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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획
샌디스크가 소비자용 스토리지 사업 전략과 신제품 포트폴리오를 공개했다. 회사는 저장장치 제조사를 넘어 AI 시대의 데이터와 콘텐츠, 창작 경험을 담는 브랜드로 방향성을 확대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19일, 샌디스크는 차세대 포터블 SSD 라인업과 새 내장 SSD 브랜드 ‘옵티머스(Optimus)’ 시리즈, FIFA 월드컵 2026 공식 라이선스 제품군 등을 선보였다. 행사 전반의 분위기는 ‘샌디스크 브랜드의 재출발’에 가까웠다. 샌디스크코리아 심영철 본부장은 “샌디스크가 앞으로 어떤 방향성과 전략을 가져갈 것인지 소개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핵심 키워드는 AI, 콘텐츠 제작, 게이밍이다. 회사는 AI 확산과 디지털 콘텐츠 생산 증가로 데이터 저장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으며, 스토리지가 더 이상 보조 장치가 아닌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상 메시지로 등장한 자넷 알 다이어 글로벌 소비자 사업 총괄은 “데이터 저장은 이제 컴퓨팅 산업의 주변 요소가 아니라 창의성과 생산성의 핵심 요소가 됐다”며 “샌디스크는 소비자를 중심에 두고 브랜드와 제품 전략을 다시 설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시장 환경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AI 기반 서비스와 데이터센터 확장, 고사양 게임 증가, 고화질 영상 제작 확대 등으로 고성능 스토리지 수요는 계속 커지고 있다. 동시에 메모리 업계는 기업용 AI 인프라 시장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소비자용 스토리지 시장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도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참가자의 질의응답에서는 NAND 공급 부족과 SSD 가격 상승 문제가 집중적으로 언급됐다. 최근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영향으로 플래시 메모리 공급이 빠듯해지고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 시장 공급은 자연스레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심 본부장은 “다른 업체가 소비자 시장 비중을 줄이면서 공급 부족 현상이 커진 측면이 있다”며 “샌디스크는 과거나 지금이나 소비자 시장에 공급하는 물량을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샌디스크는 소비자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본다”며 “단기적인 수익성보다 브랜드 신뢰와 소비자 시장 유지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계속 가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가격 문제에 대해서는 시장 상황 영향을 인정하면서도 소비자 접근성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심 본부장은 “플래시 시장 가격 흐름 자체를 거스를 수는 없지만, 다양한 유통 채널과 브랜드스토어 운영 등을 통해 시장 왜곡 가능성을 최소화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공개된 신제품 역시 ‘사용 환경별 세분화’ 전략의 결과물이다.. 포터블 SSD 라인업은 일반 사용자용 ‘SANDISK Portable SSD’, 크리에이터용 ‘SANDISK Extreme’, 전문가용 ‘SANDISK Extreme PRO’ 등 3개 제품군으로 구성됐다. ‘SANDISK Portable SSD’는 학생과 일반 사용자를 겨냥한 제품이다. 최대 1000MB/s 읽기 속도를 지원하며 사진·영상 저장과 파일 백업 등 일상적인 환경에 초점을 맞췄다. ‘SANDISK Extreme’은 사진·영상 작업자와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위한 제품이다. 최대 2000MB/s 속도를 지원하며 고해상도 사진 1000장을 1분 이내에 전송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야외 촬영 환경을 고려해 방수·방진 기능과 낙하 보호 설계도 적용됐다. 최상위 제품인 ‘SANDISK Extreme PRO’는 전문가용 영상 제작 환경을 겨냥했다. 최대 4000MB/s 속도를 지원하며 12K 영상 편집과 멀티 스트림 작업 환경까지 대응한다. 샌디스크는 고속 데이터 처리와 안정성을 동시에 요구하는 전문가 시장을 핵심 타깃으로 제시했다. WD와 샌디스크의 분사에 따른 브랜드 개편도 언급했다. 샌디스크는 기존 WD Black 계열을 기반으로 새 브랜드 ‘SANDISK Optimus’를 공개했다. 제품군은 ‘Optimus’, ‘Optimus GX’, ‘Optimus GX PRO’ 등 세 단계로 구성된다. ‘Optimus’는 콘텐츠 제작과 일반 고성능 작업 환경, ‘GX’는 게이밍 중심 시장, ‘GX PRO’는 하이엔드 게이머와 전문가용 워크스테이션 시장을 겨냥한다. 심 본부장은 “샌디스크는 숫자 중심 이름 대신 소비자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구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사용자가 자신에게 맞는 제품군을 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회사는 고성능 게이밍 시장 확대에 주목하고 있었다. 심 본부장은 “최근 PC와 콘솔, 모바일 게임 모두 고성능화되면서 더 빠르고 안정적인 스토리지를 요구하고 있다”며 “고사양 PC를 직접 구성하는 소비자들도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고성능 게이머와 전문가 시장을 겨냥한 GX PRO 제품군은 '0.1초라도 더 빠른 환경을 원하는 사용자'를 위한 제품이라고 덧붙였다. FIFA 월드컵 2026 공식 라이선스 제품군도 함께 공개됐다. USB-C 드라이브, 포터블 SSD, CFexpress 카드, SD 카드 등으로 구성된 FIFA 에디션은 월드컵 테마 디자인과 컬러를 적용했다. 회사는 브랜드 인지도 확대 전략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심 본부장은 “월드컵은 전 세계 사람들이 함께 기억하는 이벤트”라며 “샌디스크 역시 사람들의 기억과 경험을 저장하는 브랜드로 소비자에게 더 가까이 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특히 USB-C 드라이브는 호루라기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됐다. 당초 실제 휘슬 기능까지 검토했지만 FIFA 측 요청으로 제외됐다고 언급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행사를 WD 분사 이후 샌디스크가 소비자 브랜드 정체성을 다시 강화하기 시작한 신호로 보고 있다. AI와 데이터센터 중심으로 재편되는 메모리 시장 속에서도 소비자용 스토리지 시장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을 공개적으로 밝힌 점도 눈에 띈다. 샌디스크는 앞으로도 AI, 콘텐츠 제작, 게이밍 시장 중심으로 소비자용 스토리지 제품군을 계속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샌디스크 관계자와 진행한 1문 1답] Q1. 주요 제품이 플래시 메모리 기반이고 키옥시아와 JV를 통해 NAND를 공급받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키옥시아 역시 올해 NAND 물량이 대부분 계약된 상황으로 알려져 있고, SSD 주요 소비처인 조립 PC 시장도 침체돼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는가. 또 USB 인터페이스는 앞으로 USB-C 중심으로 가는 것인지 궁금하다. A1. “샌디스크는 소비자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항상 소비자 시장을 대상으로 적정 물량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일부 업체들은 소비자 시장 비중을 줄이고 기업 시장 중심으로 이동했지만, 샌디스크는 지속적으로 소비자용 제품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단기적인 마진보다 소비자 시장에서의 브랜드 가치가 더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USB는 전체적으로 타입C 중심으로 가는 흐름은 맞지만 아직도 타입A 시장 규모가 큽니다. 타입A 제품도 계속 공급할 예정이고, 듀얼 타입 제품 역시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Q2. 메모리 쇼티지 영향으로 NAND 가격이 많이 상승했는데 가격 정책은 어떻게 가져갈 계획인가. A2. “한국과 미국 가격이 특별히 크게 다른 것은 아닙니다. 미국은 부가세 제외 가격 기준이고 한국은 부가세가 포함되기 때문에 더 높게 보이는 측면이 있습니다. 플래시 메모리 부족은 업계 전체 이슈입니다. 조립 PC 시장은 상당히 줄어든 상태이고 대략 40% 정도 축소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전체 시장 규모 자체는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습니다. 대신 소비자들이 선택하는 용량대는 이전보다 낮아지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Q3. FIFA 에디션은 한정 판매인지, 국내 공급 물량은 어떻게 되는지. 또 WD Black 제품 사후지원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하다. A3. “기존 WD Black 역시 샌디스크 기술 기반 제품이고 같은 라인업으로 이어지는 제품입니다. 앞으로도 기존 제품 지원은 계속 유지할 예정입니다. FIFA 제품은 월드컵 기간 중심으로 운영할 계획이며 특별히 국가별 할당 물량을 두고 있지는 않습니다. 한국 시장 수요에 맞춰 공급할 예정입니다.” Q4. 요카이치 공장 증설 이후 NAND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을까. A4. “메모리 수요와 공급은 사실상 누구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현재 AI 시장 확대 영향으로 메모리 수요가 급격히 증가한 상황입니다. 공장 증설 역시 단기간에 빠르게 진행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닙니다. 결국 가격은 수요와 공급 흐름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고, AI 시장 영향이 전체 가격 흐름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Q5. FIFA 에디션 관련 프로모션 행사 계획이 있나. A5. “현재 일부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월드컵 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6월 11일 시점에 맞춰 주요 행사들도 본격적으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Q6. 소비자 입장에서는 AI 시장 확대 때문에 소비자용 SSD 공급이 줄고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불안감이 있다. 공급 물량 유지와 가격 안정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말해달라. A6. “샌디스크는 과거나 지금이나 리테일 시장에 공급하는 플래시 물량이 비슷한 수준입니다. 현재 부족 현상은 경쟁 업체들이 소비자 시장에서 빠져나간 영향이 더 큽니다. 가격은 전체 플래시 시장 가격 흐름을 따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기만 하는 구조로 가기는 어렵고 어느 정도 한계선은 존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Q7. 유통 과정에서 가격 왜곡이나 매점매석 같은 부분에 대한 관리 계획이 있나. A7. “한국 시장은 상당히 개방된 시장입니다. 병행 수입이나 해외 구매도 활발하기 때문에 특정 업체가 시장 가격을 왜곡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또 브랜드스토어를 직접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공급 업체가 직접 시장 가격에 영향을 주는 행위 자체가 공정거래법 위반이기 때문에 그런 방식으로 시장에 개입할 수는 없습니다.” Q8. 옵티머스 SSD 라인업이 3단계 구조인데 향후 브랜드 구조가 더 조정될 가능성이 있나. 또 기존 포터블 SSD 펌웨어 이슈 관련 대응은 어떻게 되고 있나. A8. “현재 PC 시장 흐름 자체가 전체적으로 고성능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샌디스크 역시 현재 구조를 유지하면서 성능과 제품군을 계속 발전시켜 나가는 방향으로 가져갈 계획입니다.” @sandisk
2026.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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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D는 왜 이렇게 길이가 다를까? M.2 SSD 규격, 2230부터 2280까지 노트북과 데스크톱의 저장장치는 지난 10년 동안 극적인 변화를 겪었다. 과거 2.5인치 SATA SSD가 주류였던 시절을 지나, 이제는 손가락 두 마디 정도 크기의 초소형 저장장치가 수천 MB/s급 속도를 구현하는 시대가 됐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M.2 SSD’라는 규격이 있다. 최근 SSD 제품명을 살펴보면 2230, 2242, 2260, 2280 같은 숫자가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얼핏 보면 속도나 성능을 의미하는 코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SSD의 물리적 크기를 의미하는 규격 체계다. SSD 시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숫자의 의미부터 정확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M.2는 무엇인가? M.2는 메인보드에 직접 장착하는 확장 카드 규격 가운데 하나다. 과거 노트북 시장에서는 mSATA 규격이 널리 사용됐지만, 더 얇고 가벼운 기기를 구현하기 위해 보다 유연한 차세대 인터페이스가 필요해졌다. 그 결과 등장한 것이 M.2다. M.2의 가장 큰 특징은 크기와 인터페이스 설계의 유연성이다. 동일한 슬롯 구조 안에서 다양한 길이의 저장장치를 사용할 수 있고, SATA뿐 아니라 PCIe 기반 NVMe 인터페이스까지 지원한다. 특히 공간 효율성이 뛰어나 울트라북, 태블릿, 휴대용 게임기, 미니PC 등 소형 기기 설계에 매우 적합하다. 현재 시장에서 판매되는 고성능 SSD 대부분은 M.2 규격을 기반으로 제작된다. PCIe Gen4와 Gen5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M.2는 사실상 소비자용 SSD의 표준 인터페이스로 자리 잡았다. 숫자가 의미하는 것 M.2 SSD 뒤에 붙는 네 자리 숫자는 저장장치의 물리적 크기를 나타낸다. 앞 두 자리는 너비(mm), 뒤 두 자리는 길이(mm)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M.2 2280’은 다음과 같은 뜻이다. 너비 22mm 길이 80mm 즉, 22×80mm 크기의 SSD라는 의미다. 현재 가장 대표적인 규격은 다음 네 가지다. 규격 크기 특징 2230 22×30mm 초소형 기기용 2242 22×42mm 일부 노트북·산업용 2260 22×60mm 제한적 사용 2280 22×80mm 가장 대중적인 규격 이 가운데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것은 단연 2280이다. 데스크톱 메인보드와 대부분의 노트북이 이 규격을 중심으로 설계된다. 삼성전자 990 Pro, WD Black SN850X, SK hynix Platinum P41 같은 대표적인 고성능 NVMe SSD 역시 대부분 2280 규격이다. 왜 이렇게 다양한 길이가 필요할까 SSD 규격이 세분화된 이유는 기기의 설계 목적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데스크톱 PC는 내부 공간이 넉넉하다. 따라서 발열 제어와 저장 용량 확보에 유리한 2280 규격이 가장 적합하다. 길이가 길수록 NAND 플래시 메모리와 전원부를 여유 있게 배치할 수 있어 성능과 안정성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반면 초경량 노트북이나 휴대용 게임기처럼 내부 공간이 극도로 제한된 기기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최근 급성장한 UMPC와 핸드헬드 게이밍 기기 시장에서는 2230 SSD 사용이 빠르게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Steam Deck, ASUS ROG Ally, Microsoft Surface 계열 제품들이 2230 SSD를 채택한다. 기기 두께가 얇아질수록 SSD에 허용되는 면적 역시 줄어든다. 결국 제조사는 더 작은 공간 안에 컨트롤러와 NAND를 밀집 배치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열 관리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다. 작은 SSD일수록 발열에 취약한 이유 2230 규격 SSD가 주목받는 동시에 우려의 대상이 되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SSD는 크기가 작아질수록 내부 부품이 더욱 밀집된다. 하지만 방열 면적은 오히려 줄어든다. 특히 PCIe Gen4 기반 NVMe SSD는 데이터 처리량이 매우 높기 때문에 컨트롤러 발열이 상당한 편이다. 2280 SSD는 상대적으로 넓은 기판 위에 부품을 분산 배치할 수 있고, 메인보드 기본 방열판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반면 2230 SSD는 물리적 공간 자체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열이 빠르게 축적된다. 실제로 초소형 SSD는 대용량 파일 복사나 게임 설치 같은 지속 쓰기 작업에서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일정 온도 이상에서는 스로틀링이 발생해 성능이 자동으로 낮아지기도 한다. 물론 최근 제품들은 전력 효율 개선과 저전력 컨트롤러 설계를 통해 상당 부분 문제를 완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물리적 한계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작은 SSD일수록 발열 관리 설계가 중요하다는 점은 여전히 유효하다. 크기만 같다고 모두 같은 SSD는 아니다 흥미로운 점은 M.2 SSD가 크기만으로 구분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외형은 동일해 보여도 내부 인터페이스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SATA 기반 M.2 SSD다. 기존 SATA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며 속도는 일반적으로 500MB/s 수준이다. 두 번째는 NVMe SSD다. PCIe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며 Gen4 기준 7,000MB/s 이상 속도를 구현하기도 한다. 문제는 두 제품이 외형상 거의 동일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SSD를 구매할 때는 단순히 ‘M.2 SSD’라는 이름만 볼 것이 아니라, SATA인지 NVMe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특히 일부 구형 노트북은 특정 길이 규격만 지원하거나 SATA 기반 SSD만 인식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SSD 업그레이드 전 메인보드 호환성을 먼저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SSD 시장의 중심이 된 M.2 이제 M.2는 단순한 저장장치 규격을 넘어 차세대 PC 설계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공간 효율성과 성능, 확장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SSD가 점점 더 작아지는 동시에 더 빠르고 고용량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과거에는 30mm 남짓한 기판 안에 고성능 저장장치를 구현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지만, 지금은 손바닥보다 작은 게임기 안에서도 PCIe Gen4 SSD가 동작한다. 결국 M.2 규격의 다양성은 단순한 숫자 체계가 아니라, 현대 컴퓨팅 환경의 변화 자체를 보여주는 지표에 가깝다. 초소형 기기부터 고성능 워크스테이션까지, 서로 다른 목적의 기기들이 각자의 공간 안에서 최적의 성능을 구현하기 위해 선택한 결과물인 셈이다. @sandisk
