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C를 조립한다? 누군가에겐 누워서 떡 먹기보다 쉬운 일일지도 모른다. 요즘 PC는 구조가 단순해졌다. 프로그래밍으로 치면 자바 객체처럼 모듈만 끼워 넣으면 동작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쉬운 건 아니다. 익숙하지 않다면 여전히 어렵고, 전자기기의 논리적 구조는 낯설다.
가격 비교 서비스로 잘 알려진 다나와의 고객층은 폭넓다. 그중에서도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건 ‘PC가 어렵다’는 이들이다. 다나와의 가격 비교 기능이 아무리 정교해도, PC를 모르면 결국 ‘뭐지?’ 하는 의문만 남는다. 그런 초심자를 위해 필요한 건 복잡한 설명이 아니라, 옆에서 차근히 알려주는 가이드다. A부터 Z까지 함께 짚어주는 누군가 말이다.
바로 그 역할을 자처한 것이 이번 ‘다나와 흑백 콤-퓨타 조립행사’다.




11월 9일 토요일, 서울역 인근 세미나장에서 행사가 열렸다. PC를 배우고 싶지만 직접 조립은 부담스러웠던 초보자들을 위해 마련된 자리다. 행사 이름의 ‘흑백 콤-퓨타’는 두 가지 콘셉트의 조립PC — 블랙과 화이트 — 를 의미한다. ‘컴퓨터’ 대신 ‘콤-퓨타’로 표기한 것은 의도된 유머다. 약간의 레트로 감성을 담아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장치다.
PC는 현대인의 필수품이다. 그러나 ‘사용할 줄 아는 것’과 ‘직접 만들어 쓸 줄 아는 것’은 전혀 다르다. 자신이 사용할 PC를 스스로 조립한다는 건 작은 성취이자 자존심이다. 이번 행사는 그 ‘첫 자존감’을 채워주는 자리였다. 참가자들은 오전 블랙 세션, 오후 화이트 세션으로 나뉘어 ‘나의 PC’를 직접 조립했다.


CPU: 인텔 코어 울트라5 225F (애로우레이크)
쿨러: Thermalright Assassin X 120 R Digital ARGB (블랙)
메인보드: MSI MAG B860M 박격포 WIFI
메모리: KLEVV DDR5-6000 CL30 CRAS V RGB (32GB, 16x2)
그래픽카드: MSI 지포스 RTX 5060 쉐도우 2X OC D7 8GB
SSD: Lexar NM790 M.2 NVMe (1TB)
케이스: 마이크로닉스 WIZMAX CHILL 세븐팬
파워: 마이크로닉스 Classic II 700W 80PLUS 실버 ATX 3.1
가격: 1,190,000원 (정가 1,635,270원 → 27% 할인)
추가 모니터: 필립스 27M2N5500L QHD 180Hz HDR400 — 209,000원 (25%↓)
CPU: 인텔 코어 울트라5 225F (애로우레이크)
쿨러: Thermalright Assassin X 120 R Digital ARGB (화이트)
메인보드: GIGABYTE B860M AORUS ELITE WIFI6E ICE
메모리: KLEVV DDR5-6000 CL30 URBANE V RGB (32GB, 16x2)
그래픽카드: GALAX 지포스 RTX 5060 WHITE OC D7 8GB
SSD: Lexar NM790 M.2 NVMe (1TB)
케이스: darkFlash DS500 RGB (화이트)
파워: 마이크로닉스 Classic II 700W 80PLUS 브론즈 ATX 3.1 (화이트)
가격: 1,190,000원 (정가 1,626,910원 → 27% 할인)
추가 모니터: 필립스 27M2N5501 QHD 180Hz HDR400 — 259,000원 (21%↓)
메모리·SSD를 포함한 PC 부품 가격이 최근 환율 영향으로 일제히 상승세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할인 폭은 실질 체감가로 30% 이상이었다는 평가다. 행사는 오전 10시 30분부터 본인 확인과 장비 배부로 시작됐다. 참가자들은 전문가의 안내에 따라 CPU를 장착하고, 메모리를 꽂고, 그래픽카드를 연결하며 하나의 시스템을 완성했다. 중간중간 어려운 단계에서는 전문가가 직접 자리로 와 도움을 줬다.




조립PC 업계 경력 10년 이상의 지피씨 김재홍 대표, 데일리컴 김진호 대표가 멘토로 참여했다. 단순히 “이렇게 꽂으세요” 수준이 아니라, 왜 그렇게 꽂는지, 부품 간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지를 풀어 설명했다. 초심자에게 ‘따라 하기’가 아닌 ‘이해하며 조립하는 경험’을 제공한 셈이다.
오후엔 화이트 세션이 이어졌다. 화사한 부품들이 참가자의 손끝을 타고 조립되었다. 남녀 비율이 고르게 섞였고, 가족·커플 단위 참가자도 적지 않았다.
“아들에게 첫 PC를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남자친구와 같이 조립해보고 싶어서 신청했어요.”
현장은 딱딱한 IT 행사가 아니라, 작은 공방에 가까운 분위기였다.


















모두의 목표는 하나였다. ‘완성’.
조립을 끝내고 파워 버튼을 눌렀을 때 팬이 돌고, LED 조명이 켜지는 순간, 탄성이 터졌다. 그 짧은 순간이 모든 걸 설명했다. 스스로 조립한 PC가 정상적으로 부팅되는 성취감은 말 그대로 값진 경험이었다. 완성된 PC는 현장에서 즉시 검수받아 포장 후 바로 가져갔다. ‘내 손으로 만든 나의 PC’를 말이다.

조립 행사는 다나와가 단순한 가격비교 플랫폼을 넘어, 소비자 체험을 중심으로 한 ‘브랜드 교육 프로그램’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컸다. 초심자에게는 첫 입문서 역할을, 기존 사용자에게는 새로운 이해의 기회가 되었다.
행사를 준비한 다나와 김미형 과장은 “많은 분들이 ‘조립PC’ 하면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직접 해보면 생각보다 간단하고 재미있다는 점을 느끼게 된다”며 “그 점에서 초심자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뜻깊은 시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사용자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PC 길라잡이 역할을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11월의 서울역 앞, 여느 때처럼 사람들로 붐볐지만 그 안의 한 세미나장은 유독 뜨거웠다.
자신의 첫 시스템을 직접 완성하려는 참가자들의 집중력과 열기가 공기를 데웠다.
겨울 문턱의 차가운 날씨에도 행사장에는 에어컨이 돌아갔다.
이날, 모든 참가자는 하나의 경험을 얻었다.
전원을 눌러 불빛이 들어오는 그 찰나의 순간, 스스로의 손으로 완성했다는 확신.
그것이 다나와가 흑백 콤-퓨타 행사로 전하고자 한 메시지다.
기술은 복잡해지지만, 그 기술을 다루는 사람의 마음은 단순하다.
배우고, 만들고, 완성하는 일 — 그 답은 언제나 현장에 있다.
그리고 다나와는 그 현장에서 소비자와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