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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에 대학을 다녀본 사람이라면 닭꼬치에 얽힌 추억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연탄불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닭고기. 왕소금을 솔솔 뿌려 짭조름하게 구워낸 꼬치를 입에 물면 제법 큼직한 살점이 한입 가득 들어왔다. 당시 돼지고기나 소고기는 주머니 사정이 넉넉해야 먹을 수 있었지만 닭꼬치는 달랐다. 아르바이트비가 들어온 날이면 동기 몇 명과 몰려가 맥주 한잔에 닭꼬치 열 개쯤 시켜놓고 세상 부러울 것 없이 떠들던 시절이었다. 그 시절 닭꼬치를 이야기하면서 투다리를 빼놓을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투다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이 닭꼬치다. 데리야끼 양념과 소금구이, 취향에 따라 다섯 개씩 주문해도 부담이 크지 않았다. 맥주 서너 잔을 곁들이고도 주머니에 돌아갈 차비 정도는 남았다. 지금 생각하면 참 행복한 물가였다. 물론 그때도 돈이 없기는 매한가지였지만 적어도 닭꼬치 가격 때문에 주문을 망설이지는 않았다. 그런데 2026년의 닭꼬치는 사정이 달라졌다. 혹시 길거리에서 닭꼬치를 사 먹어본 적 있는가? 강서구 주민들 사이에서 제법 유명한 닭꼬치 트럭이 있다. 나도 한때 자주 찾던 곳이다. 그런데 해마다 가격이 야금야금 오르더니 어느덧 한 꼬치에 4,000원이 됐다. 한 개 먹자니 감질나고, 두 개 먹으면 8,000원이다. 세 개쯤 먹어야 먹었다는 기분이 들 텐데 벌써 12,000원이다. 닭꼬치가 아니라 금꼬치인가 싶다. 닭 한 마리를 통째로 사는 것도 아닌데 꼬치 세 개에 12,000원이라니. 물론 인건비와 재료비가 올랐다는 사정은 이해한다. 다만 소비자의 지갑도 함께 두꺼워진 것은 아니라는 게 문제다. 예전에는 맥주 안주를 고르며 닭꼬치를 주문했다면, 지금은 닭꼬치 가격을 보고 맥주부터 포기하게 생겼다. 그렇게 닭꼬치와 거리를 두고 살던 와중, 반가운 물건 하나를 발견했다. 가격 파괴에 진심인 쇼핑몰 와이즐리가 닭꼬치를 내놓았다. 와이즐리를 아는 사람이라면 대충 짐작할 것이다. 면도기부터 화장품, 생활용품, 식료품까지 가격표를 보고 한 번쯤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곳이다. 싸게 팔겠다고 품질까지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괜찮은 품질의 제품을 최대한 낮은 가격에 공급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운다. 그러한 와이즐리가 닭꼬치에도 손을 댔다. 그런데 가격이 조금 아니 심각할 정도로 이상하다. 600g, 총 12꼬치. 멤버십 회원가 11,990원. 계산기를 두드려 보자. 11,990원을 12로 나누면 한 꼬치당 약 999원이다. 그래, 맞다. 천 원이 안 된다. 길거리에서 4,000원짜리 닭꼬치 세 개를 살 돈이면 와이즐리에서는 12개를 살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꼬치마다 크기와 중량이 다르니 같은 제품을 네 배 싸게 판다는 뜻은 아니다. 그래도 열두 개라는 숫자가 주는 만족감은 무시하기 어렵다. 가격만으로 끝났다면 와이즐리 이야기를 이렇게 길게 할 이유도 없다. 닭고기는 국내산 닭다리살을 사용했다. 그것도 전체 꼬치 중 고기 함량이 80%다. 퍽퍽한 가슴살이나 저렴한 어깨살을 섞지 않고 닭다리살만 사용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닭다리살은 지방이 적절히 섞여 있어 구웠을 때 부드러운 식감과 풍부한 육즙을 기대할 수 있는 부위다. 