2026.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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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하다 보면 진짜 억울한 순간이 있습니다. 분명히 잠깐 세웠고, 진짜 몇 분 안 된 것 같은데 어느 날 집으로 고지서가 날아옵니다. 금액은 3만2천원, 4만원, 5만원 이런 식이죠. 대부분은 여기서 그냥 생각합니다. “아… 재수 없네.” “괜히 버티다 더 귀찮아지겠지.” “그냥 내자.” 그런데 자동차 관련 고지서는 무조건 돈부터 내는 게 능사는 아니더라고요. 생각보다 많은 운전자들이 고지서에 적힌 금액만 보고 바로 납부하는데, 사실 먼저 봐야 할 건 금액이 아니라 고지서의 ‘정체’입니다. 특히 헷갈리는 게 과태료와 범칙금입니다. 무인카메라나 주정차 단속처럼 현장에서 운전자를 바로 특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보통 차량 소유자에게 과태료가 날아옵니다. 이 경우에는 벌점이 붙지 않습니다. 쉽게 말하면 “차량 기준으로 부과되는 돈”에 가깝습니다. 반대로 경찰이 현장에서 직접 단속해서 운전자에게 통고하는 건 범칙금입니다. 이건 위반 내용에 따라 벌점이 붙을 수 있고, 경우에 따라 면허 행정처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고지서가 왔을 때 제일 먼저 봐야 하는 건 이겁니다. “이게 과태료인가, 범칙금인가?” “차량 소유자에게 온 건가, 운전자에게 온 건가?” “벌점이나 면허에 영향이 있는 건가?” 여기서부터 대응이 달라집니다. 그리고 과태료는 바로 끝나는 게 아닙니다. 사전통지 단계에서는 보통 10일 이상의 의견제출 기간이 있습니다. 이때 “그날 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 자료를 내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긴급상황이 있었다거나, 차량 위치나 사진상 단속 내용이 애매하거나, 병원 진료·응급 상황처럼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면 사진, 위치기록, 진단서 같은 자료를 제출할 수 있습니다. 물론 냈다고 무조건 취소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최소한 “그냥 당하는 것”과 “확인하고 다퉈보는 것”은 다릅니다. 또 과태료는 의견제출 기한 안에 자진납부하면 20% 감경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오, 할인되네?” 하고 바로 냅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감경된 금액을 납부하면 보통 절차가 끝난 것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나중에 “아 이거 억울한데?” 하고 다투기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억울한 사유가 있거나 단속 내용이 애매하다면, 할인 금액만 보고 바로 납부하기 전에 의견제출 가능성을 먼저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운전을 생업으로 하는 분들은 한 가지를 더 봐야 합니다. 바로 벌점입니다. 고지서를 보다 보면 “범칙금으로 전환하면 더 싸게 낼 수 있다”는 선택지가 보일 때가 있습니다. 보통 금액만 보면 범칙금이 과태료보다 1만원 정도 저렴한 경우가 있어서, 순간적으로 “그럼 싼 걸로 내야지” 하고 누르기 쉽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은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범칙금은 실제 운전자에게 부과되는 처분입니다. 그래서 위반 유형에 따라 벌점이 붙을 수 있습니다. 신호위반, 속도위반, 중앙선 침범, 끼어들기 위반처럼 벌점이 걸릴 수 있는 건은 단순히 1만원 아끼는 문제가 아닙니다. 벌점이 쌓이면 면허 정지나 행정처분으로 이어질 수 있고, 운전을 생업으로 하는 분들에게는 이게 꽤 큰 문제가 됩니다. 택배, 화물, 택시, 대리운전, 버스, 영업직처럼 운전이 곧 밥벌이인 분들은 벌점 몇 점도 가볍게 볼 수 없습니다. 평소 벌점이 누적돼 있거나 회사 차량 운행 기록이 중요한 분이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이럴 때는 무조건 “뭐가 더 싸냐”만 보면 안 됩니다. 과태료로 납부하면 금액은 조금 더 나갈 수 있어도 보통 벌점은 붙지 않습니다. 반대로 범칙금으로 전환하면 당장은 저렴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 운전자로 특정되면서 벌점 리스크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이런 말도 나옵니다. “1만원 아끼려다 벌점 맞으면 그게 더 손해다.” 물론 일부러 납부를 미루거나 기한을 넘기라는 뜻은 아닙니다. 체납하면 가산금이 붙고, 계속 미루면 더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다만 벌점 때문에 생업에 직접적인 불이익이 생길 수 있는 분이라면, 당장 저렴한 범칙금 전환보다 벌점 없는 과태료 납부가 더 나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일부 무인단속 고지서에서는 기한이 지난 뒤 과태료 금액에 가산금이 붙는 방식으로 납부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범칙금처럼 운전자 벌점으로 이어지는 구조와 다르게 처리될 수 있습니다. 이것을 “기한 넘겨서 내면 무조건 이득”으로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다만 제도의 취지를 보면, 벌점 하나로 생업이 위축될 수 있는 운전자에게 일정한 선택지를 남겨둔 측면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고지서를 받았을 때는 이렇게 봐야 합니다. “얼마가 더 싼가?”보다 “이걸 내면 벌점이 생기나?” “내 면허와 생업에 영향이 있나?” “과태료로 끝낼 수 있는 사안인가?” “범칙금 전환이 정말 나에게 유리한가?” 이걸 먼저 봐야 합니다. 자동차세도 비슷합니다. 자동차세는 보통 6월과 12월에 정기적으로 나옵니다. 그런데 1월에 연납으로 미리 낸 사람이라면, 나중에 또 고지서가 왔을 때 그냥 내지 말고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이게 중복 고지인지, 정기분인지, 다른 사유로 나온 건지 위택스나 지자체에 확인해보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자동차세를 미리 냈는데 중간에 차량을 팔았다면, 보유하지 않은 기간만큼 환급받을 수 있습니다. 이것도 모르면 그냥 지나갑니다. 경유차 운전자는 환경개선부담금도 체크해야 합니다. DPF 같은 매연저감장치를 부착한 차량은 환경개선부담금이나 배출가스 정밀검사에서 일정 기간 면제 혜택이 있을 수 있습니다. 보통 3년 면제처럼 적용되는 경우가 있어서, 본인 차량이 해당되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조기폐차를 신청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환경개선부담금 미납분이 있거나, 저감사업 관련 중복 수급 문제가 있으면 절차에 걸릴 수 있기 때문에 미리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결국 자동차 고지서는 “얼마 내야 하지?”보다 “왜 나온 거지?”를 먼저 봐야 합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고지서가 오면 바로 납부 버튼부터 누르지 말고, 첫째, 과태료인지 범칙금인지 확인 둘째, 벌점이나 면허 영향이 있는지 확인 셋째, 범칙금 전환이 정말 유리한지 확인 넷째, 의견제출이나 이의제기 가능 기간 확인 다섯째, 자진납부 20% 감경이 유리한지 판단 여섯째, 자동차세·환경개선부담금은 납부 이력과 면제 대상 여부 확인 다음 순서로 보는 게 좋습니다. 운전자가 손해 보는 순간은 고지서가 날아온 순간이 아니라, 확인도 안 하고 그냥 돈부터 냈을 때일 수 있습니다. 몇 만원짜리 고지서라도 알고 내는 것과 모르고 내는 건 다릅니다. 자동차 고지서는 금액보다 항목명, 대상자, 기간, 감경·환급 가능성, 그리고 벌점 여부부터 보는 게 진짜 방어선입니다.
2026.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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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부터 ‘가짜뉴스’ 퍼뜨리면 최대 5배 배상 10만 유튜버·대형 플랫폼도 예외 없다 7월 7일부터 온라인 허위조작정보 규제가 본격 시행될 예정입니다. 핵심은 단순히 “틀린 말을 했다”가 아니라, 허위 또는 조작된 정보임을 알면서도 손해를 끼칠 의도나 부당한 이익을 목적으로 유포한 경우 책임을 묻겠다는 내용입니다. 이번 시행령 개정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이른바 ‘영향력 있는 정보 게재자’ 기준입니다. 유튜브·틱톡 등에서 최근 3개월간 3회 이상 정보를 올린 사람 가운데 구독자 10만 명 이상이거나 최근 3개월 월평균 조회수 10만 회 이상이면 적용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방미통위는 유튜브 실버 버튼 기준 등을 고려해 이 기준을 잡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적용 대상자가 고의로 허위조작정보를 유포해 타인의 인격권·재산권·공공의 이익을 침해하면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해야 할 수 있습니다. 또 법원 판결 등으로 불법·허위조작정보로 판명된 내용을 반복 유통하는 경우에는 최대 10억 원 과징금도 가능하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플랫폼 책임도 강화됩니다. 네이버·카카오·구글·메타처럼 이용자 간 정보 매개 서비스나 검색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최근 3개월 하루 평균 이용자 수가 100만 명 이상인 대규모 플랫폼은 허위조작정보 대응을 위한 자율규제 운영 원칙과 절차를 마련해야 합니다. 다만 논란도 큽니다. 가장 큰 쟁점은 “허위조작정보”와 “의견·비판·풍자”의 경계를 누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느냐입니다.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고, 플랫폼이 책임을 피하려고 게시물을 과도하게 삭제하거나 제한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이와 관련해 KISO는 5월 13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허위조작정보 자율정책 가이드라인’ 의견청취 세미나를 열고, 허위성·조작성 판단 기준, 신고 및 조치 절차, 이의신청 방법, 비례적 대응 원칙 등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KISO는 재정하는 가이드라인이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존중하면서도 인격권·재산권·공공 이익 침해를 막기 위한 기본 원칙을 담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리하면 영향력이 큰 계정이나 대형 플랫폼이 허위임을 알면서도 피해를 일으키는 정보를 반복 유통하거나 방치하는 경우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취지보다 집행입니다. 사이버 렉카식 허위정보 장사를 막는 효과는 기대할 수 있지만, 반대로 정치·사회 이슈에 대한 비판, 의혹 제기, 풍자 콘텐츠까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습니다. 결국 관건은 “누가 봐도 악의적인 허위조작정보”와 “논쟁 가능한 의견”을 얼마나 정교하게 구분하느냐가 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허위정보로 돈 버는 구조는 손볼 필요가 있다고 보지만, 판단 기준이 애매하면 결국 플랫폼이 먼저 지우고 보는 분위기가 생길 수도 있어 걱정됩니다. 빌런 여러분은 어떻게 보시나요? 가짜뉴스 대응을 위해 필요한 규제라고 보시나요? 아니면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위험이 더 크다고 보시나요?
2026.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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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역폭 플래시 메모리, AI 데이터센터와 엣지 컴퓨팅을 위한 새로운 메모리 알퍼 일크바하르(Alper Ilkbahar), 샌디스크 CTO 인공지능(AI)은 컴퓨팅 환경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현재 AI 워크로드를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는 전체의 약 7분의 1에 불과하지만, 2030년에는 그 비중이 약 7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¹. AI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를 넘어 엔터프라이즈 데이터센터와 네트워크 엣지로 확장되고 있으며, 엣지 AI 애플리케이션은 이번 10년이 끝나기 전 약 665억 달러 규모의 매출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AI 인프라의 확산은 데이터 처리와 메모리 구조에 대한 요구를 빠르게 바꾸고 있다. 모델 규모가 커지고 추론 워크로드가 증가하면서, 데이터센터와 엣지 환경은 더 많은 데이터를 더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메모리 체계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데이터 규모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기존 스토리지와 메모리 구조의 한계도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데이터센터에서 사용되는 DRAM과 HBM으로 알려진 고대역폭 메모리는 그동안 고성능 컴퓨팅의 핵심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대규모 AI 모델이 요구하는 집적도, 저장 용량, 확장성을 계속 충족하기에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 동시에 하이퍼스케일 컴퓨팅 기업들은 DRAM과 HBM의 생산 비용 증가, 설계 복잡성, 전력 소비 확대라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특히 물리적 공간과 전력 여유가 제한적인 엔터프라이즈 데이터센터와 엣지 AI 환경에서는 이러한 부담이 더욱 크게 작용한다. AI 추론(inference)의 부상도 기존 메모리 구조의 한계를 드러내는 요인이다. 추론은 AI 학습(training)과 다른 데이터 관리 방식을 요구한다. 점점 더 커지는 AI 모델을 저장하고 실행해야 하지만, 기존 HBM과 DRAM 기반 메모리는 용량과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 새로운 요구를 충분히 충족하기 어렵다. AI 추론에 최적화된 새로운 메모리 기술이 필요한 이유다. AI 추론 시대, 기존 메모리 구조의 한계 DRAM과 HBM이 장기적인 AI 활용에 최적화되어 있지 않은 이유는 구조적 한계에서 찾을 수 있다³. 지금은 일부 제약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차세대 AI 중심 스토리지와 메모리 인프라의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 먼저 DRAM은 집적도 측면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다. DRAM의 용량 확장은 점차 정체되는 반면, AI 추론을 위한 대용량 메모리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³. 모델 규모가 커지고 처리해야 할 데이터가 늘어날수록 메모리는 더 높은 용량과 밀도를 제공해야 하지만, 기존 구조만으로는 이를 충족하기 어렵다. AI 추론 워크로드와의 적합성도 문제다. DRAM의 강점은 낮은 지연 시간과 랜덤 액세스 성능에 있다. 그러나 AI 추론에서는 데이터 프리패칭과 같은 기법을 통해 데이터 접근 패턴이 비교적 예측 가능해지고, 지연 시간에 대한 허용 범위도 상대적으로 넓어진다³. 다시 말해 DRAM이 제공하는 일부 장점은 AI 추론 환경에서 반드시 결정적인 요소가 아닐 수 있다. 이러한 구조적 균열은 1,200억 달러 규모의 DRAM 산업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동시에 하이퍼스케일 사업자의 AI 인프라 지출은 이번 10년이 지나기 전 6조 7천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AI 인프라 투자가 빠르게 확대되는 상황에서 기존 메모리 구조만으로는 미래 수요에 충분히 대응하기 어렵다. 이제는 기존 방식을 보완하는 수준을 넘어, AI 추론의 요구에 맞춘 새로운 메모리를 설계해야 할 시점이다. AI에 최적화된 스토리지 클래스 메모리는 대용량과 확장성을 갖춰야 하며, 높은 메모리 집적도(GB/mm²)를 제공해야 한다. 동시에 AI 추론에 필요한 높은 대역폭을 지원하면서도 시스템 전력 소비를 낮추고, TB당 비용 기준으로도 효율적인 구조를 갖춰야 한다. 고대역폭 플래시 메모리가 제시하는 새로운 방향 고대역폭 플래시 메모리(HBF™)는 차세대 AI 컴퓨팅을 위해 설계된 새로운 메모리 아키텍처다. HBF는 고성능 컴퓨팅과 데이터 집약적 애플리케이션이 요구하는 용량, 전력 효율, 처리량, 확장성을 충족하도록 개발됐다. HBM과 비교했을 때 HBF는 AI 추론 트렌드에 더 적합한 특성을 제공한다. 유사한 수준의 대역폭을 유지하면서도 더 높은 용량과 메모리 집적도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HBF는 비휘발성 저장 매체로서 전원이 꺼진 뒤에도 데이터를 유지하며, 온도 안정성이 높아 높은 동작 온도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을 구현하기 위해 HBF는 샌디스크의 BiCS NAND 설계 및 제조 기술과 다이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다. 기존 NAND 플래시를 고대역폭과 AI 추론 메모리의 요구에 맞게 재설계한 것이다. 특히 BiCS CBA(CMOS Bonded Array) 웨이퍼 기술은 에너지 효율성과 대역폭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HBF는 기존 NAND 플래시와 비교해 병렬 처리, 고도화된 로직 미세화, 맞춤형 적층 기술을 통해 지연 시간을 줄이고 읽기 대역폭을 크게 향상시킨다. 이를 통해 대형 언어 모델은 DRAM에 근접한 속도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또한 HBF는 대규모 KV 캐시를 지원한다. 이는 길고 복잡한 사용자 프롬프트는 물론, 고객별·도메인별 특화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데 중요하다. 대규모 KV 캐시를 활용하면 AI 추론 과정에서 더 많은 맥락을 유지할 수 있고, 이는 추론 정확도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다. HBF의 활용 가능성은 데이터센터에만 머물지 않는다. HBM은 밀도, 비용, 전력 측면의 제약으로 인해 엣지와 모바일 환경에서 폭넓게 사용되기 어렵다. 반면 HBF는 보다 복잡한 AI 추론 문제를 처리하는 데 필요한 대용량 메모리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 이는 스마트폰과 같은 엣지 디바이스가 실시간으로 의사결정을 수행하고, 더 고도화된 작업을 처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HBF의 비휘발성 메모리 특성은 이전 질의의 컨텍스트를 자연스럽게 재활용하는 데도 유리하다. 엔터프라이즈 컴퓨팅 환경에서도 HBF의 장점은 분명하다. 엔터프라이즈 데이터센터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에 비해 운영 규모가 작기 때문에, HBM 기반 대규모 GPU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데 큰 비용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HBF 기반 가속기를 활용하면 중소 규모 엔터프라이즈도 도메인 특화 목적의 대규모 사전 학습 모델을 미세 조정하고 활용할 수 있다. 데이터센터와 엣지 AI 디바이스는 이미 다양한 영역에서 자율적으로 작동하며, 일상적인 정보 처리부터 과학적 발견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웹사이트 호스팅과 엔터프라이즈 데이터 관리처럼 기존에 일반적이던 워크로드도 머신러닝, 딥러닝,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실행 가능한 인사이트를 생성하는 지능형 워크로드로 전환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려면 대규모 추론 모델을 관리하는 방식과 함께 데이터센터 및 엣지 메모리 구조도 재검토해야 한다. HBF는 HBM 대비 용량 측면에서 뚜렷한 우위를 제공하면서도, AI 추론에 필요한 높은 처리량을 충족한다. 확장 가능한 차세대 시스템 메모리로서 HBF는 성능 병목을 줄이고, 최신 데이터센터와 엣지 네트워크 환경에서 AI 애플리케이션이 인사이트를 더 빠르게 도출하도록 지원할 수 있다.
