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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AP. 한 여름의 삿포로, 2박 3일 무작정 떠나다
대장 쪽지 승인 : 2025-07-30 16:3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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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에 삿포로로 가면 좀 죽음의 더위를 피할 수 있다”


매년 2~3차례는 일본을 찾는다. 부담없이 오갈 수 있는 거리, 어디든 안심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 풍부한 쇼핑 거리와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의 조화, 일본어를 하나도 할 줄 몰라도 무난히 할 수 있는 낮은 여행 난이도.

 

유쾌하지 않은 일본과의 역사는 늘 마음 한 켠에 거슬리는 부분이지만, 적어도 하루를 평범하게 살아가는 일본 국민 대부분은 관광객에 우호적이다. K-드라마의 강력한 파워 덕분인지 요즘은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일본인을 만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다.

 

딴 소리긴 하지만, ‘사랑의 불시착’은 방영 5년이 지나도록 일본에서 계속 반복 시청되고 있을 정도로 일본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다.

한국에 막 폭염이 시작되던 7월 중순 삿포로로 떠났다. 도쿄나 오사카, 후쿠오카와 같은 다른 대표 도시들도 38도, 39도를 오르내리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그나마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곳을 택했다.

 

 
2박 3일의 짧은 일정이었기 때문에 도심에만 머물기로 했다. 삿포로는 일본 5대 도시 중에서도 가장 여행 동선이 단순하고 직관적인 곳으로, 삿포로역 아니면 스스키노 두 곳 중 한 곳을 숙박 장소로 정하면 된다.  

 

 

오사카의 상징이 글리코상이라면, 삿포로의 상징은 누가 뭐래도 니카상 이미지다. 이 곳 앞에서 사진을 남겨두면, 삿포로를 다녀왔다는 일종의 증명서를 남기는 기분이다. 삿포로역은 분명히 삿포로의 중심이 맞지만, 가장 번화하고 늦게까지 잠들지 않는 곳은 스스키노다. 짧은 여행 기간동안 최대한 오래 즐기고 싶어서, 니카상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삿포로 스트림 호텔’에 머물기로 했다.
 


삿포로 스트림 호텔은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다. 하지만 삿포로 도심을 즐기기에 가장 완벽한 위치, 가장 최신의 호텔이다. 이 호텔의 백미는 지하 1층에 마트, 4층에 식당가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행 둘째날 비가 내렸는데, 극단적으로 말하면 호텔에서 한 발짝도 밖으로 벗어나지 않고 모든 해결이 가능하다.

 

스스키노역이 바로 연결되어 삿포로역까지 밖을 나가지 않고 걸을 수 있다. 가는 길에 음식점, 쇼핑 거리도 다수 있어서 날씨에 예민한 사람이라면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일본 대부분의 숙소가 그러하듯 크기는 작지만, 고급스럽고 깔끔해서 연인을 데려오면 센스있는 남자라는 소리는 분명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일본의 높고 깨끗한 하늘은 분명 압도적이다.

 

삿포로를 대표하는 음식은 검색만 몇 번 해봐도 쉽게 알 수 있지만, 단 하나의 메뉴를 고르라면 ‘스프카레’를 권하고 싶다. ‘많이 먹는 것’이 중요한 사람이라면 옵션은 바뀐다. 하지만 맛있게 먹는 것, 삿포로를 대표하는 것, 여자친구와 먹을 것이라는 조건이 붙는다면 단연 베스트다.

 

유명한 가게가 많지만, 삿포로에 처음 온 것인 만큼 관광객답게 가장 인기있는 곳을 선택했다. 바로 ‘스아게’. 스스키노가 본점이고 인기가 너무 많은 나머지 한국에도 강남, 성수, 홍대 등에 생긴 것으로 알고 있지만 본토와는 다르겠지 싶어 방문했다.

 

 

브레이크 타임에 해당하는 3시 경에 갔는데도 웨이팅이 있었다. 심지어 평일이었는데. 한국인만 넘쳐나는 거 아닐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대부분 현지인들이라 퀄리티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 싶었다.


