어오면 온톨로지가‘어떤 맥락으로 검색할지’를 추론해 세 방식을 지휘하는 식이다. 

그 결과가 “검증된 고품질의, 극도로 정확한 지식”이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온톨로지와 그래프 RAG의 차이는 특히 명료했다. 

그래프 RAG가 데이터를 먼저 읽어 관계를 추출하기에 데이터에 없는 답은 내지 못하는 반면, 

온톨로지는 지식 체계를 먼저 세우고 데이터를 거기에 맞춰 재구성한다. 

그래서 문서에 명시적으로 적혀 있지 않아도 관계를 따라 ‘추론’해 답할 수 있다. 

‘정보(information)를 지식(knowledge)으로 바꾼다’는 모비젠의 표현이 마케팅 수사에 그치지 않는 지점이다.

 회사는 이 추론 능력을 기업의 실제 데이터에 연결해 할루시네이션을 최소화하는 것을 하이브리드 RAG의 핵심으로 꼽았다.

 

‘아는 AI’에서 ‘일하는 AI’로 — 그래피오 2.0의 도약

지난해 나온 그래피오 1.0이 온톨로지로 지식을 ‘체계화’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면, 이번 2.0의 무게중심은 ‘행동’으로 옮겨갔다. 

열쇠는‘다이나믹 온톨로지(Dynamic Ontology)’다. 

업무 정책을 온톨로지로 정의해 두면, 

데이터에 변화가 생겼을 때 온톨로지가 스스로 반응해 워크플로를 가동하고, AI가 해야 할 행동을 실행한다. 

김 대표가 든 예는 은행의 이상거래 탐지다. 

실시간으로 거래를 모니터링하고, 이상 징후를 판단하고, 

그에 따라 조치까지 실행하는 일련의 과정을 ‘온톨로지 워크플로’로 정의해 두면 AI가 알아서 감시하고 판단하고 움직인다.

과거 룰 베이스·전문가 시스템이 이 모든 조건과 동작을 사람이 일일이 코딩해야 했고, 

그래서 커버리지가 좁아 실용화가 어려웠던 것과는 대비된다. 

이제는 코드를 짜는 대신 ‘온톨로지 워크플로 뷰어’라는 GUI 화면에서 AI에게 지식을 전달하고 일을 시킨다.

 비정형 문서를 파싱해 온톨로지 오브젝트에 자동으로 연결하는 O-IDP 기술도 이 과정을 뒷받침한다.

 

로드맵도 분명하다. 

내년 상반기 선보일 그래피오 3.0은 ‘연합 온톨로지(Federated Ontology)’를 앞세워 서로 다른 조직 사이를 잇는다.

데이터 자체를 직접 주고받는 대신, 온톨로지 레벨에서만 지식을 공유·동기화하는 방식이다. 

A은행이 감지한 이상거래 자금이 B은행 계좌로 흘러가는 것을 두 기관이 보안을 지키면서 함께 포착하는 보이스피싱 대응,

여러 부대·기관의 정보가 실시간으로 합쳐져야 하는 전장 상황 인지가 대표적 시나리오다. 

‘보안은 지키되 지식은 결합한다’는 그래피오의 지향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미션 크리티컬 현장에서 검증하다 — 4대 버티컬

모비젠은 국방·EPC(엔지니어링)·AIOps·공공을 4대 버티컬로 삼았다. 

하나같이 오판의 대가가 큰 ‘미션 크리티컬’ 영역이다. 

그래서 회사가 내건 목표도 야심적이다. 바로 ‘할루시네이션 제로(Hallucination Zero)’다.

 

국방에서는 유·무인 복합체계(MUM-T) 과제에 적용됐다. 

미식별 객체가 탐지되면 AI가 정찰 옵션을 만들어 최적안을 고르고, 지휘통제체계가 임무를 하달하며, 

UAV가 근접 정찰로 식별을 마친 뒤 교전과 전투피해평가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자동화한다. 

인지 시간을 줄이고 작전 절차를 표준화하되, 최종 결심은 지휘관의 몫으로 남긴다.

 

EPC 분야가 특히 설득력 있었다. 

국내 1위 엔지니어링사 도화엔지니어링과 협업하며, 설계자가 사전 조사에 업무 시간의 절반 이상을 쓴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고압가스 배관 하나를 설계하려면 23개 기준 문서를 모두 뒤져야 한다. 

그래피오는 이 23개 문서를 23개 오브젝트 타입과 34개 링크 타입으로 엮어 하나의 온톨로지로 통합했다. 

“황화수소가 포함된 사워(sour) 가스 배관을 기본 설계 단계에서 확인할 기준은?” 같은 자연어 질문에, 

근거에 기반해 할루시네이션을 차단한 답을 내놓는다. 

무엇보다 모든 답은 원문으로 추적된다. 어떤 기준이 어느 문서 몇 페이지에서 나왔는지, 클릭 한 번이면 원문이 그대로 열린다.

AIOps 사례는 모비젠이 자사 판교 데이터센터(물리 서버 142대, GPU 10세트 규모)에 직접 적용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장애를 실시간 감지해 담당자에게 알리고, AI가 원인과 영향 범위를 분석해 한 화면에 정리하며, 

과거 검증된 해결책을 제시하고 터미널 연동으로 조치까지 실행한다. 5명 규모 인프라팀 업무의 자동화를 1차 목표로 삼았다.