2026.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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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쯤 되면 몸이 갑자기 “관리자 모드”로 들어갑니다. 예전엔 야식 먹고 콜라 한 캔 마셔도 멀쩡했는데, 어느 순간 건강검진표에 고혈압, 고지혈증, 중성지방, 혈당 같은 단어들이 줄줄이 등장하죠. 이쯤 되면 제일 먼저 줄이라는 이야기를 듣는 게 바로 당입니다. 그래서 요즘 제로 탄산음료를 찾는 분들이 많습니다. 일반 탄산음료보다 당류와 열량 부담이 훨씬 적으니, 설탕 탄산을 매일 마시던 사람에게는 꽤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 한국소비자원 시험에서도 제로음료의 열량은 제품 1개당 2~32kcal 수준이었고, 일반 가당 탄산음료 144kcal와 비교하면 낮은 편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함정이 있습니다. “제로”라고 해서 전부 똑같은 제로는 아닙니다. 제로음료는 설탕 대신 감미료로 단맛을 냅니다. 대표적으로 아세설팜칼륨, 수크랄로스, 아스파탐, 에리스리톨 같은 성분이 들어갑니다. 이름만 보면 화학 시간 같아서 괜히 무섭지만, 핵심은 간단합니다. 아주 적은 양으로 강한 단맛을 내는 성분들이고, 제품마다 조합과 함량이 다르다는 겁니다. 먼저 아세설팜칼륨입니다. 설탕보다 약 200배 단맛을 내는 고감미도 감미료입니다. 제로 탄산음료에서 단맛을 깔끔하게 잡아주는 역할로 많이 쓰입니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는 시험 대상 제로음료의 아세설팜칼륨 함량이 100mL당 7~20mg 수준이었습니다. 500mL 페트병 하나로 보면 대략 35~100mg 정도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체중 60kg 성인의 일일섭취허용량은 하루 약 900mg입니다. 즉 많이 들어간 편의 제로음료 500mL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해도, 허용량에 가까워지려면 하루 약 9병 정도를 마셔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한두 캔 마시는 정도로 바로 허용량을 넘는 수준은 아닙니다. 수크랄로스도 제로음료에서 흔히 보이는 감미료입니다. 설탕보다 약 600배 단맛을 내기 때문에 아주 적은 양으로도 단맛을 낼 수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는 시험 대상 제로음료의 수크랄로스 함량이 100mL당 14~27mg 수준이었습니다. 500mL 페트병 하나로 보면 대략 70~135mg 정도입니다. 체중 60kg 성인의 일일섭취허용량은 하루 약 900mg입니다. 수크랄로스가 많이 들어간 편의 제로음료를 기준으로 해도, 500mL 제품을 약 6~7병 정도 마셔야 허용량에 가까워집니다. 물론 이 말은 “6병까지 괜찮다”가 아니라, 한 캔 마셨다고 겁먹을 필요는 없지만 물처럼 마시는 건 별개의 문제라는 뜻입니다. 아스파탐은 한때 뉴스에 자주 나왔던 감미료입니다. WHO 산하 IARC가 아스파탐을 ‘인체 발암 가능 물질’인 2B군으로 분류하면서 말이 많았죠. 하지만 동시에 JECFA는 아스파탐의 일일섭취허용량을 기존과 같은 체중 1kg당 40mg으로 유지했습니다. 체중 60kg 성인이라면 하루 약 2,400mg입니다. WHO는 체중 70kg 성인이 아스파탐 200~300mg이 든 다이어트 음료를 하루 9~14캔 이상 마셔야 허용량을 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체중 60kg으로 단순 계산하면, 아스파탐이 200mg 들어 있는 음료는 약 12캔, 300mg 들어 있는 음료는 약 8캔 정도입니다. 다만 페닐케톤뇨증이 있는 분은 아스파탐을 피해야 합니다. 성분표에 “페닐알라닌 함유”라고 적혀 있으면 이 부분을 꼭 봐야 합니다. 에리스리톨은 앞의 세 가지와 조금 다릅니다. 설탕보다 수백 배 단 고감미료라기보다는 당알코올 계열 성분입니다. 단맛은 설탕보다 약하지만, 열량과 혈당 부담이 낮아 저당·제로 제품에 자주 쓰입니다. 다만 에리스리톨은 많이 먹으면 장이 먼저 반응할 수 있습니다. EFSA는 에리스리톨의 일일섭취허용량을 체중 1kg당 0.5g으로 제시했습니다. 체중 60kg 성인이라면 하루 약 30g입니다. 예를 들어 에리스리톨이 5g 들어 있는 음료라면 약 6병, 10g 들어 있는 음료라면 약 3병이면 이 기준에 가까워집니다. 그래서 에리스리톨은 “발암이냐 아니냐”보다 “많이 먹으면 배가 불편하거나 설사를 할 수 있다” 쪽으로 이해하는 게 더 현실적입니다. 그래서 굳이 등급을 나눠보면 이런 식입니다. S등급은 ‘가장 깔끔한 음료’입니다. 당류가 없고, 카페인이 없거나 적고, 색소나 첨가물이 비교적 단순한 제품입니다. 대표적으로 사이다 계열 제로 중에는 콜라보다 카페인 부담이 적은 제품들이 있습니다. 물론 제품마다 원재료가 바뀔 수 있으니 뒷면 확인은 필수지만, “탄산은 마시고 싶은데 최대한 가볍게 가고 싶다”면 이런 쪽을 먼저 보는 게 좋습니다. A등급은 ‘무난한 대안’입니다. 제로음료로서 당 부담은 낮지만, 감미료나 향료 구성이 조금 더 들어간 제품들입니다. 대부분 일상적으로 한두 캔 마신다고 큰일 나는 음료는 아닙니다. 한국소비자원 시험에서도 감미료 함량은 일일섭취허용량 대비 3~13% 수준으로 높지 않았고, 시험대상 제품들은 식용색소·보존료·중금속·미생물 등 안전성 기준에도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물처럼 마셔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제로음료는 어디까지나 음료입니다. 물 대체품은 아닙니다. B~C등급은 ‘마시되 적당히’입니다. 특히 콜라형 제로음료는 카페인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도 콜라형 제로음료 4개 제품에서 100ml당 3~13mg의 카페인이 확인됐습니다. 커피까지 마시는 사람이 콜라 제로도 습관처럼 마시면, 본인은 “제로라 괜찮아”라고 생각해도 몸은 “야, 카페인은 계속 들어오는데?”라고 느낄 수 있습니다. 잠이 얕거나,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혈압이 신경 쓰이는 분들은 카페인 있는 제로음료를 저녁에 마시는 건 피하는 게 좋습니다. D등급은 ‘가능하면 자제하자’입니다. 여기에는 카페인, 색소, 여러 감미료, 보존료 등이 복합적으로 들어간 제품들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한 캔 마셨다고 큰일 나는 건 아닙니다. 문제는 “습관”입니다. 밥 먹고 한 캔, 일하다 한 캔, 야식 먹으며 한 캔… 이렇게 가면 제로음료도 생활 패턴을 망치는 조연이 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제로 탄산음료는 설탕 탄산음료보다 당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혈당, 체중, 대사증후군이 신경 쓰이는 분들에게는 일반 탄산보다 나은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로라는 이름만 믿고 아무 제품이나, 아무 때나, 계속 마시는 건 좋은 습관이 아닙니다. “설탕 탄산 대신 가끔 즐기는 똑똑한 대체재” 정도가 가장 정확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커뮤니티 빌런 18+ 공식 음료가… 가장 해로운 음료였네요… 어쩐지. 정상이 없더라.
2026.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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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늘어난 E-core와 캐시, 그리고 정품 CPU로 완성하는 고성능 데스크톱 데스크톱 프로세서 시장에서 ‘성능 향상’을 이야기 할 때 단일 지표로 설명하는 건 오늘날의 PC 환경과는 어울리지 않다. 과거 방식 그대로 최고 클럭을 중점으로 전개할 경우 달라진 PC 사용 환경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기 떄문. 26년 4월 기점으로 보면 거의 대다수 PC 한 대에서 많은 사용자가 게임과 스트리밍, 영상 편집, 이미지 생성, 압축·인코딩, 다중 브라우징, 백그라운드 보안 작업을 동시에 처리한다. 그렇기에 사용자는 단지 하나의 애플리케이션 성능보다 시스템 전체의 응답성, 작업 전환의 부드러움, 장시간 부하 상황에서의 안정성을 더 민감하게 체감하는 게 현실이다. 인텔 코어 울트라 2세대 K Plus 시리즈는 이러한 변화에 맞춰 등장한 데스크톱 CPU 제품군이다. 기존 K 시리즈의 언락 특성과 고성능 지향성을 유지하면서, 코어 구성과 캐시, 메모리 지원, 가격 대비 성능의 균형을 다시 조정한 것이 핵심이다. 특히 Core Ultra 7 270K Plus, Core Ultra 5 250K Plus, Core Ultra 5 250KF Plus는 같은 세대의 기존 제품 대비 더 많은 E-core와 확장된 캐시 구성을 앞세워 멀티태스킹 환경에서 한층 뚜렷한 이점을 제공한다. 각 제품을 설명할 경우 다음과 같다. 인텔 Core Ultra 7 270K Plus는 Plus 라인업의 중심에 놓이는 고성능 모델이다. 8개의 Performance-core와 16개의 Efficient-core, 총 24코어 24스레드 구성을 갖췄으며, 최대 터보 주파수는 5.5GHz다. 36MB 인텔 스마트 캐시와 40MB L2 캐시를 제공하고, 프로세서 기반 전력은 125W, 최대 터보 전력은 250W다. 고부하 작업을 담당하는 P-core와 백그라운드 및 병렬 작업을 분산 처리하는 E-core의 균형을 강화해, 게임과 생산성 작업이 공존하는 실제 사용 환경에 더 가까운 성능 구조를 갖춘 게 특징이다. 인텔 Core Ultra 5 250K Plus는 메인스트림 고성능 데스크톱을 겨냥한 제품이다. 6개의 P-core와 12개의 E-core, 총 18코어 18스레드 구성에 최대 터보 주파수 5.3GHz를 지원한다. 30MB 인텔 스마트 캐시와 30MB L2 캐시, 최대 DDR5-7200 메모리 지원, 125W 기반 전력과 159W 최대 터보 전력 소모량을 내세운다. 기존 Core Ultra 5 245K가 6P+8E, 총 14코어 구성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250K Plus는 같은 Ultra 5 등급 안에서 병렬 처리 여력을 크게 넓혔다고 보면된다. 단지 게임만을 위한 CPU라기보다, 게임을 하면서 녹화와 음성 채팅, 브라우저, 런처, 백그라운드 업데이트가 동시에 작동하는 현실적인 PC 환경에 더 최적화 됐다. Core Ultra 5 250KF Plus는 250K Plus와 같은 기본 CPU 구성을 공유하되 내장 그래픽을 제외한 모델이다. 외장 그래픽카드를 전제로 시스템을 구성하는 사용자라면 더 합리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특히 게이밍 PC나 콘텐츠 제작용 데스크톱처럼 독립형 GPU가 필수에 가까운 환경에서는 내장 그래픽의 유무보다 CPU 코어 구성과 캐시, 플랫폼 안정성이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 반면 디스플레이 출력 여부, 영상 인코딩, 그래픽카드 문제 발생 시의 진단 편의성까지 고려한다면 250K Plus가 더 적합하다. 두 제품은 같은 성능 기반 위에서 사용자의 시스템 구성 방식에 따라 선택지를 나눴다. 그렇다면 Plus와 기존 제품군과의 차이는 뭘까? 기존 제품과 가장 분명하게 갈라지는 지점은 E-core 확장이다. Core Ultra 7 270K Plus는 기존 Core Ultra 7 265K 대비 E-core가 12개에서 16개로 늘었고, Core Ultra 5 250K Plus와 250KF Plus는 기존 Core Ultra 5 245K 계열 대비 E-core가 8개에서 12개로 증가했다. 캐시 구성 역시 Ultra 5 Plus 제품군은 30MB 스마트 캐시와 30MB L2 캐시를 제공해 기존 245K의 24MB 스마트 캐시, 26MB L2 캐시보다 여유가 커졌다. 변화로 인해 고사양 게임의 평균 프레임보다도 작업 전환, 백그라운드 부하, 콘텐츠 제작 속도, 장시간 사용 시의 체감 안정성에서 의미가 달라진다. 흔히 고성능 CPU를 선택할 때 최고 프레임이나 벤치마크 점수를 주목하지만, 실제 사용 경험은 더 복합적이다. 게임을 실행한 상태에서 스트리밍 소프트웨어가 돌아가고, 브라우저 탭 수십 개가 열려 있으며, 백그라운드에서는 클라우드 동기화와 보안 프로그램이 움직인다. 이때 추가 E-core는 시스템의 잔여 처리 능력을 확보하는 데 효과를 발휘한다. 캐시가 증가한 만큼 반복적으로 접근하는 데이터 처리의 효율도 상승하고, 더 빠른 DDR5 메모리 지원으로 전체 플랫폼의 응답성 또한 향상된다. 그 점에서 Plus라는 네이밍은 오늘날 데스크톱 사용 패턴에 맞춘 실질적 여유를 의미한다. 그러한 만큼 시장에서 Plus 시리즈에 대한 관심도 한층 상승세다. 따라서 사용자는 CPU 구매시 주목할 부분이 있다. 바로 구매 경로와 사후 지원과 밀접한 정품 제품 구매의 필요성이다. CPU는 시스템의 핵심 부품이며, 한 번 장착하면 교체하기 전까지는 PC 전체의 안정성을 담보한다. 따라서 제품을 구매하는 일은 단지 사양표만 볼 것이 아니라 어떤 유통 경로를 통해 공급된 제품인지, 문제 발생 시 어떠한 보증과 기술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까지 확인하는 것이 요령이다. 사용자가 기억해야 할 부분이라면 인텔 정품 CPU는 공인 대리점인 코잇, 피씨디렉트, 인텍앤컴퍼니를 통해서만 수입·유통·판매된 다는 전제다. 아울러 정품 패키지에는 이들 공인 대리점의 정품 바코드 스티커가 부착되며, 만약 사용 하던 제품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바코드를 통해 정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정품 제품에서만 공식 유통 이력이 확인되고, 제품 이상 발생 시 정식 A/S 가 제공되기에 장기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많은 사용자가 비정품 또는 병행수입 제품에 대해 간과하는 부분이 있다. 요즘 같은 시기에는 환률에 따라 변화는 있지만 조금은 정품 대비 가격이 낮아 보일 수 있다. 바로 그점에서 구매로 이어지기도 하나, 유통 경로가 명확하지 않은 제품은 정식 A/S센터를 통한 지원에서 불이익이 따른다. 특히 온라인 조립 PC나 일부 최저가 판매처에서는 벌크, 트레이, 병행수입 제품이 정품과 혼재돼 판매되는 경우가 있다. 소비자가 제품명만 보고 구매하면 정품 여부를 놓치기 쉽다. PC를 구성하는 부품 중에서도 특히 CPU를 고장이 날 경우 단순 교체하는 소모품으로 분류하는 건 어리석다. 그정도 핵심이며 모든 작업에 관여하기에 작업 효율로 이어진다. 따라서 어느 순간부터 문제점을 인식하기 까지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회 비용, 시스템 다운타임까지 고려하면, 정품 구매는 그저 비용 하나로만 설명할 수 없다. 사용자가 정품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단품 CPU를 구매할 경우 인텔 정품 박스 포장 여부다. 참고로 박스 겉면에서 공인 대리점를 알리는 정품 스티커가 부착되어 있다. 참고로 바코드에는 일반적으로 PCD, INT, COT로 시작하는 11자리 형식의 영문이 기재되어 있다. 완제품 또는 조립 PC 형태로 구매했다면 PC 케이스에 정품 스티커를 확인하는 것도 요령이다. 구매한 제품에 대해 의구심이 생기거든 리얼시피유 사이트에서 바코드 번호를 등록해 제품명과 유통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지금까지 의 내용을 한 번더 복기하자면 인텔 Core Ultra 7 270K Plus는 고성능 게이밍과 제작 작업을 함께 다루는 사용자에게, Core Ultra 5 250K Plus는 내장 그래픽을 포함한 균형형 고성능 시스템을 원하는 사용자에게, Core Ultra 5 250KF Plus는 외장 그래픽 기반의 합리적 고성능 PC를 구성하려는 사용자에게 추천할 수 있다. 세가지 제품 모두 Plus라는 이름에 맞게 기존 제품 대비 개선된 처리 여력과 플랫폼 활용성을 보장한다. 재차 강조하지만 PC 성능의 기준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이제 좋은 CPU란 단순히 가장 높은 클럭을 가진 제품이 아니라, 사용자의 작업을 원활하게 이어갈 수 있게 지원하는 성능과 기능이 뒷받침 되는 제품이다. 과거 제품군은 Ai 지원에서도 거리를 두고 있다. 반면 인텔 코어 울트라 2세대 K Plus 시리즈는 달라진 시장 변화에 맞춰 코어 구성과 내부 구조도 큰 폭으로 개선이 이뤄졌다. @intel