 
 

첫 술에 “와 미쳤다”하는 감탄이 나오는 건 솔직히 아니다. 그런데 중독성이 엄청나다. 계속 들어간다. 중요한 것, 토핑 선택할 때 꼭 브로콜리를 추가할 것. 브로콜리를 건강을 위해 억지로 드신 분들이라면 브로콜리 맛에 대한 새로운 눈을 뜨게 될 것이라 장담한다. 카레와의 조화도 완벽하다.

 

다이마루, 미츠코시, 스텔라 플레이스 등 주요 백화점은 매우 편리하고 넓지만, 삿포로라고 해서 특별하게 다른 건 없다. 도쿄나 오사카의 광활한 쇼핑타워의 축약판이라고 볼 수 있어서 관광객 입장에서는 여기저기 너무 돌아다니지 않아도 되는 게 좋았다.

 

스스키노와 삿포로역에만 있으면 지역의 색깔을 맛보기 어렵다. 짧은 일정인 만큼 한 곳 정도는 삿포로 특유의 냄새를 맡아야 하지 않겠나. 그 때의 선택은 사실상 유일하다.

 

바로 오타루. 삿포로역에서 지하철로 40분 정도면 갈 수 있어서 편하다. 지역의 한계 때문에 항구도시로 크게 성장하지는 못했지만, 고유의 색깔을 가지고 홋카이도를 대표하는 관광지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유리 공예로는 일본을 대표하는 곳이고, 공예품 판매점이 정말 ‘너무 너무’ 많다.
 


오타루역에 내리면 사실상 가장 먼저, 무조건 만나게 되는 곳은 바로 ‘오르골당’이다. 오타루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오르골 매장으로 전 세계 사람들이 다 모여서 구경 중이다. 여행 기간 중 가장 많은 한국인들을 목도한 곳도 여기였다. 일본 특유의 디테일하고 아기자기한 오르골이 정말 많아서 선물용으로는 제격이다. 하지만 너무 북적대기 때문에 오래 머물면 피로감이 급격히 올라오는 것도 사실이다. 취향에 맞지 않다면 가볍게만 둘러보자.

 

스누피 빌리지를 비롯해 유리공예 가게가 줄지어 있다. 오타루 운하가 유명하긴 하지만, 막상 걸어보면 관광지 느낌이 강하게 나고 기념품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 기대를 크게 할 곳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겨울철 눈이 쌓인 날 온다면 분명 엄청나게 아름다울 것 같지만, 여름에는 솔직히 평범했다. 신선한 해산물이 모여있는 삼각시장을 비롯해 음식으로 유명한 곳들이 많아서 식도락을 즐길 거라면 흥미로운 방문이 되겠지만, 관광용으로는 크게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일본 하면 맥주, 맥주 하면 일본이라고 할 정도니 삿포로 클래식 맥주는 꼭 즐겼으면 한다. 맥주를 즐기기 위해 굳이 독일까지 갈 필요는 없다. 맥주 때문에 일본 여행을 떠나는 사람도 있다고 할 정도니 취향에 맞는다면 오키나와, 삿포로처럼 그 지역을 대표하는 맥주가 있는 곳은 필수적으로 가 봐야 하지 않겠는가. 솔직히 술알못(?)이기 때문에 디테일한 표현은 어렵지만, 삿포로 클래식 맥주는 분명 풍부하고 깊고, 살짝 단맛까지 올라오는 고소함이 매력적이었다.

 

삿포로는 연인이나 가족과 오기 좋다. 혼자서 찰나의 휴식을 즐기기도 좋다. 도쿄나 오사카에 비해 번잡하거나 유흥 문화가 발달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취향에 맞지 않을 수도 있겠다.

 

가장 압도적인 부분은 누가 뭐래도 날씨다.

 

여름에는 덜 덥고, 겨울에는 눈세상이 아름답다. 하와이나 오키나와보다 거리도 가까워서 비용은 상대적으로 덜 들면서 좋은 날씨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너무 여러 번 올 필요도 없지만, 한 번으로 끝내기는 아까운 곳임에 틀림없다. 다음에는 대도시를 피해 홋카이도의 진짜 매력을 더 찾아보고 싶게 만드는 여행지였다.

 

일본이라는 도시는 정서적으로는 멀어도, 매력적인 나라인 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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