 

공공에서는 두 사례가 제시됐다. 

법제처와 준비 중인 서비스는 58개국 법령과 13개 언어, 최신 개정 정보를 담아 국가별 법령을 자연어로 검색·비교·번역한다. 

원문과 번역문을 나란히 보여주고 공식 출처로 이어지며, 하반기 대국민 서비스 오픈을 준비 중이다. 

한국환경공단의 ‘무공해차 AI 민원 해결사’는 17개 지자체·차종별로 제각각인 700여 건의 보조금 지침을 학습해, 

국고와 지자체 보조금을 합산한 예상액까지 자연어로 안내한다. 

현행화가 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되던 기존 룰 베이스 챗봇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다.

 

숫자로 본 자신감, 그리고 남은 과제

성과는 조심스럽지만 구체적이었다. 

회사 측은 1.0 적용 시 기존 벡터·정형 데이터 기반 대비 정확도를 7% 끌어올렸고, 

하이브리드RAG로 최대 10% 향상을 목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매출은 약 317억 원, 영업이익 28억 원. 통신·데이터·AI가 고르게 떠받치는 구조에서 

올해는 400억 원을 목표로, 그중 AI 매출을 150억 원 이상으로 잡았다. 

배포는 컨테이너 기반이라 온프레미스·클라우드·폐쇄망을 가리지 않으며, 

LLM도 공개형·오픈소스·기업 전용을 투명하게 갈아 끼울 수 있다. 

개발 속도의 비결로는 ‘클로드 코드(Claude Code)’를 앞세운 AI 활용을 꼽았는데, 

단독 MSA 개발에서는 종전 대비 10배 이상 빨라졌다고 했다.

 

물론 과제도 남는다. 

온톨로지 구축은 결국 도메인 전문가의 손을 타는 노동집약적 작업이라, 4대 버티컬별 인력 육성이 관건이다. 

하드웨어 가격 급등으로 공공·국방 프로젝트의 소프트웨어 예산이 압박받는 업계 공통의 고민도 피해 가지 못한다. 

모회사가 상장사인 만큼 지난해 말 주관사를 선정해 추진하던 IPO는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을 기다리며 잠시 멈춰 서 있다.

 

그럼에도 이날 미디어데이가 남긴 인상은 분명했다. 화려한 모델 경쟁의 한복판에서, 

모비젠은 ‘데이터를 가장 잘 아는 회사가 AI를 가장 잘 부린다’는 오래된 상식을 정공법으로 밀어붙이고 있었다. 

김 대표의 표현을 빌리면, 안개 속 같은 AI 시대에 “앞서 나갈 수 있는 등대” 역할이다. 

정보를 지식으로, 오류를 제로로. 그 목표에 얼마나 다가서는지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다.

 

김태수 모비젠 대표와의 1문 1답

 

Q. 온톨로지를 앞세운 기업이 이미 많다. 모비젠만의 차별점은?

A. 솔직히 아무도 넘볼 수 없는 독점 기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빅데이터 시절에도 그랬다. 

중요한 건 그 기술을 ‘얼마나 실용적으로 적용하느냐’다. 

우리는 25년간 데이터 사업을 해오며 현장에 실제로 적용하는 기술을 축적해 왔다. 

세 가지 RAG를 하이브리드로 통합하는 방식도, 앞선 사례를 공부해 ‘실제로 가장 잘 통하는 방법’을 기준으로 만든 것이다.

 

Q.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을 만들지 않은 이유는?

A. 2022년 챗GPT가 나왔을 때 많은 기업이 자체 모델 개발에 투자했다. 

하지만 우리는 10여 년 전 빅데이터 오픈소스 시절을 떠올렸다. 

모델을 직접 만들기보다 모델과 ‘결합’하는 기술에 투자하기로 했고, 그 답이 온톨로지였다.

 파운데이션 모델은 공개형이든 오픈소스든 기업 전용이든 투명하게 연결할 수 있게 설계했다.

 

Q. 도입 기업이 체감할 성과 지표는?

A. 데이터에 따라 천차만별이라 ‘정확도 몇 %’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1.0을 적용했을 때 기존 벡터·정형 데이터 기반보다 정확도를 7% 높였고, 

하이브리드 RAG로는 최대 1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우리가 겨냥하는 국방·설계·법령 같은 영역은 오판의 대가가 큰 미션 크리티컬 분야다. 

그래서 목표를 ‘할루시네이션 제로’로 잡았다.

 

Q. 앞으로의 목표는?

A. 올해 400억 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그중 AI를 150억 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는 조직과 조직의 지식을 잇는 ‘연합 온톨로지’ 기반의 그래피오 3.0을 선보인다. 

AI 에이전트가 조직의 경계를 넘어 협력하는 시대가 오고 있고, 그 공통 기반을 우리가 만들겠다. 

안개 속 같은 AI 시대에 등대 역할을 하는 것이 목표다.

 

TAG

2
0
By 기사제보 및 정정요청 = master@villain.city
저작권자ⓒ 커뮤니티 빌런 18+ ( Villain ),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 학습 포함 금지
Comment
최대 128x128 권장
파인인포
  • 종합
  • 뉴스/정보
  • 커뮤니티
  • 질문/토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