2026.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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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루룩 짭짭, 한국인의 소울푸드 라면 이야기 배고픈 한 끼에서 세계가 찾는 K-푸드가 되기까지 어릴 적 만화 아기공룡 둘리를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자동으로 흥얼거리게 되는 노래가 있다. “후루룩 짭짭, 후루룩 짭짭, 맛 좋은 라면.” 이 짧은 가사가 참 묘하다. 라면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안다. 라면은 그렇게 먹는 음식이다. 젓가락으로 꼬불꼬불한 면발을 들어 올리고, 뜨거운 김을 후 불어가며 후루룩 들이키고, 마지막엔 얼큰한 국물 한 숟가락으로 입안을 정리한다. 그런데 라면의 진짜 마지막은 따로 있다. 면을 다 먹은 뒤 남은 국물에 찬밥을 말아 넣는 순간이다. 그때 라면은 인스턴트 음식이 아닌 한 끼 식사가 된다. 김치 한 조각만 있으면 된다. 거창한 반찬도 필요 없다. 뜨거운 국물, 불그스름하게 물든 밥알, 젓가락 끝에 걸리는 김치 한 점. 그 조합 앞에서는 산해진미도 잠시 밀린다. 라면은 그렇게 한국인의 부엌 한구석에 늘 대기하고 있는 음식이다. 돈이 없을 때, 시간이 없을 때, 속이 허할 때, 술 마신 다음 날, 비 오는 밤, 야근 끝난 새벽, 시험공부 하던 날, 군대에서 PX 다녀온 날, 한강에서 바람 맞던 날까지. 라면은 음식이면서 동시에 기억이다. 라면은 어디서 시작됐을까 한국인이 라면을 워낙 자연스럽게 먹다 보니 가끔 착각하게 된다. “라면은 원래 한국 음식 아닌가?” 지금의 인스턴트 라면은 일본에서 시작됐다고 보는 게 일반적이다. 1958년 일본 닛신식품의 안도 모모후쿠가 만든 ‘치킨라멘’이 현대식 인스턴트 라면의 출발점으로 꼽힌다. 전쟁 이후 식량난을 겪던 시절, 뜨거운 물만 있으면 간단히 먹을 수 있는 면 요리를 만든 것이다. 한국 라면은 그보다 조금 늦게 등장했다. 1963년 9월 15일, 삼양식품이 국내 최초의 라면인 삼양라면을 출시하면서 한국 라면의 역사가 시작됐다. 하지만 처음부터 잘 팔린 건 아니었다. 지금이야 라면 봉지를 보면 당연히 먹는 음식이라고 생각하지만, 당시 사람들에게 꼬불꼬불하게 튀겨진 면은 꽤 낯선 물건이었다. 쌀밥을 먹어야 제대로 한 끼를 먹었다고 생각하던 시절이었으니, 밀가루로 만든 인스턴트 면이 곧바로 환영받기는 어려웠다. 라면이 본격적으로 자리 잡은 배경에는 시대 상황이 있었다. 쌀이 부족하던 시절, 정부는 밀가루 음식을 장려했고, 라면은 값싸고 빠르게 배를 채울 수 있는 음식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여기에 국물 음식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입맛이 더해졌다. 일본에서 들어온 인스턴트 면은 한국에 와서 전혀 다른 음식이 됐다. 더 맵고, 더 얼큰하고, 더 국물 중심적인 음식으로 변했다. 여기에 김치, 계란, 파, 고춧가루, 찬밥이 붙으면서 한국식 라면 문화가 만들어졌다. 발명은 일본이 했을지 몰라도, 라면을 인생 음식으로 만든 건 한국인에 가깝다. 배고픔의 음식에서 추억의 음식으로 라면은 처음부터 별미가 아니었다. 출발은 배고픔이었다. 먹을 것이 넉넉하지 않던 시절, 라면은 값싸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고마운 음식이었다. 뜨거운 물과 냄비만 있으면 됐다. 시간이 오래 걸리지도 않았다. 김치찌개나 된장찌개를 끓일 여유가 없을 때, 쌀이 부족할 때, 라면 한 봉지는 꽤 든든한 해결책이었다. 그래서 라면에는 묘한 애환이 있다. 누군가에게 라면은 가난의 기억이다. 누군가에게는 자취방의 첫 끼다. 누군가에게는 군대에서 몰래 먹던 야식이다. 누군가에게는 엄마가 늦게 오던 저녁, 형제끼리 나눠 먹던 냄비다. 누군가에게는 월급 전날 버티게 해준 마지막 식량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라면은 슬프기만 한 음식이 아니다. 힘들 때 먹었던 음식인데, 시간이 지나면 그리워진다. 돈이 없어서 먹던 음식인데, 돈이 생긴 뒤에도 가끔 일부러 끓인다. 이게 라면의 이상한 힘이다. 가난했던 기억마저 따뜻하게 만들어버린다. 왜 분식집 라면은 집 라면보다 맛있을까 라면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왜 집에서 끓이면 그 맛이 안 나지?” 분식집 라면이 맛있는 이유는 대체로 단순하다. 강한 화력, 얇은 냄비, 빠른 조리, 그리고 망설임 없는 손맛. 라면은 오래 끓일수록 맛있어지는 음식이 아니다. 오히려 타이밍이 생명이다. 물이 팔팔 끓을 때 면과 스프가 들어가고, 면이 풀리기 시작할 때 적당히 뒤집어주고, 너무 익기 전에 불을 꺼야 한다. 그런데 집에서는 이게 은근히 어렵다. 계란을 넣을까 말까 고민하고, 파를 찾고, 김치를 꺼내고, 그 사이 면은 조금씩 불어간다. 분식집 라면은 그런 고민이 없다. 그냥 빠르게 끓이고 빠르게 낸다. 그래서 맛있다. 둘리 노래에는 “라면은 구공탄에 끓여야 맛있다”는 감성이 담겨 있지만, 실제로는 구공탄보다 중요한 건 화력이다. 뜨거운 불에서 짧고 강하게 끓인 라면이 확실히 맛있다. 라면 조리법에도 각자의 공식이 있다. 스프 먼저 넣는 사람. 면 먼저 넣는 사람. 계란을 풀어야 한다는 사람. 계란은 절대 풀면 안 된다는 사람. 면을 들었다 놨다 해야 한다는 사람. 찬물을 조금 넣어야 한다는 사람. 고춧가루를 추가해야 진짜라는 사람. 라면 하나 끓이는 데도 파벌이 갈린다. 하지만 라면 맛의 핵심은 결국 하나다. 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끓였을 때 가장 맛있다. 남이 보기엔 대충 끓인 라면이어도, 내 입에 맞으면 그게 정답이다. 한국 라면은 왜 이렇게 매워졌을까 한국 라면의 정체성은 국물에 있다. 일본 라멘이 육수와 생면의 조합이라면, 한국 라면은 봉지 안에 들어 있는 분말스프 하나로 세계관이 완성된다. 그 작은 스프 봉지 안에 짠맛, 매운맛, 감칠맛, 향이 다 들어 있다. 초기 라면은 지금처럼 맵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한국 라면은 점점 얼큰하고 자극적인 방향으로 발전했다. 신라면, 안성탕면, 진라면, 열라면, 불닭볶음면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보면 한국 라면의 역사는 결국 매운맛의 진화라고 봐도 된다. 한국 사람들은 라면을 단순히 면으로만 먹지 않는다. 김치와 먹고, 계란을 풀고, 파를 넣고, 청양고추를 넣고, 콩나물을 넣고, 치즈를 올리고, 떡을 넣고, 만두를 넣고, 마지막엔 밥을 만다. 라면은 완성품이면서 동시에 미완성품이다. 그 자체로도 먹을 수 있지만, 뭘 넣느냐에 따라 계속 다른 음식이 된다. 그래서 라면은 한국인에게 유난히 사랑받는다. 각자 자기만의 라면이 있기 때문이다. 컵라면, 자취방, 편의점, 한강 라면 문화에서 컵라면을 빼놓을 수 없다. 컵라면은 라면을 냄비에서 해방시켰다. 뜨거운 물만 있으면 어디서든 먹을 수 있다. 학교 매점, 편의점, PC방, 고속도로 휴게소, 군대 PX, 등산 후 정상 근처, 야근 중 사무실. 컵라면은 한국인의 이동식 부엌이다. 특히 편의점 컵라면 문화는 거의 하나의 장르가 됐다. 컵라면 하나, 삼각김밥 하나, 바나나우유 하나. 이 조합으로 버틴 청춘들이 꽤 많을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한강라면도 빼놓을 수 없다. 편의점에서 은박 용기를 꺼내 즉석 조리기에 올려놓고, 물이 끓기 시작하면 면이 서서히 풀린다. 바람은 살짝 차고, 강 건너 불빛은 반짝이고, 돗자리 위에서는 누군가 웃고 있다. 사실 맛만 놓고 보면 집에서 끓인 라면이 더 나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한강의 공기와 야경이 들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라면은 장소를 먹는 음식이기도 하다. 집에서 먹는 라면, 편의점에서 먹는 라면, 산에서 먹는 라면, 바닷가에서 먹는 라면, 술 마신 다음 날 먹는 라면은 전부 다른 음식이다. 같은 봉지라도 상황이 바뀌면 맛이 바뀐다. 라면은 그래서 오래 살아남았다. 라면은 건강에 나쁠까 라면 이야기를 하면 반드시 따라오는 질문이 있다. “라면, 몸에 안 좋은 거 아니야?” 솔직히 말하면 라면은 완벽한 건강식은 아니다. 나트륨이 많고, 튀긴 면은 지방도 있다. 국물까지 전부 마시면 염분 섭취가 꽤 높아질 수 있다. 늦은 밤에 먹고 바로 자면 다음 날 얼굴이 붓는 것도 괜한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라면을 무조건 독극물처럼 볼 필요도 없다. 라면 한 봉지의 열량은 대략 400~500kcal 정도다. 라면 하나만 먹으면 오히려 한 끼 식사로는 조금 부족할 수도 있다. 문제는 여기에 밥을 말고, 김치를 많이 먹고, 국물을 다 마시고, 야식으로 자주 먹을 때다. 라면을 조금 더 건강하게 먹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스프를 조금 덜 넣고, 국물을 다 마시지 않고, 계란이나 두부로 단백질을 보충하고, 파·콩나물·버섯 같은 채소를 넣고, 가능하면 너무 늦은 시간에는 자주 먹지 않는 것. 맛은 조금 양보해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라면을 오래 사랑하려면 이 정도 타협은 필요하다. 요즘 라면도 많이 변했다. 예전에는 대부분 튀긴 면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건면, 저염 제품, 비건 라면, 프리미엄 라면, 지역 맛을 살린 라면까지 종류가 다양해졌다. 라면은 여전히 인스턴트 음식이지만, 더 이상 “싸고 빠른 음식” 하나로만 설명하기 어려워졌다. 우지파동, 라면이 겪은 가장 큰 상처 한국 라면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이 있다. 1989년의 우지파동이다. 당시 일부 라면업체가 공업용 우지를 사용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라면업계 전체가 큰 충격을 받았다. 이후 긴 법적 공방과 안전성 논란이 이어졌고, 결과적으로 업체들이 승소하며 사건은 마무리됐지만 이미 소비자들의 인식에는 큰 상처가 남았다. 이 사건은 단순한 식품 논란이 아니었다. 라면은 국민 음식이었다. 서민들이 가장 자주 먹는 음식이었다. 그만큼 신뢰가 흔들렸을 때 충격도 컸다. 하지만 라면은 살아남았다. 제조 방식은 바뀌었고, 업체들은 더 신중해졌고, 소비자들의 눈도 더 까다로워졌다. 그리고 라면은 다시 한국인의 식탁으로 돌아왔다. 어떻게 보면 라면의 생명력은 참 라면답다. 한 번 눌리고 식어도, 뜨거운 물을 만나면 다시 살아난다. 한국 라면은 이제 세계가 먹는다 예전의 라면은 한국 안에서 먹는 음식이었다. 이제는 아니다. 신라면은 오래전부터 한국 매운맛의 대표 선수였고, 불닭볶음면은 유튜브 챌린지와 K-콘텐츠 열풍을 타고 세계적인 히트 상품이 됐다. 해외 마트에 가면 한국 라면 코너가 따로 있는 곳도 많아졌다. 한국 드라마 속 주인공이 냄비째 라면을 먹는 장면은 외국인에게도 익숙한 풍경이 됐다. 라면은 이제 K-푸드의 중요한 축이다. 김치, 불고기, 비빔밥처럼 전통 음식은 아니지만, 오히려 현대 한국인의 생활을 더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음식일지도 모른다. 한국인의 빠른 일상, 야근 문화, 편의점 문화, 매운맛 취향, 혼밥 문화, 가성비 감각이 라면 한 봉지 안에 들어 있다. 예전에는 일본에서 기술을 들여와 라면을 만들었다. 이제는 세계가 한국 라면을 사 간다. 역사가 이렇게 돌아왔다. 라면은 왜 소울푸드인가 라면이 소울푸드인 이유는 고급스러워서가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너무 평범해서다. 라면은 대단한 요리가 아니다. 냄비 하나, 물, 봉지 하나면 된다. 그런데 이상하게 사람을 위로한다. 돈 없던 자취방에서 먹던 라면. 친구들과 밤새 놀고 끓여 먹던 라면. 엄마 몰래 야식으로 끓여 먹던 라면. 비 오는 날 창문 열어놓고 먹던 라면. 아픈 날 입맛 없는데도 겨우 먹던 라면. 월급 전날 버티게 해준 라면. 라면은 늘 화려한 날보다 애매한 날에 더 가까이 있었다. 뭔가 부족한 날, 조금 외로운 날, 지갑이 가벼운 날, 몸이 피곤한 날. 그래서 라면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이 아니라, 사람의 빈틈을 채워주는 음식이다. 결정적으로 라면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비싼 레스토랑 예약도 필요 없고, 조리 기술도 필요 없다. 대학생도, 직장인도, 군인도, 아빠도, 엄마도, 혼자 사는 사람도, 야근하는 사람도 똑같은 냄비 앞에 선다. 물이 끓고, 스프를 넣고, 면을 넣고, 3~4분을 기다린다. 그 짧은 시간 동안 사람은 이상하게 마음이 놓인다.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 사실 라면은 배고픔에서 출발했다. 당시에는 모두가 가난했다. 값싸게 배를 채우기 위한 음식이 필요했다. 물론 초기의 그러한 라면 조차도 먹기 힘들 정도로 가난했다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라면은 한국인의 추억, 취향, 야식, 해장, 자취, 캠핑, 편의점, 한강, 세계화까지 모두 품은 음식이 됐다. 라면은 완벽한 음식은 아니다. 나트륨도 많고, 자주 먹으면 건강 걱정도 된다. 하지만 완벽하지 않아서 더 사람 같다. 가끔은 대충 끓여도 맛있고, 가끔은 계란 하나로 사치가 되고, 가끔은 찬밥 한 덩이로 한 끼가 완성된다. 그리고 어느 밤, 문득 배가 출출해질 때 우리는 또다시 부엌으로 간다. 냄비를 꺼내고, 물을 붓고, 봉지를 뜯는다. 라면은 그렇게 오늘도 끓는다. 후루룩. 짭짭. 별것 아닌데, 이상하게 맛있는 음식. 가난한 한 끼였고, 청춘의 야식이었고, 이제는 세계가 먹는 K-푸드가 된 음식. 라면은 한국인의 가장 뜨거운 소울푸드다.
