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런 인증 이벤트로 올린 적 있는 제 데스크셋업 입니다.
크게 바뀐 것은 없지만 어제 밤 열심히 청소후 다시 찍어보고 빌런에 올려봅니다.
저의 취미는 데스크셋업 입니다.
어언 20년전 풋풋한 새내기 직장생활을 하면서 부터 PC를 꾸미는 취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당시 월드오브워크래프트에 빠져 PC 성능을 업그레이드하다 오버클럭과 수냉, 튜닝 등에 빠져들었고
당시 파코즈라는 사이트에 올린 시스템사진이 나름 높은 조회수와 댓글로 도파민 충만한 나날을 보냈었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결혼을 하고, 두 딸아이의 아빠가 되면서 시작된 육아 전쟁으로
점차 PC와 게임에서 멀어진 일상을 살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자라자 시간이 생겨서일까
우연히 배틀그라운드라는 게임을 접하게 됩니다.
사실 FPS와는 크게 인연이 없는 게임 인생인데 이상하게 배틀그라운드라는 게임은 빠져들게 되어
헤어나오질 못하게 되었습니다.
몇 년을 플레이하면서도 실력 상승이 없는 탓에 장비 때문인가 싶어 점차 장비를 업그레이드 하던중에
코로나 시기, 재택 환경에 인테리어 요소가 더해지며 데스크셋업 열풍이 불기 시작합니다.
그 때부터 데스크셋업 구축에 제 열정과 열망을 듬뿍 담게 됩니다.

두꺼운 가구용 원목을 구해 손질하고, 모션 프레임을 구해 수재 원목 데스크를 만들기도 하고
다양한 데스크테리어 아이템을 조사하며 3년여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처음에는 저렴하고 가성비 좋은 아이템만 찾다가 시간이 지나며 결국은 좋은 제품을 찾게 되더군요.
조잡한 초기 소품이나 장비는 하나둘 걷어내고 점차 좋은 장비로 바꿈 질을 하게 됩니다.

최근 모니터암을 바꾼 것도 그런 맥락에서 가격이 있더라도 기왕이면 좋은 제품으로 가자라는 마음이였지요.

보이는 것만 바꾼 것은 아닙니다. 멀티탭 하나도 브레넨스툴 같은 고급 제품을 사용했고,
마이크나 스피커 음향장비 연결 케이블도 수제재작 업체에 의뢰해 꾸몄습니다.

대략 데스크셋업에 들어간 장비 갯수만 120여개에 가깝고, 비용은….. 3년에 걸쳐서 진행한 것이니.. 1년에 600정도씩 넣은게 되겠네요.

사실 그렇게 비싼 취미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술을 그다지 즐겨 마시지 않고, 데스크셋업 외에 돈드는 취미가 없으니까요.

하나하나 세팅해가며 눈에 보이는 재미가 있는 취미 인거죠.
매우 물질에 탐욕적이고 탐미적인 취미인데 그래서 그런지 저희 아내는 컴퓨터를 질투해야 하는 결혼생활이라 말하곤 합니다.

이 취미가 계속 될런지는 알 수 없습니다.
사실.. 3년전과 지금은 열정이 좀 다릅니다.

덧없음이 조금 느껴진달까..
이런 장비들 하나하나가 세대 교체가 빠른 IT제품들이고 또 유행은 언제 또 바뀔지 모르는 것이니까요.

키보드만 해도 가장 그런 점을 잘 보여 주지요.
15년 넘게 써온 무접점 리얼포스 키보드를 밀어내고 기계식 키보드로 넘어와 수많은 축들, 키캡들 놀이에 심취했다가
최근에는 마그네틱 키보드를 사서 쓰고 있는데.. 이게 4K니 8K니 계속 나오니 어느정도 따라가다가 어질어질 해졌습니다.
오히려.. 두고두고 오래 쓸 수 있는 그런 제품들을 찾아보게 되네요.
나이를 먹어서 그런걸까..
데스크 위의 화려함은 하나 둘 걷어내고 깔끔, 심플한 데스크 환경으로 바꿔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음 어떻게 마무리 해야하나..ㅎ
긴 뻘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