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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국내 자생종인데 왜 눈에 안 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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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 우지라면 1963 [먹어보니] 1963년, 아무것도 풍족하지 않던 시절. 삼양식품 창업주 전중윤 회장은 ‘한 끼의 따뜻함’을 위해 일본으로 건너갔다. 당시 일본은 라면 제조 기술을 외부에 절대 전수하지 않았다. 그는 공장 쓰레기통 속에서 포장지를 뒤지며 원료를 파악하고, 독학으로 기술을 익혔다고 한다. 그 집념 끝에 태어난 것이, 한국 라면의 시작점 . 삼양라면이었다. 당시 한 봉지 10원. 쌀 한 되가 30원이던 시대였다. ‘밥 대신 면’이라는 낯선 음식은 처음엔 낯설었지만, 곧 도시의 새 풍속이 되었다. 뜨거운 국물과 고소한 향, 그리고 포만감은 근대화의 상징처럼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1989년, 한 통의 보도가 모든 걸 바꿨다. 면을 튀길 때 사용한 우지(牛脂), 즉 소기름이 ‘공업용’이라는 오해가 퍼지며 삼양의 이미지는 순식간에 무너졌다. 그해 이후, 삼양은 ‘1위의 자리’뿐 아니라 ‘원조의 자부심’마저 내주어야 했다. 🍜 36년 만의 복기(復記) 그 상처를 정면으로 꺼내든 제품이 있다. 이름부터 상징적이다. ‘삼양 우지라면 1963’. 삼양은 “원조로서의 명예 회복”을 내걸고, 우지+팜유 블렌드 오일로 면을 튀겼다. “그때 그 맛”을 되살리려는 시도이자, 라면이 처음이던 시대의 기억을 다시 불러내는 한 그릇이다. 조리법은 간단하다. 물 500ml에 면과 액상스프를 함께 넣고 4분간 끓인 뒤, 후첨스프를 더한다. 야채 건더기가 포함된 후첨스프는 불림성이 약해 식감이 가볍다. ‘프리미엄 라면’이라 부르기엔 다소 단출하다. 🍖 국물의 인상 첫 모금은 낯익고도 낯설다. 사골육수 느낌의 고소함이 밀려온다. 분명히 ‘라면’인데, 어딘가 묘하다. 매운맛보다는 달큰한 육향이 중심을 잡는다. 청량고추로 매운맛을 냈다고 하지만, 혀끝에 남는 건 은근한 단맛이다. 면발은 삼양 특유의 탄력 있는 중두께. 이 또한 익숙하다. 국물의 완성도는 나쁘지 않지만, 살짝 더 칼칼해야 하지 않나 싶다. 우지가 주는 묵직한 풍미는 분명 매력적이지만, 그 향수를 공유하지 못한 세대에게는 다소 생소하게 다가올 수 있다. 💭 총평 ‘삼양 1963’은 과거의 상처를 다시 끓여내고, 원조로서의 자존심을 되찾으려는 시도다. 그러나 지금에 오기 까지 간극이 꽤나 길었다. 많이 희석되고 세대가 달라진 만큼 맛의 무게는 무겁지만 감정은 상대적으로가볍다. 가격(약 1,600원)을 감안하면, “다시 살까?”라는 질문에는 잠시 머뭇거리게 된다. 그럼에도 ‘한 세대를 통째로 되살리려 한 시도’는 박수를 보낸다. 그 시대를 견뎌온 삼양의 자존심이기 때문. “삼양 1963은 ‘맛의 복원’이라기보다 ‘시대의 복기(復記)’다. 한 그릇 속에 담긴 건 삼양의 자존심이다.”
2025.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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