2026.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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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아빠차, 기아 카니발 이야기 어쩌다 고속도로 위의 과학이 되었나 대한민국에서 “아빠차”라는 말을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차가 있다. 제네시스? 팰리세이드? 쏘렌토? 물론 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진짜 원조급 아빠차를 꼽으라면 결국 이 차를 빼기 어렵다. 기아 카니발. 카니발은 참 묘한 차다. 누군가에게는 아이 셋 키우는 집의 구원투수이고, 누군가에게는 캠핑 장비를 실어 나르는 이동식 창고다. 또 누군가에게는 부모님 병원 모시고 가는 효도차이고, 누군가에게는 연예인·기업 의전용으로 쓰이는 움직이는 대기실이다. 한 차가 이렇게 여러 얼굴을 갖는 경우도 드물다. 그런데 더 재미있는 건, 카니발이 단순히 “좋은 패밀리카”로만 기억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족을 위해 태어난 차인데, 어느 순간 고속도로와 커뮤니티에서 욕도 꽤 먹는 차가 됐다. 아빠들의 현실 드림카이자, 도로 위 여론의 샌드백. 그게 지금 카니발의 이상한 위치다. IMF 시절에 등장한 가족용 드림카 카니발의 시작은 1998년이다. 시점이 꽤 상징적이다. 대한민국이 IMF 외환위기를 지나던 시절이었다. 금 모으기 운동, 구조조정, 실직, 맞벌이, 가족 부양의 압박이 한꺼번에 몰려오던 때였다. 그 시절의 아버지와 어머니들은 지금보다 훨씬 직접적으로 “가족을 먹여 살린다”는 무게를 짊어지고 살았다. 낮에는 회사, 밤에는 부업, 주말에는 가족 챙기기. 자기 취미나 여유보다 가족이 먼저였던 시대다. 그런 시기에 등장한 카니발은 단순한 신차가 아니었다. 승합차처럼 사람을 많이 태울 수 있는데, 스타렉스처럼 일하는 차 느낌만 있는 것도 아니었다. 세단보다 넓고, SUV보다 실용적이고, 승합차보다 승용차에 가까웠다. 쉽게 말해, 한국 가족 구조에 너무 잘 맞았다. 부모님 모시고, 아이들 태우고, 명절에 이동하고, 주말에 근교 나들이 가고, 트렁크에 유모차와 장바구니와 아이들 짐을 때려 넣는 차. 카니발은 그 모든 상황에 꽤 현실적인 답이었다. 이름도 절묘했다. 카니발, 즉 축제. 엄청나게 빠른 차도 아니고, 폼 나는 스포츠카도 아니지만, 가족이 함께 이동하는 순간만큼은 그 자체가 작은 축제라는 의미로 읽을 수 있다. 그래서 카니발은 자동차라기보다 “가족 행사 장비”에 가까웠다. 어쩌다 카니발은 아빠차가 됐나 카니발이 국민 아빠차가 된 이유는 감성보다 현실에 가깝다. 첫째, 공간이다. 아이 하나일 때는 세단도 괜찮다. 아이 둘까지는 SUV로도 버틴다. 그런데 아이 셋이 되거나, 부모님까지 함께 타거나, 카시트와 유모차와 여행 짐이 동시에 들어가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때부터 차는 디자인보다 공간이 먼저다. 그 순간 카니발은 잔인할 정도로 설득력이 있다. 둘째, 슬라이딩 도어다. 이건 아이 키우는 집에서는 거의 치트키다. 좁은 주차장에서 아이가 문을 확 열어 옆 차를 찍을 걱정이 줄어든다. 아이를 안고 태우기도 편하다. 어르신들이 오르내리기도 쉽다. 일반 SUV의 여닫이문과 비교하면 생활 체감이 확실히 크다. 옵션표에서는 그저 전동 슬라이딩 도어지만, 부모 입장에서는 평화 유지 장치에 가깝다. 셋째, 9인승의 특권이다. 카니발 9인승은 조건만 맞으면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할 수 있다. 정확히는 9인승 이상 차량에 6명 이상이 탑승해야 한다. 그러니까 7인승 카니발은 6명이 타도 안 되고, 9인승이라도 5명만 타면 안 된다. 이 조건은 카니발의 이미지를 크게 키웠다. 명절 고속도로에서 옆 차선이 꽉 막혀 있는데, 우리 가족은 합법적으로 버스전용차로를 달릴 수 있다? 아이 셋 있는 집 입장에서는 이보다 현실적인 유혹이 없다. 넷째, 대안이 마땅치 않았다. 한국 시장에서 카니발과 정면으로 붙을 만한 국산 미니밴은 사실상 많지 않았다. 스타렉스나 스타리아는 상용차 이미지가 강했고, 수입 미니밴은 가격과 유지비에서 부담이 있었다. 결국 패밀리카를 고민하던 사람들은 돌고 돌아 같은 결론에 도착했다. “그냥 카니발 가자.” 이건 자동차의 우월함이라기보다 포지션의 승리다. 카니발은 잘 만든 차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빈자리를 너무 잘 차지한 차였다. 세대가 바뀌며 아빠차에서 현실 드림카로 초기 카니발은 실용차 이미지가 강했다. 크고, 넓고, 사람 많이 태우는 차. 그 정도였다. 하지만 세대가 바뀌면서 카니발은 점점 고급스러워졌다. 2세대 그랜드 카니발을 거치며 차체는 더 커졌고, 3세대 올 뉴 카니발부터는 디자인이 확 달라졌다. 이전의 둥글고 생활형 미니밴 느낌에서 벗어나 더 당당하고 세련된 패밀리카가 됐다. 이 시기부터 카니발은 단순히 “어쩔 수 없이 사는 차”가 아니라 “아빠들이 은근히 갖고 싶어 하는 차”가 됐다. 아이 때문에 산다고 하지만, 막상 옵션표를 보면 아빠가 더 신난다. 어라운드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전동 슬라이딩 도어, 프리미엄 사운드, 릴렉션 시트, 하이리무진. 가족을 핑계로 살 수 있는 합법적 대형 장난감이 된 것이다. 특히 하이리무진은 카니발의 이미지를 한 단계 더 밀어 올렸다. 연예인 밴, 기업 의전차, 골프장 이동차, 장거리 출장용 차량으로 쓰이면서 “카니발 = 가족차”에 “카니발 = 이동식 VIP룸”이라는 이미지까지 붙었다. 이쯤 되면 카니발은 그냥 미니밴이 아니다. 대한민국식 생활형 럭셔리다. 카니발 하이브리드, 마지막 약점을 건드리다 카니발의 오랜 약점은 연비와 소음이었다. 덩치가 크고 무거우니 연비가 좋기 어렵고, 디젤 모델은 특유의 진동과 소음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가족차로는 좋은데, 도심 주행이 많으면 기름값과 정숙성이 늘 아쉬웠다. 그래서 하이브리드 모델의 등장은 꽤 큰 사건이었다. 1.6 터보 하이브리드는 카니발의 약점을 정확히 찔렀다. 도심 주행에서 연비 부담을 줄이고, 디젤 특유의 소음과 진동에서도 한결 자유로워졌다. 아이 등하원, 출퇴근, 주말 나들이를 모두 한 차로 해결해야 하는 집이라면 하이브리드의 매력은 꽤 크다. 물론 아쉬움도 있다. 덩치 생각하면 연비는 제법 잘 나오는 편이지만, 친환경차 세제 혜택 기준에는 아슬아슬하게 못 미친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말이 많았다. 좋긴 좋은데, 딱 한 끗이 모자란 느낌. 이 부분도 참 카니발답다. 그래도 시장의 반응은 확실했다. 카니발 하이브리드는 기존 카니발의 가장 현실적인 단점을 보완한 모델이다. 조용하고, 넓고, 기름 덜 먹는 아빠차. 이 조합은 한국 시장에서 안 팔리기가 어렵다. 그래서 카니발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차가 됐다. 패밀리카 고민하다가 마지막에 다들 하는 말. “이럴 거면 그냥 카니발이지.” 하지만 카니발의 그림자도 짙어졌다 카니발은 가족을 위해 태어난 차다. 그런데 어느 순간 도로 위에서는 전혀 다른 이미지도 갖게 됐다. 큰 차체로 바짝 붙는 운전, 방향지시등 없이 밀고 들어오는 차선 변경, 버스전용차로 얌체 주행, 과한 튜닝, 위협적으로 느껴지는 주행 습관. 이런 장면들이 쌓이면서 일부 카니발 운전자는 커뮤니티에서 조롱의 대상이 됐다. 물론 카니발 차주 전체의 문제는 아니다. 차가 많이 팔리면 좋은 운전자도 많고, 이상한 운전자도 많다. 도로에 많이 보이는 차일수록 나쁜 사례도 더 쉽게 눈에 띈다. 그런데 카니발은 덩치가 크다. 큰 차가 난폭하게 움직이면 위협감이 훨씬 크다. 같은 끼어들기라도 작은 차가 하면 “왜 저러지” 정도인데, 카니발이 하면 “밀고 들어오네”가 된다. 여기에 버스전용차로 이슈가 더해졌다. 규정대로 9인승 이상 차량에 6명 이상이 타면 합법이다. 하지만 혼자 타거나 인원이 부족한데도 전용차로를 타는 얌체 사례가 생기면서 이미지가 나빠졌다. 카니발은 원래 가족을 편하게 태우라고 만든 차다. 그런데 그 넓은 차체와 혜택이 일부 운전자에게는 도로 위 권력처럼 쓰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 불쾌해한다. 스포츠카가 시끄러우면 “원래 저런 차인가 보다” 하고 넘기기도 한다. 그런데 카니발이 난폭하게 움직이면 반응이 다르다. “애들 태우고 저러나?” 이 한마디가 카니발의 불명예를 설명한다. 차는 죄가 없다, 문제는 운전대다 사실 차가 무슨 죄가 있겠나. 카니발 자체는 한국 시장에 정말 잘 맞는 차다. 공간, 실용성, 옵션, 가격 경쟁력, 유지 접근성까지 생각하면 이만한 패밀리카가 흔치 않다. 문제는 운전대 잡은 사람이다. 카니발이 나쁜 차가 된 게 아니라, 일부 운전자가 카니발의 이미지를 그렇게 만들었다. 가족을 위해 만든 넓은 실내가 때로는 과시용 덩치가 되고, 합법적으로 쓰라고 준 버스전용차로 혜택이 얌체 운전의 핑계가 되고, 편하게 타라고 만든 큰 차체가 도로 위 압박감으로 쓰일 때가 있다. 일부 운전자가 만든 난폭운전 이미지, 버스전용차로 얌체 논란, 거대한 차체에서 오는 위압감은 이제 카니발이 감당해야 할 그림자가 됐다. 그래서 카니발은 억울한 차다. 좋은 아빠 만나면 최고의 가족차고, 이상한 아빠 만나면 고속도로 빌런이 된다. 그래도 카니발은 계속 팔릴 것이다 욕을 먹어도 카니발은 팔린다. 왜냐하면 대안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아이 셋 있는 집에 “그냥 세단 타세요”라고 할 수 없다. 부모님 모시고 다니는 집에 “작은 SUV도 충분해요”라고 말하기 어렵다. 캠핑 짐, 유모차, 카시트, 장거리 여행, 명절 이동을 한 번이라도 겪어본 사람은 안다. 카니발은 허세가 아니라 필요인 경우가 많다. 게다가 지금의 카니발은 예전처럼 투박한 미니밴이 아니다. 디자인은 SUV처럼 단단해졌고, 실내는 훨씬 고급스러워졌고, 하이브리드까지 들어오며 약점도 줄었다. 7인승은 편하고, 9인승은 실속 있고, 하이리무진은 의전까지 가능하다. 한 차종 안에 너무 많은 욕망을 담고 있다. 가족차, 캠핑차, 회사차, 의전차, 장거리차, 버스전용차로 욕망까지. 이 정도면 차라기보다 대한민국 생활 양식의 압축판이다. 아빠의 자부심이자, 아빠의 숙제 카니발은 대한민국 아빠들의 현실을 많이 닮았다. 멋있고 싶지만 실용적이어야 하고, 혼자 타고 싶지만 가족을 태워야 하고, 빠르게 가고 싶지만 안전해야 하고, 가끔은 폼도 잡고 싶지만 결국 짐을 실어야 한다. 즉, 좋은 아빠가 타면 대한민국 최고의 가족차. 이상한 아빠가 타면 도로 위 거대한 민폐 상자. 6명 태우고 규정 지키면 버스전용차로의 합법적 승자. 혼자 타고 밀고 들어가면 그냥 움직이는 민폐 덩어리. 그래도 어쩌겠나. 아이 셋, 유모차 하나, 카시트 두 개, 캠핑 박스 세 개, 장모님까지 모셔야 하는 순간이 오면 사람은 결국 현실과 타협한다. 그리고 그 현실의 끝에는 대체로 이 차가 서 있다. 기아 카니발. 대한민국 아빠의 공간이자, 고속도로 여론의 샌드백이며, 좋게 타면 가족의 안식처, 나쁘게 타면 욕먹기 딱 좋은 덩치 큰 미니밴. 웃기지만, 이만큼 한국적인 차도 드물다.