여기에 국내산 대파를 함께 끼웠다. 닭고기 사이에서 구워진 대파의 달큰한 풍미는 꼬치구이의 매력을 더한다. 흔히 야키토리라고 부르는 일본식 파닭꼬치 구성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구성도 제법 알차다. 50g짜리 꼬치 네 개를 한 팩에 담아 200g씩 총 세 팩으로 나눴다. 한꺼번에 열두 개를 구울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다. 혼자 맥주 한잔하려면 한 팩을 꺼내고, 친구가 놀러 오면 두 팩, 작정하고 술판을 벌이는 날에는 세 팩을 모두 꺼내면 된다. 데리야끼맛 소스도 100g 한 팩을 별도로 제공한다. 이 대목이 마음에 든다. 양념에 절여진 제품이 아니니 취향껏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소금과 후추만 뿌려 담백하게 구워도 되고, 동봉된 데리야끼 소스를 발라 달콤짭조름하게 즐겨도 된다. 한 팩은 소금구이, 다른 한 팩은 데리야끼 구이로 만들면 옛날 투다리에서 두 종류를 주문하던 기분도 낼 수 있겠다. 조리 방법까지 어렵지 않다. 예열한 프라이팬에 기름을 살짝 두르고 중약불에서 꼬치를 돌려가며 10~15분 정도 익히면 된다. 다 익은 꼬치에 소스를 발라 한 번 더 가볍게 굽거나 찍어 먹으면 끝이다. 에어프라이어가 있으면 적당히 익히면 된다. 만약 에어프라이어 사용을 할거라면 눕히지 말고 공중에 띄우는 게 더 맛나게 조리된다. 연탄불도 필요 없고, 숯불을 피울 이유도 없다. 프라이팬 하나면 충분하다. 캠핑장에서 숯불을 피울 계획이라면 그때는 또 그 나름의 재미가 있겠다. 생각해 보면 닭꼬치라는 음식이 참 묘하다. 대단한 요리도 아니고, 값비싼 식재료가 들어가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몇 개 굽기 시작하면 맥주 생각이 나고, 맥주를 꺼내면 닭꼬치가 더 먹고 싶어진다. 정신 차리고 보면 꼬치만 수북하게 남아 있다. 와이즐리의 파닭꼬치가 반가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 꼬치에 4,000원이라는 가격표 앞에서는 먹을까 말까 고민하게 되지만, 열두 꼬치에 11,990원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냉동실에 넣어두고 생각날 때 네 개씩 꺼내 먹을 수 있다. 평일 저녁 퇴근 후 맥주 한 캔과 곁들여도 좋고, 주말에 드라마나 영화를 보며 먹기에도 부담이 적다. 멤버십이 아니어도 일반가는 14,900원이다. 열두 개로 나누면 한 꼬치당 약 1,242원. 여전히 가격 경쟁력이 있다. 멤버십 가입하면 1만 1,990원이다. 물론 집에서 직접 구워야 하는 수고는 있다. 하지만 꼬치 열두 개를 쟁여놓고 원하는 만큼 구워 먹을 수 있다는 편리함도 있다. 술집에서 안주 하나 추가할 때마다 지갑을 걱정하던 시절은 잠시 잊어도 좋겠다. 90년대 대학가에서 맥주잔을 부딪치던 그때의 청춘은 어느덧 40대 후반에서 50대가 됐다. 아르바이트비가 들어오기를 기다리던 학생은 이제 월급날을 기다리거나 직원들 월급을 걱정하는 사람이 됐다. 그사이 세상도 변했고, 물가도 참 많이 올랐다. 그렇다고 닭꼬치 먹는 즐거움까지 포기할 이유는 없지 않은가. 와이즐리가 내놓은 닭꼬치 열두 개. 가격을 보니 오랜만에 투다리 생각이 난다. 다만 한 가지는 다르다. 그때는 열 개를 주문하려면 친구들과 돈을 모아야 했지만, 지금은 11,990원이면 열두 개를 냉동실에 넣어둘 수 있다. 이 정도면 냉동실에 맥주부터 채워둬야 할 판이다. 제품 구매 바로가기 = https://shop.wisely.store/products/10290
2026.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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