2026.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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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지로버, 진흙탕에서 태어나 호텔 정문으로 간 SUV SUV라는 단어가 이제는 너무 흔해졌다. 요즘은 마트 주차장만 가도 SUV가 넘친다. 소형 SUV, 쿠페형 SUV, 전기 SUV, 패밀리 SUV, 럭셔리 SUV까지 종류도 끝이 없다. 그런데 이 많은 SUV들 사이에서도 유독 따로 노는 차가 하나 있다. 레인지로버. 그냥 비싼 SUV라기보다, 어딘가 이상한 위치에 있다. 오프로드를 잘 달리는 차인데 실내는 고급 세단처럼 꾸며져 있고, 산길을 올라갈 수 있는 차인데 호텔 발렛존에 세워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진흙탕을 빠져나온 뒤 그대로 고급 리조트 입구에 서도 품위가 죽지 않는 차. 레인지로버의 정체성은 딱 그 지점에서 시작된다. 한마디로 말하면, 작업복을 입은 귀족 같은 차다. 시작은 럭셔리가 아니라 ‘불편함에 대한 반항’이었다 레인지로버가 처음부터 지금처럼 조용하고, 넓고, 비싸고, 의전차 같은 SUV였던 것은 아니다. 레인지로버가 등장하기 전 랜드로버의 대표 모델들은 지금의 디펜더 조상쯤 되는 차들이다. 농장, 군대, 공사 현장, 험지에서 쓰기 위한 도구에 가까웠다. 튼튼하고 잘 달렸지만 편안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실내는 투박했고, 승차감은 단단했고, 정숙성은 기대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1960년대 후반이 되면서 자동차를 쓰는 방식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고속도로가 늘고, 장거리 이동이 많아지고, 여가와 레저 문화가 커졌다. 사람들은 더 이상 “험지만 잘 가는 차”만 원하지 않았다. 평소에는 편하게 타고, 멀리 갈 때는 안정적이고, 필요하면 산길과 진흙길도 가는 차. 당시 기준으로는 꽤 욕심 많은 요구였다. 고급 세단은 편했지만 험지를 못 갔고, 오프로더는 험지를 잘 갔지만 일상에서는 불편했다. 이 둘을 한 차에 넣겠다는 발상은 지금 보면 당연해 보여도, 당시에는 꽤나 대담한 생각이었다. 레인지로버 개발을 이끈 인물로 알려진 찰스 스펜서 킹의 질문도 여기서 출발한다. “왜 오프로드 차량은 꼭 불편해야 하지?” 그 질문 하나가 훗날 럭셔리 SUV라는 장르의 씨앗이 됐다. 비밀 프로젝트 ‘벨라’, 그리고 1970년의 등장 초기 개발은 조용히 진행됐다. 프로토타입에는 ‘레인지로버’라는 이름도 붙지 않았다. 대신 벨라(Velar)라는 이름을 썼다. ‘숨기다’라는 의미를 담은 이름이었다고 알려져 있다. 지금은 레인지로버 벨라라는 모델명으로 다시 쓰이고 있지만, 원래는 정체를 감추기 위한 암호명에 가까웠다. 그리고 1970년, 마침내 1세대 레인지로버가 등장한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실내가 고급스럽다기보다 실용적이다. 바닥은 고무 매트였고, 물청소가 가능할 정도로 막 쓰는 느낌도 있었다. 하지만 당시 오프로더 기준으로는 굉장히 진보적이었다. 리프 스프링 대신 코일 스프링을 적용해 승차감을 개선했고, 풀타임 4륜구동으로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모두 고려했다. 여기에 V8 엔진까지 얹어 고속 주행 능력도 챙겼다. 즉, 레인지로버는 처음부터 “비싼 차”가 아니라 험지를 달릴 수 있으면서도 일상에서 탈 만한 차로 출발했다. 그런데 세상은 이 차를 조금 다르게 받아들였다. 편하고, 크고, 당당하고, 어디든 갈 수 있는 차. 상류층과 레저 문화가 이 차를 그냥 두지 않았다. 농장과 산길을 위한 실용적인 차는 점점 귀족의 별장, 사냥터, 리조트, 도심 고급가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레인지로버는 단순한 오프로더가 아니라, 험지를 두려워하지 않는 고급 이동 수단으로 이미지가 바뀌어 갔다. 세대를 거치며 ‘왕좌’가 만들어지다 1세대 레인지로버는 무려 26년 가까이 판매됐다. 처음에는 2도어로 시작했지만, 1981년에는 4도어 모델이 등장했고, 1982년에는 자동변속기가 추가됐다. 1986년에는 디젤 엔진 모델도 나왔다. 한 세대 안에서 계속 변신하며 시장을 넓혀간 셈이다. 1994년에 등장한 2세대 P38A는 지금까지 이어지는 레인지로버의 인상을 훨씬 뚜렷하게 만들었다. 플로팅 루프, 클램쉘 보닛, 수평적인 차체 라인, 스플릿 테일게이트 같은 요소들이 이 시기부터 브랜드의 얼굴이 됐다. 실내도 더 고급스러워졌고, 전자식 에어 서스펜션으로 오프로드와 온로드 양쪽에서 더 편안한 주행을 노렸다. 2001년 등장한 3세대 L322는 레인지로버가 본격적으로 현대적인 럭셔리 SUV에 가까워진 시기다. 차체 구조는 더 단단해졌고, 독립식 에어 서스펜션과 지형 반응 시스템 같은 기술이 들어가면서 “험지에 강한 고급차”라는 콘셉트가 더 정교해졌다. 실내는 요트, 고급 가구, 퍼스트 클래스 좌석 같은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끌어왔다. 이제 레인지로버는 단순히 좋은 SUV가 아니라, SUV 형태를 한 응접실에 가까워졌다. 2012년에 나온 4세대 L405는 또 한 번 큰 변화를 맞았다. 알루미늄 바디 구조를 적용하면서 무게를 크게 줄였고, 승차감과 정숙성은 한층 더 좋아졌다. 밖에서는 거대한 SUV인데, 안에서는 고요한 라운지처럼 느껴지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그리고 5세대 L460에 오면 레인지로버는 더 미니멀해진다. 선을 줄이고, 장식을 덜어내고, 차체를 매끈하게 다듬었다. 예전의 레인지로버가 “나 비싼 차야”라고 어느 정도 말하는 차였다면, 최신 세대는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에 가깝다. 퍼팅라인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정제된 디자인은 호불호를 떠나 확실히 존재감이 있다. 사막의 롤스로이스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레인지로버를 두고 흔히 사막의 롤스로이스라고 부른다. 표현이 과장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차의 성격을 생각하면 꽤 잘 맞는 별명이다. 험지를 갈 수 있는 차는 많다. 편한 차도 많다. 비싼 차도 많다. 하지만 험지를 갈 수 있으면서, 그 안에서 운전자를 귀빈처럼 대접하고, 도심 고급 호텔 앞에서도 꿀리지 않는 차는 많지 않다. 레인지로버의 진짜 매력은 분위기에 있다. 높은 시야, 묵직한 차체, 두꺼운 문, 고요한 실내, 푹신한 에어 서스펜션, 광활한 2열 공간. 특히 롱휠베이스 모델의 뒷좌석은 그냥 좌석이라기보다 작은 방에 가깝다. 실제 시승기에서도 5세대 P530 LWB는 최고급 세단 못지않은 안락함과 고요한 실내, 530마력의 성능을 갖춘 럭셔리 SUV로 평가된다. 이 차를 타면 이상한 여유가 생긴다. 급하게 달리기보다 천천히 운전하게 된다. 빠른 차라기보다, 서두르지 않아도 되는 사람의 차처럼. 물론 실제 구매자 중 진흙탕에 집어넣을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은 백화점, 골프장, 고급 아파트 주차장, 호텔, 공항 의전차량으로 더 많이 쓰일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갈 수 있느냐”다. 레인지로버는 마치 이렇게 말하는 차다. “나는 어디든 갈 수 있다. 다만 굳이 안 갈 뿐이다.” 이 묘한 오만함이 바로 레인지로버의 매력이다. 럭셔리 SUV 시장을 만든 원조의 무게 요즘은 벤틀리 벤테이가, 롤스로이스 컬리넌, 메르세데스-마이바흐 GLS, BMW XM 같은 초고가 SUV들이 시장에 잔뜩 들어와 있다. 이제 럭셔리 SUV는 더 이상 레인지로버 혼자만의 놀이터가 아니다. 그럼에도 레인지로버가 특별한 이유는, 이 장르를 오래전부터 파고들어 온 원조의 감각 때문이다. 경쟁자들은 대체로 고급 세단의 세계에서 SUV로 내려왔다. 반면 레인지로버는 진흙탕에서 출발해 고급 호텔로 올라왔다. 출신 성분이 다르다. 그래서 레인지로버에는 묘한 설득력이 있다. 그냥 커다란 고급차가 아니라, 원래부터 길이 없는 곳을 가던 차가 점점 귀족화된 느낌이다. 벤틀리와 롤스로이스가 “우리도 SUV 만들 수 있어”라고 말한다면, 레인지로버는 “나는 원래 이쪽 사람이야”라고 말하는 것 같다. 이게 레인지로버가 가진 브랜드의 힘이다. 차를 잘 만들어서만이 아니라, 오랜 시간 쌓인 서사가 차체 위에 같이 올라타 있다. 여기까지 보면 레인지로버는 거의 완벽한 차처럼 느껴진다. 품위 있고, 조용하고, 넓고, 잘 달리고, 험지도 간다. 운전자는 귀족이 된 것 같고, 동승자는 호텔 라운지에 앉은 것 같다. 하지만 레인지로버 이야기를 하면서 이 대목을 빼면 반칙이다. 문제는 고장이다. 레인지로버는 오래전부터 극악의 고장률로 악명이 높다. 자동차 커뮤니티에서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런 말까지 나온다. “레인지로버는 두 대를 사야 한다. 하나는 타고, 하나는 서비스센터에 넣어두려고.” 물론 모든 차가 다 그런 것은 아니다. 관리 잘하고, 뽑기 잘하고, 보증 기간 안에서 타면 천상의 이동수단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보증이 끝나는 순간부터 이야기는 달라진다. 전자장비, 에어 서스펜션, 냉각 계통, 각종 센서, 잡소리, 경고등. 고급스러운 실내 조명보다 먼저 계기판 경고등이 주인을 반겨주는 경우도 있다. 레인지로버는 누군가에게는 인생 최고의 차다. 한 번 타면 다른 SUV가 심심해지는 차다. 높은 시야와 고요한 실내, 그 말도 안 되는 품위 때문에 계속 생각나는 차다.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다시는 가까이하지 않겠다고 맹세하게 만드는 차다. 차는 분명 천국 같은데, 같은 증세로 서비스센터 예약을 두번 하고나면 필시 또 고장나게 된다. 그래서 레인지로버는 참 이상한 차다. 타는 순간에는 “역시 이 급은 다르다” 싶다가도, 고장이 나면 “역시 이 브랜드는 다르다”는 말이 다른 의미로 나온다. 1억이 훌쩍 넘는 고가 SUV인 만큼 대다수 사람에게는 그저 남이 타는 고급차일 뿐이다. 도로에서 보면 멋있고, 주차장에 세워져 있으면 존재감 있고, 기사로 보면 갖고 싶다. 하지만 실제로 내 통장에서 수리비가 빠져나가기 시작하면 그 낭만은 꽤 빠르게 증발할 수 있다. 결국 레인지로버는 가질 수 있으면 부럽고, 유지할 수 있으면 대단하고, 보증 끝나도 사랑할 수 있으면 진짜 주인이다. 그 외의 사람들에게 레인지로버는 그냥 멀리서 볼 때 가장 아름다운 SUV일지도 모른다. 마치 영국 귀족처럼 우아하게 손을 흔들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조용히 청구서를 내미는 자동차. 천상의 승차감과 지옥의 정비비를 동시에 품은 차. 그게 바로 레인지로버의 가장 솔직한 얼굴이다. “ 커뮤니티 빌런 18+ 에서만 볼 수 있는 브랜드 스토리 레인지로버 편”
2026.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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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의 아이콘 후터스, 30년 만에 폐점 닭날개보다 먼저 식어버린 건, 1990년대식 성공 공식이었다 후터스를 한마디로 설명하면 참 애매하다. 치킨 윙을 파는 스포츠 펍인가? 맥주를 파는 패밀리 레스토랑인가? 아니면 노출 있는 유니폼을 입은 직원들이 브랜드의 절반을 차지하는 쇼 비즈니스인가? 정답은 셋 다였다. 그래서 한때는 잘됐다. 그런데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지금은 낡아 보인다. 결국 싱가포르 클락키의 후터스가 2026년 1월 31일 문을 닫았다. 1996년 문을 연 매장은 북미 밖 첫 후터스 프랜차이즈이자 아시아 1호점으로 알려졌고, 30년 가까이 싱가포르 강변 상권의 상징처럼 버텼다. 하지만 결국 마지막 바구니의 윙을 튀기고 간판을 내렸다. 재미있는 건, 사람들이 후터스를 몰라서 망한 게 아니라는 점이다. 다들 알았다. 다들 한 번쯤 가봤거나, 최소한 “거기 뭔지는 알지” 하는 브랜드였다. 문제는 ‘알고는 있지만 굳이 자주 가지 않는’ 브랜드가 되어버렸다는 데 있다. 가족여행 중 먹은 윙 한 접시가 아시아 1호점을 만들다 싱가포르 후터스의 시작은 꽤 영화 같다. 1995년, 싱가포르 사업가 C.S. Chua가 가족과 미국 여행을 갔다가 후터스를 방문했다. 딸 셀레나 추아의 회고에 따르면, 가족은 그냥 치킨 윙을 먹으러 들어갔을 뿐인데 어느새 주방 투어까지 하고 있었다고 한다. 한 끼 식사가 프랜차이즈 계약의 씨앗이 된 셈이다. 1년 뒤인 1996년, 후터스는 싱가포르 클락키에 문을 열었다. 당시 싱가포르 외식 시장에는 지금처럼 캐주얼 스포츠 바가 흔하지 않았다. 격식 있는 식당 아니면 호커센터, 그 중간 어딘가에서 맥주 마시며 경기 보고 윙을 뜯는 공간이 부족했다. 후터스는 그 빈틈을 파고들었다. 미국식 스포츠 바, 치킨 윙, 맥주, 강변 위치, 그리고 후터스 걸이라는 강렬한 컨셉. 처음엔 당연히 반응이 엇갈렸다. “유니폼이 왜 저렇게 짧아?”라는 시선도 있었고, “미국에서 보던 그 분위기네”라며 반가워하는 외국인도 있었다. 미국 주재원, 관광객, 현지인의 호기심이 겹치면서 후터스는 어느새 클락키의 유명한 간판이 됐다. 2010년대 중반까지는 확장 분위기도 있었다. 2017년 무렵 싱가포르에는 클락키 외에도 마리나베이, 퓨전오폴리스 쪽 매장이 언급될 정도로 브랜드가 한 번 더 커지는 듯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 확장은 오래가지 못했다. 2019년 마리나베이와 퓨전오폴리스 매장이 닫히며 싱가포르 후터스는 다시 클락키 한 곳으로 줄어들었다. 진짜 문제는 윙이 아니라 사람이었다 후터스 폐점 기사들을 보면 반복해서 나오는 단어가 있다. 인력난. 셀레나 추아는 폐점 이유로 지속적인 인력 부족과 코로나 이후 회복되지 않은 매출을 언급했다. 관광객이 줄고, 늦은 밤 술 판매가 제한되고, 외식업 인건비와 운영비가 올라가면서 매장을 예전처럼 돌리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사실 후터스 같은 매장은 일반 식당보다 사람 의존도가 높다. 음식만 나오는 곳이 아니라, 분위기와 응대가 상품의 일부다. 직원 수가 줄면 단순히 서빙 속도만 늦어지는 게 아니다. 브랜드가 팔던 ‘경험’ 자체가 약해진다. 300석짜리 매장을 적은 인원으로 돌려야 하는 상황이라면, 후터스 특유의 왁자지껄함도 유지하기 어렵다. 손님은 예전 같은 분위기를 기대하고 오지만, 매장은 예전 같은 인력을 구하지 못한다. 그 간극이 쌓이면 “한 번 가볼 만한 곳”은 되어도 “계속 가는 곳”은 되기 어렵다. 게다가 2025년 미국 본사인 Hooters of America도 챕터 11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회사는 3억 7,600만 달러의 부채를 안고 있었고, 고물가·인건비·식재료비·소비 위축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즉 싱가포르 후터스의 폐점은 한 지점의 문제가 아니라, 브랜드 모델 전체가 늙어가는 흐름 위에 있었다. 문 닫는다니까 손님이 몰린 아이러니 폐점 소식이 알려지자 흥미로운 일이 벌어졌다. 평소에는 뜸하던 사람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이건 오래된 가게가 문 닫을 때 자주 생기는 현상이다. 평소엔 안 가다가, 없어질 것 같으면 갑자기 아쉬워진다. 사랑이 없었던 건 아니다. 다만 습관이 없었을 뿐이다. 후터스도 비슷했다. 많은 사람에게 후터스는 추억은 있지만 루틴은 아닌 공간이었다. “예전에 가봤지”, “한 번쯤은 재밌었지”, “친구랑 장난삼아 갔었지”라는 기억은 남아 있었지만 매주 찾는 단골집은 아니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이게 가장 위험하다. 인지도는 높은데 방문 빈도는 낮은 상태. 사람들이 알고는 있지만, 오늘 저녁 선택지에는 잘 올리지 않는 상태. 이런 브랜드는 평소엔 멀쩡해 보이다가 외부 충격이 오면 급격히 무너진다. 관광객이 줄거나, 주재원이 빠지거나, 인력난이 오면 버틸 힘이 약하다. 단골 기반이 얇기 때문이다. 한국에도 후터스가 있었다 여기서 흥미로운 건 한국 사례다. 후터스는 한국에도 들어온 적이 있다. 2007년 1월, 서울 압구정에 한국 1호점을 열었다. 당시 언론은 후터스를 두고 “선정적이다”, “여성을 상품화한다”는 논란과 함께 소개했고, 실제 현장 반응도 호기심과 민망함이 섞여 있었다. 오마이뉴스와 이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방문객 사이에서는 “수영장도 가는데 뭐 어떠냐”는 반응부터 “낯 뜨겁다”는 반응까지 갈렸다. 후터스는 미국에서는 노출이 강한 유니폼과 스포츠 바 분위기로 유명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그 컨셉을 그대로 밀어붙이기 어려웠다. 당시 한국 사회 분위기에서 ‘패밀리 레스토랑’이라는 간판과 ‘후터스 걸’의 노출 컨셉은 묘하게 충돌했다. 가족 외식 공간이라고 하기엔 민망하고, 주점이라고 하기엔 브랜드가 너무 밝고 미국식이었다. 그래서 한국 후터스는 시작부터 애매한 포지션에 놓였다. 너무 노골적이면 반발을 사고, 너무 순해지면 후터스답지 않았다. 실제로 해외 방문객 리뷰 중에는 서울 후터스를 두고 “미국의 후터스 같은 느낌은 아니었다”, “직원들은 친절했지만 음식은 미국과 다르고 비쌌다”는 식의 평가도 있었다. 트립어드바이저의 서울 후터스 페이지에는 2014년 방문자가 “Not any real hOOters in there”라고 남긴 리뷰도 보인다. 이 한 줄이 한국 후터스의 딜레마를 꽤 잘 보여준다. 한국 정서에 맞추면 후터스 특유의 자극이 약해지고, 미국 원본처럼 가면 사회적 불편함이 커진다. 결국 후터스는 압구정과 강남 등에서 운영됐지만 확장세를 이어가지는 못했다. 2010년 매일경제 보도는 후터스 압구정 1호점이 문을 닫았고, 회사 측이 높은 임대료와 상권 전략을 이유로 들었다고 전했다. 당시 기사 역시 한국 진출 초기에 “정서적으로 안 맞는다”, “선정적이다”, “여성을 상품화한다”는 말이 많았다고 짚었다. 이후 신논현·강남권 매장에 대한 방문 리뷰는 남아 있지만, 현재 한국에는 공식 후터스 매장이 없다. 최근 보도에서도 과거 강남·논현 등에 한국 지점이 있었으나 문화적 차이와 수익성 문제로 모두 폐점했다고 정리하고 있다. 후터스가 한국에서 더 어려웠던 이유 한국에서 후터스가 크게 자리 잡지 못한 이유는 단순히 “야해서”만은 아니다. 오히려 더 큰 문제는 어느 쪽으로도 완전히 가지 못했다는 점이다. 미국식 후터스는 대놓고 밝고 시끄럽고 촌스럽다. 스스로도 “delightfully tacky”, 즉 즐겁게 촌스러운 브랜드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다. 스포츠 경기, 맥주, 윙, 직원 유니폼, 농담 섞인 응대가 하나의 패키지다. 그런데 한국에 들어오면 노출 콘셉트는 논란이 된다. 스포츠 바 문화는 미국만큼 대중적이지 않다. 치킨과 맥주는 이미 한국에 너무 강한 경쟁자가 있다. 패밀리 레스토랑 시장은 아웃백, TGI프라이데이스 같은 브랜드들과 겹친다. 술집으로 가자니 가격과 분위기가 애매하다. 즉 후터스가 한국에서 팔아야 했던 건 ‘치킨 윙’이 아니라 ‘미국식 장난스러운 남성향 스포츠 바 경험’이었는데, 그 경험이 한국에서는 그대로 복제되기 어려웠다. 게다가 한국 손님들은 치킨에 까다롭다. 이 나라는 이미 치킨과 맥주의 천국이다. 후터스의 윙이 아무리 유명해도, 한국 소비자에게는 “굳이 여기서 이 가격에?”라는 질문을 피하기 어렵다. 그러니 한국 후터스는 처음엔 호기심으로 주목받았지만, 그 호기심이 단골로 이어지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후터스의 진짜 실패는 ‘섹시함’이 아니라 업데이트 실패였다 후터스를 두고 흔히 “시대가 변해서 망했다”고 말한다. 반은 맞고 반은 부족한 설명이다. 시대는 언제나 변한다. 문제는 브랜드가 자기 성공 공식을 언제까지 붙잡고 있느냐다. 후터스의 핵심은 오랫동안 ‘후터스 걸’이었다. 하지만 그 컨셉은 동시에 족쇄가 됐다. 바꾸면 후터스가 아니고, 안 바꾸면 낡아 보인다. 이게 바로 원조 브랜드가 자주 빠지는 함정이다. 성공 공식이 강할수록 손대기 어렵다. 손대면 정체성이 흔들릴 것 같고, 안 손대면 시대와 멀어진다. 미국 본사도 결국 변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파산보호 이후 후터스는 일부 논란이 된 비키니 이벤트를 접고, 더 가족 친화적인 다이닝 모델과 프랜차이즈 중심 구조로 재정비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말하자면 후터스는 이제야 “우리가 팔던 게 정확히 무엇이었나”를 다시 묻는 중이다. 윙인가, 맥주인가, 유니폼인가, 추억인가, 스포츠 바인가. 이 질문을 10년만 일찍 했으면 어땠을까. 싱가포르 후터스의 마지막이 그래도 따뜻했던 이유 그나마 싱가포르 후터스의 마지막은 완전히 씁쓸하지만은 않았다. 셀레나 추아는 후터스를 닫은 뒤 새 레스토랑 Beans & Barrels를 준비했고, 기존 직원들을 재고용하는 방향을 택했다. CNA 보도에 따르면 그녀는 폐점 이후에도 직원들의 다음 자리를 고민했고, 새 매장은 후터스의 끝이라기보다 전환에 가까운 선택이었다. 이 대목이 꽤 인상적이다. 브랜드는 사라져도 사람은 남는다. 간판은 내려도 주방과 홀에서 일하던 이들의 삶은 계속된다. 대부분의 폐점 기사는 숫자로 끝난다. 몇 년 운영, 몇 개 매장, 얼마의 부채, 몇 명의 직원. 하지만 실제 가게의 끝은 그런 숫자보다 훨씬 구체적이다. 마지막으로 소스를 버무리는 사람, 테이블을 닦는 사람, 유니폼을 정리하는 사람, 단골과 사진을 찍는 사람. 그들이 있어야 브랜드의 마지막 장면도 사람이 사는 이야기처럼 보인다. 후터스가 남긴 교훈 후터스는 한때 1990년대식 정답이었다. 가볍게 먹고, 크게 웃고, 스포츠를 보고, 맥주를 마시고, 약간은 눈치 보이는 컨셉까지 즐기는 공간. 하지만 1990년대의 정답이 2020년대에도 정답일 수는 없다. 시장은 바뀐다. 고객의 감수성도 바뀐다. 노동시장은 더 빨리 바뀐다. 그리고 외식업은 그 변화가 가장 먼저 드러나는 업종이다. 후터스가 남긴 가장 큰 교훈은 이것이다. 인지도는 단골을 이기지 못한다. 화제성은 습관을 이기지 못한다. 원조라는 자부심은 업데이트 없이는 낡은 간판이 된다. 싱가포르 후터스는 30년을 버텼다. 한국 후터스는 호기심을 만들었지만 뿌리내리지는 못했다. 미국 본사는 파산보호를 거치며 다시 가족 친화적 브랜드를 말하고 있다. 결국 후터스의 역사는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닭날개가 식어서 끝난 게 아니다. 맥주 거품이 빠져서 끝난 것도 아니다. 문제는 메뉴판 뒤에 붙어 있던 보이지 않는 날짜였다. 1996년. 그 시절에는 맞았던 공식이, 30년 뒤에는 설명이 필요한 콘셉트가 되어버린 것이다. “ 커뮤니티 빌런 18+ 에서만 볼 수 있는 브랜드 스토리 후터스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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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 모노그램 130년, 명품 로고 전쟁의 시작 명품 가방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문양이 있다. 갈색 바탕 위에 반복되는 꽃과 별, 그리고 두 글자. L과 V. 지금은 패턴만 봐도 누구나 “루이비통”을 떠올린다. 재미있는 건, 문양이 처음부터 멋을 내려고 만든 디자인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오히려 출발은 아주 현실적 짝퉁을 막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위조품을 막으려고 만든 패턴은 시간이 지나면서 전 세계 사람들이 갖고 싶어 하는 욕망의 상징이 됐다. 방어용으로 만든 무늬가 어느 순간 브랜드를 대표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 것이다. 목수의 아들, 파리로 향하다 루이비통의 창시자 루이 비통은 1821년 프랑스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목수였고, 어린 루이 비통 역시 자연스럽게 나무를 다루는 일을 가까이하며 자랐다. 훗날 그가 여행용 트렁크를 만들 때 보여준 정확한 구조감과 견고함은 어쩌면 이 시절의 경험에서 시작됐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고향에 머무르지 않았다. 14세가 되던 해, 루이 비통은 더 큰 세상을 보기 위해 파리로 향했다. 지금처럼 교통이 편리한 시대도 아니었다. 무일푼에 가까운 소년이 먼 길을 걸어 도시로 향했다는 것만으로도 꽤 대담한 선택이었다. 1835년, 그는 마침내 파리에 도착했고, 유명한 트렁크 제작자 무슈 마레샬의 공방에서 견습공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그는 단순히 가방을 만드는 법만 배운 것이 아니었다. 당시 귀족과 상류층의 여행 짐을 전문적으로 포장하는 일, 즉 ‘패커’의 역할도 함께 익혔다. 요즘으로 치면 고급 여행 컨설턴트이자 수하물 전문가에 가까웠다. 어떤 옷을 어떻게 접어야 하는지, 깨지기 쉬운 물건은 어떻게 넣어야 하는지, 긴 여행을 떠나는 귀족들의 짐을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 몸으로 배운 것이다. 그의 실력은 점점 입소문을 탔다. 결국 나폴레옹 3세의 부인인 유제니 황후의 눈에 들었고, 궁중에서 일할 기회까지 얻게 된다. 상류사회와 왕실의 여행 문화를 가장 가까이에서 본 경험은 훗날 루이비통이라는 브랜드의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밑거름이 됐다. 둥근 트렁크를 납작하게 만든 발상 1854년, 루이 비통은 파리 중심가에 자신의 이름을 건 가게를 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여행용 트렁크는 대부분 뚜껑이 둥근 형태였다. 비가 오면 물이 잘 흘러내린다는 장점은 있었지만, 마차나 선박에 여러 개를 쌓기에는 불편했다. 루이 비통은 여기서 발상을 바꿨다. “트렁크 윗부분을 평평하게 만들면 어떨까?” 그의 사각형 트렁크는 쌓기 쉬웠고, 공간 활용이 훨씬 좋았다. 여행이 늘어나던 시대와도 잘 맞아떨어졌다. 유럽의 귀족과 부유층은 더 멀리, 더 자주 이동하기 시작했고, 튼튼하면서도 실용적인 트렁크를 원했다. 루이 비통의 트렁크는 바로 그 욕망을 정확히 찔렀다. 가볍고, 견고하고, 쌓기 쉬운 트렁크. 그 결과 그의 제품은 프랑스를 넘어 유럽 상류층 사이에서 빠르게 유명해졌다. 문제는 인기가 너무 많았다는 것이다. 잘 팔리는 물건에는 언제나 따라붙는 것이 있다. 바로 모조품이다. 루이 비통의 트렁크가 인기를 끌자 곧바로 비슷한 제품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오늘날 명품 브랜드들이 위조품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것처럼, 루이비통 역시 시작부터 짝퉁과의 싸움을 피할 수 없었다. 줄무늬도 베끼고, 체크무늬도 베꼈다 루이 비통은 위조품을 막기 위해 여러 시도를 했다. 1870년대에는 베이지색 바탕에 갈색 줄무늬를 넣은 디자인을 선보였다. 멀리서 봐도 루이비통 제품임을 알아볼 수 있게 하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효과는 오래가지 않았다. 위조업자들은 곧바로 따라 했다. 이후 1888년에는 지금도 유명한 체크무늬 패턴, ‘다미에 캔버스’가 등장했다. 단순한 줄무늬보다 복잡하고 고급스러웠으며, 브랜드만의 시각적 정체성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 하지만 이것 역시 완벽한 방어책은 아니었다. 줄무늬든 체크무늬든, 패턴이 단순하면 결국 베끼기 쉬웠다. 루이 비통은 평생 모조품과 싸웠지만, 결정적인 해결책을 보지는 못한 채 1892년 세상을 떠났다. 그 다음 승부수는 그의 아들, 조르주 비통이 던졌다. 아들이 만든 결정적 한 수, 모노그램 아버지의 뒤를 이어 회사를 맡은 조르주 비통은 모조품 문제를 더 이상 가볍게 볼 수 없었다. 다미에 패턴마저 따라 하는 상황이라면, 아예 복제가 어려운 새로운 상징이 필요했다. 그는 단순한 무늬가 아니라 브랜드 자체를 상징하는 패턴을 만들기로 한다. 아버지 루이 비통의 이니셜인 L과 V를 겹쳐 배치하고, 여기에 꽃과 별 모양을 더했다. 당시 유행하던 아르누보 양식의 장식성과 일본 가문 문장인 ‘몬’에서 영감을 받은 요소들이 섞였다. 그렇게 1896년, 루이비통의 모노그램 패턴이 탄생했다. 처음 목적은 명확했다. 예쁘게 보이기 위해서라기보다, 베끼기 어렵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여기서 예상 밖의 일이 벌어진다. 사람들은 이 복잡한 문양을 단순한 위조 방지 장치로 보지 않았다. 오히려 그 패턴 자체를 갖고 싶어 하기 시작했다. 모노그램은 진품을 증명하는 표시였고, 동시에 소유자의 지위를 드러내는 신호가 됐다. 누군가의 손에 들린 가방에 LV 모노그램이 반복되어 있으면, 사람들은 그가 단순히 가방을 들고 있다고 보지 않았다. “저 사람은 루이비통을 소유한 사람이다.” 이렇게 읽기 시작한 것이다. 방어가 공격이 된 순간 여기서 루이비통의 가장 흥미로운 반전이 나온다. 모조품이 많다는 건, 그만큼 원본을 갖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원본을 증명하기 위해 만든 패턴은 시간이 지나며 진품의 증거가 됐다. 그리고 진품의 증거는 곧 지위의 상징이 됐다. 결국 위조품을 막으려고 만든 방어 장치가 브랜드의 가장 강력한 공격 무기가 된 셈이다. 루이비통 모노그램은 “이건 진짜다”라는 선언이었고, “나는 이것을 소유할 수 있다”는 신호였고, “이 브랜드의 세계에 들어와 있다”는 상징이었다. 더 아이러니한 점은 위조품이 계속 늘어날수록 진품의 상징성도 함께 커졌다는 것이다. 가짜가 많다는 건 그만큼 진짜의 욕망이 크다는 뜻이었고, 위조품은 의도치 않게 원본의 가치를 홍보하는 역할까지 했다. 짝퉁이 진품의 광고판이 되어버린 셈이다. 130년이 지나도 살아남은 문양 루이비통 모노그램은 1896년에 탄생했으니, 2026년이면 130년을 맞는다. 유행이 빠르게 바뀌는 패션업계에서 하나의 패턴이 100년 넘게 살아남는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모노그램은 여전히 강력하다. 시대가 바뀌어도, 세대가 바뀌어도, 문양은 계속 루이비통의 얼굴로 남아 있다. 물론 루이비통이 지금까지 살아남은 이유가 모노그램 하나 때문만은 아니다. 트렁크 제작에서 출발한 장인정신, 여행이라는 라이프스타일을 붙잡은 감각, 시대에 맞춰 제품군을 확장한 전략, 그리고 후손들이 지켜온 브랜드 관리가 모두 겹쳐진 결과다. 하지만 그 중심에는 여전히 모노그램이 있다. 브랜드를 한눈에 알아보게 만드는 힘. 진품과 모조품을 가르는 상징. 그리고 사람들의 욕망을 건드리는 시각적 언어. 이 세 가지를 동시에 가진 패턴은 흔치 않다. 결국, 위기는 브랜드의 무기가 됐다 루이비통 이야기가 흥미로운 이유는 단순히 “명품 브랜드가 이렇게 성공했다”는 서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핵심은 위기에서 출발한 것이 오히려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 됐다는 점이다. 루이비통은 모노그램을 만들고 싶어서 만든 게 아니었다. 만들 수밖에 없어서 만들었다. 계속 베껴지니까, 더 복잡하게 만들어야 했다. 단순한 장식으로는 부족하니까, 브랜드의 정체성을 새겨 넣어야 했다. 제품만 좋아서는 안 되니까, 멀리서 봐도 알아볼 수 있는 상징을 만들어야 했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130년 넘게 살아남은 모노그램이다. 루이비통의 이야기는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에게도, 사업을 하는 사람에게도 꽤 의미심장하다. 지금 가장 골치 아픈 문제가 어쩌면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돈이 부족해서, 사람이 부족해서, 경쟁자가 따라 해서, 시장이 너무 좁아서 생기는 제약이 오히려 새로운 차별점을 만들어낼 수 있다. 루이비통에게 위조품은 골칫거리였다. 하지만 골칫거리가 없었다면 모노그램도 없었을지 모른다. 그리고 모노그램이 없었다면, 지금의 루이비통도 지금과 같은 모습은 아니었을 것이다. 결국 브랜드는 완벽한 환경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방해와 모방, 압박 속에서 더 또렷해지는지도 모른다. 루이비통 모노그램은 그 사실을 보여주는 가장 오래된 사례 중 하나다. 위조품을 막으려던 문양이, 결국 전 세계가 알아보는 욕망의 아이콘이 되었으니 말이다. “ 커뮤니티 빌런 18+ 에서만 볼 수 있는 브랜드 스토리 루이비통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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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케이스 시장이 다시 ‘Big’을 외치다 오늘날의 PC 케이스 시장은 조금은 기형적이다. 그래픽카드의 체급이 커졌고, CPU 발열도 예전과 다른 양상으로 전개 중이며, 덕분에 고성능 위주 시스템에서의 수랭 선호 비중도 늘었다. 한 스텝 뒤처졌지만 이제서야 케이스 시장도 시장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형국이기에 따르는 표현이 바로 '기형적'이다. 직전까지 케이스의 경쟁력은 철저하게 보이는 측면의 비중으로만 평가됐다. 강화유리, RGB 조명, 전면 통기, 팬 구성 등이 주요 항목이다. 그러던 것이 최근 연이어 고성능 시피유의 등장과 함께 케이스를 바라보는 기준은 다시 현실 영역으로 회귀한다. 얼마나 여유 있고, 얼마나 조립이 편하냐는 측면이다. 하지만 최근의 고성능 PC는 과거보다 조립이 까다롭다. 그래픽카드는 길이뿐 아니라 두께까지 커졌고, 보조전원 케이블까지 포함하면 실제 필요한 작업 공간은 두 배 이상이다. 게다가 구동하는 내내 CPU가 필요로 하는 순간 소모 전력도 수시로 상승하기에 장시간 부하가 이어지는 작업 환경에서는 쿨링 여유가 곧 안정성과 상응한다. 일명 3열 360mm 수랭 쿨러는 물론, 그보다 더 큰 420mm 라디에이터도 팔리는 배경이다. 따라서 케이스에 채워 넣어야 하는 부품의 조립 난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정작 조립을 하고 나서야 좋고 나쁨을 판가름하는 것이 아이러니지만. 그 전까지는 대부분 사용자가 그저 생긴 것만 보고 제품을 골라왔다. 그 지점에서 다크플래쉬는 PC 케이스 시장에서 조금은 다른 행보를 보인다. 사용자가 실제로 불편해하는 지점을 꾸준히 개선하며 일명 리비전을 거듭해온 브랜드다. 전면 흡기, 기본 팬 구성, 수랭 호환성, 측면 강화유리 패널, 선정리 공간, 조립 편의성 같은 요소를 대중적인 가격대 안에서 꾸준히 개선했다. 덕분에 초도 물량 완판 이후 추가되는 물량의 상품성은 더 좋아진다. 그렇게 2차, 3차 등 회를 거듭하며 상품성을 개선해왔다. 조립 과정에서 기본기가 훌륭하다고 평가받는 건 당연하다. 특히 DLX 시리즈는 다크플래쉬의 전략을 가장 잘 보여준 대표 라인업이다. DLX는 고성능 PC 케이스에 필요한 조건을 균형 있게 묶어왔는데, 전면 메쉬와 내부 공간의 균형을 중시했고, 수랭 쿨러와 대형 그래픽카드 대응 편의를 꾸준히 보완했다. DLX가 다크플래쉬를 대표하는 이름으로 자리 잡은 이유라면 타 브랜드 대비 결점이 거의 없는 완성형 제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신제품 DLX ULTRA MESH는 DLX의 방향성을 빅타워 체급으로 확장한 모델이다. 기존 DLX가 대중적인 고성능 시스템의 기준점이 되었다면, ULTRA MESH는 더 큰 부품과 더 복잡한 냉각 구성을 수용하도록 개선했다. 즉, ULTRA MESH의 등장과 함께 사용자는 더 이상 ‘골치 아픈’ 조립에 '우려'할 필요가 없다. 전면 입체 메쉬, 넓은 내부 공간, 상단과 측면의 대형 라디에이터 대응, 탈착식 가이드, 후면 커넥터 메인보드 지원, 대형 그래픽카드 수용 능력까지. 애초에 정비성과 확장성이 보장되어야 한다면 DLX ULTRA MESH는 열거한 요구를 전제로 만들어진 빅타워다. ◆ darkFlash DLX ULTRA MESH 구분 : 빅타워 ATX 케이스 보드 : E-ATX · ATX · ATX(후면커넥터) · M-ATX · M-ATX(후면커넥터) · ITX 호환 : VGA 480mm / CPU 쿨러 190mm / 파워 260mm(표준-ATX, 하단 후면) 색상 : 블랙, 화이트 패널 : 전면 메쉬 · 측면 통풍구 / 먼지필터 부분 적용 쿨링 : 기본 140mm ×4(전면 3 · 후면 1) 확장 : 8.9cm 5개 · 저장장치 최대 5개 · PCI 슬롯 8개(수직 슬롯 변경) 수랭 : 상단 420/360mm · 측면 420/360mm · 후면 120mm (최대 3열) 포트 : USB 3.x(5Gbps) · USB 3.x(10Gbps) 크기 : 249 × 560 × 535mm (W × D × H) 유통 : 투웨이 가격 : 12만 1,170원 (다나와 블랙 색상 기준) 2. 입체감 있게 다듬은 전면 메쉬 DLX ULTRA MESH 케이스가 추구하는 빅타워 규격은 내부 공간을 넓히는 데 유리하지만, 외형에서는 부담이 된다. 특히 전면부는 면적이 큰 만큼 처리 방식에 따라 인상이 크게 갈릴 수 있다. 지나치게 단순하면 장벽처럼 보일 테고, 과하게 꾸미면 대형 섀시 특유의 존재감이 부담으로 바뀐다. 여기에 고성능 시스템을 위한 흡기 조건까지 고려가 필요하다. 전면을 막으면 정돈된 인상은 얻을 수 있어도 냉각 성능은 부족해지고, 그렇다고 타공망을 키우면 공기 유입은 분명 확보되지만 외형의 완성도가 떨어질 수 있다. 다크플래쉬가 DLX ULTRA MESH의 전면을 입체 메쉬로 구성한 배경은 여기에 있다. 전면을 통기가 우수한 메쉬로 구현해 흡기 면적을 확보하면서도, 평면 메쉬가 만들기 쉬운 단조로움을 효과적으로 보완했다. 패널 전체를 굴곡을 가진 패턴으로 구성했다. 정면에서는 전면 대부분이 흡기 영역으로 기능하고, 사선에서는 패턴의 깊이와 음영이 도드라진다. 즉, 공기가 통과해야 하는 면에 형태를 부여한 셈이다. 참고로 DLX 라인업은 공기 흐름과 내부 공간을 중시해온 다크플래쉬의 대표 케이스군이다. 즉, DLX 시리즈가 지켜온 흡기 지향성을 유지하면서도, 더 큰 섀시에 필요한 시각적 밀도를 확보한 전략이다. 전면 안쪽의 대구경 팬 배치는 이러한 외형적인 특성을 십분 활용해 냉각 성능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그 점에서 입체 메쉬가 외부 공기의 진입 관문이라면, 팬은 관문에서 차가운 공기를 온기를 품은 내부까지 끌어들이는 역할을 한다. 고성능 그래픽카드와 고발열 CPU를 사용하는 시스템에서는 흡기 저항이 낮을수록 팬 회전수 운용에 여유가 생긴다. 전면을 과하게 막지 않으면서도 표면을 입체적으로 정리한 이유가 여기서 설득력을 얻는다. 외형을 다듬되, 공기가 들어와야 할 자리는 막지 않은 영민한 전면 디자인이다. 상단부 또한 빅타워의 실사용 환경을 철저하게 계산했다. 고성능 시스템에서는 내부 열이 상단으로 모이기 쉽고, 수랭 쿨러를 사용하는 경우 상단은 라디에이터 장착부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지점이다. 전면이 메쉬일 경우에는 저항 없이 유입된 공기가 내부를 지나 상단으로 빠져나갈 수 있기에 냉각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DLX ULTRA MESH는 상단을 통으로 분리되도록 설계했다. 분리하여 대형 라디에이터를 설치할 수도 있게 했지만, 고성능 팬을 장착할 수도 있는 선택지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I/O는 전면 상단 제일 위에 배치했는데, 사용자의 손이 자주 닿는 지점이다. 참고로 빅타워 본체는 책상 위보다 아래나 옆에 놓이는 경우가 많다. I/O 위치가 어디냐에 따라 외장 SSD, 스마트폰, USB 주변기기를 연결할 때의 체감 편의는 극과 극으로 나뉜다. 본체 뒷면을 사용한다면 매번 뒤쪽으로 손을 뻗어야 하는 불편한 일이 발생한다. 이 경우 USB-C와 USB-A, 오디오 단자, 전원과 리셋 버튼이 전면 상단에 위치하면 주변기기를 연결하는 데 더할 나위 없이 편리하다. 측면 강화유리 패널도 작은 케이스라면 그저 내부를 살짝 보여주는 단면이 되지만, 빅타워에서는 의미가 조금 달라진다. 작은 섀시에서는 부품이 빽빽하게 장착된 비주얼이 주로 펼쳐지지만, DLX ULTRA MESH처럼 내부 면적이 넓은 케이스에서는 부품 사이의 간격과 공기 흐름의 여유까지 함께 투영한다. 그래픽카드, CPU 쿨러, 라디에이터, 케이블 정리 솜씨까지 보이기 싫은 부분도 여과 없이 보인다. 그러한 만큼 조립할 때 좀 더 신경을 써야 하며, 그 점에서 아무래도 정리 편의가 좋은 케이스가 좀 더 환영받게 된다. 이러한 흐름은 최근 조립 트렌드와도 맞물린다. 후면 커넥터 메인보드가 등장하면서 케이블을 보드 뒤로 넘기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케이블의 전면 노출 비중을 줄일 수 있다면, 강화유리로 보이는 내부 공간은 한층 깔끔해진다. DLX ULTRA MESH가 후면 커넥터 메인보드를 고려하는 이유도 비주얼과 밀접하다. 물론 일반 메인보드를 사용해도 전혀 지장 없다. 강화유리 반대편은 굵고 복잡한 주요 케이블부터 자잘한 배선이 자리하는 곳이다. 메인보드 전원, CPU 보조전원, 그래픽카드 전원, 팬 허브, ARGB 케이블, 저장장치 케이블은 기본이다. 따라서 후면 공간이 좁으면 패널을 닫는 과정부터 불편하고, 나중에 부품을 교체할 때 묶어둔 케이블을 다시 풀어야 하는 번거로움도 수반한다. DLX ULTRA MESH가 보이는 측면에서 넉넉함을 자랑한 만큼 보이지 않는 정리 공간 또한 한층 여유로움은 사용자만 알 수 있는 편의가 된다. 3. 실제 조립을 해야만 알 수 있는 편의. 빅타워의 진정한 가치는 조립을 해야 드러난다. 그저 크기만 키운 섀시는 처음에는 여유로워 보이지만, 조립 과정에서 금세 한계를 보인다. 라디에이터와 메인보드 설치부터 걸리는 게 많다는 것을 인식하는 순간부터 큰 케이스가 제공하는 장점은 후퇴한다. 따라서 DLX ULTRA MESH의 빅타워 선택 이유를 더 많은 부품을 넣기 위해서라고 이해하는 것이 아닌, 고성능 부품으로 채운 뒤에도 한결 여유로운 작업 공간을 확보하기 위함에서 찾기를 권장한다. 일단 수용 가능한 메인보드 규격은 최대 E-ATX다. ATX 규격에서는 가장 큰 규격이자, 빅 사이즈의 메인보드를 장착한 이후에도 CPU 보조전원 케이블 연결에 문제가 없어야 하고, 상단 라디에이터와 메모리 사이에 간섭이 없어야 하며, 그래픽카드와 저장장치, 팬 케이블이 읽히지 않고 설치가 되어야 한다. DLX ULTRA MESH의 넉넉한 내부 디자인은 대형 보드와 수랭 쿨러가 함께 장착되는 환경에서 특히 높은 만족으로 이어진다. CPU 쿨링 선택지도 넓다. 오늘날의 대형 공랭 쿨러를 선호하는 사용자는 매번 케이스에서 수용 가능한 높이 제한을 확인하는 습관에 익숙하다. 반대로 수랭 사용자는 라디에이터 장착 위치와 두께, 팬 간섭에 예민하다. DLX ULTRA MESH는 두 가지 형태 모두에서 유리하다. 공랭 쿨러는 최대 190mm, 그래픽카드는 최대 480mm 길이까지 문제없다. 동시에, 상단과 측면에 대형 라디에이터 장착 공간도 제공한다. 수랭 쿨러 장착 시에는 조립 또한 수월하다. 대형 라디에이터와 팬을 굳이 힘들게 케이스 안쪽에서 고정하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DLX ULTRA MESH의 상단과 측면 가이드는 분리형이기에 라디에이터와 팬을 밖에서 먼저 결합한 뒤 섀시에 장착하면 된다. 좁은 내부에서 부품을 붙잡고 씨름을 해봤다면 얼마나 편한 방식일지는 다들 공감할 것이다. 분리형 가이드의 편의는 팬 방향을 바꾸거나, 라디에이터 위치를 조정하거나, 쿨러를 교체할 때도 발생한다. 일단 작업 부담이 적다. 특히 고성능 PC는 한 번에 조립하기보다는 구성이 조금씩 바뀌는 경우가 많다. 탈착 가능한 설계는 케이스를 완전히 분해하지 않고도 주요 부품에 접근할 수 있는 강점이다. 측면 라디에이터 지원은 냉각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메쉬 케이스는 전면에서 공기를 흡입하고 상단으로 열을 배출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고성능 CPU와 그래픽카드를 사용한다면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측면에 라디에이터나 팬을 배치하면 CPU나 그래픽카드로 차가운 공기를 직접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DLX ULTRA MESH의 내부 편의는 시스템의 발열 특성에 맞춰 팬과 라디에이터 위치를 조정할 수 있는 여지가 된다. 케이블 정리는 내부 완성의 마지막 단계다. 메인보드 전원, CPU 보조전원, 그래픽카드 전원, 팬 허브, ARGB 케이블, 저장장치 케이블이 후면에 모인다. 후면이 좁으면 패널을 닫는 과정부터 불편하고, 나중에 부품을 추가할 때마다 기존 케이블을 죄다 풀어야 한다. DLX ULTRA MESH의 케이블 정리 편의는 구구절절한 설명보다는 사진으로 갈음한다. 고성능 PC는 시간이 지나며 점점 완성형으로 진화한다. 그래픽카드가 교체되고, 팬 구성이 달라지고, 저장장치가 늘어나며, 수랭 쿨러도 달라질 수 있다. 다크플래쉬 DLX ULTRA MESH는 그러한 변화를 전제로 한다. 처음 조립할 때에도 넉넉하지만, 몇 차례 작업을 거친 뒤에도 처음 같은 깔끔함을 유지하는 케이스가 된다. 빅타워의 의미는 바로 그러한 편의가 지속하는 데 있다고 본다. ◆ 시스템 세팅(테스트 환경) CPU : AMD Ryzen 7 9850X3D M/B : ASRock B850 Challenger WiFi 7 White 대원씨티에스 RAM : OLOy DDR5-6000 CL36 BLADE 32GB (16x2ea) 올로코리아 GPU : - 쿨러 : Thermalright Peerless Assassin 120 Vision MAX ARGB PSU : 맥스엘리트 STARS CYGNUS 1200W 80PLUS골드 풀모듈러 ATX3.1 화이트 OS - Windows 11 Pro 23H2 ** TECH 커뮤니티 '빌런 = https://villain.city/ ' 테스트LAB 팀과 공동 작업하였습니다. 4. '큰' 케이스에 진심인 다크플래쉬 DLX 다크플래쉬의 케이스를 오래 살펴보면 한 가지 특징이 엿보인다. 보이는 곳만 꾸며서 완성도를 주장하기보다, 사용자가 실제로 주목하는 부분을 꾸준히 보완한다. 전면 흡기, 기본 팬 구성, 선정리 공간, 수랭 호환성, 패널 개폐, 내부 여유 같은 요소가 대표적이다. 그러한 부분은 조립을 시작하면 차이를 바로 체감한다. 다크플래쉬가 시장에서 쌓아 올린 신뢰는 제품의 완성도와 밀접하다. 조금은 눈속임을 해도 되는 영역에서 비교적 정직하게 접근해왔다. 물론 지금까지 선보인 모든 제품이 완벽했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실용적인 가격대에서 기본기를 사수한 브랜드, 조립 PC 사용자에게 유독 만족이 높은 선택지가 되었다. 그리고 DLX 시리즈는 다크플래쉬를 대표하는 아이콘이자, DLX ULTRA MESH는 이름에 걸맞게 체급을 키운 결과다. 미들타워에서 충분했던 조건은 하이엔드 시스템 앞에서 더욱 커져야 한다. DLX ULTRA MESH는 전면은 입체 메쉬로 다듬고, 상단과 측면은 대형 수랭 구성을 받아들이며, 내부는 후면 커넥터 메인보드와 긴 그래픽카드까지 대응한다. 빅타워의 크기가 조립과 운용의 여유로 이어지도록 설계한 셈이다. 물론 모든 사용자가 대상은 아니다. 단순한 사무용 PC나 작은 게이밍 시스템에는 DLX ULTRA MESH의 체급이 과할 수 있다. 케이스가 크다는 것은 설치 공간도 필요하고, 책상 주변 배치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 그러나 고성능 그래픽카드와 수랭 쿨러, 대용량 저장장치, 확장카드, 향후 업그레이드를 함께 생각하는 사용자라면 큰 케이스는 여유가 된다. 조립의 여유, 냉각의 여유, 정비의 여유, 부품 교체의 여유다. 즉, 고성능 PC를 계획하면서 케이스에서 타협하고 싶지 않다면 DLX ULTRA MESH는 충분히 검토할 만하다. 크고, 넓고, 잘 열린다. 그리고 실제 사용에 도움되도록 디자인했다. 다크플래쉬가 DLX라는 이름으로 쌓아온 신뢰가 여기서 다시금 확장된다. 빅타워를 필요로 하는 사용자에게 DLX ULTRA MESH는 큰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완성하기 위한 꽤나 현실적인 답이 된다. @darkflash
2026.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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